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마르잔 사트라피
아빠가 이번에 읽은 책은 <페르세폴리스>라는 만화책이란다.
이 책은 예전에 즐겨 듣던 팟캐스트 <지대넓얕>에서 소개 해주어 알게 된 책이란다.
그래서 읽어보려고 했었는데,
품절이 되어 중고책으로 어렵게 구했었어.
이 만화책이 2권으로 되어 있는데,
작년인가 합본으로 개정판이 나왔더구나.
아빠가 이번에 읽은 것은 예전에 사둔 2권짜리 책으로 읽었단다.
1권은 빨간색, 2권으로 파란색 겉표지로 개정판보다 옛 2권짜리가 더 예쁜 것 같구나.
지은이는 마르잔 사트라피라는 사람으로
이란에서 태어났지만 나중에 프랑스에 주로 활동하게 되었고,
작가보다는 감독으로 더 유명한 사람이란다.
이 <페르세폴리스>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만화로 그린 것으로
이 책을 통해서 이란의 실상을 서방 세계를 비롯하여 다른 나라에게 정확하게 알려준 것으로
이 책의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
뿐만 아니라 이 만화의 느낌 그대로 같은 제목의 에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등 주요 국제영화제의 상을 받았다고 하는구나.
그러니까 <페르세폴리스>는 무척 유명한 책이었던 거구나.
아빠가 모르고 있었다는…
세상에는 이렇듯 아직도 우리가 모르는 금쪽 같은 책들이 많은 것 같구나.
역사를 이야기하는 만화책이 지루한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정말 재미있고, 유머도 있고, 감동도 있단다.
…
1. 이슬람 혁명
페르세폴리스는 그리스에서 고대 왕국 페르시아의 수도를 일컫는 말이라고 알고 있어.
페르시아의 폴리스란 뜻이란 말이지.
오늘날 이란의 땅에 터를 잡았고 페르시아 왕국
만화가 시작하기 전에 책 앞쪽에 이란의 역사를 간단하게 소개를 해주었는데,
더 간단히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주면…
기원전 6세기 키로스 대왕이 페르시아 제국을 건설되었고,
서양에서는 이 나라를 1935년까지는 보통 페르시아라고 불렀대.
1935년 팔레비 왕조의 레자 샤라는 왕이 이란으로 나라 이름을 정한 이후로
서양에서도 이 나라를 이란으로 부르기 시작했단다.
이란은 ‘아이리아나 바에조’라는 말에서 유래가 되었는데,
메디아 사람들이 기원전 7세기에서 세운 나라라고 했어.
이란이라고 나라 이름을 바꾼 레자 샤.
석유를 노리는 영국 등 서방 세계의 압력을 받자
이란을 중립국으로 선언하려고 하였대.
그러자 영국은 그를 몰아내고 아들 아들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를 왕위에 올려놓았대.
당시 영국 등 서양의 제국주의 열강들이 온 세상을 간섭하던 시기였어.
그러나 팔레비를 몰아내고 모하메드 모사데크라는 사람이 수상이 되었고,
그는 석유를 국영화하려고 하려는 등 영국의 간섭에서 벗어나려고 했어.
이에 영국에서는 이에 보복 조치를 감행하였는데,
이때 미국의 CIA도 참여했다고 하는구나.
결국 모사데크는 제거되고 외국으로 도망가 있던 팔레비가 다시 귀국하여
영국과 미국을 등에 업고 정권을 잡은 것이 1953년이었어.
그 이후 오랫동안 팔레비의 독재정권이 유지되었고,
이 만화의 시작 부분인 1979년까지도 이어지게 되었단다.
1979년 이란에서는 팔레비의 독재정권에 대한 시위가 계속되었어.
주인공인 9살 소녀 마르잔의 가족들도 시위에 참여해서
삼촌은 감옥에 가기도 했단다.
그리고 드디어 팔레비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이슬람 세력이 정권을 잡게 되었단다.
이란에서는 이것을 이슬람 혁명이라고 했어.
2. 혁명 후
하지만 이 이슬람 혁명이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는 못했단다.
팔레비의 독재 정권을 반대하던 모든 이들이 이슬람 정통파는 아니었어.
자유주의자들도 있었고, 공산주의자들 등 다양한 사상들을 가진 이들이 있었어.
그러나 정권을 잡은 이들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었어.
그렇다 보니 그들은 이슬람 근본주의를 가지고 국민들을 통제하기 시작했단다.
팔레비 독재 정권에서는, 독재이긴 했지만,
이란 국민들은 서구의 영향으로 비교적 자유주의가 널리 퍼져있었거든.
이슬람 혁명 이후,
여자들은 다시 베일을 써야 하는 등 신체를 모두 가리고 다녀야 했어.
태어나서 10살이 되도록 한번도 베일을 쓰지 않았던 마르잔은
베일을 쓰는 무척 싫었던 거야.
마르잔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모두 싫어했어.
그리고 서양의 문물도 모두 금지가 되면서,
그 동안 누리던 문화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었어.
몰래 숨어서 해야 했지.
그 전의 팔레비 독재 정권과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정권…
도대체 뭐가 좋아진 것인지..
이슬람 정권은 공산주의자들을 더더욱 싫어했어.
마르잔의 삼촌은 이슬람 혁명과 함께 감옥에서 풀려났지만,
이슬람 혁명 이후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다시 감옥에 갔다가 결국 사형당했어.
뭐, 이런…
이렇듯 반대파에 대한 가차없이 숙청이 이어져서
이란 사회는 더욱 혼란에 빠지게 되었지.
팔레비 왕조는 앞서 이야기했듯이 미국과 영국의 등에 업고 있었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그들의 무기도 많이 사오고 군사적 지원도 받고 그랬어.
그런데 이슬람 정권은 그들과 관계를 딱 끊게 되자,
아무래도 군사력은 떨어지게 되었지.
그렇게 국력이 약화된 것을 보고 주변의 이라크가 이때다 싶어 전쟁을 일으키게 된단다.
그것이 이란-이라크 전쟁이란다.
8년이나 이어졌는데, 아빠도 초등학교 때 뉴스에서 이 전쟁을 봤던 기억이 있구나.
그때는 이란과 이라크가 이름도 비슷하여
우리나라의 남한과 북한의 관계인 줄 알았는데 말이야..
…
아무튼 전쟁으로 혼란의 사회가 된 이란.
마르잔의 식구들도 전쟁이 일상이 되었고,
마르잔의 부모는 열네 살이 된 마르잔을
지인이 있는 오스트리아로 보내기로 결정한단다.
여기까지가 1권의 이야기란다.
마르잔이 이란에서 마지막 밤을 보낼 때
할머니가 마르잔에게 건넨 조언이 명언이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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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사내 녀석들을 많이 만나게 될 거야.
만약 그 녀석들이 네게 상처를 준다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
그건 녀석들이 멍청해서라고.
그렇게 하면, 네가 남자들의 잔인함에 대응하려는 걸 막을 수 있을 게다.
세상엔 상대를 비꼬고 복수하는 것만큼 나쁜 건 없으니까…
언제나 네 존엄성을 잃지 말고,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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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2권에 대한 이야기도 해줄게.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 이건 1980년, 그러니까 내가 10살 때 모습이다.
책의 끝 문장 : 그냥 떠나는 게 좋았을 것을…
책제목 : 페르세폴리스 1
지은이 : 마르잔 사트라피
옮긴이 : 김대중
펴낸곳 : 새만화책
페이지 : 159 page
책무게 : 239 g
펴낸날 : 2005년 10월 05일
책정가 : 10,000원
읽은날 : 2020.10.02~2020.10.02
글쓴날 : 2020.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