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외전 가난은 나라님도 못 구한다
내가 어려서 경자년에 큰 계락이 났는데 계락이 졌는데 계락이라는건 뭔가 말하자면 그 해께 큰 장마비 홍수처럼 큰 장마비가 하루 저녁 와가지고선 산이 다 사태밥이 다 떨어지는 거여 산이 무너져서 그래가지고서 들판을 다 그만 쓸어 덮는 거여 이제 모를 심어 놓고서 한창 자라오를 무렵이지.
그러니까 아마 이쯤 됐을 거야. 말하자면 그런데 그 양지 쪽 그 아래 학교 사택이 이제 밭 위에 있고 그 밭 아래는 이제 우리 말하자면 천수답 논이 있는데 거기 오래된 논인데 미꾸라지가 참 많아 가을구로 이렇게 벼비고 난 다음에 그 산골짜기라도 바로 우리 집 위에 있는데 아 그 그 논두럭 위에다가 학교 사택을 초가집을 지어 갖고 있었는데 선생님 남자 선생님 두 분이 계셨어.
거기서 자취를 하시고서 그런데 그 교감 선생님이라고 하시는 분이 거기 계셨는데 평소 노래를 할 줄 할 줄을 잘 몰라.
그래서 뭐 알아야 힘이다 뭐 알아야 산다 뭐 이런 노래만 하시는 거야.
그런데 그 음지 쪽에서 그날 비 오는 날 아침에 아 사택 뒤에 큰 산이 울컥하고 무너져 내리는 거야 소리를 꽥 지르면서 산이 내려 온다고 산이 붕괴되 내려 온다고 빨리 도망을 가라고 가 할 새 없이 그만 들이닥쳐 가지고서 집을 쓸어 없는 거지.
그래 집이 그만 사태에 콱 무너져 버리고 그 위에 또 묘전이 하나 있는데 묘가 중간에 뚝 떨어져 가지고 아주 그만 무너졌어.
그래도 선생님이 다행히 그 아침이라 해가지고서 세수하고 뭐 이 치아 닦고 이렇게 하려고 나오셨던 모양이여.
그래서 다행으로 살게 된 거지. 그래 나중에 그걸 파보니까 그 담요하고 이불하고 그대로 있는 거지 그냥 그만 거기 그냥 주무셨더라면 그냥 그만 죽었지 뭐 아 그렇게 해 가지고 그 들판 골짜기 들판이 이렇게 논 따랭이가 꽤 많은데 그걸 고만 싹 모래가 쓸어엎는 거여.
벼 심은 거를 모자라는 거를 그래 평평하게 시리 돼 가지고 여름철 그렇게 거기 이제 나가서 모기 이런 거한테 안 물린다고 말하자면 난 잠을 자는 거야.
그 자리를 갖다가 깔고서 홑이불을 덮어 쓰고 여러 사람들이 다 그렇게 자고 그랬어.
그 시절 그래 이제 그 군대에서 큰 예전엔 군대에만 그 도저가 있었어.
그 공병대한테 요즘은 도저가 얼마나 좋아선 유압식이지만 예전엔 그게 아니고 도르래 식 그런 도저요 그래 그 보통 기술이 아니고선 그 도저를 못 몬다고 그 도저가 와가지고 논을 새로 다 만들어 주는 거지 아 그렇게 해서 이제 경자년 계락이 났는데 지금 뭐 이야기할 거 안 하고 아 그래서 이제 이야기가 연결되는데 그러니까 이제 그렇게 사태가 떨어져 집이 무너지니까 나라에서 이제 수재(水災)를 본 집에 대하여 집이 무너진 집에 대하여 집을 지어준다는 것이지 말하잠.
초가 삼칸식으로 홋집을 짓고 지어주고서 그 위에 기와장만 이렇게 얹어서 주는 그런 집들이여.[그게 일본식 집이라는 것]
그러니까 방 두 칸 안방 우방 하고 부엌 이렇게 시리 그런데 그런 식으로 이제 집을 어떤 사람이 지은 게 아니라 동네에 무슨 집이 무너져 가지고 공당이라고 공회당이라고 해 가지고 마을에서 좀 떨어진 이런 밭에다가 집을 짓게 되었어.
그래 거길 뭐 나중에 뭐 사람이 잘 안 살으니까 교회로도 써먹고 그렇게 되었는데 이제 거기 이제 어 가난한 사람 어떤 사람 우리 친구 말하잠 친구 네가 와서 살게 되었어 그래 얼마나 살기가 힘든지 굶끼를 밥 먹듯이 하고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이렇게 살게 되었는데
하루는 이래 갔더니만 친구 랍시고 친구네 집에 이제 놀러 갔더니만은 그 아버지는 어디 가시고 그 친구 동생들 서넛이 되든가 그럴 거야 아마 그리고 그 어머니하고 있으면서 부엌에서 밥을 하신다고 하는 걸 보는데 쌀이라고 내 손으로 지금 내 손으로 한 줌도 안 될 정도여.
그걸 어떻게 밥이 될 수가 없는 거예여. 그걸 그렇게 이제 씻고 계시는 거여.
그러니까 양식이 떨어진 모양이지. 그런데 이제 그 아마 그 자기 아들 친구 중 누가 올 때를 기다렸던 모양이지 아무래도 나 같은 친구가 올 때를 기다렸던 것 같아.
그래 이렇게 봉투를 하나 주면서 이걸 우리 선생님 남 선생님 그 같은 고향에서 온 선생님이거든.
그 사람 네들 그 예전 살던 고향에서 선생님이 이 일로 부임을 해 가지고 오셨어.
우리 학교로 거길 좀 갖다 주라는 거여 우리 선생님한테 그게 뭔지 알 수는 없지만 뭐 전해달라 하니까 전해줬지.[그래도 어디 사범대를 나오신 분이다]
전에 가서 선생님 저 우리 친구가 어머니가 이거를 선생님한테 전해 달라고 해서 전해 주러 왔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보더니만 그만 인상을 찡그리는 거예요.
좋지 못한 얼굴이요. 근심이 돼 가지고 그래 오후에 저녁 때쯤 됐는가 이랬는데 다시 선생님이 또 다른 봉투를 주는 거야.
이걸 갖다 그 집에 그 어머니한테 드리라고 그러는 거야.
그래서 갖다 드렸는데 내 생각엔 그게 아마 돈인 것 같아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 굶고 있으니 선생님 어떻게 좀 좀 봐주십시오.
애들이 굶고 있으니 다만 십시일반이라도 좀 도와주세요 이런 식으로 내용으로 되어 있을 것 같아.
내 생각에는 그래서 전해 주었으니까 그다음 날 그래 가지고 다시 물어보지는 않았어.
그 내용상을 뭐 그 말하자면 친구한테도 그런 걸 이야기를 물어보면 상당히 말하기가 곤란하고 그럴 거 아니야 아무리 어렵다 하지만은 어 그래서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아 그 내 짐작에는 아무래도 거기 쌀되박이나 살 정도의 돈이 들어있지 않았는가 큰 돈은 아니더라도 우선 아버지가 오기 전까지 그래도 허기나 면하라고 아 그런 식으로 돈을 전해주지 않았는가 이런 이야기야.
그런데 또 여기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 더 해야 되는데 그 아버지 형제가 그래서 이 이야기를 누구라고 이름도 밝히지 못해 말하자면 삼형제였는데 그 막내 그러니까 삼촌이 되지 그 사람이 한테 지나갈 적에 어디 말하자 모여서 이야기할 적에 얼진 지나가는 말로 들었는데 하도 배가 고프고 허기가 져서 말하자면 양식은 떨어지고 먹고 살 길이 막연하더라는 거지.
그래서 삼형제가 모의를 하기를 삼형제라든가 또 둘이서 두 형제가 모의를 하기를 야 저 오늘 저녁에 저 부잣집 말이야 곡간에 쌀이 들어간 걸 내가 아는데 우리 그걸 훔쳐서 가지고 와가지고서 말하잠 허기라도 좀 면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그러니까 도둑질을 하러 가자고 그러는 거지.
그러니 그래서 그럼 우리 그렇게 도둑질하러 갑시다 그렇게 모의를 한 모양이야.
그런데 그 도둑질하면 하는 게 쉬운 게 아니여. 그 도둑 당하려면 개도 안 짓는다는 그런 말이 있어.
예전에 그 잘 짓던 개도 조용하다는겨 훔쳐가라고 하는 것처럼 그래 이제 어떻게 도둑질을 하느냐 하면 예전의 집은 이렇게 벽을 뭘로 발랐느냐 하면 수수깡으로 외를 엮어서 외라 하는 건 이렇게 말야 흙이 붙게 시리 이렇게 가로다지로 이렇게 수수깡으로 엮어 제키는 거예요.
속에 그래 그렇게 엮어서 흙을 바르는 거거든. 흙을 발라서 벽을 만들었다 이런 말씀이야.
그런데 이거를 그냥 곡갱이 거나 이런 걸로 파제키면 쿵쿵쿵 소리가 날 거 아니야.
그래서 그 말하자면은 그 가까운 보도랑에 가서 물을 퍼가지고 밤에 몰래 몰래 이제 갔다가 거기 벽에다가 찌얹은 거여.
그러니까 그 흙이 벽에 흙이 말랐던 것이 물을 먹으니까 술술술술 부서질 거 아니야 그리고 허물어지더라는 거지 그래 허물어져서 그 쌀가마니 정도나 꺼낼 정도로 이제 구멍을 만드는 거야.
그러니까 배가 고프니까 뭐 죽기 아니면 살기다 잡히기 아니면 말이야 자 까물치기다 이런 식으로 했던 모양이여.
그래서 간신히 그 몰래 몰래 그 쌀 한 가마니를 어떻게든지 꺼내 가지고 꺼냈던 모양이야.
그래 가지고 그 짊어지고 오는데 걸음이 그렇게 날아갈 수가 없더라는 거여.
배고픈 건 둘째 치고 간에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그만 그 한가마니를 지고 오는데 그렇게 가볍더라는 거야.
무겁지 않고서 밥 해 먹을 말하잠 마음에... 그래 그걸 갖고 와서 밥을 해 먹어서 허기를 면했다는 그런 이야기야.
그래 그러니까 그 일부러 그렇게 눈 감아 준 것일 수도 있어.
그 주인이 훔쳐가라고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그렇게 모르고 그렇게 몰래 그렇게 훔쳐 가지고 온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그렇게 허기를 면하게 되었다라는 그런 이야기야.
그래 예전에 그래 촌으로 그런 식으로 그렇게 눈 감아주는 것도 있고 그 그렇게 살았지 말하잠 뭐 없는 사람들이 얼마나 배가 고파 그러니까 알든 모르든 그저 눈 감아주는 것도 있고 그랬다 이런 말씀이지 이번에는 이상한 이야기를 또 이렇게 한번 해 봅니다.
예 그러니까 지금 같으면 큰일 날 일이지만 예전엔 어디 그래 그러니까 시골 인심이 예전엔 그래도 그냥 저냥 괜찮았다는 뜻이기도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