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일대 대형 패션 상가들이 줄줄이 경매에 나오고 있다고 매일경제가 11일자 보도했다.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2계에는 동대문굿모닝시티쇼핑몰 전용면적 3.55㎡형 3층 상가가 첫 감정가의 21%선인 2621만4000원에 나왔다. 앞으로 한 달 간 중앙지법 경매에 나오는 중구 일대 대형 패션상가는 총 18건. 주말 휴일을 제외하면 매일 1건씩 경매에 부쳐지는 것이다.
경매에 나온 굿모닝시티쇼핑몰은 동대문의 노른자 위에 들어서는 대형 테마 상가라는 홍보 덕에 투자자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곳이다. 그러나 지난 2001년 분양 당시 시행사 대표가 분양 대금 3700억원을 빼돌려 부도에 이르렀다가 우여곡절 끝에 지난 2008년 11월 문을 열었다.
개점하자마자 패션전문상가 하락세의 직격탄을 맞은데다 지난해 말에는 점포 주인들의 상당수가 관리비를 제 때 내지 못해 한국전력으로부터 단전조치를 받기까지 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업무·생활편의시설을 제외하면 4500여 개의 소형 매장 중 60~70%가 비어 있다”며 “임대가 잘 안 된 탓에 매장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관리비도 내지 못하는 처지가 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께 관세청이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3곳의 추가 사업자를 선정하던 당시 3700명에 달하는 굿모닝시티쇼핑몰 상가 소유주들이 동대문24면세점을 운영한다며 도전장을 냈지만 낙방했다.
"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말 것
최근 대형 패션쇼핑몰들이 면세점 사업 등으로 재기를 노리곤 있지만 쉽지 만은 않아 보인다.
지지옥션 경매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5년간 서울 중구 대형 패션상가의 연도별 평균 낙찰가율은 36%선에 유찰 횟수는 6회다. 6번 경매 거래에 실패하고, 감정가의 삼분의 1 정도에 주인을 찾는다는 것이다. 서울 상업·업무 시설의 평균 낙찰가율은 60~80% 선이다.
동대문 두타와 함께 4대 패션상가로 꼽히던 굿모닝시티, 밀리오레, 헬로우 에이피엠 등도 경매 단골손님이다. 그나마 명동 밀리오레는 분양형 호텔 르와지르로 변신을 꾀하면서 지난 2014년 이후 낙찰가율이 올라 지난해에는 56.7%을 기록했다. 2014년 이후 밀리오레를 제외하면 일대 패션상가들의 낙찰가율은 지난 2011년 38%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9%까지 떨어진다.
서대문구 이화여대 일대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 2006년 신촌 민자역사 완공과 함께 문을 연 밀리오레는 5·6층 메가박스 영화관을 제외하고는 1~4층이 모두 빈 상태로 여전히 '법원으로부터 점유이전금지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건물로 명도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안내판이 붙었다.
그 중 예스 에이피엠(YES apM)은 사후면세점인 RGO 면세점으로 바꼈지만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소와 상점 주인들의 말이다. 인근 공인중개 관계자는 “다른 지역 대형 패션상가들이 분양형호텔이나 면세점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허가받기 쉬운 사후면세점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서울 소재 대형 패션상가의 하락세는 최근 위례·동탄·광교 등 제2기 신도시와 세종시를 중심으로 분양되고 있는 '테마상가'에도 시사점을 준다. 테마상가는 하나의 업종을 가진 유사한 가게들이 한 건물에 모인 것이다. 1세대가 서울 동대문 의류 상가 였다면 2세대는 음식점·의류매장 등으로 꾸며진 신도시 상가들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테마상가는 작은 점포로 구분해 개별 분양하는 식인데 상가 소유주가 많아져 공동관리가 어려운 편”이라며 “시행사들이 교통·개발 호재나 입지여건 등을 들어 과장광고를 하기도 하는 만큼 냉정히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전했다
자료원:중앙일보 2016. 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