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영방송 사장 선임과 관련된 논의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KBS나 MBC 사장 선출은 KBS의 경우 이사회가 MBC의 경우 방문진에서 이뤄집니다. 이사회나 방문진 인원구성에서 과거 정권의 장난질이 벌어집니다. 여당이 추천한 인원이 한명이라도 더 많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거의 백% 여당과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물이 사장에 선출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통령이 임명하면 끝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정권의 눈치를 보지않고 방송을 이끌고 나가겠습니까. 그런 사장이 임명하는 부사장 그리고 본부장 국장 부장들에게 정권감시자 역할을 하라고 하면 하겠습니까. 이것은 진보 보수 성향 정권과 관련없이 모든 정권에서 일어난 일입니다.제가 모 방송에서 33년 일한 경험에서 말하는 것입니다. 그나마 진보정권에서는 국민들의 의견을 상당수 반영하려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최종 결론은 정권이 편하게 다룰 수 있는 인물을 사장에 앉히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의 수많은 조직들 가운데 가장 도덕적이어야 하는 곳이 어딘지 아십니까. 바로 타인을 지적하고 타조직을 감시하고 벌을 주고 비판하는 그런 조직입니다. 다시말해 검사 판사 그리고 공영방송 사장과 조직원이라는 말입니다. 타인에게 법적 잣대를 들이대고 엄하게 수사하고 기소하는 역할이 검사아닙니까. 그런 검사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어서는 안될 말입니다. 판사는 더욱 그리합니다. 자신은 개차반인데 누구를 재판하겠습니까. 그런데 검사 판사보다 더 도덕적이어야할 조직은 바로 공영방송입니다. 공영방송가운데 KBS는 더욱 그러합니다. 언론의 기본 책무인 감시기능을 부여받은 것은 물론 그 조직원들이 받은 월급은 모두 국민들이 낸 수신료로 이뤄집니다. 물론 광고가 조금 차지하지만 말입니다. 그래도 MBC의 경우는 거의 모두 광고로 이뤄졌기에 그부분에서는 조금 자유로울 수가 있겠습니다.
감시기능을 본업으로 하면서 국민들이 낸 고귀한 수신료로 먹고사는 조직이 도덕적이지 않으면 되겠습니까. 일반 부처의 장관들은 솔직히 그가 맡은 분야를 잘 이끌고 국민들의 생활을 편하고 윤택하게 할 정책을 잘 개발하고 추진하면 됩니다. 그야말로 도덕적이라는 측면에서 어쩌면 그다지 큰 영향을 받지 않는지도 모릅니다. 자질있고 능력있고 조직을 잘 이끌면 그것이 바로 장관의 자질이자 덕목입니다. 물론 흠집이 없으면 더할 나위없겠지만 50~60 살면서 그리고 배우자에 자식까지 낳고 사는데 어찌 흠집이 없을 수 있습니까. 바꿔 말하면 흠집이 없다는 것은 그 조직 내에서 능력이 없었다는 것과도 일치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결정적인 하자는 제외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공영방송 사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공영방송 사장이 무슨 정책을 개발합니까. 무슨 국민들의 생활을 윤택하게 할 방안을 강구합니까. 공영방송 사장은 자신에게 부여한 사회 그리고 권력 감시기능과 정확한 정보취재와 전달, 유익한 타큐멘터리 제작, 건전한 드라마와 오락 제공 등이 주 임무입니다. 그리고 공영방송 사장은 본부장 국장들이 일을 잘 하는가 또는 다른데 한눈파는 데는 없는가 그런 것을 체크하고 올바른 방향을 이끄는 것이 주 임무입니다. 기자와 피디 그리고 엔지니어들이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지를 들여다보면 된다는 말입니다. 바로 도덕적 역량이야 말로 공영방송 사장 덕목의 알파요 오메가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인물을 어떻게 고를 것인가.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가 기자로 입사해 리포트한 것과 그가 출입한 출입처를 철저하게 체크하는 것입니다. 요즘은 기자 이름 치면 인터넷에 다 뜹니다. 어느 정권때 어떤 출입처에서 어떤 기자를 작성했는가만 보면 그 인물에 대한 평가가 거의 90% 나옵니다. 피디의 경우도 그가 만든 작품들을 보면 그의 성향과 그의 됨됨이를 대부분 파악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정치 기자 그리고 정치 피디라고 지적을 받은 적이 있는지 그리고 그의 가족들에게도 하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보면 선임될 자격이 있는가 없는가가 그냥 나온다는 말입니다. 재산증식도 철저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앵커 이런 것 하면서 권력에 아부하는 역할을 했는지 여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자협회 활동과 피디 협회 활동과정도 들여다 봐야하고 특히 노조출신일 경우 그가 노조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그런 활동에 정치색을 띠었는가를 철저히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일부 요상한 제3 노조같은 데서 권력지향적 역할을 하지 않았는지 파헤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리고 사장 지원자가운데 선출 과정을 위한 공영방송 사장 선임단을 구성해야 합니다. 시민단체와 교수 그리고 일반 국민들로 구성된 공영방송 사장 선임단을 구성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재판에서 배심원제도같은 것 말입니다. 선임단 선출은 배심원 선임과정을 따르면 될 듯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장 후보자들의 이력과 활동사항을 사장 선임단에게 제공하고 사장 후보자들이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만들어 철저한 검증에 들어가야 합니다. 재산증식과 도덕적 검증에 특히 강한 잣대가 동원되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공영방송 사장은 사회와 권력을 감시하는 감시견 역할이 주을 이룹니다. 타인과 권력을 비판하는 조직의 수장이 비판받을 짓을 했다면 그것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전혀 자격이 없는 것입니다.
아마 이 정도 하면 지금 공영방송이라는 곳에 근무하는 조직원가운데 사장 후보로 나설 사람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 촘촘히 짜여진 공영방송 선임 그물망에 죄다 걸려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라도 공영방송 사장을 희망하는 인물들은 그야말로 수도자처럼 살아야 합니다. 결혼도 함부로 하면 안됩니다. 출입처에서 공무원들과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이 나라에 어디에 내놓아도 도덕적으로 흠집이 없는 사람들이 공영방송 사장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정권에 아부하고 권력에 대한 말도 안되는 언급을 내뱉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공영방송 개혁은 그냥 이뤄집니다. 그렇게 깔끔하게 기자와 피디 역할을 하면서 30년가까이 살았는데 무엇이 겁나겠습니까. 지금 여당을 중심으로 공영방송 사장 선임과 공영방송 독립에 대해 논의하는 분들은 제가 기록한 이것도 제발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2025년 7월 2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