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능인선원 전경.(홈페이지 갈무리) 능인선원 운영자 지광 스님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3억원을 건넨 이유는 숙원 사업인 불교대학원대학교 설립때문이었던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이 전 대통령이 능인선원을 방문해 직접 강연하는 등 수차례 찾아갔던 사실도 밝혀졌다.
<불교닷컴>이 확보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의 사전 구속영장청구서에 기록된 내용들이다.
영장청구서에 따르면 지광 스님은 불교대학원대학교 설립을 위해 2005년 6월말 대학건물 건축허가를 받은 후 2006년 3월 착공했으나 공사가 지연되고 있었다.
2007년 7월 신정아 당시 동국대 교수의 학력문제가 전 국민적 이슈가 됐다. 지광 스님 역시 최종학력이 고졸임에도 '서울대 중퇴'로 표시한 부분이 문제가 될 조짐을 보이자, 그해 8월 선제적으로 언론사 기자들에게 허위 학력 사실을 공개해 자신의 입지가 불안정해질 위기에 처했다.
스님은 이런 사정 등으로 숙원사업인 학교 설립 마저 위태로워질 지경에 이르자 유력 대선 후보인 이 전 대통령에게 불법자금을 제공키로 마음먹었다. 대학 설립과정에서 교육부 인가를 비롯한 각종 인허가 등 향후 능인선원의 포교사업 및 부대사업과 관련한 제반 편의제공, 불이익 방지 등을 청탁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3월 능인선원에서 직접 강연을 하는 등 여러차례 방문, 학교 설립이 능인선원의 주요 사업임을 전달받아 알고 있었다.
2007년 12월 이 전 대통령은 김백준 전 청와대 비서관을 능인선원으로 보냈다. 김 비서관은 강연에서 "우리 후보자께서는 (불교대학교 신축, 불자 병원 설립 계획 등)이러한 사회공헌 사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 지원하실 것으로 저는 믿고 있습니다"라며 지광 스님의 민원 해결 요청에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 무렵 지광 스님은 김백준을 통해 이 전 대통령에게 재차 학교 설립 및 개교 과정에서 협조해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했다.
현금 3억원의 교부는 이 시기 서울 개포4동 능인선원에서 김백준을 통해 이뤄졌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후 지광 스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접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자금 제공 등에 대해 사례했다.
검찰의 수사결과물이 담긴 영장청구서과 달리 능인선원 쪽은 이 전 대통령쪽에서 먼저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능인선원 관계자는 최근 언론을 통해 17대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김 전 기획관 등 MB측근 세 사람이 찾아와 '당선이 확실하니 축하금을 보내달라' '선거자금이 부족하다'며 현금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백준 전 기획관이 구속된 지난 2월 지광 스님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이 전 대통령 측에 돈을 보낸 사실을 지광스님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능인선원에) 알려 왔다"고 했다.
또 "지광 스님은 '민원 편의를 봐줄 테니 당선 축하금을 보내라' '선거자금이 부족하니 자금을 달라'는 MB측의 제안에 따라 돈을 보냈다고 순순히 인정했다"며 "사찰 신도인 김 전 기획관의 지인을 통해 현금으로 모두 3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양쪽의 미묘한 입장차이는 최장 20일간의 구속수사 기간과 향후 재판과정에서 진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dasan2580@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