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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이종격투기 원문보기 글쓴이: 도네어 ✔
[더팩트ㅣ이준석 기자] 복싱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세기의 대결이 성사됐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37·미국)와 매니 파퀴아오(36·필리핀)가 내년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16일(이하 한국 시각) "파퀴아오가 메이웨더가 던진 도전장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파퀴아오는 "메이웨더는 더 이상 도망갈 곳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메이웨더는 미국 복싱 프로그램 '쇼타임'에 출연해 "2억 5000만 달러(약 2718억 원)의 파이트머니를 걸고 내년 5월 라스베이거스에서 붙자"고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파퀴아오와 싸우고 싶다. 파퀴아오는 나를 피했다. 서로 맞대결을 펼치려 했지만, 여러 이유로 불발됐다"고 도발했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대결은 지난 2009년부터 거론됐다. 과연 이번에는 '세기의 대결'이 성사될지 복싱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이웨더는 47승(26KO) 무패의 전적을 자랑하는 완벽에 가까운 복서다. 현재 세계복싱평의회(WBC) 웰터급·라이트미들급, 세계복싱협회(WBA) 슈퍼웰터급 통합 챔피언에 올라 있다. 파퀴아오는 복싱 역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했다. 57승(38KO) 2무 5패의 전적이다. 필리핀 현역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격투기 전문가들의 의견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김대환(35) XTM 해설위원은 메이웨더가 판정승으로 경기를 끝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두 선수의 기술 차이는 사실상 없다. 그만큼 뛰어나다. 하지만 파퀴아오가 메이웨더의 스텝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며 "경기 초반엔 몇 차례 맞힐 가능성이 있지만, 막바지에 치닫을수록 어려울 전망이다. 메이웨더가 상대와 거리를 잘 유지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은 메이웨더가 전형적인 아웃 복싱을 구사하지만, 순간적으로 치고 들어가는 빠른 스피드에 주목했다. "메이웨더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머리를 깊숙이 내려 폭풍처럼 몰아친다. 파퀴아오가 오히려 당황할 수 있다. 파퀴아오는 많은 주먹을 뻗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동기(44)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백중세를 예상하지만, 파퀴아오가 유리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치열한 공방전을 전망한다. 서로 견제하므로 쉽게 달려들지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분명히 치고받는 장면이 몇 차례 나올 전망이다. 그렇다면 유리한 쪽은 파퀴아오다. 주먹의 힘과 휘두르는 각이 절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파퀴아오의 속임 동작에 주목했다. 단순히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왼쪽과 오른쪽으로 흔들면서 주먹을 뻗는다는 이유에서다. 미르코 크로캅(41·크로아티아)이 하이킥을 사용하기 전에 몸을 좌우로 움직이며 상대에게 혼란을 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 위원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냥 휘두르는 것과 속임 동작을 사용한 채 뻗는 것은 매우 다르다. 파퀴아오의 주먹에 위력이 더해지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가 단숨에 끝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웃복싱에 능한 메이웨더의 스타일 때문이다. 그는 "메이웨더의 경기가 재미 있진 않다. 철저한 아웃복싱으로 점수를 따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라며 "파퀴아오가 점수를 고려해 무리한 스텝을 사용했다간 큰코다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위원은 두 선수의 수준이 매우 높아 지루한 공방전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을 전망이다. 메이웨더와 파퀴아오 모두 높은 수준의 경기를 펼칠 것이다. 특히 메이웨더는 더욱 몸을 사릴 것이다. 무리할 이유가 없다. 경기가 단숨에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판정으로 갈 전망"이라는 것이 그가 내놓은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