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 한강의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비판한 이동복 류근일 선생
조갑제닷컴
2024-10-10, 21:39
*아래 글은 오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국 작가 한강 씨가 2017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이동복 선생이 비판할 글 중의 일부이다. 소설가가 정치 분야에 대한 글을 쓸 때 저지를 수 있는 知的 오만을 지적한 글이다.
어느 분이 뉴욕타임즈 10월7일자에 게재된 소설가 한강의 기고문을 복사하여 이메일로 보내 주었다. 제목을 보니 “While the U.S. Talks of War, South Korea Shudders”다. 번역하면 “미국이 전쟁을 이야기하면 남한은 전율을 느낀다”가 될 것 같다. 인터넷 ‘다음’에 들어가서 찾아보니 한강은 1970년생이니까 금년 나이로 만 46세, 공자(孔子)의 말씀에 의하면 ‘불혹(不惑)’의 연대(年代)를 살고 있는 여성 작가다.
그가 2007년 간행한 소설 '채식주의자'가 'The Vegetarian'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2016년 국제적으로 저명한 출판문학상의 하나인 '맨부커국제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수상하여 화제의 인물이 되었다. '맨부커국제상'의 수상 대상은 국문본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영문 번역본 'The Vegetarian'이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국문 원본과 영문 번역본의 ‘문학성’이 질적으로 과연 동일한 것이냐의 여부를 놓고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필자의 경우 ‘완독(完讀)’은 하지 못 하고 지극히 제한된 분량만을 발췌 형태로 본 것이기는 하지만, 이 소설의 ‘영문 번역본’에서는 적지 않은 번역 에러(Error)가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한강의 뉴욕타임즈 기고문을 두세 번 정독(精讀)해 본 소감은 ‘구상유취(口尙乳臭)’라는 한자 성어(成語)가 금방 머리에 떠오른다. 기고문 필자의 젖 냄새가 짙게 묻어나는 글이라 아니 할 수 없었다.
작가 한강은 그의 뉴욕타임즈 기고문에서 금년 초 취임한 미국의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이 북한의 무모한 도발 행동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핵 능력 제거를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시비하고 있다. 우리는 트럼프의 최근 발언 가운데 한강이 시비한 대목인 '그들(북한)은 오직 한 가지만을 이해한다'는 구절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강은, 아마도 비아냥을 위해 그렇게 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트럼프의 문제 문구가 '정확한 표현이었다'고 추키면서 엉뚱한 자신의 말을 이어 붙이고 있다. “한국인들은 오직 한 가지만을 알고 이해한다. 우리는 평화가 아닌 다른 어떠한 방법에 의한 해결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이해한다. 도대체 ‘승리’라는 것은 공허한 구호일 뿐 아니라 애매하고 불가능한 것이다. 지금 한반도에는 또 하나의 대리전쟁을 절대적으로 원치 않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한강의 기고문의 영어 원문: “It’s an accurate comment. Koreans really do understand only one thing. We understand that any solution that is not peace is meangingless and that ‘victory’ is just an empty slogan, absurd and impossible. People who absolutely do not want another proxy war are living, here and now, on the Korean peninsula.]
한강의 이 말에는 많은 문제점이 내포되어 있다. 여기서 그가 말하는 ‘한국인’은 도대체 누구인가? ‘북한’의 누구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인가? 필자가 보기에는, 트럼프의 말에 나오는 ‘they’는 의심의 여지가 없이 ‘북한인들’을 지칭하는 것이었고, 그가 복수 대명사를 사용했지만, 문맥(文脈)으로 보아서는 ‘김정은(金正恩)과 그 졸개들’을 지칭하는 것임이 분명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강은 그의 기고문에서 ‘그들’을 자기 멋대로 ‘한국인들(Koreans)’로 치환(置換)했을 뿐 아니라 이어서 “우리들은…”이라는 복수 대명사로 다음 문장을 이어 감으로써 마치 트럼프가 사용한 ‘they’라는 복수 대명사가 “한강 자신을 포함한 대한민국 국민들”을 지칭한 것처럼 엉뚱하게 오역(誤譯)하면서 이에 기초하여 트럼프의 말을 시비하는 터무니없는 과오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한강이 트럼프가 사용한 ‘they’라는 복수 대명사를 이처럼 멋대로 오역한 것도 문제이지만 이 같은 오역에 입각하여 “우리(즉 ‘한국인들’)는 평화가 아닌 다른 어떠한 방법에 의한 해결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이해한다. 도대체 ‘승리’라는 것은 공허한 구호일 뿐 아니라 애매하고 불가능한 것이다. 지금 한반도에는 ‘또 하나의 대리전쟁’을 절대적으로 원치 않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주장한 것은 더구나 어불성설(語不成說)의 억지다. 이 같은 한강의 주장은, 소수의 ‘종북’적 사고를 소유한 한국인들이 그 같은 한강의 주장에 동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어 있는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서글픈 사정이기는 하지만, 절대 다수 대한민국 국민들이 결코 수긍하지 않을 천부당만부당한 일방적 주장이다. 비록 그 과정에서 초래될지도 모르는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되어야 하겠지만,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북한의 무모한 핵도박은 기필코 저지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이를 위한 전쟁도 감내하겠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여론조사 결과들을 통하여 입증되고 있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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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전쟁을 이야기할 때 한국인들은 몸서리쳐진다(While the U.S. talks of war, South Koreans shudder” 한국인 작가 한강이 미국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글 제목이다. 거두절미하고 딱 이 제목만 봐가지고는 이 좋은 시절에 전쟁을 마치 미국이 앞장서 호언하는 것처럼 들린다. 이 글의 필자가 좀 더 친절의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김정은이 핵 위협을 하고, 이에 대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정 안 되면 군사적 옵션도 불사(不辭)하겠다고 하니까 한국인들은 이러다가 정말 전쟁나는 것 아니냐고 두려워하고 있다”는 식으로 제목을 부쳤어도 한결 중간적인 묘사라고 할 만했을 것이다.
내용을 읽어봐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의 말 폭탄과 관련해 “당신들 두 사람 왜 자꾸 전쟁, 전쟁 떠들어? 당신들의 말싸움 때문에 한국인들 어디 간 타들어가 살겠어?”라고 그 흔한 양비론이라도 폈으면 그래도 아주 조금은 나았으련만, 작가 한강의 불편한 심기는 양비론도 아닌, 주로 미국 쪽을 향해 표출되고 있다.
양비론도 사실은 온당하지 않다. 오늘의 한반도 전쟁 위기는 김정일 이래의 북한이 겉으로는 비핵화 회담을 하는 체 하면서 뒤로는 핵·미사일을 개발해 온 그 의도된 속임수 전략이 조성해 놓은 사태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25년 동안 북의 꼼수에 꼬박 당한 셈이다. 당한 게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소련권과 세계 공산주의가 붕괴했을 당시 북한엔 두 개의 선택지가 있었다. 북한을 중국식-베트남 식으로 개혁·개방하는 ‘좋은 길’이 그 하나, 그리고 오늘처럼 사는 ‘나쁜 길’이 그 둘째의 길이다. 이 중 김정일-김정은은 두 번째, 나쁜 길을 택했다. 왜? 개혁·개방 하면 ‘김씨 사이비 종교 체제’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정일-김정은은 결국, 북한이란 체제의 보다 나은 상태, 또는 북한 주민의 보다 나은 삶 대신, 자기네 일가의 ‘족벌 전체주의 영구독재’를 더 중요시하고 선호했다는 이야기다. 개혁·개방된 사회주의 북한, 주민이 지금보다는 한결 나은 삶을 영위할 사회주의 북한도 마다하고, 주민이야 굶어죽든 말든, 주민을 수용소에 가두고 학대해서라도, 그리고 무엇보다도 핵무기를 개발해서라도, 김씨 절대왕정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게 쳐 죽일 X 아니면 뭔가? 이승만 대통령의 3선 개헌,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체제를 용납할 수 없어 민주화 투쟁을 한 기준에서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북한을 남쪽 기준으로 설명해선 안 된다고? 사람 인권을 북한이라 해서 낮게 매겨선 안 된다.
김정은은 요컨대, 핵을 지렛대로 미국을 한국에서 손 떼게 만들고, 핵 없는 한국을 겁박해 전(全) 한반도를 적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이걸 이젠 당의정(糖衣錠)도 입히지 않은 채 완전히,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런 정세를 앞에 두고 우리 한국-한국인들은 두 가지 선택밖엔 할 게 없다. 김정은에게 순응해 한-미동맹을 떠나 이른바 ‘민족공조’로 갈 것인가, 그래서 대한민국 안보장치의 무장을 해제하고 연방제를 거쳐 적화로 갈 것인가, 아니면 한·미 결속을 강화해 '이만큼의 대한민국‘이라도 지켜나갈 것인가의 택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분명한 것은 한반도 핵 전쟁 위기는 김정일-김정은의 반(反)인륜적 전체주의 독재정권의 영구화 기도가 조직적으로 빚어낸 산물이지, 취임한 지 불과 몇 달 안 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썩 세련되진 않은 수사학이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게 아니란 사실이다.
“미국이 전쟁을 이야기할 때…”라니, 이보시오 한강 씨, 독재자 김정은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온갖 흉악한 전쟁 악담 다 하고 있어요. 그의 말을 듣자면 정말 몸서리쳐져요. 그러니 한(韓) 작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만큼 김정은에 대해서도 “평양이 불바다 이야기 할 때…”란 제목으로 뭐라고 좀 말해 봐요. 47세면 우리 큰 애 내외 나이라 이 나이에 내가 한 작가한테 싸우듯 대할 수는 없어요. 부탁 조로 말하는 것이니, 잘 생각해보시길…
류근일 2017/10/9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