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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일 보조국사의 사리가 깃든 감로탑(부도)
오른쪽이 중흥조이신 불일 보조국사 (왼쪽은 제2조이신 진각국사 혜심)
수심결(修心訣) - I
보조국사 지눌(普照國師 知訥) 1158 ~ 1210
삼계열뇌(三界熱惱) : 삼계(三界)의 뜨거운 번뇌(煩惱)가
유여화택(猶如火宅) : 마치 불타는 집과 같거늘
기인엄류(其忍淹留) : 거기에서 오래 머물러
감수장고(甘受長苦) : 긴 고통(苦痛)을 달게 받고 있을 것인가
욕면윤회(欲免輪廻) : 윤회(輪廻)하는 것을 면(免)하려면
막약구불(莫若求佛) : 부처를 구(求)하여야 하느니라
약욕구불(若欲求佛) : 만약 부처를 구(求)하고저 한다면
불즉시심(佛卽是心) : 부처는 곧 마음이니
심하원멱(心何遠覓) : 마음을 어찌 멀리서 찾을 것이냐
불리신중(不離身中) : 각자의 몸속(마음)을 떠나지 아니하면 되느니라
색신(色身) : 색신(色身)은
시가(是假) : 거짓이라
유생유멸(有生有滅) : 생(生)함과 멸(滅)함이 있으나
진심여공(眞心如空) : 참마음은 허공과 같아서
부단불변(不斷不變) : 끊어짐도 변(變)함도 없느니라
고(故) : 그런고로
운(云) : 이르되
백해궤산(百骸潰散) : 온 몸의 모든 뼈가 허물어져 흩어져서
귀화귀풍(歸火歸風) : 화(火)로 돌아가고 풍(風)으로 돌아가
일물장령(一物長靈) : 한 물건은 길이 신령하여(본래 천지우주 만물은 영원하고 신령한 하나의 생명으로)
개천개지(蓋天蓋地) : 하늘과 땅을 덮어 가리느니라(중생(衆生)이 본래 갖추고 있는 마음의 본래 면목자리의 빛이 하늘과 땅에 가득 참)
차부(嗟夫) : 아아. 통탄할 일이로다
금지인(今之人) : 요즘 사람들이
미래구의(迷來久矣) : 미혹된지 오래 된지라
불식자심시진불(不識自心是眞佛) : 자신의 마음이 참 부처인 줄을 알지 못하고
불식자성시진법(不識自性是眞法) : 자신의 성품이 참법(眞法)인 줄 알지 못하여
욕구법(欲求法) : 법(法)을 구(求)하고저 하되
이원추제성(而遠推諸聖) : 멀리 모든 성현(聖賢)에게서 찾으며
욕구불(欲求佛) : 부처를 구(求)하고저 하되
이불관기심(而不觀己心) : 자신의 마음을 관(觀)하지 아니하나니
약언심외유불(若言心外有佛) : 만약 마음 밖에 부처가 있고
성외유법(性外有法) : 성품밖에 법이 있다 하여
견집차정(堅執此情) : 굳게 이 뜻에 집착하고
욕구불도자(欲求佛道者) : 불도를 구하고저 한다면
종경진겁(縱經塵劫) : 비록 티끌처럼 많은 겁(劫)이 지나도록
소신연비(燒身鍊臂) : 몸을 태우고 팔을 불사르며
고골출수(敲骨出髓) : 뼈를 깨여 골수(骨髓)를 내며
자혈사경(刺血寫經) : 피를 뽑아 경(經)을 쓰며
장좌불와(長坐不臥) : 눕지 않고 늘 앉아있고
일식묘재(一食卯齋) : 묘시(卯時, 오전 다섯시에서 일곱시 사이)에 하루에 청정한 음식 한끼만 먹고
내지전독일대장교(乃至轉讀一大藏敎) : 내지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긴 모든 경전(일대장교 一大藏敎)를 다 읽으며
수종종고행(修種種苦行) : 가지가지의 고행(苦行)을 닦는다 하더라도
여증사작반(如蒸沙作飯) : 마치 모래를 삶아 밥을 지으려는 것과 같아서
지익자로이(只益自勞爾) : 다만 스스로 괴로울 뿐이니라
단식자심(但識自心) : 다만 자신의 마음을 안다면
항사법문(恒沙法門) : 항하의 모래수 만큼 많은 법문과
무량묘의(無量妙義) : 한량없는 묘한 뜻를
불구이득(不求而得) : 구하지 아니하여도 얻으리니
고(故) : 그런고로
세존(世尊) : 세존(世尊)께서
운(云) : 말씀하시기를
보관일체중생(普觀一切衆生) : “ 널리 일체 중생을 보니
구유여래지혜덕상(具有如來智慧德相) : 모두 여래(如來)의 지혜(智慧)와 덕상을 갖추고 있다“ 하시고
우운(又云) : 또 말씀하시기를
일체중생종종환화(一切衆生種種幻化) : “ 일체중생의 가지가지의 허깨비(환화)같은 변화가
개생여래원각묘심(皆生如來圓覺妙心) : 모두 여래(如來)의 원만한 깨달음의 경지인 청정한 본심(원각묘심 圓覺妙心)에서 나왔다. “ 하시니
시지(是知) : 이로써 알라
이차심외(離此心外) : 이 마음을 떠나서는
무불가성(無佛可成) : 부처를 가히 이룰 수 가 없느니라
수심결(修心訣) - Ⅱ
과거제여래(過去諸如來) : 과거(過去)의 모든 부처님도
지시명심저인(只是明心底人) : 다만 마음을 밝힌 분들이며
현재제현성(現在諸賢聖) : 현재(現在)의 모든 현성(賢聖)들도
역시수심저인(亦是修心底人) : 또한 이 마음을 닦으신 분들이며
미래수학인(未來修學人) : 미래(未來)에 수행공부(修行功夫)하는 사람들도
당의여시법(當依如是法) : 마땅히 이 법에 의지(依支)해야 하리니
원제수도지인(願諸修道之人) : 바라건대 모든 도를 닦는 사람들이여
절막외구(切莫外求) : 결코 마음 밖에서 구하려 하지 말지어다
심성(心性) : 마음의 성품은
무염(無染) : 본래 오염(汚染)이 없고
본자원성(本自圓成) : 본래(本來) 스스로 원만(圓滿)하게 이루어져
단리망연(但離妄緣) : 다만 허망(虛妄)한 인연(因緣)만 여의면
즉여여불(卽如如佛) : 곧 여여한 부처이니라
(학인)
문약언불성(問若言佛性) : 묻되 만일 불성이
현재차신(現在此身) : 현재 이 몸에 있다면
기재신중(旣在身中) : 몸 안에 이미 있으므로
불리범부(不離凡夫) : 범부를 떠나지 아니하였거늘
인하아금(因何我今) : 어찌하여 저는 지금
불견불성(不見佛性) : 불성을 보지 못하나이까?
갱위소석(更爲消釋) : 다시 풀어 설명하여
실령개오(悉令開悟) : 남김없이 깨달게 하여 주소서
(보조)
답재여신중(答在汝身中) : 대답하되 그대의 몸 가운데 있건만
여자불견(汝自不見) : 그대 스스로 보지 못할 뿐이로다
여어십이시중(汝於十二時中) : 그대가 하루 동안
지기지갈(知飢知渴) : 배고푼 줄 알고 목마른 줄 알며
지한지열(知寒知熱) : 추운 줄도 알고 더운 줄도 알며
혹진혹희(或瞋或喜) : 혹 성내거나 혹 기뻐하기도 하는 것이
경시하물(竟是何物) : 필경 무엇이던가?
차색신(且色身) : 또한 이 색신이라 하는것은
시지수화풍사연(是地水火風四緣) : 지수화풍의 사대가 인연따라
소집(所集) : 모인 바 인지라
기질(其質) : 그 성질(性質)은
완이무정(頑而無情) : 마음의 작용(作用)이 둔하므로(의식이 없어지는 경지까지는 아직 둔하므로)
기능견문각지(豈能見聞覺知) : 어찌 보고 듣고 깨닫고 알겠는가
능견문각지자(能見聞覺知者) :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은
필시여불성(必是汝佛性) : 반드시 그대의 불성이니라
고(故) : 그런고로
임제운(臨濟云) : 임제대사(臨濟大師)께서 이르시되
사대불해설법청법(四大不解說法聽法) : “사대(四大)는 법을 설하거나 듣지 못하며
허공불해설법청법(虛空不解說法聽法) : 허공(虛空)도 법을 설하거나 듣지 못하나니
지여목전(只汝目前) : 다만 그대의 눈앞에서
역력고명(歷歷孤明) : 역력히 홀로 밝아서
물형단자(勿形段者) : 형상할 수 없는 것이라야
시해설법청법(始解說法聽法) : 비로소 법을 설할 줄도 알고 법을 들을 줄 안다 “ 하시니
소위물형단자(所爲勿形段者) : 이른바 형상할 수 없는 것은
시제불지법인(是諸佛之法印) : 이 모든 부처님의 법인이며
역시여본래심야(亦是汝本來心也) : 이 또한 너의 본래심이니라
수심결(修心訣) - Ⅲ
즉불성(則佛性) : 곧 불성(佛性)이
현재여신(現在汝身) : 현재 그대의 몸에 있거늘
하가외구(何假外求) : 어찌 밖에서 구(求)하리오
여약불신(汝若不信) : 그대가 만일 믿지 아니할까 하여
약거고성(畧擧古聖) : 옛 성현(聖賢)들을 간단히 들어
입도인연(入道因緣) : 입도(入道)한 인연(因緣)을
영여제의(令汝除疑) : 그대로 하여금 의심(疑心)을 제거(除去)하기 위함이니
여순체신(汝須諦信) : 그대는 마땅히 진실(眞實)히 믿을 지어다
석(昔) : 옛날에
이견왕(異見王) : 이견왕이
문바라제존자왈(問婆羅提尊者曰) : 바라제(婆羅提)존자에게 묻되
하자시불(何者是佛) : 무엇이 부처입니까?
존자왈(尊者曰) : 존자 가로되
아견불성(我見佛性) : 자신의 부처님 성품을 보면 부처입니다
왕왈사(王曰師) : 왕이 대사께 가로되
견성부(見性否) : 부처님 성품을 보셨습니까?
존자왈아견불성(尊者曰我見佛性) : 존자 가로되 나는 불성을 보았습니다
왕왈성재하처(王曰性在何處) : 왕이 가로되 성품이 어디에 있습니까
존자왈성재작용(尊者曰性在作用) : 존자 가로대 성품은 작용하는데 있습니다
왕왈시하작용(王曰是何作用) : 왕이 가로되 이 어떠한 작용이기에
아금불견(我今不見) : 나는 지금 보지 못합니까
존자왈금현작용(尊者曰今現作用) : 존자 가로되 지금도 작용하여 드러나고 있지만
왕자불견(王自不見) : 왕이 스스로 보지 못할 뿐입니다
왕왈(王曰) : 왕이 가로되
어아유부(於我有否) : 그러면 나에게도 있습니까?
존자왈왕약작용(尊者曰王若作用) : 존자 가로되 왕께서 만약 작용을 하시면
무유불시(無有不是) : 불성 아님이 없거니와
왕약불용(王若不用) : 왕께서 만약 작용치 아니하면
체역난견(體亦難見) : 몸조차 또한 보기가 어렵습니다
왕왈약당용시(王曰若當用時) : 왕이 가로되 만약 작용할 때에는
기처출현(幾處出現) : 몇 곳에서 나타납니까?
존자왈약출현시(尊者曰若出現時) : 존자 가로되 만약 나타날 때에는
당유기팔(當有其八) : 마땅히 여덟가지가 있습니다
왕왈(王曰) : 왕이 가로되
기팔출현(其八出現) : 그 여덟 가지로 나타나는 것을
당위아설(當爲我說) : 마땅히 나를 위하여 설해 주소서
존자왈재태왈신(尊者曰在胎曰身) : 존자 가로되 태중에 있을 때는 몸이라 하고
처세왈인(處世曰人) : 세상에 나오면 사람이라 하고
재안왈견(在眼曰見) : 눈에 있어서는 보는 것이라 하고
재이왈문(在耳曰聞) : 귀에 있어서는 듣는 것이라 하고
재비변향(在鼻辨香) : 코에 있어서는 냄새 맡는 것이라 하고
재설담론(在舌談論) : 혀에 있어서는 말하는 것이라 하고
재수집착(在手執捉) : 손에 있어서는 잡는 것이라 하고
재족운분(在足運奔) : 발에 있어서는 걸어 다니는 것이라 하니
편현(徧現) : 두루 나타내어 본다면
구해사계(俱該沙界) : 세계를 모조리 덮을 수 있는 모래와 같음이요
수섭(收攝) : 거두어 들여 모으면
재일미진(在一微塵) : 한 티끌 속에도 있을 수 있으니
식자(識者) : 아는 이는
지시불성(知是佛性) : 이것을 불성이라 하고
불식자(不識者) : 모르는 이는
환작정혼(喚作精魂) : 정기신(精,氣,神)이니 백혼령(魄,魂,靈)이니 합니다
왕(王) : 왕이
문(聞) : 이 말씀을 듣고
심즉개오(心卽開悟) : 마음이 열리었느니라
우승(又僧) : 또 어떤 스님이
문귀종화상(問歸宗和尙) : 귀종화상(歸宗和尙)께 묻되
여하시불(如何是佛) : 어떤 것이 부처입니까?
종운(宗云) : 귀종화상께서 이르시되
아금향여도(我今向汝道) : 내가 지금 그대에게 일러주고자 하나
공여불신(恐汝不信) : 그대가 믿지 아니할까 염려 하노라
승운(僧云) : 스님이 이르되
화상성언(和尙誠言) : 화상께서 하시는 진실된 말씀을
언감불신(焉敢不信) : 어찌 감히 믿지 아니 하오리까
사운(師云) : 대사께서 이르시되
즉여시(卽汝是) : 곧 그대가 그(부처)니라
승운(僧云) : 스님이 이르되
여하보림(如何保任) : 어떻게 보림를 하오리까?
사운(師云) : 대사께서 이르시되
일예재안(一翳在眼) : 눈에 흐려짐이 있으면
공화난추(空華亂墜) : 허공꽃도 어지러이 흩어지며 떨어지느니라 하시니
기승(其僧) : 그 스님이
언하(言下) : 이 말씀에
유성(有省) : 깨달음이 있었느니라
상래소거고성(上來所擧古聖) : 이상(以上)에 들어 말한바 옛 성인(聖人)들의
입도인연(入道因緣) : 도(道)에 드신 인연(因緣)이
명백간이(明白簡易) : 명백(明白)하고도 간편하여
불방생력(不妨省力) : 힘을 덜기에 괜찮으니
인차공안(因此公案) : 이러한 공안으로 인하여
약유신해처(若有信解處) : 만약 믿음과 이해가 생기면
즉여고성(卽與古聖) : 곧 옛 성인(聖人)과 더불어
파수공행(把手共行) :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 나아가리라
수심결(修心訣) - Ⅳ
(학인)
문(問) : 물어 가로되
여언견성(汝言見性) : 성품을 보셨다 하셨으니
약진견성(若眞見性) : 만약 참으로 성품을 보셨다면
즉시성인(卽是聖人) : 곧 성인(聖人)인지라
응현신통변화(應現神通變化) : 마땅히 신통변화(神通變化)를 나투어
여인유수(與人有殊) : 다른 사람과 더불어 다른 점이 있을 것이거늘
하고(何故) : 어찌하여
금시수심지배(今時修心之輩) : 지금(至今) 시대(時代)의 마음 닦는 사람들은
무유일인(無有一人) : 한 사람도
발현신통변화야(發現神通變化耶) : 신통변화(神通變化)를 나투지 못하고 있습니까?
(보조)
답여불득경발광언(答汝不得輕發狂言) : 대답해 가로되 그대는 망령된 말을 함부로 하지 말아라
불분사정(不分邪正) : 간사하고 도리에 어긋남(사邪)과 이치에 맞는 진심(정情)을 분간(分揀)하지 못한다면
시위미도지인(是爲迷倒之人) : 이는 미혹하고 거꾸로 된 사람이니
금시학도지인(今是學道之人) : 요즘에 수도(修道, 또는 수행修行)하는 사람들이
구담진리(口談眞理) : 입으로는 진리(眞理)를 말하나
심생퇴굴(心生退屈) : 마음으로는 공부하다가 물러나려는 마음을 내어서
반타무분지실자(返墮無分之失者) : 도리어 자신은 신분(직분)에 자격이 없다고 오인하므로
개여소의(皆汝所疑) : 다 그대의 의심에서 비롯된 바이니
학도(學道) : 도(道)를 배우면서
이부지선후(而不知先後) : 선후(先後)를 알지 못하고
설리(說理) : 참된 이치(理致)를 말하면서
이불분본말자(而不分本末者) : 본말(本末)을 가리지 못하는 자(者)는
시명사견(是名邪見) : 이것을 삿된 소견이라 하고
불명수학(不名修學) : 도를 닦는 다고 할 수 없으니
비유자오(非唯自誤) : 이는 자신만 그르칠 뿐 아니라
겸역오타(兼亦誤他) : 또한 다른 사람까지도 그르치나니
기가불신여(其可不愼歟) : 이 어찌 삼가하지 아니할 바인가
부입도다문(夫入道多門) : 대저 도(道)에 들어오는 문(門)은 많으나
이요언지(以要言之) : 요점을 간추려 정확히 말하면
불출돈오점수양문이(不出頓悟漸修兩門耳) : 돈오(頓悟, 문득 깨달음)와 점수(漸修, 점차로 거치는 수행(修行))와의 두문에서 벗어나지 않으니라
수왈돈오돈수(雖曰頓悟頓修) : 비록 말하기를 돈오돈수(頓悟頓修)가
시최상근기득입야(是最上根機得入也) : 이것이 최상의 근기를 가진 분들이 들어가는 바라 하나
약추과거(若推過去) : 만약 과거(過擧)를 미루어 보건대
이시다생(己是多生) : 이것은 이미 여러 생(生) 동안
의오이수(依悟而修) : 깨달음을 의지하여 닦고 닦어서
점훈이래(漸熏而來) : 점진적으로 익혀 오다가
지어금생(至於今生) : 금생(今生)에 이르러
문즉발오(聞卽發悟) : 법(法)을 듣자마자 문득 깨달아
일시돈필(一時頓畢) : 한꺼번에 여러 경계를 깨달아 마치나니
이실이논(以實而論) : 사실로써 말할진대
시역선오후수지기야(是亦先悟後修之機也) : 이도 또한 먼저 깨닫고 뒤에 닦은 근기(根氣)이니
즉이차돈점양문(則而此頓漸兩門) : 이 돈오(頓悟)와 점수(漸修)의 두문(二門)은
시천성궤철야(是千聖軌轍也) : 일천(一千)의 성현(聖賢)의 밟아온 길이니
즉종상제성(則從上諸聖) : 그러므로 모든 옛 성현(聖賢)들도
막불선오후수(莫不先悟後修) : 먼저 깨닫고 뒤에 닦으셨으며
인수내증(因修乃證) : 이 닦음으로 인(因)하여 증득(證得)하게 된것이니라
소언신통변화(所言神通變化) : 이른바 신통변화(神通變化)라 하는 것은
의오이수(依悟而修) : 깨달음에 의하여 닦어서
점훈소현(漸熏所現) : 점차 훈습(薰習)함으로써 나타나는 것이요
비위오시즉발현야(非謂悟時卽發現也) : 깨닫는 즉시에 발현(發現)하는 것이 아니니라
여경운(如經云) : 경(經)에 이르되
이즉돈오(理卽頓悟) : “ 이치(理致)로는 문득 깨달아
승오병소(乘悟倂消) : 깨달음에 따라 모든 의심이 일시에 사라지나
사비돈제(事非頓除) : 다생(事)에 익힌 습관은 단번에 제거되지 않으므로
인차제진(因次第盡) : 차례로 닦음으로 인하여 이룰 수 있다. “ 하셨느니라
고(故) : 그런고로 또
규봉(圭峰) : 규봉 선사께서는
심명선오후수지의왈식빙지이전수(深明先悟後修之義曰識氷池而全水) : 먼저 깨닫고 뒤에 닦아야 하는 것을 밝혀 말하기를, “ 얼음으로 얼어붙은 연못이 온전하게 물인 줄 알았으나
차양기이용소(借陽氣以鎔消) : 햇볕을 받아야 녹고
오범부이즉불(悟凡夫而卽佛) : 범부가 곧 부처인 줄은 알았으나
자법력이훈수(資法力以薰修) : 법력에 의지하여 훈습하고 닦아야 하니
빙소즉수류윤(氷消則水流潤) : 얼음이 녹은 즉 물의 흐름이 원할해지니
방정개척지공(方呈漑滌之功) : 바야흐로 씻고 닦아 공덕을 나타내야 하고
망진즉심(妄盡則心) : 망념(妄念)이 다한즉
영통(靈通) : 신령스럽게 통하여
응현통광지용(應現通光之用) :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온 누리에 충만된 부처님 공덕의 작용이 나타나게 된다. “ 하시니
시지사상신통변화(是知事上神通變化) : 이것으로 봐서 현실적 밖으로 나타나는 신통변화는
비일일지능성(非一日之能成) : 하루에 능히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점훈이발현야(乃漸熏而發現也) : 점차로 훈습하고 닦아서 나타나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황사상신통(況事上神通) : 신통변화(神通變化)라 하는 것은
어달인분상(於達人分上) : 깨달은 사람의 처지에서는
유위요괴지사(猶爲妖怪之事) : 오히려 요망(妖妄)하고 괴이(怪異)한 일이며
역시성말변사(亦是聖末邊事) : 또한 성현(聖賢)의 본체에서 갈라져 나온 중요하지 않은 지엽적인 일로
수혹현지(雖或現之) : 비록 나타냈다 하더라도
불가요용(不可要用) : 쓸모없이 여기거늘
금시미치배망위(今時迷癡輩妄謂) : 요즘 어리석은 무리들은 함부로 말하기를
일념오시(一念悟時) : “ 한 생각 깨달으면
즉수현무량묘용신통변화(卽隨現無量妙用神通變化) : 곧 한량없는 묘용(妙用)과 신통변화(神通變化)를 얻는다 “ 하는데
약작시해(若作是解) : 만약 이러한 견해(見解)를 가진다면
소위부지선후(所謂不知先後) : 이른바 선후(先後)를 알지 못하며
역불분본말야(亦不分本末也) : 또한 본말(本末)을 분간(分揀)치 못함이니
기부지선후본말(旣不知先後本末) : 이미 선후본말(先後本末)을 분간(分揀)치 못하고
욕구불도(欲求佛道) : 불도(佛道)를 구하고저 한다면
여장방목(如將方木) : 마치 모난 나무를 가지고
두원공야(逗圓孔也) : 둥근 구멍에 맞추려 함이니
기비대착(豈非大錯) : 어찌 큰 잘못이 아니겠는가
기부지방편고(旣不知方便故) : 이미 방편을 알지 못하므로
작현애지상(作懸崖之想) : 고로 현애(懸崖)의 생각(生覺)을 지어서
자생퇴굴(自生退屈) : 스스로 퇴굴심(退屈心)을 내어
단불종성자(斷佛種性者) : 부처의 종성(種性)을 끊는 사람이
불위불다의(不爲不多矣) : 많지 않다 할 수 없느니라
기자미명(旣自未明) : 이미 스스로가 밝지 못함으로
적미신타인유해오처(赤未信他人有解悟處) : 또한 다른사람의 깨친 것을 믿지 아니 하고
견무신통자(見無神通者) : 신통(神通)이 없는자를 보면
내생경만(乃生輕慢) : 이에 업신여김을 내고
기현광성(欺賢誑聖) : 어진 이를 속이고 성현(聖賢)을 속이나니
양가비재(良可悲哉) : 참으로 가히 슬픈 일이로다
수심결(修心訣) - Ⅴ
(학인)
문(問) : 묻되
여언돈오점수양문(汝言頓悟漸修兩門) : 돈오(頓悟, 문득 깨달음)와 점수(漸修, 점차 닦음)의 두 문이
천성궤철야(千聖軌轍也) : 일천성인(一千聖人)의 길이라 하셨는데
오기돈오(悟旣頓悟) : 깨달음을 이미 문득 깨달았다면
하가점수(何假漸修) : 점수(漸修, 점차 닦음)할 필요(必要)가 무엇이며
수약점수(修若漸修) : 만약 닦음이 점차로 닦아야 하는 것이라면
하언돈오(何言頓悟) : 어찌 돈오(頓悟, 문득 깨달음)라 말하리요
돈점이의(頓漸二義) : 돈오(頓悟)와 점수(漸修)의 두가지 뜻을
갱위선설(更爲宣說) : 다시 펴 말씀하시어
영절여의(令絶餘疑) : 남은 의심(疑心)을 제거하게 하소서
(보조)
답(答) : 답(答)하되
돈오자(頓悟者) : 문득 깨달음이라 함은
범부미시(凡夫迷時) : 범부(凡夫)가 미혹 했을 때에
사대위신(四大爲身) : 사대(四大)로 몸을 삼고
망상위심(妄想爲心) : 망상(妄想)으로 마음을 삼기 때문에
부지자성시진법신(不知自性是眞法身) : 자성(自性)이 참 법신(法身)인줄 모르고
부지자기영지시진불야(不知自己靈知是眞佛也) : 자신의 신령스런 지혜가 참(眞)부처인 줄 알지 못하고
심외멱불(心外覓佛) : 마음 밖에서 부처를 구(求)하며
파파낭주(波波浪走) : 물결을 따라 허망(虛妄)하게 돌아다니다가
홀피선지식(忽被善知識) : 돌연(突然)히 문득 선지식(善知識)의
지시입로(指示入路) : 가르침을 만나
일념회광(一念廻光) : 한 생각 돌이켜
견자본성(見自本性) : 자기의 근본 성품을 보니
이차성지(而此性地) : 이 성품(性品)자리에는
원무번뇌(元無煩惱) : 원래(原來) 번뇌(煩惱)가 없고
무루지성(無漏智性) : 무루(無漏)의 지혜 성품이
본자구족(本自具足) : 본래(本來) 스스로 구족(具足)하여
즉여제불(卽與諸佛) : 곧 모든 부처님들과 더불어
분호불수(分毫不殊) : 털끝만큼도 다르지 않다고 여기기 때문에
고(故) : 그런 고로
운돈오야(云頓悟也) : 돈오(頓悟, 문득 깨단음)라 하느니라
점수자(漸修者) : 점수(漸修, 점차로 닦는 수행)라 하는 것은
수오본성여불무수(雖悟本性與佛無殊) : 비록 근본 성품이 부처님과 더불어 다름이 없음을 깨달았으나
무시습기(無始習氣) : 시작을 알 수 없는 아주 먼 옛날부터 익혀온 습관(習慣)를
난졸돈제고(難卒頓除故) : 갑자기 다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의오이수(依悟而修) : 깨달음에 의지하여 닦되
점훈공성(漸熏功成) : 차츰차츰 점차로 익히어 공(功)을 이루어
장양성태(長養聖胎) : 성인(聖人)이 될 수 있는 수양(修養)을 기르면
구구성성(久久成聖) : 오랜 기간이 지나서야 성인(聖人)을 이루게 되므로
고(故) : 그런 고로
운점수야(云漸修也) : 점수(漸修, 점차로 닦음)라 하느니라
비여해자초생지일(比如孩子初生之日) : 비유(比喩)컨대 마치 어린 아이가 갓 태어나는 날에
제근구족(諸根具足) : 모든 감각(感覺)을 갖춤이
여타무이(與他無異) : 다른 사람과 조금도 차이가 없으나
연(然) : 그러나
기력미충(其力未充) : 그 힘이 충실하지 못하여
파경세월(頗經歲月) : 오랜 세월(歲月)이 지난 후에야
방시성인(方始成人) : 비로소 성인(成人)이 되는 것과 같으니라
수심결(修心訣) - Ⅵ
(학인)
문작하방편(問作何方便) : 묻되 어떤 방편(方便)을 지어야
일념회기(一念廻機) : 한 생각(生覺)으로 돌이켜
변오자성(便悟自性) : 문득 자성(自省)을 깨닫게 되겠습니까?
(보조)
답지여자심(答只汝自心) : 대답하되 다만 그대 스스로의 마음이거늘
갱작십마방편(更作什麽方便) : 다시 무슨 방편(方便)을 지으리요?
약작방편(若作方便) : 만약 방편(方便)을 지어서
갱구해회(更求解會) : 다시 알려고 한다면
비여유인(比如有人) : 마치 어떤 사람이
불견자안(不見自眼) : 자기(自己)의 눈을 보지 못한다하여
이위무안(以謂無眼) : 눈이 없는 것이라고 하면서
갱욕구견(更欲求見) : 다시 눈을 구함과 같도다
기시자안(旣是自眼) : 이미 자기(自己)의 눈이거늘
여하갱견(如何更見) : 어찌 다시 보겠는가
약지부실(若知不失) : 만약 잃지 않은 줄 알면
즉위견안(卽爲見眼) : 그것이 곧 눈을 본 것이라
갱무구견지심(更無求見之心) : 다시 보려는 마음마저 없거늘
기유불견지상(豈有不見之想) : 어찌 보이지 아니한다는 생각이 있으리요
자기영지(自己靈知) : 자기(自己)의 신령스런 앎도
역부여시(亦復如是) : 또한 이와 같아서
기시자심(旣是自心) : 이미 자기(自己)의 마음이거늘
하갱구회(何更求會) : 어찌 다시 앎을 구(求)하리오?
약욕구회(若欲求會) : 만약 앎을 구하려면
변회부득(便會不得) : 끝내 얻지 못하리니
단지불회(但知不會) : 다만 알려고 하지 않을 줄만 알면
시즉견성(是卽見性) : 이것이 곧 견성한 것이니라
(학인)
문상상지인(問上上之人) : 묻되 높은 근기를 가진 사람은
문즉이회(聞卽易會) : 들으면 곧 쉽게 알겠지만
중하지인(中下之人) : 중하(中下)근기를 가진 사람은
불무의혹(不無疑惑) : 의혹(疑惑)이 없지 않으니
갱설방편(更說方便) : 다시 방편(方便)을 말씀하시어
영미자(令迷者) : 미혹한 자로 하여금
취입(趣入) : 깨달음에 들어 가게 하옵소서
(보조)
답(答) : 대답해 가로되
도불속지부지(道不屬知不知) : 도(道)는 알고 모르고에 있지 않으니
여(汝) : 그대가
제각장미대오지심(除卻將迷待悟之心) : 어리석어 깨닫기를 기다리니 깨닫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버리고
청아언설(聽我言說) : 나의 말을 들어라
제법(諸法) : 모든 법(法)이
여몽(如夢) : 꿈과 같으며
역여환화(亦如幻化) : 허깨비(幻化)와도 같으니
고(故) : 그러므로
망념(妄念) : 망령(妄靈)된 생각은
본적(本寂) : 본래로 고요하고
진경(塵境) : 티끌(번뇌煩惱)의 경계도
본공(本空) : 본래 공(空)이니라
제법개공지처(諸法皆空之處) : 모든 법이 두루 미치는 공(空)한 곳에
영지불매(靈知不昧) : 신령스런 지혜가 어둡지 않으니
즉차공적영지지심(卽此空寂靈知之心) : 이 공하고 고요하고 신령스런 지혜의 마음이
시여(是汝) : 곧 그대의
본래면목(本來面目) : 본래면목(本來面目, 불성佛性)이며
역시삼세제불(亦是三世諸佛) : 또한 삼세제불(三世諸佛)과
역대조사(歷代祖師) : 역대(歷代) 조사(祖師)와
천하선지식(天下善知識) : 천하의 선지식(善知識)이
밀밀상전저법인야(密密相傳底法印也) : 비밀히 서로 전하여 오신 법인(法印)이니라
약오차심(若悟此心) : 만약 이 마음을 깨달으면
진소위불천계제(眞所謂不踐階梯) : 참으로 이른바 순차적으로 밟지 아니하고
경등불지(徑登佛地) : 지름길로 부처의 지위에 올라서
보보초삼계(步步超三界) : 걸음 걸음이 삼계를 초월하며
귀가돈절의(歸家頓絶疑) : 본래의 집에 돌아가 돈연히 모든 의심을 끊는 지라
변여인천위사(便與人天爲師) : 문득 인간과 하늘의 스승이 되어
비지상자(悲智相資) : 자비와 지혜가 서로 도와
구족이리(具足二利) : 자리이타(自利利他)를 아울러 행하여
감수인천공양(堪受人天供養) : 인간과 하늘의 공양을 능히 받되
일소만량황금(日消萬兩黃金) : 날마다 황금 만냥씩을 써도 되느니라
여약여시(汝若如是) : 그대가 만약 이러하다면
진대장부(眞大丈夫) : 참으로 대장부라
일생능사(一生能事) : 일생에 할일을
기필의(己畢矣) : 이미 마치었다 할지니라
수심결(修心訣) - Ⅶ
(학인)
문(問) : 묻되
거오분상(據吾分上) : 저의 경우에 있어서는
하자시공적영지지심야(何者是空寂靈知之心耶) : 어떠한 것이 공적영지(空寂靈知)의 마음입니까?
(보조)
답(答) : 대답하되
여금문아자(汝今問我者) : 그대가 지금 나에게 묻는 것이
시여공적영지지심(是汝空寂靈知之心) : 바로 그대의 공적영지(空寂靈知)의 마음이거늘
하불반조(何不返照) : 어찌 반조(返照)하지 못하고
유위외멱(猶爲外覓) : 오히려 밖으로 찾는가?
아금거여분상(我今據汝分上) : 내가 지금 그대의 경우(分上)에 의거하여
직지본심(直指本心) : 바로 근본마음(本心)을 가리켜
영여변오(令汝便悟) : 그대로 하여금 문득 깨닫게 하리니
여수정심(汝須淨心) : 그대는 마땅히 마음을 청정(淸淨)히 하여
청아언설(聽我言說) : 나의 말을 들으라
종조지모(從朝至暮) : 아침으로부터 저녁에 이르도록
십이시중(十二時中) : 열 두 때 가운데
혹견혹문(或見或聞) : 혹 보며 혹 들으며
혹소혹어(或笑或語) : 혹 웃으며 혹 말하며
혹진혹희(或嗔或喜) : 혹 성내며 혹 기뻐하며
혹시혹비(或是或非) : 혹 옳다 혹 그르다 하여
종종시위운전(種種施爲運轉) : 가지가지로 베풀어 행하고 운전(運轉)하나니
차도(且道) : 말하여보라
필경(畢竟) : 필경(畢竟)에
시수능이마운전시위야(是誰能伊麽運轉施爲耶) : 이 누가 능히 이와 같이 운전(運轉)을 하고 있는가?
약언색신운전(若言色身運轉) : 만일 색신(色身)이 운전(運轉)한다면
하고(何故) : 무슨 까닭에
유인(有人) : 사람이
일념명종(一念命終) : 한 생각(生覺)을 끊어 목숨을 마치면
도미괴란(都未壞爛) : 시체(屍體)가 아직 썩지 않고 무너지지 아니하였는데
즉안부자견(卽眼不自見) : 눈은 보지 못하며
이불능문(耳不能聞) : 귀는 듣지 못하고
비불변향(鼻不辨香) : 코는 냄새를 맡지 못하며
설부담론(舌不談論) : 혀는 말을 하지 못하고
신부동요(身不動搖) : 몸은 움직이지 못하며
수불집착(手不執捉) : 손은 잡지 못하고
족불운분야(足不運奔耶) : 발은 걷지 못하는가?
시지(是知) : 이것으로 보건대
능견문동작(能見聞動作) : 능히 보고 듣고 움직이는 것이
필시여본심(必是汝本心) : 틀림없이 그대의 본심(本心)이요
불시여색신야(不是汝色身也) : 그대의 색신(色身)이 아님을 알 것이니라
황차색신(況此色身) : 하물며 이 색신(色身)은
사대성공(四大性空) : 사대(四大)의 성품(性品)이 공(空)하여
여경중상(如鏡中像) : 저 거울 속 허상(虛像)과 같으며
역여수월(亦如水月) : 물에 비친 달과 같아서
기능요요상지(豈能了了常知) : 어찌 능(能)히 뚜렷하고 분명(分明)하게 늘 알 수 있겠으며
명명불매(明明不昧) : 또렷하여 의심할 바 없이 어둡지 않게
감이수통항사묘용야(感而遂通恒沙妙用也) : 항하의 모래수와 같이 한량없는 신묘한 작용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
고(故) : 고로
운신통병묘용(云神通幷妙用) : 이르시되 본래 신통과 묘용이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운수급반시(運水及搬柴) : 물 길고 나무 나르는 것이 그대로 신통이니라(형상이 있든 없든 반야도리로 천지우주 만물 이대로 바로 불성이고 신통묘용 한 것)
수심결(修心訣) - Ⅷ
(보조)
차입리다단(且入理多端) : 또한 진리에 들어가는 길이 많으나
지여일문(指汝一門) : 그대에게 한 문(門)을 가르치어
영여(令汝) : 그대로 하여금
환원(還源) : 본원(本願)에 돌아가게 하리니
여(汝) : 그대는
환문아명작조지성마(還聞鴉鳴鵲噪之聲麽) : 저 까마귀와 까치의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느냐?
(학인)
왈문(曰聞) : 가로되 들림니다
(보조)
왈여반문여문성(曰汝返聞汝聞性) : 그대는 본성품(本性品)으로 들음을 돌이켜 들으라
환유허다성마(還有許多聲麽) : 그밖에 거기에는 온갖 소리가 있느냐?
(학인)
왈도저리(曰到這裏) : 가로되 여기 이르러서는
일체성(一切聲) : 일체의 소리와
일체분별(一切分別) : 일체의 분별이
구불가득(俱不可得) : 함께 가히 얻을 수가 없습니다(거기에는 모든 소리와 분별함조차 없습니다)
(보조)
왈기재기재(曰奇哉奇哉) : 가로되 기특하고 기특하도다
차시관음입리지문(此是觀音入理之門) : 이것이 관음보살(觀音菩薩)의 진리에 들어가는 문이로다
아갱문이(我更問你) : 내 그대에게 다시 묻노니
이도(你道) : 그대가 말하기를
도저리(到這裏) : “여기에 이르러서는
일체성(一切聲) : 일체의 소리와
일체분별(一切分別) : 일체의 분별이
총불가득(總不可得) : 모두 가히 얻지 못한다.“ 하니
기불가득(旣不可得) : 이미 아무것도 없으므로 얻지 못한다면
당이마시(當伊麽時) : 이러한 때를 당하여는
막시허공마(莫是虛空麽) : 이것이 허공이 아니냐?
(학인)
왈원래불공(曰元來不空) : 가로되 원래로 공하지도 아니하고
명명불매(明明不昧) : 분명하여 의심할 바 없이 어둡지도 않습니다
(보조)
왈작마생시불공지체(曰作麽生是不空之體) : 가로되 어떠한 것이 공하지 아니한 체성(體性)인가?
(학인)
왈역무상모(曰亦無相貌) : 가로되 또한 형상이 없는지라
언지불가급(言之不可及) : 말로는 가히 미치지 못하나이다
(보조)
왈차시제불제조(曰此是諸佛諸祖) : 가로되 이것이 모든 부처님과 조사의
수명(壽命) : 생명(生命)이요 목숨이니
갱막의야(更莫疑也) : 다시 의심치 말지어다
기무상모(旣無相貌) : 이미 형상(形象)이 없는데
환유대소마(還有大小麽) : 또한 크(大)고 작(小)음이 있겠느냐?
기무대소(旣無大小) : 이미 크(大)고 적(小)음이 없(無)는데
환유변제마(還有邊際麽) : 또한 가장자리(邊)나 끝(際)이 있겠느냐?
무변제고(無邊際故) : 가장자리(邊)나 끝(際)이 없는 고로
무내외(無內外) : 안과 밖이 없고
무내외고(無內外故) : 안과 밖이 없는 고로
무원근(無遠近) : 멀고 가까운 것이 없고
무원근고(無遠近故) : 멀고 가까운 것이 없는 고로
무피차(無彼此) : 너와 내가 없나니
무피차즉무왕래(無彼此則無往來) : 너와 내가 없은즉 오고 가는 것이 없고
무왕래즉무생사(無往來則無生死) : 오고 가는 것이 없은즉 나고 죽는 것이 없고
무생사즉무고금(無生死則無古今) : 나고 죽는 것이 없은즉 옛날과 지금이 없고
무고금즉무미오(無古今則無迷悟) : 옛날과 지금이 없은즉 미혹과 깨달음이 없고
무미오즉무범성(無迷悟則無凡聖) : 미혹과 깨달음이 없은즉 범부와 성인이 없고
무범성즉무염정(無凡聖則無染淨) : 범부와 성인이 없은즉 더러움과 깨끗함이 없고
무염정즉무시비(無染淨則無是非) : 더러움과 깨끗함이 없은즉 옳고 그름이 없고
무시비즉일체명언(無是非則一切名言) : 옳고 그름이 없은즉 일체의 이름과 말로는
구불가득(俱不可得) : 모두 가히 얻을 수 없느니라
기총무여시(旣總無如是) : 이미 이런 것이 이와 같이 모두 없다면
일체근경(一切根境) : 일체의 육근(六根), 육경(六境)과
일체망념(一切妄念) : 일체의 이치(理致)에 어긋나는 헛된 생각과
내지종종상모(乃至種種相貌) : 가지가지의 형상(形象)과
종종명언(種種名言) : 가지가지의 이름과 말로
구불가득(俱不可得) : 얻을 수 없을지니
차기비본래공적(此豈非本來空寂) : 어찌 본래가 공적한 것이 아니며
본래무물야(本來無物也) : 본래로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
연(然) : 그러므로
제법개공지처(諸法皆空之處) : 모든 법(諸法)이 모두 공(空)함의 곳에
영지불매(靈知不昧) : 신령스런 지혜가 어둡지 아니하고
부동무정(不同無情) : 무정물과 같지 아니하며
성자신해(性自神解) : 성품이 스스로 신비롭게 풀리니
차시여(此是汝) : 이것이 곧 그대의
공적영지청정심체(空寂靈知淸淨心體) : 공(空)하고 고요(寂)하고 신령한 지혜(靈知)와 번뇌가 없는(淸淨) 심체(心體)이니라
이차청정공적지심(而此淸淨空寂之心) : 번뇌가 없는 공(空)하고 고요(寂)한 마음은
시삼세제불(是三世諸佛) :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의
승정명심(勝淨明心) : 가지신 청정하고 밝은 마음이며
역시중생(亦是衆生) : 또 일체중생의
본원각성(本源覺性) : 본래 서원(誓願)인 성품(性品)을 깨닫는 것이니
오차이수지자(悟此而守之者) : 이것을 깨달아 지키는 이는
좌일여이부동해탈(坐一如而不動解脫) : 차별을 떠난 자리인 해탈에서 흔들리지 않게 되고
미차이배지자(迷此而背之者) : 이것을 미혹하여 배반하는 자는
왕육취(往六趣) : 육취로 나아가
이장겁윤회(而長劫輪廻) : 긴 겁을 윤회 하느니라
고(故) : 그런고로
운(云) : 말씀하시기를
미일심이왕육취자(迷一心而往六趣者) : “ 한 마음을 미혹하여 육취로 가는 자는 자성을
거야(去也) : 떠나는 것이요
동야(動也) : 흔들리는 것이며
오법계이복일심자(悟法界而復一心者) : 법계를 깨우쳐 한 마음을 회복한 자는 자성에
래야(來也) : 돌아오는 것이오
정야(靜也) : 고요함이라. “ 하시니
수미오지유수(雖迷悟之有殊) : 비록 미혹함과 깨우침은 다르나
내본원즉일야(乃本源則一也) : 그 본원은 하나이니라
소이운(所以) : 그러므로
운(云) : 이르시되
언법자(言法者) : “말한바 법이라는 것은
위중생심(謂衆生心) : 중생의 마음이니라.“
이차공적지심(而此空寂之心) : 이 공(空)하고 고요한 마음은
재성이부증(在聖而不增) : 성인(聖人)에게서도 늘지 아니하고
재범이불감(在凡而不減) : 범부(凡夫)에게서도 줄지 않느니라
고(故) : 그러므로
운(云) : 말씀하시되
재성지이불요(在聖智而不耀) : “성인(聖人)의 지혜 가운데에서도 빛나지 아니하고
은범심이불매(隱凡心而不昧) : 범부(凡夫)의 마음에서도 숨어 어둡지 않느니라.“ 하시니
기부증어성(旣不增於聖) : 이미 성인에게 더하지도 아니하고
불소어범(不少於凡) : 범부에게 덜하지도 아니한데
불조(佛祖) : 부처님과 조사가
해이이어인(奚以異於人) : 무엇이 사람들과 다름이 있겠는가
이소이이어인자(而所以異於人者) : 그러나 사람들과 다르다 하는 이유는
능자호심념이(能自護心念耳) : 능히 스스로 마음과 생각을 지키는 것 뿐이니라
수심결(修心訣) - Ⅸ
여(汝) : 그대가
약신득급(若信得及) : 만약 믿음을 얻으면
의정(疑情) : 모든 의심이
돈식(頓息) : 문득 쉬리니
출장부지지(出丈夫之志) : 장부(丈夫)의 뜻을 내며
발진정견해(發眞正見解) : 진정(眞正)한 견해(見解)를 발(發)하여
친상기미(親嘗其味) : 친(親)히 그 맛을 느껴보고
자도자긍지지(自到自肯之地) : 스스로 긍정할 수 있는 땅(경계)에 이르면
즉시위수심인(則是爲修心人) : 이것이 마음 닦는 사람이
해오처야(解悟處也) : 깨달을 곳이니라
갱무계급차제(更無階級次第) : 더욱 계급(階級)과 차제(次第)도 없느니라
고(故) : 그러므로
운돈야(云頓也) : 돈오(頓悟, 문득 깨달음)라 부르며
여운(如云) : 또 말씀하시기를
어신인중(於信因中) : “ 이르되 믿음에 의거함은
계제불과덕(契諸佛果德) : 모든 부처님의 과덕(果德)에 부합함에
분호불수(分毫不殊) : 털끝만큼도 다르지(어기지) 아니하여야
방성신야(方成信也) : 바야흐로 믿음을 이룬다. “ 하셨느니라
(학인)
문기오차리(問旣悟此理) : 묻되 이미 이런 이치를 깨달아
갱무계급(更無階級) : 다시 계급이 없는데
하가후수(何假後修) : 어찌 뒤에 다시 닦아서
점훈점성야(漸熏漸成耶) : 점점 취하고(익히고) 점점 이룬다 합니까?
(보조)
답(答) : 대답하시되
오후점수지의(悟後漸修之義) : 깨친 뒤에 점점 닦는 뜻을
전이구설(前已具說) : 전에 이미 갖추어 말하였거늘
이부의정(而復疑情) : 아직도 의심을 놓지 못하니
미석불방중설(未釋不妨重說) : 한번 더 말하여 주는 것도 무방하리니
여수정심(汝須淨心) : 그대는 마땅히 마음을 청정히 하여
제청제청(諦聽諦聽) :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으라
범부(凡夫) : 범부가
무시광대겁래(無始曠大劫來) : 처음을 알 수 없는 오랜 옛부터
지어금일(至於今日) : 오늘에 이르기까지
유전오도(流轉五道) : 오도(五道: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인간(人間),천상(天上))에 윤회하여
생래사거(生來死去) : 생을 받아 올때나 죽어 갈때나
견집아상(堅執我相) : 나(我)라는 것에 굳게 집착하는
망상전도(妄想顚倒) : 망령된 생각으로 거꾸로 된 잘못된 생각을 가져
무명종습(無明種習) : 생긴 습관의 종자로 인한 어두워진 진리(眞理)가
구여성성(久與成性) : 오랜 기간 동안 성품으로 만들어져 왔으므로
수도금생(雖到今生) : 비록 금생에 이르러서
돈오자성(頓悟自性) : 문득 자성을 깨달아
본래공적(本來空寂) : 본래 갖추고 있는 성품이
여불무수(與佛無殊) : 부처님과 더불어 다르지 않음을 알았으나
이차구습(而此舊習) : 이 옛 습관은
졸난제단고(卒難除斷故) : 갑자기 제거하기가 어려운 고로
봉역순경(逢逆順境) : 역경(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과 순경(뜻한 일이 마음먹은 대로 되어 가는 경우)을 만나면
진희시비(嗔喜是非) : 성내고 기뻐하고 옳고 그름이
치연기멸(熾然起滅) : 활활 타오르는 듯 일어났다 사라지니
객진번뇌(客塵煩惱) : 본래 있는 것이 아닌 마음의 번뇌는
여전무이(與前無異) : 예전과 다름이 없으니
약불이반야가공착력(若不以般若加功着力) : 만약 반야로써 공을 들이고 힘을 쓰지 아니하면
언능대치무명(焉能對治無明) : 어찌 능히 무명을 다스리고 바로 잡아
득도대휴대헐지지(得到大休大歇之地) : 크게 쉬고 크게 쉬는(마음의 번뇌을 없애 마음을 쉬는) 땅(경계)에 이르겠는가
여운(如云) : 이르시되
돈오수동불(頓悟雖同佛) : “문득 깨달으면 비록 부처님과 같으나
다생습기심(多生習氣深) : 여러 생에 습기가 깊으므로
풍정(風停) : 바람이 멈추었어도
파상용(波尙湧) : 물결은 여전히 출렁거리고
이현(理現) : 진리가 나타나도
염유침(念猶侵) : 망념은 여전히 엄습한다.“ 하였으며
우고선사운(又杲禪師云) : 또 종고선사(宗杲禪師)께서 말씀하시되
왕왕(往往) : “간혹
이근지배(利根之輩) : 총명한 근기(根機)의 무리들은
불비다력(不費多力) : 많은 힘을 드리지 아니하고
타발차사(打發此事) :이 일을 깨닫고는
변생용이지심(便生容易之心) : 문득 용이하다는 생각을 내어
갱불수치(更不修治) : 더욱 닦고 닦지 아니하다가
일구월심(日久月深) : 날이 오래 가고 달은 깊어가
의전유랑(依前流浪) : 전과 같이 떠돌아다니다가
미면윤회(未免輪廻) : 윤회를 면치 못한다.“ 하시니
즉기가이일기소오(則豈可以一期所悟) : 어찌 가히 한 때에 깨친 바로써
변발치후수야(便撥置後修耶) : 문득 후에 닦는 것을 저버리리요
고(故) : 그러므로
오후(悟後) : 깨달은 뒤에
장수조찰(長須照察) : 모름지기 항상(恒常) 비추고 살펴서
망념(妄念) : 망념이
홀기(忽起) : 홀연히 일어나거든
도불수지(都不隨之) : 대개(大蓋) 마음대로 되지 않으나
손지우손(損之又損) : 덜고 또 덜어서
이지무위(以至無爲) : 덜 것이 없을 때
방시구경(方始究境) : 비로소 궁극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니
천하선지식(天下善知識) : 천하의 선지식이
오후목우행(悟後牧牛行) : 깨달은(증오證悟) 후에 목우행(소牛 기르는牧 행行 ; 깨달은 후에 닦는 보임수행(保任修行)을 말함)하는
시야(是也) : 것이니라
수유후수(雖有後修) : 비록 후에 닦음이 있다 하나
이선돈오망념본공심성본정(已先頓悟妄念本空心性本淨) : 망념(妄念)이 본래에 공(空)하고 심성(心性)이 본래 청정(淸淨)한줄 이미 깨달았으므로
어악단(於惡斷) : 악을 끊되
단이무단(斷而無斷) : 끊음이 끊은 바가 없고
어선수(於善修) : 선을 닦되
수이무수(修而無修) : 닦음이 없나니
차내진수진단의(此乃眞修眞斷矣) : 이것이 비로소 참으로 닦는 것이고 참으로 끊는 것이니라
고(故) : 그러므로
운수비수만행(云雖備修萬行) : 이르시되 “ 비록 만행을 갖추어 닦는다 하여도
유이무념위종(唯以無念爲宗) : 오직 무념으로 종(宗)을 삼는다. " 하시고
규봉(圭峰) : 규봉선사(圭峰禪師)께서
총판선오후수지의운(總判先悟後修之義云) : 먼저 깨닫고 뒤에 닦는 뜻을 총괄하여 판단해 말씀하시길
돈오차성(頓悟此性) : “ 문득 깨달음의 성품은
원무번뇌(元無煩惱) : 원래 번뇌가 없고
무루지성(無漏智性) : 번뇌가 없는 지혜의 성품은
본자구족(本自具足) : 본래 스스로 갖추어 있어
여불무수(與佛無殊) : 부처님과 더불어 다름이 없음을
의차이수자(依此而修者) : 이에 의지하여 닦는 것을
시명최상승선(是名最上乘禪) : 이것을 최상승선이라 이름하며
역명여래청정선야(亦名如來淸淨禪也) : 또한 여래(如來)의 청정선(淸淨禪)이라 부르며
약능염염수습(若能念念修習) : 만약 능히 생각 생각을 닦아 익히면
자연점득백천삼매(自然漸得百千三昧) : 자연히 점점 백천(百千)가지 온갖 삼매(三昧)를 얻으리니
달마문하(達磨門下) : 달마대사(達磨大師)의 문하에서
전전상전자시차선야(展轉相傳者是此禪也) : 대대로 전하여 온 것이 곧 이 선법이니라 “ 하셨으니
즉돈오점수지의(則頓悟漸修之義) : 즉 문득 깨닫고(頓悟) 후에 점차 닦는(漸修) 도리가
여거이륜(如車二輪) : 수레의 두 바퀴 같아서
궐일불가(闕一不可) : 하나만 빠뜨려도 옳지 않느니라
혹자(或者) : 어떤 이는
부지선악성공(不知善惡性空) : 선과 악의 성품이 공(空)함을 알지 못하면서
견좌부동(堅坐不動) : 굳이 앉아 움직이지 아니하면(먼저 해오(解悟)를 하지않고 무작정 앉아있는 것은)
날복신심(捺伏身心) : 몸과 마음을 억지로 누르는 것과
여석압초(如石壓草) : 마치 돌로 풀을 누르는 것 같이
이위수심(以爲修心) : 마음을 닦는 것이니
시대혹의(是大惑矣) : 이것은 크게 미혹(잘못)함이로다
고(故) : 그러므로
운(云) : 말씀하시기를
성문(聲聞) : “ 성문(聲聞)은
심심단혹(心心斷惑) : 마음 마음이 미혹을 끊으려 하나
능단지심시적(能斷之心是賊) : 능히 끊으려는 그 마음이 바로 도적이니라 “ 하시니
단체관살도음망(但諦觀殺盜淫妄) : 다만 살생(殺生), 투도(偸盜), 사음(邪淫), 망어(妄語)가
종성이기(從性而起) : 성품으로부터 일어남을 좇기만 하면
기즉무기(起卽無起) : 일어나되 일어난 것이 없이
당처변적(當處便寂) : 그 자리가 바로 문득 고요한 곳이니
하수갱단(何須更斷) : 어찌 다시 끊으려 하겠는가?
소이(所以) : 그런고로
운(云) : 이르시되
불파염기(不怕念起) : “망념이 일어나는 것을 두러워 하지 말고
유공각지(唯恐覺遲) : 오직 깨달음이 더딤을 두려워하라.“ 하셨고
우운(又云) : 또 이르시되
염기즉각(念起卽覺) : “ 망념이 일어나면 곧 깨달으라(망념이 일어나면 다만 망념인 줄만 알아두면)
각지즉무(覺之卽無) : 깨달으면 곧 없어진다(망념이 스스로 없어지나니 절대로 성가시게 여기지 말며 두려워하지도 말라). ” 하셨으니
고(故) : 그런고로
오인분상(悟人分上) : 깨달은 사람의 경우에는
수유객진번뇌(雖有客塵煩惱) : 비록 객진번뇌(客塵煩惱)가 있으나
구성제호(俱成醍醐) : 모두 제호(醍醐:가장 좋은 맛)를 이루나니
단조혹무본(但照或無本) : 다만 미혹된 마음이 근본 없는 자리임을 비추어 알면
공화삼계(空華三界) : 허공꽃과 같은 삼계가
여풍권연(如風卷煙) : 바람에 연기가 걷어 지듯이
환화육진(幻化六塵) : 허깨비(幻化)같은 육진(육경六境)이
여탕소빙(如湯消氷) : 끓는 물에 얼음이 녹는 듯 하리라
약능여시염념수습(若能如是念念修習) : 만약 능히 이와 같이 생각 생각마다 닦고 익혀서
불망조고(不忘照顧) : 비추어 봄을 잊지(불성佛性) 아니하고
정혜등지(定慧等持) : 정과 혜를 평등하게 가지면
즉애오(則愛惡) : 곧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이
자연담박(自然淡薄) : 자연히 희박해지고
비지(悲智) : 자비와 지혜가
자연증명(自然增明) : 자연히 늘어나며
죄업(罪業) : 죄의 업은
자연단제(自然斷除) : 자연히 끊어 없어지고
공행(功行) : 공덕(功德)과 수행(修行)은
자연증진(自然增進) : 자연히 늘어 나아가고
번뇌진시(煩惱盡時) : 번뇌가 다하는 때에는
생사즉절(生死卽絶) : 생사가 바로 끊어지리라
약미세유주(若微細流注) : 만약 미세한 몸속 깊은 병(번뇌)까지도
영단(永斷) : 영원히 끊어지고
원각대지(圓覺大智) : 부처님의 원만한 깨달음의 큰 지혜가
낭연독존(朗然獨存) : 홀로 밝아지면
즉현천백억화신(卽現千百億化身) : 곧 천백억 화신을 나투어
어시방국중(於十方國中) : 시방세계 어느 곳이든
부감응기(赴感應機) : 중생의 감(感)과 부처님의 응(應)이 서로 통하여
사월현구소(似月現九霄) : 마치 달이 중천에 있어
영분만수(影分萬水) : 그림자가 여러 갈래의 많은 물에 비치듯
응용무궁(應用無窮) : 쓰이는 곳에 따라 한량없어서
도유연중생(度有緣衆生) : 인연있는 중생을 제도하되
쾌락무우(快樂無憂) : 즐거움에 근심이 없으므로
명지위대각세존(名之爲大覺世尊) : 그 이름을 대각세존이라 하느니라
수심결(修心訣) - Ⅹ
(학인)
문(問) : 묻되
후수문중(後修門中) : 깨달은 후에 닦아 들어가는 문에서
정혜등지지의(定慧等持之義) : 정(定)과 혜(慧)를 균등하게 갖는다는 뜻을
실미명료(實未明了) : 아직 참으로 명백히 알지 못하오니
갱위선설(更爲宣說) : 다시 베풀어 말씀하시어
위시개미(委示開迷) : 자세히 일러주시어 미혹함을 깨우쳐
인입해탈지문(引入解脫之門) : 해탈의 문에 들어 가게 하소서
(보조)
답(答) : 대답하시되
약설법의(若說法義) : 만약 법의(法義: 불법佛法의 근본根本 뜻義)를 말한다면
입리천문(入理千門) : 진리에 드는 문이 많으나
막비정혜(莫非定慧) : 정(定)과 혜(慧)가 아닌 것이 없고
취기강요(取其綱要) : 그 가장 중요한 부분를 취한다면
즉단자성상체용이의(則但自性上體用二義) : 오직 자신의 성품에서 체(體:본체)와 용(用:작용,현상) 두 가지 뜻이니
전소위공적영지(前所謂空寂靈知) : 앞에 말한 공적영지(空寂靈知)가
시야(是也) : 이것 이니라
정시체(定是體) : 정(定) 이것은 본체요
혜시용야(慧是用也) : 혜(慧) 이것은 작용(또는 현상現象)이니
즉체지용고(卽體之用故) : 곧 본체로 인한 작용(또는 현상現象)인 고로
혜불리정(慧不離定) : 지혜(智慧)가 선정(禪定)을 여의지 아니하며
즉용지체고(卽用之體故) : 작용에 있어서는 본체로 인함이니라
정불리혜(定不離慧) : 선정이 지혜를 여의지 아니하며
정즉혜고(定則慧故) : 선정이 곧 지혜인 고로
적이상지(寂而常知) : 고요하면서 항상 앎이 있고
혜즉정고(慧則定故) : 지혜가 곧 선정인 까닭에
지이상적(知而常寂) : 앎이 있으면서 항상 고요하나니
여조계운(如曹溪云) : 조계대사(曹溪大師: 육조혜능)께서 말씀하시기를
심지무란(心地無亂) : “ 마음 바탕에 어지러움이 없는 것이
자성정(自性定) : 자성(自性)에서 선정(禪定)이요
심지무치(心地無癡) : 마음 바탕에 어리석음이 없는 것이
자성혜(自性慧) : 자성(自性)에서 지혜(智慧)이니라 “ 하셨으니
약오여시(若悟如是) : 만약 이와 같이 깨치어
임운적지(任運寂知) : 고요함과 앎에 관하여 그대로 내버려 두고
차조무이(遮照無二) : 가림과 밝게 비춤이 둘이 아님을 알고
즉시위돈문개자(則是爲頓門箇者) : 만약 이에 문득 깨달음으로 들어가려는 이는
쌍수정혜야(雙修定慧也) : 정(定)과 혜(慧)를 쌍으로 닦아야 하느니라
약언선이적적(若言先以寂寂) : 만약 말하기를 “ 먼저 고요하고 고요함으로써
치어연려(治於緣慮) : 분별 망상을 다스리고
후이성성(後以惺惺) : 뒤에서야 맑고 또렷함으로써
치어혼주(治於昏住) : 혼침(昏沈)을 그치게 다스리는 것은
선후대치(先後對治) : 선(先)과 후(後)를 대치함으로서
균조혼란(均調昏亂) : 혼침과 산란을 균등하게 조절하여
이입어정자(以入於靜者) : 선정에 들어간다 “ 한다면
시위점문열기(是爲漸門劣機) : 이는 점차로 깨닫는 열등한 근기를
소행야(所行也) : 행하는 바니라
수운성적등지(雖云惺寂等持) : 비록 또렷함과 고요함을 균등하게 갖는다 하나
미면취정위행(未免取靜爲行) : 고요함을 취하여 수행을 삼으려 함을 면하지 못하니
즉기위요사인(則豈爲了事人) : 어찌 일을 마친 사람이
불리본적본지(不離本寂本知) : 본래 고요함과 본래 앎마저 함께 여의지 아니하고
임운쌍수자야(任運雙修者也) : 어찌 있는 그대로 쌍(정혜)으로 닦는 것이라 할 수 있겠는가
고(故) : 그런고로
조계운(曹溪云) : 조계대사(曹溪大師: 육조혜능)께서 말씀하시기를
자오수행(自悟修行) : “스스로 깨닫고 수행하는 것은
부재어쟁(不在於諍) : 다툼에 있지 않나니
약쟁선후(若諍先後) : 만약 선과 후를 다투면
즉시미인(卽是迷人) : 곧 미혹한 사람이니라“
즉달인분상(則達人分上) : 곧 통달한 사람의 분상(경우)에서는
정혜등지지의(定慧等持之義) : 선정과 지혜를 평등하게 지닌다는 것을
불락공용(不落功用) : 애써서 마음을 지어 이루려 하지 않으니
원자무위(元自無爲) : 본래부터 생멸인연(生滅因緣)을 떠난 자리이므로
갱무특지시절(更無特地時節) : 이제 다시는 특별한 곳이나 때가 없느니라
견색문성시(見色聞聲時) : 색깔을 보거나 소리를 들을 때에도
단이마(但伊麽) : 다만 그저 그렇게 하고
착의끽반시(著衣喫飯時) : 옷을 입거나 밥을 먹을 때에도
단이마(但伊麽) : 다만 그저 그렇게 하고
아시송뇨시(屙屎送尿時) : 대변을 보거나 소변을 볼 때도
단이마(但伊麽) : 다만 그저 그렇게 하고
대인접화시(對人接話時) : 사람을 대하여 말을 할 때도
단이마(但伊麽) : 다만 그저 그렇게 하고
내지행주좌와(乃至行住坐臥) : 행하고 머물고 앉고 누울 때와
혹어혹묵(或語或默) : 혹 말하고 혹 묵묵하고
혹희혹노(或喜或怒) : 혹 기뻐하고 혹 성내는 데에 이르기 까지
일체시중(一切時中) : 일체의 시간에
일일여시(一一如是) : 낱낱이 그와 같이 하되
사허주가랑(似虛舟駕浪) : 마치 빈 배를 물결 위에 띄우면
수고수하(隨高隨下) :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는 것 같으며
여류수전산(如流水轉山) : 물이 산을 돌아갈때
우곡우직(遇曲遇直) : 굽을 때도 있고 곧을 때도 있는 것 같이
이심심무지(而心心無知) : 능히 마음 마음이 나타나지 않으리라
금일(今日) : 오늘도
등등임운(騰騰任運) : 거리낌 없이 자유로우며
명일(明日) : 내일도
임운등등(任運騰騰) : 거리낌 없이 자유로워
수순중연(隨順衆緣) : 온갖 인연이 순순히 따라오므로
무장무애(無障無礙) : 아무런 막힘이나 걸림이 없으며
어선어악(於善於惡) : 선과 악에 관하여서도
부단불수(不斷不修) : 닦음도 없고 끊음도 없으며
질직무위(質直無僞) : 곧고 거짓됨도 없어
시청심상(視聽尋常) : 보고 듣는 것에 대수롭지 않느니라
즉절일진이작대(則絶一塵而作對) : 한 티끌도 상대할 것이 없는데
하로견탕지공(何勞遣蕩之功) : 어찌 애써서 방탕한 생각을 떨쳐버리는 공부를 하겠는가
무일념이생정(無一念而生情) : 한 생각 마음의 작용(情)도 낼 것이 없는지라
불가망연지력(不假忘緣之力) : 이를테면 인연을 잊으려고 힘을 쓸 필요도 없느니라
연(然) : 그러나
장롱습중(障濃習重) : 업장(業障)이 두텁고 습기(習氣)가 무거우며
관열심부(觀劣心浮) : 살핌이 약하고 마음이 들떠
무명지력대(無明之力大) : 무명(無明)의 힘은 크고
반야지력소(般若之力小) : 반야(般若)의 힘은 작으므로
어선악경계(於善惡境界) : 선과 악의 경계에 관하여
미면피동정호환(未免被動靜互換) : 동요함과 고요함에 끄달리지 않을 수 없어
심불염담자(心不恬淡者) : 마음이 편안하고 맑지 않은 이에게는
불무망연견탕공부의(不無妄緣遣蕩功夫矣) : 인연(因緣)을 잊고 방탕(放蕩)한 생각을 떨쳐버리는 공부(功夫)를 얻지 못할지니
여운육근(如云六根) : 대저 이르되 “ 육근(六根)이
섭경(攝境) : 경계(境界)를 대하되
심불수연(心不隨緣) : 마음이 인연(因緣)에 따르지 아니하는 것을
위지정(謂之定) : 선정(禪定)이라 하고
심경구공(心境俱空) : 마음과 경계(境界)가 모두 공(空)하여
조감무혹(炤鑑無惑) : 미혹(迷惑)없이 밝게 비추는 것을
위지혜(謂之慧) : 지혜(智慧)라 한다“ 하였느니라
차수수상문정혜(此雖隨相門定慧) : 이것이 비록 수상문(隨相門)의 정과 혜로
점문열기(漸門劣機) : 점차 닦는 하열한 근기가
소행야(所行也) : 행하는 바이나
대치문중(對治門中) : 비교하여 맞추고 다스리는 공부는
불가무야(不可無也) : 없어서는 안되느니라
약도거(若掉擧) : 만약 산란심이
치성즉선이정문(熾盛則先以定門) : 불같이 일어난 즉 먼저 선정으로써
칭리섭산(稱理攝散) : 흩어진 마음을 평안하게 다스려
심불수연(心不隨緣) : 마음이 인연(因緣)에 따르지 않고
계호본적(契乎本寂) : 본래 고요한 자리에 계합하도록 하며
약혼침우다즉(若昏沉尤多則) : 만약 혼침(졸음)이 많거든
차이혜문(次以慧門) : 다음으로 지혜로 들어가는 문으로
택법관공(擇法觀空) : 법을 택하고 공을 관하여
조감무혹(照鑑無惑) : 미혹(迷惑)함이 없이 살펴 비추어
계호본지(契乎本知) : 근본 지혜에 계합하게 해야 하느니라
이정(以定) : 선정으로써
치호난상(治乎亂想) : 어지러운 생각을 다스리고
이혜(以慧) : 지혜로써
치호무기(治乎無記) : 무기(無記: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음)를 다스려
동정상(動靜相) : 동요함과 고요함을
망(亡) : 잊어
대치공(對治功) : 서로 맞추고 대조하여 다스리는 공부를
종(終) : 마치면
즉대경이연념귀종(則對境而念念歸宗) : 곧 경계를 대하되 생각 생각에 근본(根本)에 돌아가고
우연이심심계도(遇緣而心心契道) : 인연을 만나 마음 마음이 도에 계합해서
임운쌍수(任運雙修) : 있는 그대로 쌍(정혜)으로 닦아야
방위무사인(方爲無事人) : 바야흐로 일 없는 사람이 될것이니
약여시즉진가위정혜등지(若如是則眞可謂定慧等持) : 만약 이와 같이 하면 참으로 선정과 지혜를 균등하게 가져
명견불성자야(明見佛性者也) : 불성을 분명히 본 사람이라 하느니라
수심결(修心訣) - XI
(학인)
문거여소판(問據汝所判) : 묻되 판단하신 대로 한다면
오후수문중(悟後修門中) : 깨달은 후의 닦음 가운데
정혜등지지의(定慧等持之義) : 정과 혜를 균등하게 하는 뜻에
유이종(有二種) : 두가지가 있으니
일(一) : 하나는
자성정혜(自性定慧) : 자성정혜(自性定慧)요
이(二) : 또 하나는
수상정혜(隨相定慧) : 수상정혜(隨相定慧)라
자성문즉왈(自性門則曰) : 자성문(自性門) 정혜를 말하면
임운적지(任運寂知) : “본래 고요하고 본래 아는 것이고
원자무위(元自無爲) : 본래 생멸인연(生滅因緣)이 떠난지라
절일진이작대(絶一塵而作對) : 한 티끌도 상대되는 것이 없거니
하로견탕지공(何勞遣蕩之功) : 어찌 방탕한 생각을 떨쳐버리려 공부하며 애쓰겠는가
무일념이생정(無一念而生情) : 한 생각도 망념(妄念)을 낼 것이 없으니
불가망연지력(不假忘緣之力) : 인연을 잊으려는 힘이 필요하지 않다“ 하셨고
판운(判云) : 판단하여 말하되
차시돈문개자(此是頓門箇者) : “이것은 문득 깨달은 사람이
불리자성(不離自性) : 자성(自性)을 떠나지 않고
정혜등지야(定慧等持也) : 선정과 지혜를 균등히 지니는 것이라“ 하셨으며
수상문즉왈(隨相門則曰) : 수상문(隨相門) 정혜를 말하면
칭리섭산(稱理攝散) : "이치에 맞게 흩어진 마음을 거두며
택법관공(擇法觀空) : 법을 택하고 공을 관하되
균조혼란(均調昏亂) : 혼침(惛沈:졸음)과 산란을 고르게 조절해서
이입무위(以入無僞) : 무위(無僞)의 경계에 들어간다“ 하셨고
판운(判云) : 판단하여 말하되
차시점문열기(此是漸門劣機) : “이것은 점차로 닦아 들어가는 열등한 근기의
소행야(所行也) : 행하는 바라“ 하셨으나
취차양문정혜(就此兩門定慧) : 이에 정과 혜, 두 문에 들어감에
불무의언(不無疑焉) : 의심이 없지는 않습니다
약언(若言) : 만약 말하기를
일인소행야(一人所行也) : 한 사람이 수행하는데 있어
위부선의자성문(爲復先依自性門) : 먼저 자성문(自性門)에 의지하여
정혜쌍수연후(定慧雙修然後) : 정과 혜를 쌍으로 닦은 연후에
갱용수상문대치지공야(更用隨相門對治之功耶) : 다시 수상문(隨相門)으로 다스리는 공부을 해야 합니까?
위부선의수상문(爲復先依隨相門) : 그렇지 않으면 먼저 수상문(隨相門)에 의지하여
균조혼란연후(均調昏亂然後) : 혼침과 산란을 고르게 고룬 연후에
이입자성문야(以入自性門耶) : 자성문(自性門)에 들어가야 합니까?
약선의자성정혜즉임운적지(若先依自性定慧則任運寂知) : 만약 먼저 자성문(自性門) 정혜에 의지한즉 본래 고요하고 본래 아는 것을
갱무대치지공(更無對治之功) : 더 이상 비교하여 맞추고 다스리는 공부가 필요하지 않거늘
하수갱취수상문정혜야(何須更取隨相門定慧耶) : 어찌 모름지기 다시 수상문(隨相門) 정혜를 취함이 필요합니까?
여장호옥조문상덕(如將皓玉彫文喪德) : 희고 깨끗한 옥에 문장(文章)을 새겨 옥의 공덕을 해치는 것과 같습니다
약선이수상문정혜(若先以隨相門定慧) : 만약 먼저 수상문정혜(隨相門定慧)로써
대치공성연후(對治功成然後) : 맞추고 다스리는 공부를 이룬 연후에
취어자성문즉완시점문중열기(趣於自性門則宛是漸門中劣機) : 자성문으로 나가야 한다면 이것은 완연히 점차로 닦는 열등한 근기가
오전점훈야(悟前漸熏也) : 깨닫기 전에 점차로 닦아 익히는 것인데
기운(豈云) : 어찌 말하기를
돈문개자(頓門箇者) : “문득 깨닫는 사람이
선오후수(先悟後修) : 먼저 깨닫고 뒤에 닦는
용무공지공야(用無功之功也) : 공(功) 들임이 없이 공을 닦는 것이라“ 하겠습니까?
약일시(若一時) : 만약 동시에
무전후즉이문정혜(無前後則二門定慧) : 전후가 없다하여도 두 문(자성문,수상문)의 정혜(定慧)에
돈점유이(頓漸有異) : 돈(頓)과 점(漸)이 차이가 있나니
여하일시(如何一時) : 어찌 동시에
병행야(竝行也) : 나란히 행할 수 있겠습니까?
즉돈문개자(則頓門箇者) : 문득 깨닫음에 들어가는 사람은
의자성문(依自性門) : 자성문을 의지하여
임운망공(任運忘功) : 점차 있는 그대로의 공부는 잊고
점문열기(漸門劣機) : 점차 닦음으로 들어가는 열등한 근기는
취수상문(趣隨相門) : 수상문을 의지하여
대치노공(對治勞功) : 비교하여 맞추고 다스리는 공부에 힘써야 하나니
이문지기돈점(二門之機頓漸) : 두 문(자성문,수상문)의 근기가 돈(頓)과 점(漸)이
부동(不同) : 같지 않고
우열(優劣) : 수승함과 열등함이
교연(皎然) : 명백(明白)하고 분명(分明)한데
운하선오후수문중(云何先悟後修門中) : 어찌 먼저 깨닫고 뒤에 닦는 문에서
병석이종야(竝釋二種耶) : 두가지를 같이 풀이 할 수 있겠습니까?
청위통회(請爲通會) : 청컨대 뜻이 잘 통(通)하도록 해석(解釋)하시어
영절의정(令絶疑情) : 의심을 풀어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보조)
답(答) : 대답하시되
소석교연(所釋皎然) : 이미 해석한 것이 명백하거늘
여자생의(汝自生疑) : 그대는 스스로 의심을 내는도다
수언생해(隨言生解) : 말을 따라 풀이하려 하면
전생의혹(轉生疑惑) : 더욱 더 의혹이 생기고
득의망언(得意忘言) : 뜻을 얻어 말을 잊으면
불로치힐(不勞致詰) : 애써 물을 필요가 없음이로다
약취양문(若就兩門) : 만약 두 문에 관하여
각판소행(各判所行) : 수행을 판단하건데
즉수자성정혜자(則修自性定慧者) : 자성정혜를 닦는 사람은
차시돈문(此是頓門) : 문득 깨닫는 것이
용무공지공(用無功之功) : 공(功) 들임 없이 공을 닦는 것으로
병운쌍적(竝運雙寂) : 함께 쌍(정혜)으로 운용(運用)하여 고요하며
자수자성(自修自性) : 스스로 자성을 닦아
자성불도자야(自成佛道者也) : 스스로 또한 불도(佛道)를 이루는 분들이니라
수수상문정혜자(修隨相門定慧者) : 수상문정혜(隨相門定慧)를 닦는 이는
차시미오전점문열기(此是未悟前漸門劣機) : 깨닫기 전에 점차로 닦아 들어가는 열등한 근기가
용대치지공(用對治之功) : 비교하여 맞추고 다스리는 공부를 사용함으로
심심단혹(心心斷惑) : 마음 마음에 미혹을 끊고
취정위행자(取靜爲行者) : 고요함을 취하여 수행으로 삼는 사람들이니라
이차이문소행(而此二門所行) : 이 두 문(자성문,수상문)에서 행하는 바가
돈점각이(頓漸各異) : 돈과 점이 각각 다른지라
불가참란야(不可參亂也) : 가히 뒤섞어 혼동하지 말지어다
연(然) : 그러나
오후수문중(悟後修門中) : 깨달은 뒤에 닦는 문인데도
겸론수상문중대치자(兼論隨相門中對治者) : 수상문(隨相門)을 대치(對治)함과 겸해 말하는 까닭은
비전취점기소행야(非全取漸機所行也) : 단지 점차 닦아 들어가는 열등한 근기의 행하는 바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취기방편(取其方便) : 그 방편으로 취하여
가도탁숙이이(假道托宿而已) : 방법(方法)과 잠자리를 빌리는 것 뿐이니라
하고(何故) : 무슨 까닭인가?
어차돈문(於此頓門) : 이 문득 깨달아 들어가는 문에도
역유기승자(亦有機勝者) : 근기가 수승한 사람이 있고
역유기열자(亦有機劣者) : 근기가 열등한 사람이 있는데
불가일예판기행리야(不可一例判其行李也) : 가히 모든 행법 중에 한가지 조목(條目)으로 그 공부를 판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약번뇌(若煩惱) : 만일 번뇌가
담박신심경안(淡薄身心輕安) : 희박하고 몸과 마음이 가볍고 편안하며
어선이선(於善離善) : 선을 닦되 선을 떠나 있고
어악이악(於惡離惡) : 악을 끊되 악을 떠나 있는
부동팔풍(不動八風) : 여덟가지 바람(八風=利.衰.毁.譽.稱.譏.苦.樂)에 흔들림이 없고
적연삼수자(寂然三受者) : 세가지 느낌(三受=苦受.樂受.捨受)에 고요한 이는
의자성정혜(依自性定慧) : 자성의 정과 혜에 의하여
임운쌍수(任運雙修) : 본래 있는 그대로 쌍(정혜)으로 닦을지니
천진무작(天眞無作) : 천진무구하여 조작이나 허위가 없으므로
동정상선(動靜常禪) : 움직일 때나 고요할 때나 항상 선(禪)이라
성취자연지리(成就自然之理) : 자연의 이치를 성취하였거늘
하가수상문대치지의야(何假隨相門對治之義也) : 어찌 수상문에 의지하여 상을 비교하여 맞추고 다스리는 공부법을 빌리리오
무병불구약(無病不求藥) : 병이 없으면 약을 구하지 않느니라
수선돈오(雖先頓悟) : 비록 문득 먼저 깨달았으나
번뇌농후(煩惱濃厚) : 번뇌가 짙고 뚜렷하여
습기견중(習氣堅重) : 습기(習氣: 번뇌煩惱로 인因한 버릇)가 굳고 무거워
대경이염념생정(對境而念念生情) : 경계를 대하매 생각 생각이 망정을 내고
우연이심심작대(遇緣而心心作對) : 인연을 만나매 마음 마음이 상대를 지어서
피타혼란사살(被他昏亂使殺) : 혼침과 산란함에 끄달리어
매각적지상연자(昧却寂知常然者) : 공적영지(空寂靈知)에 떳떳함이 어두운 사람은
즉차수상문정혜(卽借隨相門定慧) : 곧 수상문(隨相門) 정과 혜를 의지하여
불망대치(不忘對治) : 비교하여 맞추고 다스리는 공부을 잊지 말며
균조혼란(均調昏亂) : 혼침과 산란을 균등히 조절하여
이입무위(以入無爲) : 무위(無爲)의 경계에 들어가는 것이
즉기의의(卽其宜矣) : 곧 마땅한 일이니
수차대치공부(雖借對治功夫) : 비록 비교하여 맞추고 다스리는 공부를 빌려
잠조습기(暫調習氣) : 잠깐 동안 습기를 조절한다고 하나
이선돈오심성본정번뇌본공고(以先頓悟心性本淨煩惱本空故) : 먼저 심성(心性)이 본래 청정하고 번뇌가 본래 공한 자리를 깨달았으므로
즉불락점문열기오염수야(卽不落漸門劣機汚染修也) : 곧 점차 닦아 들어가는 열등한 근기도 오염된 수행에 떨어지지는 아니 하리라
하자(何者) : 왜 그런가 하면
수재오전(修在悟前) : 깨닫기 전에 수행은
즉수용공불망(則雖用功不忘) : 곧 비록 공부하여 잊지 않고
염념훈수(念念熏修) : 생각 생각마다 익히고 닦으나
착착생의(着着生疑) : 다다르는 곳마다 의혹이 생겨
미능무애(未能無礙) : 무애(無礙)를 이루지 못하고
여유일물애재흉중(如有一物礙在胸中) : 마치 하나의 물건이 가슴에 걸려 있는 듯 하여
불안지상(不安之相) : 불안한 모습이
상현재전(常現在前) : 항상 앞에 나타나 있다가
일구월심(日久月深) : 날이 오래가고 달이 깊어지며
대치공숙(對治功熟) : 비교하여 맞추고 다스리는 공부가 익어 가면
즉신심객진(則身心客塵) : 곧 몸과 마음의 번뇌도
흡사경안(恰似輕安) : 가볍고 편안해짐과 같다
수부경안(雖復輕安) : 비록 가볍고 편안해졌다 하여도
의근미단(疑根未斷) : 의혹의 뿌리가 끊이지 않고
여석압초(如石壓草) : 마치 돌로 풀을 눌러 둔 것과 같아
유어생사계(猶於生死界) : 가히 생사의 경계에서
부득자재(不得自在) : 자유자재(自由自在)를 얻지 못하므로
고(故) : 고로
운(云) : 예로부터 말씀하시되
수재오전(修在悟前) : “깨닫기 전의 수행은
비진수야(非眞修也) : 참으로 닦는 수행이 아니니라“ 하셨느니라
오인분상(悟人分上) : 깨달은 분의 경계에서도
수유대치방편(雖有對治方便) : 비록 비교하여 맞추고 다스리는 방편이 있으나
염념무의(念念無疑) : 생각 생각에 이미 의혹(번뇌)이 없기 때문에
불락오염(不落汙染) : 더럽혀지지 않나니
일구월심(日久月深) : 날이 오래가고 달이 깊어지면
자연계합천진묘성(自然契合天眞妙性) : 자연히 천진하고 묘한 성품에 계합하여
임운적지(任運寂知) : 본래 고요하고 본래 알며
염념반연일체경(念念攀緣一切境) : 생각 생각이 일체경계를 반연(인연에 끌림)하면서도
심심영단제번뇌(心心永斷諸煩惱) : 마음 마음의 모든 번뇌가 영원히 끊어졌으므로
불리자성(不離自性) : 자성을 떠나지 아니하고
정혜등지(定慧等持) : 선정과 지혜를 균등히 지니어
성취무상보리(成就無上菩提) : 무상보리를 성취하면
여전기승자(與前機勝者) : 깨닫기 전에 수승한 근기와
갱무차별(更無差別) : 도리어 차별이 없나니
즉수상문정혜(則隨相門定慧) : 즉, 수상문의 선정과 지혜가
수시점기소행(雖是漸機所行) : 비록 점차 닦는 근기가 수행하는 바지만
어오인분상(於悟人分上) : 깨달은 사람의 경계에서는
가위점철성금(可謂點鐵成金) : 한마디 말로 이르자면 쇠를 단련하여 금을 이루는 것이라
약지여시(若知如是) : 만약 이와 같음을 안다면
즉기이이문정혜(則豈以二門定慧) : 어찌 두 문(자성문自性門수상문隨相門)의 선정과 지혜에
유선후차제이견지의호(有先後次第二見之疑乎) : 선과 후의 차례가 다르다 하는 두가지 소견을 내어 의혹을 내겠느냐?
수심결(修心訣) - Ⅻ
원제수도지인(願諸修道之人) : 바라건데 모든 도(道) 닦는 사람은
연미차어(硏味此語) : 이 말의 뜻을 깊이 새기어
갱막호의(更莫狐疑) : 다시는 의심을 일으켜
자생퇴굴(自生退屈) : 스스로 퇴굴심(退屈心)을 내지 말지어다
약구장부지지(若具丈夫之志) : 만약 장부의 뜻을 갖추어
구무상보리자(求無上菩提者) : 무상보리를 구하는 이라면
사차해이재(捨此奚以哉) : 어찌 이것을 버리고 무엇을 하겠는가
절막집문(切莫執文) : 간절히 바라노니 문자에만 집착하지 말고
직수요의(直須了義) : 곧게 반드시 불법(佛法)의 뜻(義)을 나타내어
일일귀취자기(一一歸就自己) : 낱낱이 이에 자기(自己)에게 돌아가
계합본종(契合本宗) : 근본 종지에 계합하면
즉무사지지(則無師之智) : 곧 스승 없는 지혜가
자연현전(自然現前) : 자연히 앞에 나타나고
천진지리(天眞之理) : 참된 마음의 이치(理致)가
요연불매(了然不昧) : 뚜렷하고 어둡지 아니하여
성취혜신(成就慧身) : 혜신(慧身)을 성취하기에
불유타오(不由他悟) : 다른 사람의 깨우침으로 말미암지 아니하리라
이차묘지(而此妙旨) : 이 오묘(奧妙)한 뜻을
수시제인분상(雖是諸人分上) : 비록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으나
약비숙식반야종지대승근기자(若非夙植般若種智大乘根器者) : 만약 일찍이 반야종지를 심어 온 수승한 대승 근기가 아니면
불능일념이생정신(不能一念而生正信) : 능히 한 생각도 바른 믿음을 내지 못하리니
기도불신(豈徒不信) : 어찌하여 믿지 아니하고
역내방독(亦乃謗讟) : 또한 이에 비방까지 하여
반초무간자비비유지(返招無間者比比有之) : 도리어 무간지옥을 자초하여 결박당하는 이가 다만 안타깝구나
수불신수(雖不信受) : 비록 믿지는 아니할지라도
일경어이(一經於耳) : 한 부분의 경전(經典)이라도 들어
잠시결연(暫時結緣) : 잠시라도 인연을 맺으면
기공궐덕(其功厥德) : 그 공과 그 덕은
불가칭량(不可稱量) : 가히 헤아릴 수 없나니
여유심결(如唯心訣) : 이에 유심결에
운(云) : 이르되
문이불신(聞而不信) : “듣고 믿지 아니 할지라도
상결불종지인(尙結佛種之因) : 불성 종자와 인연을 맺어
학이불성(學而不成) : 배워서 성취하지 못할지라도
유개인천지복(猶蓋人天之福) : 오히려 사람과 하늘의 복에 덮히어
부실성불지정인(不失成佛之正因) : 성불할 정인(正因)을 잃지 않으리라“ 하셨느니라
황문이신(況聞而信) : 하물며 듣고 믿으며
학이성(學而成) : 배워 이루어서
수호불망자(守護不忘者) : 항상 지키고 보호(保護)하여 잊지 않는다면
기공덕(其功德) : 그 공덕을
기능탁량(豈能度量) : 어찌 능히 헤아릴 수 있겠는가
추념과거윤회지업(追念過去輪廻之業) : 과거의 윤회하던 업을 돌이켜 생각할진대
부지기기천겁(不知其幾千劫) : 그 몇 천 겁의 오랜 세월을 알지 못하는가
타흑암입무간(墮黑闇入無間) : 흑암지옥에 떨어지고 무간지옥에 들어가고
수종종고(受種種苦) : 가지가지의 고통을 받았으며
우부지기기하이욕구불도(又不知其幾何而欲求佛道) : 또한 그 얼마나 불도(佛道)를 구하고자 하였는지 알지 못하는가
불봉선우(不逢善友) : 어진 벗을 만나지 못하여
장겁침륜(長劫沈淪) : 아주 오랜 세월을 윤회에 빠져
명명무각(冥冥無覺) : 어둡고 어두워 깨닫지 못하여
조제악업(造諸惡業) : 온갖 악업을 지었던가
시혹일사(時或一思) : 어떤 경우(境遇)에는 이런 생각을 하면
불각장우(不覺長吁) : 생각지도 못하게 한숨이 나오나니
기가방완(其可放緩) : 어찌 가히 방일하여
재수전앙(再受前殃) : 과거의 재앙(災殃)을 다시 받으리요
우부지수부사아(又不知誰復使我) : 또한 나로 하여금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나
금치인생(今値人生) : 이제 사람으로 태어나
위만물지령(爲萬物之靈) : 만물의 영장이 되어
불매수진지로(不昧修眞之路) : 참 수행의 길이 어둡지 않나니
실위맹구우목(實謂盲龜遇木) : 진실로 눈 먼 거북이가 나무를 만나고
섬개투침(纖芥投鍼) : 작은 겨자에 바늘을 던짐이라
기위경행(其爲慶幸) : 그 기쁘고 다행함을
갈승도재(曷勝道哉) : 어찌 다 말하리요
아금(我今) : 내가 이제
약자생퇴굴(若自生退屈) : 만약 스스로 퇴굴심을 내거나
혹생해태(或生懈怠) : 혹 게으른 생각을 내어
이항상망후(而恒常望後) : 항상 뒷날로 미루다가
수유실명(須臾失命) : 결국(結局) 잠깐 사이에 목숨을 잃고
퇴타악취(退墮惡趣) :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에 떨어져
수제고통지시(受諸苦痛之時) : 온갖 고통을 받을 때에
수욕원문일구불법(雖欲願聞一句佛法) : 비록 한 귀절의 불법을 듣고
신해수지(信解受持) : 믿고 이해하고 잊지 않고 머리에 새겨 지니어
욕면신산(欲免辛酸) : 괴로움을 면하고자 하였으나
기가부득호(豈可復得乎) : 어찌 가히 얻을 수 있겠는가
급도임위(及到臨危) : 위태(危殆)로움에 이르러서는
회무소익(悔無所益) : 뉘우쳐도 아무 이익이 없느니라
원제수도지인(願諸修道之人) : 바라건데 모든 수도(또는 수행)하는 사람들은
막생방일(莫生放逸) : 방일함을 내지 말며
막착탐음(莫着貪淫) : 탐욕과 음욕에 집착하지 말고
여구두연(如救頭燃) :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하여
불망조고(不忘照顧) : 지난날을 생각하고 비추어 보고 잊지 말지어다
무상(無常) : 무상한
신속(迅速) : 세월은 날쌔고 빨라
신여조로(身如朝露) : 몸은 아침 이슬과 같고
명약서광(命若西光) : 목숨은 서산에 걸린 해와 같은지라
금일(今日) : 오늘은
수존(雖存) : 비록 살아 있으나
명역난보(明亦難保) : 내일은 또한 보장(保障)하기 어렵나니
절수재의(切須在意) : 마땅히 뜻을 새기고
절수재의(切須在意) : 마땅히 뜻을 새길 지어다
차빙세간유지선(且憑世間有爲之善) : 또한 세간의 유위(분별함이 있음)함이 있을 지라도 선(善)을 의지하면
역가면삼도고륜(亦可免三途苦輪) : 또한 가히 삼도(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의 괴로움을 면하고
어천상인간(於天上人間) : 천상계와 인간계에서
득수승과보(得殊勝果報) : 수승한 과보를 얻어
수제쾌락(受諸快樂) : 온갖 즐거움을 받느니라
황차최상승심심법문(況此最上乘甚深法門) : 하물며 이에 최상승선의 심히 깊은 법문에
잠시생신(暫時生信) : 잠시(暫時) 동안의 믿음을 낼지라도
소성공덕(所成功德) : 그 이루는 공덕(功德)은
불가이비유(不可以比喩) : 가히 어떤 비유로도
설기소분(說其少分) : 조금도 설명할 수가 없나니
여경(如經) : 그러므로 경에
운(云) : 이르시되
약인(若人) : “만약 어떤 사람이
이삼천대천세계칠보(以三千大天世界七寶) :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일곱가지 보물로써
보시공양이소세계중생(布施供養爾所世界衆生) : 그 곳 세계의 중생들에게 보시공양을 베풀어
개득충만(皆得充滿) : 모두에게 충만함을 얻게 하며
우교화이소세계일체중생(又敎化爾所世界一切衆生) : 또 그 곳 세계의 일체중생을 교화하여
영득사과(令得四果) : 사과(四果:수다원과須陀洹果·사다함과斯陀含果·아나함과阿那含果·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게 하여
기공덕(其功德) : 그 공덕이
무량무변(無量無邊) : 한량 없이 크고 넓을지라도
불여일식경정사차법소획공덕(不如一食頃正思此法所獲功德) : 밥 한번 먹을 사이에 정히 이 법을 생각하여 얻는 공덕만은 못하다“
시지(是知) : 하시니
아차법문(我此法門) : 이것으로 이 법문이
최존최귀(最尊最貴) : 가장 높고 가장 귀하고
어제공덕(於諸功德) : 어떠한 온갖 공덕에 비하여
비황불급(比況不及) : 견주어 미칠 수 없느니라
고(故) : 그러므로
경(經) : 또 경에
운(云) : 이르시되
일념정심(一念淨心) : “한 생각 청정(淸淨)한 마음이
시도량(是道場) : 이 도량이니라,
승조항사칠보탑(勝造恒沙七寶塔) : 항하의 모래알만큼 칠보탑을 세운 것보다 수승하도다
보탑(寶塔) : 보배의 탑은
필경(畢竟) : 필경에
쇄위진(碎爲塵) : 부서져 티끌이 되려니와
일념정심(一念淨心) : 한 생각 청정한 마음은
성정각(成正覺) : 바른 깨달음을 이루니라“하시니
원제수도지인(願諸修道之人) : 바라건데 모든 수도(또는 수행)하는 사람들은
연미차어(硏味此語) : 이 말의 뜻을 새기고
절수재의(切須在意) : 마땅히 뜻을 새길 지어다
차신(此身) : 이 몸을
불향금생도(不向今生度) : 금생에 제도하지 아니하면
갱대하생도차신(更待何生度此身) : 다시 어느 생을 기다려 이 몸을 제도 하리요
금약불수(今若不修) : 이제 만약 닦지 않으면
만겁차위(萬劫差違) : 만겁동안 어긋날 것이요
금약강수(今若强修) : 이제 만약 힘써 수행하면
난수지행(難修之行) : 닦기 어려운 행이라도
점득불난(漸得不難) : 점차 어렵지 않아짐을 얻어
공행자진(功行自進) : 공부가 저절로 나아가리라
차부(嗟夫) : 아, 안타깝구나
금시인(今時人) : 요즘 사람들은
기봉왕선(飢逢王饍) : 굶주림에 좋은 음식을 만났으나
부지하구(不知下口) : 먹을 줄을 알지 못하며
병우의왕(病遇醫王) : 병에 명의를 만났으되
부지복약(不知服藥) : 약을 먹을 줄 알지 못하나니
불왈여지하여지하자(不曰如之何如之何者) : 가로되 “어찌 할꼬 어찌 할꼬, 하지 않는 이는
오미여지하야이의(吾未如之何也已矣) : 나도 어찌 할 도리가 없을 뿐이로다“
차세간유위지사(且世間有爲之事) : 또한 세간에 유위(분별함이 있음)의 일은
기상(其狀) : 그 형상을
가견(可見) : 가히 보며
기공(其功) : 그 공을
가험(可驗) : 가히 증험(證驗: 실지로 사실을 경험함)할 수 있으므로
인득일사(人得一事) : 사람이 한 가지 일만 얻을 지라도
탄기희유(歎其希有) : 그 희유함을 찬탄하는데
아차심종(我此心宗) : 나의 마음의 근본(根本)은
무형가관(無形可觀) : 가히 모양도 볼 수 없으며
무상가견(無狀可見) : 가히 형상도 볼 수 없는지라
언어도단(言語道斷) : 언어(사람이 생각이나 느낌을 소리나 글자로 나타내는 수단手段)의 길이 끊어지고
심행처멸(心行處滅) : 분별시비(分別是非)도 없느니라
고(故) : 그러므로
천마외도(天魔外道) : 천마외도가
훼방무문(毁謗無門) : 훼방을 하려 하여도 문이 없고
석범제천(釋梵諸天) : 제석, 범천등의 모든 천상이
칭찬불급(稱讚不及) : 칭찬을 하려 하여도 미치지 못하거늘
황범부천식지류(況凡夫淺識之流) : 하물며 좁은 식견(識見)의 범부 무리가
기능방불(其能髣髴) : 어찌 능히 견줄 수 가 있으리요
비부(悲夫) : 슬프다
정와(井䵷) : 우물 안의 개구리가
언지창해지활(焉知滄海之闊) : 어찌 푸른 바다의 넓은 것을 알며
야간(野干) : 승냥이가
하능사자지후(何能獅子之吼) : 어찌 능히 사자의 소리를 알겠는가
고(故) : 그런 고로
지말법세중(知末法世中) : 알라 말법의 시대 가운데에
문차법문(聞此法門) : 이 법문을 듣고
생희유상(生希有想) : 희유하다는 생각을 내어
신해수지자(信解受持者) : 믿고 이해하고 잊지 않고 머리에 새겨 지니는 사람은
이어무량겁중(已於無量劫中) : 이미 한량없는 오랜 세월동안에
승사제성(承事諸聖) : 여러 모든 성인(聖人)을 받들어
식제선근(植諸善根) : 여러 온갖 선근을 심어
심결반야정인(深結般若正因) : 깊이 반야의 정인(正因)을 맺은
최상근성야(最上根性也) : 최상의 근성(根性:뿌리가 깊게 박힌 성질性質)이로다
고(故) : 그러므로
금강경(金鋼經) : 금강경에
운(云) : 말씀하시기를
어차장구(於此章句) : “이 구절에 의지하여
능생신심자(能生信心者) : 능히 믿는 마음을 내는 이는
당지시인(當知是人) : 마땅히 이런 사람을 알라
이어무량불소(已於無量佛所) : 이 사람은 이미 부처님이 계시는 한량없는 처소에
종제선근(種諸善根) : 온갖 모든 선근을 심었느니라“ 하시고
우운(又云) : 또 말씀하시기를
위발대승자설(爲發大乘者說) : “대승심(大乘心)을 낸 이를 위한 설이며
위발최상승자설(爲發最上乘者說) : 최상승심(最上乘心)을 낸 이를 위해 설한 것이니라“ 하셨느니라
원제구도지인(願諸求道之人) : 바라건데 모든 도를 구하는 사람은
막생법약(莫生法弱) :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수발용맹지심(須發勇猛之心) : 마땅히 용맹심을 일으키라
숙겁선인(宿劫善因) : 과거 오랜 세월동안에 착한 인연이
미가지야(未可知也) : 가히 있을지 모를 일이니라
약불신수승(若不信殊勝) : 만약 자신의 수승함을 믿지 아니하고
감위하열(甘爲下劣) : 하열하다고 여기고
생간조지상(生艱阻之想) : 어렵고 막힌 생각을 내어
금불수지즉종유숙세선근(今不修之則縱有宿世善根) : 금생에 닦지 아니하면 비록 오랜 전생동안 선근이 있다할지라도
금단지고(今斷之故) : 이제 끊어져 버리는 고로
미재기난(彌在其難) : 장차 어려움에 처하여
전전원의(展轉遠矣) : 갈수록 더욱 멀어지리라
금기도보소(今旣到寶所) : 이제 이미 보배 있는 곳에 왔는지라
불가공수이환(不可空手而還) : 가히 빈손으로 돌아 갈 수 없나니
일실인신(一失人身) : 사람의 몸을 한 번 잃어버리면
만겁난부(萬劫難復) : 만겁에 회복하기 어려우니
청수신지(請須愼之) : 바라건데 마땅히 삼가할 지어다
기유지자(豈有智者) : 어찌 지혜 있는 이가
지기보소(知其寶所) : 그 보배 있는 곳를 알고서
반불구지(反不求之) : 도리어 구하지 아니하고
장원고빈(長怨孤貧) : 오랜 세월 외롭고 빈궁(貧窮:가난하여 궁함)함을 원망하리요
약욕획보(若欲獲寶) : 만약 보배를 얻고자 하려면
방하피낭(放下皮囊) : 가죽주머니(皮囊: 정신적 육체적으로 일체인연의 집착)를 내려놓을 지니라
원감국사부도를 끝내 못찾다가 발견한 평바위인데 수만년을 깎였을 물길의 통로가 이채롭다
맑은 우전雨前
禪詩 선시
- 동산양개 선사
不求名利不求榮 불구명리불구영
只麽隨緣度此生 지마수연도차생
一個幻軀能幾時 일개환구능기시
爲他閒事長無明 위타한사장무명
명리를 바라잖고 영화도 좇지 않고
이렇게 인연 따라 이번 생을 건너려네
허깨비 같은 이 몸이 얼마나 산다고
긴긴 날 어리석게 허드렛일만 할 것인가
참고문헌
『한국사찰전서(韓國寺刹全書)』(권상로 편, 동국대학교출판부, 1979)
『한국(韓國)의 사찰(寺刹)』 6-송광사(松廣寺)-(한국불교연구원, 일지사, 1975)
『묵암집(默庵集)』
『한국불교찬술문헌목록(韓國佛敎撰述文獻目錄)』(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1976)
『한국(韓國)의 불교(佛敎)』(이기영,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74)
『조선불교통사(朝鮮佛敎通史)』(이능화, 신문관, 1918)
『李朝佛敎』(高橋亨, 寶文館, 1929)
『동사열전(東師列傳)』
『동문선(東文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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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麗曹溪山松廣寺十六國師に就いて』(管野銀八, 『청구학보(靑丘學報)』9, 1932)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德 山 權 大 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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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ing Wings / Cathy M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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