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각의 공함을 정견하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난다]는 가르침을 따라갈 필요가 있다. /셔터스톡 유명한 철학교수님이 생각을 끊는 명상방법에 대해 비판하시면서 하신 말씀이 “생각을 없애서 하등동물이나 식물처럼 되는 게 결국 명상의 목표냐? 오히려 생각을 깊게 잘해서 현명한 삶을 사는 게 더 낫지 않은가? “라고 하셨습니다.
깨달음을 모르시는 분으로는 너무나 지당하고 당연하신 말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명상이나 수행단체가 생각을 안 하는 경지를 목표로 합니다. 하지만 깨달음은 생각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모든 생각에서 자유로워지는 거지요.
생각은 인간을 동식물과 구별하는 큰 능력이기도하지만 반면에 끝없이 생겨나는 생각이 주는 번뇌 망상, 잘못된 사고와 언행 및 그게 주는 스트레스는 엄청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서 생각하면서도 그 생각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아주 간단명료합니다. 경전에서 이미 설명된 바처럼 그 그림자 같은 환영허망성(空性)을 보라는 겁니다. 반야심경에서도 [조견 오온개공도 일체고액]이라고 이미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생각의 공함을 정견하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난다]는 가르침입니다. 생각이 본래 따로 존재하고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잠시 상상하는 관념놀이입니다. 그러므로 본질은 항상 그림자같이 빠르게 지나가며 실재하지 않는 환영(공)입니다.
이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누구나 자기 일상 속에서 어제도 한 수많은 생각들이 지금은 다 거품처럼 사라져버리고 없음을 매일같이 경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도 또 자기생각에 사로잡혀 꼼짝을 못합니다.
이것은 정말로 너무나 지독한 오랜 습관입니다. 모든 종교경전에서 [깨어라!]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걸 말하는 겁니다. 제가 잘못 생각하고는 그 생각이 만든 이야기를 엄연한 사실처럼 착각하고 신에게 그 생각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면 신은 어째야 할까요?
사실 우리의 모든 정신적 문제들은 다 생각이 만들어낸 것들입니다. 생각하지 않을 땐 그 어떤 문제도 우리에게 힘을 발휘해 지배하질 못합니다. 즉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기도나 수행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바로 보는 것뿐입니다. 생각을 하지 말란 게 아니라 생각의 내용물이란 환영을 정견하자는 것입니다.
그러면 누구나 다 자기 생각에서 벗어나 진정 자유로워질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생각의 본질은 그저 허깨비 같은 의식(六識)활동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쉬운 일을 우리는 다만 깨어있지 않고 정견하지 않기 때문에 그토록 어렵게 또 생각만하고 망설이고만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담배를 끊어야한다면서 실은 담배에 중독된 채로 사는 습관을 버리지 못해 담배를 품에 넣고 다니는 골초처럼 생각에서 자유롭기를 바라면서도 실은 생각중독의 습성을 버리지 못한 채 살아가는 프로그램된 마음들인 것입니다. 생각이 문제가 아니라 생각이념에 걸리고 매여 자유롭지 못한 게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