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두렵고, 떨린다.
"괜찮을거야!"라고 덤덤히 외쳐보지만, 막상 발표날이 다가오고 있으니
차라리 지금처럼 약간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때가 더 나을까 싶은 엉뚱한 생각도 비집고 들어온다.
정말이지 말도안되는 성적을 가지고도,
공단기 예측컷 상 아직 1배수 안에 있다는 것 만으로.
'제발 필합이라도 했으면.. 제발 뭐라도 이뤘으면..' 하는 마음에서.
'기왕 이렇게 컷이 낮게 잡힌 거.. 32%입력이면 거의 공단기 등수랑 맞는다고 하는데..'
'...최합까지 되면 좋겠다. 나 더이상 공부하고 싶지 않아..' ㅠㅠ 라는 마음으로.
'간절히 무언가 바라고 바란들. 이미 OMR마킹은 끝났고. 성적순으로 줄 세워질 거라는데.
내가 지금 간절히 무언가를 바란다는 게 말이나 될까.
간절하지 않은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이 어딨다고...'
'이미 내 손을 떠났어.. 이미 결과는...'
정말 여러가지 생각들이 가득한 요즘을 살고있다.
발표가 나기 전에,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다잡고자 적어놓기 위해 적어내려간다.
너가 OMR을 바꾸지 못해 틀린 채로 낸 그 문제에 대한 생각. 버리자. 잊자. 최선이었다.
그 점수로 찰나의 점수차로 떨어진다면 네 실력이 아니라 노력이 부족한 게 100%기 때문이니까.
만약,
필합을 하게 된다면, 몇 점으로 커트라인이 잡히건 커트라인 숫자는 바.로. 잊자.
기회가 생겼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자.
내가 1배수 밖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은 비우고, 눈 앞에 해야할 것에 최선을 좀 다해보자.
이번에는 좀 간절하게. 후회가 남지 않게 3주간 잘 준비해 보자.
만약,
불합격이란 단어를 보게 되더라도, 감사하자. 감사하자. 감사하자.
내 부족함을 인지하고 더 큰 사람이 되기 위한 기회라고 생각하자.
지난 달부터 민수기를 QT하고 있는데,
애굽을 나와 광야에서 헤매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나와 같구나 부끄럽다는 생각을 했다.
목이 마르다며 불평할 때, 물을 솟아나게 해 주시고.
배가 고프다며 하소연 할 때, 만나와 메추라기를 내려 주시고.
달라는 것은 다 요구하면서,
구하는 대로 다 받았으면서.
그 찰나의 시기가 지나가자 마자 바로 입술에 터져나오는 불평과, 불만들.
어쩜 이렇게 반복되는 패턴으로 구하고, 받았고, 바로 원망하고.
구하고, 받았고, 바로 원망하고.
구하고, 받았고, 바로 원망하고.
감사하지 못하는 것이 그들의 습관이 되었고.
하나님을 원망하는 것이 그들의 삶의 모습이 되었다.
그렇게 한 세대가 흘러가고, 그 다음 세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광야의 40년에 비할 세월은 아니지만,
나 역시,
힘든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게다가
차마 합격을 기대하지 못할 점수로 낙심하고 있다가,
공단기 오류 문제가 해결되고, 어머나, 1배수 안쪽에 있는 걸 보고 안도했다가,
잠시 기대했다가,
커뮤니티 글들을 찾아보며
0.7배수 안이면 안심이라는, 그 밖이면 좀.. 이런 글들을 보며 좌절하다가,
타 지역 0.9X배수임에도 필합을 했다는 글들을 보며 또 기대했다가,
그동안 입력인원이 100여명이 더 늘어났음에도 내 등수 변동폭이 크지 않음을 보고,
최종합격하면 좋겠다. ㅠㅠ 간절해졌다가
최종합격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점점 말도 안되는 기대를 품었다,
합격하면, 합격하면, 합격하면, 그 다음을 꿈꾸다가. 좌절했다가.
그런 생각들을 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냈다.
드라마 몇 편, 영화 몇 편, 미드 몇 편, 그리고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7권..
재능기부를 하겠답시고 영어공부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며 벌린 일을..
그나마 제일 신나게 열심히 한 것 같다.
너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 같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보니 그나마 내 자존감이 조금은 올라간..
덕분에 내가 되려 감사한.. 시간들을 보낸 것이 그나마 생산적으로 한 일이랄까..
내 이번 달이, 내 다음 달이, 내 하루하루가, 어떻게 될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아무 것도 단정 지을 수 없지만.
턱걸이로 붙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
그리 아니 하실지라도 감사.
범사에 감사.
쉬지 말고 감사.
어떤 결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선택하겠다고 내 지금의 마음을 기록해 놓는다.
믿음없고 연약한 나를 더 강하게 단련시키실 지금의 이 시기가 광야라면,
매일 매일 순간 순간을 터져나오려는 불안과 불평의 마음을 감사로 바꾸어가시길.
그리고. 나를 세상에 꼭 필요한 빛으로 소금으로 빚어가시길.
기대하며 소망하는 마음으로 내 마음을 이끌어가시길.
(솔직히) 두렵고, 떨리지만...
지금 생각나는 찬양이 있어 첨부.. (와.. 된다!ㅎㅎ)
*
제가 좋아하는 곡이에요.
Kirk Franklin의 Losing my religion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그저 '종교'로써 믿어온 모습을 버리고 '참 신앙'을 살아내려 고백하는 앨범인데
이 곡은 Pray for me.. 날 위해 기도 해 주세요..
내 안에 계신 성령님께 연약한 나를 위해 중보 해달라 간청하는 내용입니다.
'모든 것을 잃어 버릴까 두려워요..' 라고 시작되는 이 곡은
이 간절한 노래이자 선포이자 기도가 마쳐갈 때 쯤 다시
'모든 것을 잃어 버릴까 두려워요..' 라며 끝나요.
아무리 감사하겠다고 고백하고 이 글을 올리고 난 뒤,
제 모습은 또다시 걱정과 두려움이 찾아오겠죠.
그럼에도 전 다시 일어날 겁니다. 제 안에 그 분이 계시니까요..
다들 힘 냅시다. 그리고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키워내는 습관을 들여봅시다.
이틀 밤만 더 자요.
경기 교행 기다리시는 분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