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식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지, 식후에 운동을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해보았을 것이다. 밥을 먹기 전에 운동을 하자니 힘이 부족할 것 같고, 밥을 먹고 난 뒤에 운동을 하자니 위에 부담이 갈 것만 같아서다. 하지만 무조건 '식전 운동이 좋다' 또는 '식후 운동이 좋다'라고 말할 수 없다. 운동 목적에 따라 식사 시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의 운동 목적이 다이어트, 즉 체중 감량이라면 식전에, 근육 증진이라면 식후에 운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근육 늘리고 싶다면 '식후' 운동>
체중은 적당한데 근육량이 적어서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 운동한다면, 운동 전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허기지지 않아야 운동 시 오히려 근육이 빠지는 사태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라미용 임상영양파트장은 "운동 시 몸속 탄수화물이 충분하면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며 "탄수화물이 고갈되면 근육의 단백질을 빼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공복에 운동하면 근육이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 전 단백질 섭취는 운동 효과를 크게 만든다. 라미용 파트장은 "웨이트트레이닝 등을 하면 운동 중·후에 근육세포가 분해되고 다시 만들어지면서 근육이 늘어난다"며 "단백질은 근육세포를 재생하는 데 필요한 영양소이기 때문에 운동 전 몸속에 충분하도록 만들면 근육이 잘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운동 2~3시간 전에 탄수화물·단백질이 충분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이때 탄수화물은 잡곡밥·잡곡빵 등이 좋고 단백질은 닭가슴살 같은 살코기, 달걀 등이 좋다.
<식후 운동이 좋은 사람>
- 당뇨병 환자
당뇨병 환자는 공복시간이 길어진 상태에서 운동하면 저혈당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식사 후 운동하는 게 안전하다. 혈당은 식후 2시간이 지났을 때 가장 높아지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때 운동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 역류성 식도염·소화불량
식사 후 30분 간 약한 강도로 운동하면 소화기 운동에 도움이 된다.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는 역류 방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중강도 이상의 운동은 오히려 소화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산책이나 약한 강도의 실내자전거 운동이 권장된다.

<살빼고 싶다면 '식전' 운동>
과체중·비만이라서 체중을 줄이고 싶다면 공복에 운동을 하고, 운동 후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한국스포츠개발원 민석기 선임연구원은 "공복에는 저혈당 상태이기 때문에, 이때 운동을 하면 탄수화물로 구성된 혈당을 이용하지 않고 체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비율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식사 전 운동과 식사 후 운동을 한 뒤 지방 연소량을 측정했더니, 식사 전에 하는 운동이 식후 운동보다 평균 33% 더 지방을 태웠다는 영국 글래스고대 연구 결과가 있다. 기상 직후처럼 3~4시간 동안 공복인 상태에서 걷기 같은 약한 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단,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운동이 끝난 직후에는 배고픔이 심하니 과식 예방을 위해 과일·채소 한 접시나 과일주스 1컵을 먹는다. 1~2시간 뒤 일반적인 식사를 하면 된다. 민석기 연구원은 "운동 직후에는 신진대사가 활발한 상태라, 조금만 먹어도 효율적으로 쓰이고 지방 축적도 잘 된다"며 "운동 후 시간이 지날수록 신진대사율이 낮아지며 열량 흡수율도 낮아지므로 기다렸다가 식사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식전 운동이 좋은 사람>
- 다이어트
몸무게를 줄이고 싶다면, 식사 전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 운동이 과식을 막아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에 따르면, 1시간 정도의 운동 후에는 체온이 상승하고 피로물질이 나와 식욕이 줄어들어 다이어터들에게 효과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