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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35
S#1. 연무장 마당 (밤)
비담, 미소를 띠며 목검을 지팡이처럼 잡고 안간힘을 쓰며, 일어나는 척 하는데, 갑자기 벽력같은 호통소리.
칠숙 : (E) 네 이놈들!!!!!!!!!
보면, 칠숙이 자리를 박차고 연무장 마당으로 난입했다.
놀라는 덕만, 죽방, 고도, 곡사흔, 대풍 미소짓는 미실, 설원.
유신 : (놀라 칠숙 보며) !!!
비담 : (놀라 칠숙 보며) !!!
칠숙 : 네 놈들이! 신성한 비재에 승부를 조작하고도! 화랑이라 할 수 있는 것이냐!
미실 : (일어서 예를 취하며 미소로) 원상화께선 어인 말씀이시옵니까? 승부조작이라고 하셨사옵니까?
칠숙 : (외치듯) 이, 원상화 칠숙! 일평생을 검과 함께 해왔소. 만약, 내가 이 추악한 승부조작을 잘못 본 것이라면,
이 자리에서 두 눈을 찔러, 무례를 사죄하겠소! (하고 국선에게 돌아서 손으로 가리키며) 국선! 말씀을 하시오!
이 대결을 정당하다고 말씀하실 수 있소이까!
문노 : (분노와 당황으로 어찌할바를 몰라)......
덕만 : (이 상황을 어째야 하나 싶어 당황으로)......
칠숙 : (외치듯) 만약! 화랑의 사조이신! 국선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문노 : (어둡게 보며).........
덕만 : (당황하여 보며).......
칠숙 : (나지막이 심각하게) 화랑은...... 끝난 것이오...
문노 : (놀라 보며) !
덕만 : (놀라 보며) !
이 생각지 않은 광경에 놀란 모든 관중들.
죽방, 고도 등도 한쪽에서 놀라 보는데, 죽방의 소매를 끌며, 말을 거는 누군가.
누군가 : (E)(호기심가득한 목소리로) 누가 이긴 것인가..? 저 자는 어찌 나온 것이야...?
죽방 : (보며) 누..누구세요?
춘추, 빙긋이 웃는다. (자막, 김춘추, 훗날 태종무열왕)(34부 엔딩지점).
칠숙 : 국선! 어서 말씀을 해보시오!
문노 : (심각하게).......
칠숙 : 이 칠숙이 본 것을, 국선께서 보지 못한 것이오!!
ins.cut>단상 위, 모두 문노의 대답을 기다리며 주시한다.
미실 : (살짝 미소띤 채 문노보며).......
설원 : (문노의 대답 기다리며).......
덕만 : (긴장하여 문노보며).......
ins.cut>회랑쪽, 용화향도 낭도들이 문노에게 주목하고 있다.
월야와 설지 역시, 국선에게 주목하고 있다.
ins.cut>단상 위, 만명, 서현, 긴장하여 문노를 주시한다.
칠숙 : (재촉하듯) 국선!
유신 : (두 눈을 감은 채)......
비담 : (주위 눈치를 보다가 일어서며) 억울하옵니다. 소인, 최선을 다해, 비재를 하였습니다.
칠숙 : (버럭, 말끊으며) 입 다물지 못할까!! 원상화가 국선께 여쭙고 있느니라!!
비담 : (이 악물고 다시 무릎 꿇으며 난감한 표정으로).......
문노 : (일어난다)......
모두들 : (주시한다)......
문노 : 국선 문노... 일평생 검과 함께 해온, 화랑으로...이 승부는 석연치가 않은 것이 사실이오.
덕만 : (놀라) !
미실 : (미소) !
비담 : (놀라) !
유신 : (눈 뜨며 무표정하게)......
문노 : 화랑의 비재는 신성한 것입니다. 추호의 부정도, 의심도 없어야 함은 물론, 풍월주는 화랑의 가장 당당한 자리여야 합니다.
서현 : .......
만명 : .......
문노 : 따라서, 국선은 이 승부를 인정할 수 없습니다!
덕만 : (놀라) !
미실 : (미소)......
비담 : (문노 노려보며)......
문노 : 원화이신 미실새주님, 화랑의 주인이신 덕만공주님, 풍월주 호재, 원상화 칠숙, 그리고 국선 문노...
이상 5인이 이 문제에 대해 협의할 것입니다.
호재 : (일어나서) 거명되신 분들은 풍월주 집무실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결론이 날 때까지, 이 승부는 중지되며,
당사자인 유신과 비담은 그 자리에서 대기하라!
일어나는 미실, 덕만, 칠숙. 문노, 호재가 연무장을 빠져나간다.
덕만은 나가며 유신을 본다. 눈을 감은 채, 무표정한 유신.
미실은 나가며 비담을 본다. 일이 잘못되어 당황한 비담.
그대로 무릎 꿇어 앉아 기다리는 유신과 비담.
S#2. 풍월주 집무실 (낮)
덕만, 미실, 문노, 칠숙, 호재가 원탁에 앉아 있다.
호재 : 원상화와 국선께서 승부를 인정하지 못한다 하셨으니, 승부는 무효가 됩니다.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문노 : (일어나며 고개를 숙이며) 우선 국선으로서, 송구하기 그지 없으며, 여러분께 면목이 없습니다.
칠숙 : 신성한 비재에 이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란 말입니까?
미실 : 전 제자이신 비담랑을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덕만 : (보며)......
문노 : (보며)......
미실 : (미소) 이 비재는 새 풍월주를 가리는 비재! 비담랑이 비재에서 우승을 한다면,
비담랑과 유신랑, 그리고 보종랑이 나란히 동률이 되고, 그리되면 중망결에 따라, 결정을 할터이니...
덕만 : (보며)......
미실 : 자신과 유신 모두,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지요...헌데 유신랑과는 막역한 사이이니...
유신랑을 풍월주로 만들어주고 싶은 우정으로 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문노 : (보며).......
미실 : 어린 호승심에 한 일이니, 너무 탓하지는 마세요. 단!
덕만 : (보며).......
미실 : 여기 계신 국선과 원상화를 너무 우습게 봤다는 게... 문제겠지요.
문노 : (괴롭다)......
S#3. 연무장 마당 (낮)
연무장 마당에 무릎꿇은 채, 앉아 있는 비담과 유신. 얼굴도 엉망이고, 지친 표정이다.
유신은 눈을 감은 채, 굳은 표정.
비담은 땅만 바라보며, 어두운 표정이다.
S#4. 연무장, 회랑쪽 (낮)
곡사흔과 고도가 그런 유신과 비담을 보고 있다.
대풍이 급히 온다. 손에는 물이 든 죽통이 들려 있다.
곡사흔 : (대풍에게) 그건 왜?
대풍 : 유신랑 갖다 줄라구. 쓰러지겠어!
고도 : 안돼!
곡사흔 : 아직 비재가 끝난 게 아닌데?
고도 : 그래, 비재 끝나기 전엔 아무도 못 들어가.
대풍 : 아이씨.. (손에 죽통 보며) 그래두...
고도 : 근데.. 진짜 승부조작한 게 맞는거야? 그런 거 전혀 모르겠던데...
곡사흔 : (두리번거리며) 근데 죽방형님은 어디갔어? 물어보고 싶은데...
S#5. 연무장 외곽 일각 (낮)
죽방, 춘추와 함께 땅바닥에 쭈그려 앉아 있다. 땅바닥에 뭔가를 그리면서 설명하고 있다.
죽방 : 유신랑이랑 비담랑이랑 친한 사이인거지... 근데, 비담은 이겼봤자, 풍월주는 안돼!
춘추 : 그래서, 져줄라고 그런거다?
죽방 : 그건 모르겠는데, 그런 혐의가 있다... 이렇게 판단을 하신거요, 원상화랑 국선께서!
춘추 : 그럼 둘다 떨어지면 알천랑이란 사람이 풍월주가 되는건가?
죽방 : 아니, 보종이라니까! 여태 뭐 들었어?
춘추 : 아, 맞다. 보종! 하여간 유신랑과 비... 비 뭐?
죽방 : 비담!
춘추 : 그래.. 비담이 승부조작으로 둘다 떨어진다 이거지??
죽방 : 그건 아직 모르고.. 지금 심사를 하고 있다잖아요...
춘추 : 근데, 그 비.. 비담? 인가 하는 사람이 미실의 아들이라며?
죽방 : (황당하게 보며) 아니.. 뭐 이렇게 이해력이 없으셔? 그건 보종이고! (열통이 터져) 비담은 국선의 제자라고!!!
춘추 : 그런가?
죽방 : (참으며) 한번만 더 설명하테니, 잘 들으쇼... (땅바닥에 그리며) 마지막에 남은 네 명이... 비담, 알천, 유신, 보종인데..
이 보종이 미실새주의 아들이다.. 이거요.. 근데.. (하고 고개들어보니 없다) 어? 어디갔어?
죽방, 시선방향으로 대남보와 백호1이 춘추를 찾으며 오고 있다.
죽방, 일어나서 고개 갸웃하며, 두리번거리는데, 죽방 시선방향 반대쪽 모퉁이에서 춘추가 사라진다.
S#6. 풍월주 집무실 (낮)
호재, 덕만, 미실, 문노, 칠숙이 있다.
호재 : 유신과 비담을 둘 다 탈락시키고, 차상전에서 탈락한 알천과 보종이 결승을 치루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덕만 : 비담이 승부조작혐의가 있다하나, 유신랑은 장원전까지 올라오는데, 한 치의 부정도 없었습니다.
(칠숙과 문노를 번갈아 보며) 유신랑이 비재를 하면서, 이상한 점이 있었습니까?
칠숙 : 유신은 필사적으로 싸우려는 것이 보였소.
미실 : 공주께선, 유신랑을 풍월주로 만들기 위해, 염치를 버리시는 겁니까?
덕만 : 말씀을 삼가십쇼, 새주!
미실 :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 아닙니까? 헌데 비담만 탈락시키고, 유신의 우승으로 결정하자는 겝니까?
문노 : 이대로 유신의 우승으로 결정을 할 수는 없습니다.
덕만 : 저도 그러자는 것이 아닙니다. 장원전까지 최선을 다해 싸워 온, 유신랑에게 불이익은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미실 : 그럼 어찌하면 될까요?
칠숙 : 저...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S#7. 연무장 마당 (낮)
들어오는 미실, 덕만, 칠숙, 문노, 호재. 모두들, 조용해지면서 주목한다.
문노 : 비담랑과 유신랑의 장원전 비재는 무효임을! 국선과 각 상선들의 이름으로 선언합니다!
모두들 : (웅성웅성)
비담 : 억울하옵니다! 소인이 승부조작의 혐의가 있다면, 소인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유신랑은 최선을 다해 싸웠습니다!
유신 : (눈을 감은 채, 무표정).......
호재 : 비담랑, 따르거라! 상선들의 결정이다!
비담 : (이 악물고 노려보며).......
호재 : 하여, 다음과 같이, 상선의 결정이 있었다! 비담랑은 비재에서 탈락한다,
추후 죄를 다시 물을 것이니, 선문에 나가서, 죄를 청할 것을 풍월주의 이름으로 명한다.
비담, 어쩔 수 없이 일어서서, 연무장을 걸어나간다. 나가다가, 멈춰서서 유신을 바라본다.
역시 눈감은 채 무표정.
어쩔 줄 모르겠다. 그리고 덕만을 본다.
덕만, 역시 무표정하게 비담을 본다.
비담, 할 수 없이 터덜터덜 걸어나간다.
호재 : 또한 유신랑은, 다시 승부를 할 것이다!
ins.cut>회랑쪽, 용화향도들이 있다.
대풍 : 다시 승부한다구? 누구랑?
고도 : 알천랑이나 하나? 아니면 보종랑?
곡사흔 : 어쨌든 둘 다 졌잖아? 패배한 사람이 다시 올라와?
고도 : 그치.. 그건 말이 안되지?
호재 : 유신랑의 상대는 원상화 칠숙공이다!
유신 : (감은 눈 뜨며 놀라) !!
덕만 : (무표정)......
문노 : (무표정)......
미실 : (미소)......
비담 : (나가다가 뒤돌아보고 놀라) !!!!
ins.cut>회랑쪽,
대풍 : 말도 안돼....
곡사흔 : 지금 유신랑 제대로 걷지도 못할꺼야!
고도 : 저런 상태로 원상화랑 싸운다구???
칠숙 : (나서며) 내가 열 번의 공격을 할 것이다! 그 열 번의 공격을 막아낸다면, 유신랑의 승리를 인정한다!
ins.cut>반대 회랑쪽, 산탁, 덕충, 박의, 석품이 있다.
산탁 : 열 번! 칠숙공과?
석품 : 끝났군...
덕충 : 하나마나한 대결일세, 아니 그런가?
박의 : 저 상태로 한 번의 공격도 막아내지 못할걸세...
호재 : 만약, 유신랑이 열 번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무술비재의 승자는 없는 것으로 하고,
첫 번째 비재의 승자인 보종랑과, 두 번째 비재의 승자인, 유신랑 중, 중망결에 의해, 풍월주를 선출할 것이다!
석품 : (미소지며) 되었어.. 보종이 풍월주가 될 것이야...
호재 : 바로 승부를 시작한다!
칠숙, 겉옷을 벗고, 목검을 들더니, 연무장 안으로 들어간다.
칠숙 : (그런 유신을 보다가) 유신랑에게 물을 가져다 주어라!
대풍, 그 얘기를 듣고, 재빠르게 죽통을 들고 튀어나간다. 유신에게 물을 준다.
유신, 입만 적시고, 나머지는, 머리에 붓는다.
대풍 : 유신랑.. 하실 수 있겠습니까...?
유신도 대답치 않고 천천히 일어선다. 비틀한다.
애써 심호흡을 하더니, 목검을 잡고 자세를 잡는다. 지치고 힘든 표정. 얼굴도 엉망이다. 이를 악문다.
호재 : 유신랑과 원상화 칠숙의 마지막 비재를 시작한다!
S#8. 침전 (낮)
진평, 마야, 용춘.. 세종, 하종이 앉아 있고, 미생이 방금 들어온 느낌.
세종 : 칠숙이랑, 유신랑이?
하종 : 그건 하나마나 아니예요?
미생 : 근데.. 싸워서 이겨야 되는 건 아니고, 열 번의 공격을 막아내면 인정하겠다... 이렇게 했답니다.
세종 : 그래두 칠숙이네, 문노 외에 일대 일로 누가 칠숙을 당하겠나?
(E) 징소리 울린다.
S#9. 연무장 마당 (낮)
서로 대치하고 있는 칠숙과 유신.
칠숙이 틈을 보다가 공격을 한다. 날아 올라서, 칼을 내려치는 칠숙.
유신, 온 힘을 다해, 막아내지만, 뒤로 밀리다가, 힘에 부쳐 쓰러진다.
칠숙, 게임 끝났다는 듯, 돌아선다.
덕만, 역시 끝났다는 듯 눈을 감는다.
문노, 역시 어쩔 수 없다는 듯 어두운 표정.
ins.cut>반대쪽 회랑
산탁 : 끝났습니다요. 한방이네요! 한방!
덕충 : 당연하지. 저 몸으로 어찌 칠숙공의 공격을 막아낸단 말인가?
석품 : 서 있는 것만으로 대단했네...
박의 : (미소지며) 이제.. 보종랑이 풍월주가 되겠군.
산탁 : (놀란 듯) 어!
유신랑이 일어난다. 숨이 차고, 중심을 잡지 못하지만, 눈빛만은 형형하다.
칠숙, 사람들의 시선을 보고, 놀라, 뒤 돌아본다.
유신이, 목검을 잡고 더 싸우자는 듯 자세를 잡는다.
덕만, 미실, 모두 그 광경을 보고 있다.
칠숙, 무표정하게, 자신도 자세를 잡더니, 칠숙, 두 번째 공격을 한다. 정신없이 난타하는 칠숙.
유신, 그 어지러운 공격을 간신히 다 막아낸다.
더욱 난타하는 칠숙. 막아내는 와중에 힘을 내 공격을 하는 유신.
칠숙, 불의의 일격을 피하며, 떨어진다.
유신, 숨을 헐떡이며, 자세를 잡는다. 다시 대치.
ins.cut>회랑쪽,
죽방 : 그래! 두 번째 공격까지 버텼어!
고도 : (집중해서 보다가 죽방보고) 어? 형님, 언제 왔어?
곡사흔 : 어디 갔었어요?
죽방 : (집중해서 유신보며)........
유신, 간신히 칠숙을 향해 검을 겨누고 있긴 하지만, 너무 힘들다.
유신의 시선으로 칠숙을 보는데, 또렷했다, 흐렸다를 반복한다.
눈을 깜빡이며, 똑바로 보려는 유신. 무표정하게 그런 유신을 보는 칠숙.
뭔가, 비장한 눈빛으로 자세를 잡는 칠숙. 칠숙, 유신을 향해 돌진한다.
칠숙의 기합 소리(E)!
S#10. 미실의 방 (낮)
세종, 하종, 미생이 있다.
미생 : 장원전까지 올라왔다면, 엄청나게 지친 상태일텐데...
하종 : 더군다나, 열 번의 공격을 막아내는 거라면서요?
세종 : 무리네... 유신도 손쉽게 올라왔을 리가 없을테고, 지금쯤 만신창이일텐데... 어찌 그걸 버텨?
하종 : 에이... 결국 보종, 그 놈이 풍월주가 되는 모양이네...
미생 : 비담이 혼자 한 짓이라 해도, 신성한 비재에서 조작을 했으니, 자업자득이 아닙니까...? 어찌 비재에서...
하종 : 삼촌도 그때, 무술비재가 없었길래, 망정이지, 있었으면 어찌 풍월주가 되셨겠어요?
미생 : (째려보며) 조카님까지 왜 이러세요...
하종 : (무시하고) 아, 안되겠어요. 제가 가봐야겠습니다!
하고 나가는 하종, 보는 세종과 미생.
S#11. 연무장 마당 (낮)
침묵의 연무장. 고요하다.
카메라, 관중들을 쫙 훑으면 사람들의 표정이 보이는데, 뭔가 끔찍한 것을 보고 있는 듯 모두들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ins.cut>회랑 쪽, 용화향도들 있는 곳.
곡사흔 : (비장하고, 슬픈 시선으로 주시하며)......
고도 : (얼굴 일그러져 이를 악물고 앞을 보며).......
죽방 : (끔찍한 것을 보는 듯 얼굴 일그러져 앞을 보며).......
대풍 : (참았던 눈물이 흐르며) 유..유신랑...
연무장 쪽으로 카메라가면,
엉망진창(앞씬과 차이나는)인 채로, 이를 악물고, 일어나는 유신. 눈, 입술이 다 터지고, 눈은 퉁퉁 부어터져, 앞이 잘 보일까 싶다.
유신의 희미한 시선, 칠숙이 보였다, 안보였다 한다. 거친 숨소리.
칠숙, 그런 유신을 경이롭게 본다.
ins.cut>단상 위, 만명, 차마 못 보겠어서 고개를 돌린다.
만명 : (서현에게 참담한 심정으로) 중지시켜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저러다 유신이 죽겠습니다.
서현 : (비장하게) 저 아이가.. 포기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소. 이 비재를 끝낼 수 있는 건, 유신 뿐이오...
문노 : (그런 유신을 경이롭게 보고 있다)......
다시 칠숙, 자세를 가다듬고 유신을 공격한다. 몇 합 끝에, 칼을 맞댄 채, 힘겨루기에 들어가는 유신과 칠숙.
칠숙 : (칼을 댄 채 속삭이듯) 포기하거라...
유신 : (칼을 맞댄 채, 이를 악물고 버티다가) !
칠숙 : (칼을 댄 채 속삭이듯) 난 대충하는 법을 모른다... 더 계속하면 네 놈은 죽게 될 것이다...
유신, 칠숙의 말을 듣다가, 일그러진 얼굴로 이 악물고, 기합지르며, 칼로 칠숙을 밀쳐낸다.
밀려나서 다시 자세를 잡는 칠숙.
유신은 자신이 밀쳐냈으면서도, 힘이 빠지는지, 한쪽 무릎이 꺾인다. 간신히 목검을 지팡이처럼 잡고 버티는 유신.
ins.cut>단상 위, 덕만, 너무 끔찍해서 차마 못 보겠다. 괴로운 표정으로 눈을 감는다.
문노, 살짝 고개를 흔들며 끝났다는 표정이다.
목검을 지팡이삼아 일어나려는 유신, 일어나려다, 비틀, 중심을 잃더니, 다시 쓰러진다.
쓰러진 채, 일어날 줄 모르는 유신.
유신이 일어나지 않자, 칠숙, 자세를 풀고 단상 쪽으로 간다.
사람들, 끝났구나 싶다.
호재 일어선다. 모두 호재를 주목한다.
호재 : (일어서고 유신 보다가).....마지막 비재에서! 유신랑이 원상화의 공격을 견뎌내지...(하다가 말을 멈추고 어딘가를 본다)....
사람들, 호재의 시선을 따라 유신을 보면, 또 일어나려 하고 있다.
경이로운 사람들의 시선.
ins.cut>단상 위
덕만 : (괴로운 처참한 심정으로)(마음의 소리 E) 됐어... 그만해.. 그만해..유신...
ins.cut>회랑 쪽, 용화향도들.
곡사흔 : 저러다 유신랑 죽겠어...
대풍 : (눈물 흐르며) 유..유신랑.. 유신랑...
고도 : 유신랑.. 그만해요.. 제발...
죽방 : 중지시켜야 돼... 저러다 죽어!
ins.cut>회랑 반대쪽, 산탁의 부축을 받으며, 역시 만신창이인, 보종이 보고 있다.
석품 : 저 자가... 실로 독하구나...
덕충 : (그런 유신의 모습을 감격적으로 조용히 보고 있다, 입술이 떨린다)......
산탁 : (보종을 부축한 채, 흥분한 느낌, 진지하게 유신을 본다)......
박의 : 참으로 미련하기가 그지없군. 싸우는 것도 촌스럽고...
보종 : (박의에게 나지막이 무섭게) 목숨을 걸고 싸우는 화랑을 모욕하는가...
박의 : (놀라 보종보며) !!
ins.cut>단상 위,
미실 : (그런 유신을 역시 뜨겁게 보고 있다)......
설원 : (그런 유신을 역시 뜨겁게 보고 있다)......
하종 : 저런 독한 놈을 봤나? 독종이구만 아주! 독종!
미실 : (그런 하종을 째려본다)......
하종 : (미실의 시선을 느끼고) 뭐.. 뭘요...
문노 : (경이롭게 그런 유신을 보고 있다)......
유신, 한쪽 무릎만 꿇은 상태에서 일어나려고, 이를 악문다. 힘겨운 표정이 역력하다. 얼굴이 일그러진다.
ins,cut>단상 위,
덕만 : (그런 유신보며 괴로운 표정으로) 유신...그만하면 됐어... (눈물 흐르며) 이제.. 쓰러져두 돼... 제발... (하며 눈 감는다)
하는데, 갑자기 큰 소리가 난다.
보종 : (E) 버텨!!!!!!!!!!!
깜짝 놀라 눈을 뜨는 덕만., 소리가 난쪽을 보면 보종이다.
놀라는 덕만. 놀라는 미실, 설원. 놀라는 용화향도들.
보종 : 버텨내라!! 유신!! 쓰러지지 마!!
알천 : 유신랑!! 견뎌내거라!!
유신, 목검을 지팡이 삼아, 비명같은 기합을 지르고는, 다시 선다. 그리고 목검을 칠숙을 향해 겨눈다.
유신 : (악을 쓰듯) 안 끝났습니다!!
칠숙 : (그런 유신을 경이롭게 본다)......
ins.cut>단상 위,
하종 : 저거.. 보종이죠? 저 놈 미친 거 아니예요? 버텨? 버티라구?
미실 : (나지막이 읊조리듯) 나도 같은 마음이다...
설원 : (보며) !
하종 : (황당하다는 듯) 예?
ins.cut>회랑 쪽, 용화향도들
대풍 : (울면서) 유신랑 버티세요!!
곡사흔 : 할 수 있습니다!!
죽방 : 며..몇번 남은 거야? 아홉 번 견딘거지? 응?
고도 : 응! 마지막이야! 한번만 더 견디면 돼!!!
여기저기서, 유신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그런 광경을 놀라운 눈으로 보고 있는 문노. 그리고 미실.
칠숙, 그런 유신을 경이롭게 보다가, 자세를 고쳐잡는다. 그리고는, 유신에게 돌진하여, 공격을 한다.
몇 합의 공격을 힘겹게 막아내는 유신.
칠숙, 회심의 일격을 가한다. 막아내지만, 유신의 목검이 부러지면서, 옆구리를 가격당한다.
고통에 일그러지는 유신의 얼굴. 그대로 뒤로 밀려 쓰러지면서, 부러진 목검의 남은 부분으로 칠숙의 명치를 향해 손을 뻗는다.
힘없이 툭.. 하고 칠숙의 명치에 닿는 부러진 목검. 놀라는 칠숙.
유신은 그대로 쓰러진다. 혼절한다.
ins.cut>단상 위,
미실 : (한숨 쉬듯) 끝났구나...
호재, 앞으로 나선다.
호재 : 원상화 칠숙공과 용화향도 유신랑의 마지막 비재에서, 유신은 열 번의 공격을 받아내지 못했다.
덕만 : (참담한 심정으로)......
문노 : ......
설원 : ......
만명 : (눈물 흐르며 김서현에게 기대며)......
서현 : (비장하게 보며).......
대풍 : ......
곡사흔 : ......
죽방 : .......
고도 : .......
석품 : .......
보종 : .......
덕충 : .......
박의 : .......
호재 : 이로써, 이번 비재는....
칠숙 : 나의 패배요!!!
모두들 : (놀라) !!!
칠숙 : 유신랑의 마지막 일격이 (명치를 가리키며) 이 곳에 닿았소.
진검이었다면, 명치를 꿰뚫었을 것이오! 원상화 칠숙이 패했소! 유신랑의 승리요!!
갑자기 터지는 환호성, 유신에게 맹렬히 뛰어나가는 용화향도들. 다른 사람들도 연무장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덕충과 보종도 환호성을 지른다. 박의도 얼떨결에 좋아하다가, 석품이 째려보자, 뻘줌하여 멈춘다.
보종은 만면에 미소를 띠고 있다. 월야와 설지도 얼싸안고 좋아한다.
미실, 덕만, 문노도 자리에서 일어나, 그런 광경을 뜨거운 시선으로 보고 있다. 놀라운 광경이다.
S#12. 풍월주 집무실 (낮)
비담, 혼자 무릎 꿇고 있다가, 밖의 환호성이 들린다.
비담 : (일어나며 미소지며)(마음의 소리 E) 해냈구나.. 해냈어! (미소)
S#13. 미실의 방 (낮)
세종, 하종, 칠숙, 미생이 있다.
하종 : (칠숙에게) 왜 갑자기 나서서, 패했다고 하십니까?
칠숙 : 패배를 패배라 하지 않고 어찌 화랑이라 하겠소?
하종 : (속터진다는 듯 한숨 쉬며 보며)......
미생 : 아이.. 내가 가서 봤어야 했는데...
세종 : 이제 유신랑이 풍월주가 되는 것이 아니오? 새주, 어찌한단 말이오?
S#14. 병부령 집무실 (낮)
아직 붕대를 감고 상처투성이인 보종이 조용히 앉아 있다.
설원이 들어온다. 일어나서 예를 취하는 보종.
설원 : (자리에 앉으며) 앉거라.
보종 : (앉는다)......
설원 : (그런 보종을 보다가)...... 어찌하여 그런 것이냐...?
보종 : ......예?
설원 : 왜.. 유신을 응원했어...?
보종 : ...... 저어... 그게... 저도 모르게 그만...
설원 : (보며)......
보종 : 아닙니다. 화랑이니까.. 화랑이라면, 누구나 그 광경을 보며 같은 생각을 했을 겁니다.
설원 : (보며)......
S#15. 궁 내 방 (낮)
유신, 완전히 뻗어 누워 있고, 아직 의식없는 상태. 의원이 와서, 상처를 살피고 있다.
만명이, 그런 유신을 걱정스러운 듯 보고 있다.
덕만이 들어온다. 만명이 덕만을 보고 예를 취한다.
덕만 : (너무 걱정스러워) 유신랑 괜찮은 겁니까! 유신랑!
만명 : 바로 혼절하여, 시료는 했습니다. 지금은 잠이 들어 있는 것이라 합니다.
덕만 : (상처투성이의 유신을 말없이 처연하게 본다)......
S#16. 용화향도 산채 숙소 (낮)
고도, 대풍, 곡사흔, 찬기 등 용화향도 낭도들이 모여 있다.
고도 : (호들갑스럽게) 봤지? 봤지? 유신랑 완전 멋있었어!
(무릎꿇더니 일어나는 거 흉내내며) 으.. (하고 일어나서는) (유신 흉내내며 비장하게) 아직.. 안 끝났습니다! 이야!
대풍 : 그니까! 나 보는데, 가슴이 벅차서 죽을 뻔 했다니까!
곡사흔 : 넌 가슴 벅차가지고 엉엉 울었잖아?
대풍 : 눈물 좀 고였겠지, 울긴 뭘 울어?
찬기 : 아주 통곡을 하던데 뭐?
대풍 : 이 자식이!
대풍이 찬기를 쫓아 투닥거리는데,
고도 : (발라당 누우며) 근데 죽방형님은 또 어디간 거야?
S#17. 주막 마당 (낮)
평상 테이블에 은화가 한 닢 놓인다.
놀라는 죽방. 재빠르게 집으려는데, 가로 막는 손, 춘추다.
춘추 : (작고 조근조근하게 맥없이) 다음 얘기를 해보게.
죽방 : (눈은 은화를 향한 채, 침을 꿀꺽 삼키고는)... 그.. 그러니까..자! 정확하게 정리를 할테니, 잘 들으쇼.
춘추 : (순간 눈 반짝이며 듣는)......
죽방 : 일단, 미실새주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고! 우리 떡만공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있다 이거요.
근데.. 여기서 유신랑이 풍월주가 되면!
춘추 : 그 사람이 미실새주 사람이라 이건가?
죽방 : (속터져서) 아니!! 아까 얘기했잖아!! 유신랑은 떡만공주파! 보종랑은 미실새주파!! 몇 번을 얘기해!!
지나가던 산탁이, 큰소리에 보니 죽방이다. ‘뭐야’ 싶은...
S#18. 풍월주 집무실 (낮)
비담, 혼자 있는데, 문노가 들어온다. 비담 일어난다.
문노, 비담을 힐끗 보고 자리에 앉는다. 비담, 어둡게 문노를 본다.
문노 : 유신이... 버텨냈다...
비담 : 소리 듣고 짐작했습니다. 칠숙공이 이긴다고 그런 환호성이 나진 않을테니까요.
문노 : (어둡게 보며)......
비담 : (어둡게 보며)......
문노 : 네가 여기서 할 일은 없는 것 같다. 나와 떠나자. 채비하거라...
비담 : (의외의 답변이라 놀라서) !!
S#19. 미실의 방 (낮)
미실, 생각에 잠겨 있는데, 설원이 들어온다.
설원 : (그런 미실보다가) 무슨 생각을 그리하십니까?
미실 : (온 줄 몰랐다가 놀라) 아.. 오셨습니까? 보종은요?
설원 : 새주께 죄송한 생각에, 마음이 힘들겠지만... 괜찮아질겁니다. 첫 패배 아닙니까..? 큰 경험이 될 것입니다.
미실 : 보종은 잘 싸웠습니다. 다독여주세요.
설원 : 예... 헌데,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셨습니까?
미실 : 유신랑, 그 자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설원 : 예.. 저도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연무장을 들끓게 하던 그 투혼...
미실 : .......
설원 : 진흥대제 때, 화랑이던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문노, 새주, 저.. 그리고 사다함.. 모두 젊었던 그 시절이요.
미실 : 예... 저도 그런 걸 느꼈습니다.
설원 : ......
미실 : 헌데... 그게 문제입니다. 제가 느끼고, 설원공이 느낀 것을, 모두가 느꼈을 거라는 겁니다.
유신은... 이번 비재로 안으로도 밖으로도 성장했을 겁니다.
S#20. 궁 내 방 (낮)
덕만이 어딘가를 애처롭게 보고 있다.
유신, 아직 의식이 없는 듯 앞에 누워있다. 어딘가 괴로운 듯 땀이 흐른다.
땀을 닦아주는 덕만. 그윽하게 본다. 안쓰럽고, 애처롭다.
S#21. 풍월주 집무실 (낮)
문노와 비담이 있다.
비담 : 절 파문하셔야 하는 것 아닙니까!
문노 : (물끄러미 보며)......
비담 : 그러시려고 한거잖아요?
문노 : (보며)......
비담 : 저 파문하시려고, 비재할 때, 제자로 인정하신 거잖아요?!!
문노 : (보다가 시선 돌려 돌아서며) 한심한 놈...
비담 :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덕만공주, 김유신, 그리고 스승님께서 준비하시는 대업이 뭡니까!
문노 : (보며)......
비담 : 그 대업에 비하면, (씹어뱉듯) 비재 따위 하찮은 겁니다.
문노 : (한심하게 보며)......
비담 : 정당하게 했으면, 유신이 절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물론 껄끄러운 상대죠, 하지만 유신은 아직 저한텐 안됩니다.
문노 : (보며)......
비담 : 허면 어찌 되었을까요? 김유신 1승, 보종 1승, 그리고 저는 쓸데없는 1승. 보종이 풍월주가 됐겠죠.
문노 : 해서...?
비담 : 대업이란 천하만민을 위한 일이 아닙니까? 그런 대의가 있는데, 빠른 길을 두고 돌아가야 합니까?
그 알량한 자존심과 규칙을 지키려고, 천하만민을 외면해야 합니까!!
문노 : (한심하다는 듯) 네 놈은 한참을 더 배워야겠구나...아직 가르칠 게... 너무 많다... (혀를 차며) 쯔쯔쯔...
하고, 씩씩대는 비담을 남겨둔 채, 나가는 문노.
비담, 흥분된 마음에 나간 문을 본다.
S#22. 궁 일각 (낮)
나오는 문노, 걸어가는데, 뒤를 쫓아나오는 비담. 씩씩대며, 문노를 따라간다.
비담 : 저는 스승님을 따라가지 않을겁니다. 파문을 하십쇼! 제가 스승님 얼굴에 먹칠하지 않았습니까!
문노 : (물끄러미 본다)......
비담 : 국선의 제자가 정당하지 못한 비재를 하지 않았습니까?
문노 : 아까 말하지 않았느냐... 가르칠 게 너무 많아서...파문을 할 수가 없느니라...
비담 : (놀라).......예...?
문노 : (돌아서며) 따르거라...
비담 : (문노의 뒷모습을 보는데)......
문노 : (다시 돌아보며) 대의를 위한 일이니, 빠른 길로 가면 된다 했느냐?
비담 : (보며)......
문노 : 이 한심한 놈아... 빠른 길로 갈수가 없어서... 대의라고 하는 것이다.
비담 : (보며)......
문노 : 그리고... 네 놈이 최선을 다했다해도...정말 유신에게 이겼을지.. 난 모르겠다...
하고 가는 문노. 그런 문노를 복잡한 감정으로 보는 비담.
S#23. 궁 내 방 앞 복도 (낮)
비담,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가고 있는데, 맞은 편에서 미실이 시녀들을 거느리고 온다.
비담, 옆으로 물러서 고개를 숙인 채, 예를 취한다.
미실, 가다가 미소를 띠며 멈춘다.
미실 : (미소지며) 총명하고 지략이 뛰어나다 생각했는데...
비담 : (열받지만 참으며 보는).....!
미실 : 무예에 있어, 자신보다 위가 없다고 생각한 오만함이, 하나!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원상화와 국선을 우습게 본 방자함이 둘.
비담 : (노려보며) 오만방자하여, 실수를 하였다 생각하십니까?
미실 : 더 중요한 건 세 번째겠지...
비담 : ......?
미실 : 이번 네놈의 계책엔 어떤 사욕과 과시가 보이더구나..
비담 : ......
미실 : 마치.. 어린 소년이 좋아하는 여인에게.. ‘날 보아달라..’ ‘난 널 위한거라면.. 뭐든.. 할 수있다’ 하는.. 뭐 이런 거..?
(자기가 생각해도 우스운 듯 웃는)
비담 : (민망하고 창피한)
미실 : 아니면.. 내게 관심 좀 가져달라 부모에게 투정부리는 뭐 그런거..?
비담 : ..(질투와 민망함 등이 분노로 번져가는)....
비담에게 미소 한 번 짓더니 가는 미실.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데 미실의 말에 더 어지럽다.
가는 미실 보다가 홱 돌아서서 가는 비담, 차가운 표정.
S#24. 궁 내 방 (낮)
누워있는 유신을 덕만과 알천, 지켜보고 있다.
알천, 얼굴에 상처 있고, 손에는 광목으로 붕대가 감겨 있다.
덕만 : 알천랑은 괜찮으십니까?
알천 : 예, 저는 괜찮습니다. 유신랑은 어떻습니까?
덕만 : (알천에게) 큰 부상은 없답니다.
알천 : (걱정스럽게 유신을 보는데)
이때 비담이 들어온다. 비담도 얼굴에 상처들이 보이고..
비담 : (촐랑대며) 유신랑은? 괜찮아?
알천 : (분노, 멱살 잡으며) 네 이놈!! 네가 한 짓을 아느냐!
비담 : (장난스럽게 웃으며) 아, 미안! 진짜 미안해! 그렇게 될 줄 몰랐지.
덕만 : (무겁게 보면)
비담 : 공주님, 진짜 죄송해요. 전 정말 잘해볼라고 그런 거라니까요!
알천 : 이 놈이 근데!! (하는데)
덕만 : (막으며) 알천랑은.. 잠시 나가 계세요.
알천 : (비담을 노려보고 나가면)
비담 : (웃으며) 공주님~ 진짜 잘못했어요.. (하는데)
덕만 : (매섭게, 이를 지그시 물고) 웃지 마.
비담 : (웃음 사그라지며 쫄은 척 하고 보며)......
덕만 : (차갑게) 넌 날 주군으로 삼겠다 했어. 그리고 오늘은 명을 어겼어.
비담 : ......
덕만 : (차갑게) 한번만 더 그런 일이 생기면... 다신 널 보지 않을꺼야.
비담 : (표정 수습하고, 문노에게 처럼)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다신.. 그런 일 없을 겁니다. 송구합니다, 공주님.
덕만 : 난 예전과 달라. 내가 한 말을 꼭 지켜야 돼. 안 보겠다고 분명히 말했어.
비담 : 예. 공주님, 결코 그런 일 없을 것입니다.
덕만 : (조금 누그러져서) ...상처는 괜찮은 것이냐?
비담 : (금세 웃으며) 이 정도야 뭐.. (하다 유신 보며) 그나저나 유신랑.. 엄청났었나 봐요. 다들 대단했다.. 멋졌다.. 막 이러고..
(덕만보며) 정말 유신랑 풍월주 되는 거예요?
덕만 : (유신을 보며, 경외심 가득한 얼굴로) 그 비재를 본 사람이라면..
비담 : (그런 덕만 보고)
덕만 : (경외심 가득해)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거야.
비담 : (그런 덕만 보다, 기쁜 표정으로) 정말요? 전 저 때문에 유신랑이 잘못될까봐 어찌나 걱정을 했는지..
아~ 나도 봤어야 됐는데. (유신보며) 진짜 멋졌겠다..
하다가 어두운 표정으로 돌변하는 비담. 부럽다는 느낌으로 유신을 바라본다.
S#25. 빈 연무장 마당 (낮)
10화랑들(대남보, 보종 제외), 회랑에 모여 있다.
알천, 임종, 선열, 왕윤, 필탄, 비재에서의 유신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 듯 빈 연무장 마당을 경탄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선열 : (눈치를 보듯 조심스럽게) 유신랑이 대단하긴 했네.. 그렇지 않은가..?
왕윤 : (크게 감동받은 듯) 나라면 그리 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했네.
알천 : (흐뭇하게 듣고)......
필탄 : 그런 의기가 있으니.. 이곳 서라벌에서 지금까지 버텨낸 것이겠지.
석품 : (비꼬듯) 자네들 아주 유신랑에게 감복한 모양이구만.
임종 : 자네도 보지 않았는가? 화랑이라면 어떤 자가, 그 모습에 피가 끓지 않겠는가?
석품 : 허나 승부조작을 하려 했네.
덕충 : 그건 비담이지 유신은 아니지 않은가?
석품 : (덕충이 그러자 의외다 싶어 뭐야? 노려보고)......
박의 : 우리 10화랑뿐 아니라, 다른 화랑과 낭도들도, 유신랑 얘기뿐이네...
이때 오는 비담, 모여 있는 화랑들을 본다. ‘진정한 화랑의 모습이었네.’ ‘맞네’ 등등 말소리 들리고..
비담, 유신이 진짜 대단하긴 했구나..
S#26. 궁 내 방 (낮)
유신의 흐릿한 시선으로 보이는 덕만의 모습. 유신의 병상 앞을 지키고 있다.
유신 : (흐릿한 시선으로 주위를 보다 덕만을 보고는) 공주님..
덕만 : (얼른 보며) 정신이 듭니까?
유신 : (몸을 일으키려하나 힘들고)
덕만 : (얼른 다시 눕히며, 안타깝고 미안해) 그냥 누워계세요.
유신 : 아, 아닙니다.. (하면서 억지로 앉는다)
덕만 : 어찌 그리.. 무모하고 미련하단 말입니까?
유신 : (희미하게 미소지며)......
덕만 : 이런 화랑 밑에서 낭도생활을 했으니, 저도 참 불쌍합니다.
유신 : (살짝 미소 짓고) ...... 헌데... 어찌 되는 것입니까...?
덕만 : 아마.. 모든 화랑들이 불쌍하게 될 것 같습니다.
유신 : (화급히 놀라며) 낭문에 무슨 일이 있습니까?
덕만 : (아휴.. 이 센스제로야.. 싶어) 유신랑이 풍월주가 될테니,
미련한 풍월주 밑에 모든 화랑이 불쌍하게 될 것 같다는 말씀입니다.
유신 : (쑥스러워 피식 웃고)......송구합니다. (하고 보면).......
덕만 : (안쓰럽게 바라보고)
S#27. 주막 (낮)
춘추의 주위로 죽방과 산탁, 백성들 우르르 모여 있다. 은을 받기 위해 서로 얘기를 하려고 난리다.
죽방 : 그러니까 그게, 천명공주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신기한 일들이 자꾸만 일어나는데.
산탁 : (끼어들며) 예! 일식이 일어나질 않나.. 광조가 나타나질 않나!
춘추 : (들으며 상으로 은닢 하나를 놓으면)
주민1 : (가로채며) 한 밤중에 천명공주님 궁위로, 빛이 나는 새들이 날아다녔습죠!
죽방 : (아깝다는 듯이 보고)
주민2 : 그 뿐입니까? 천명공주님을 봤다는 사람도 있습니다요! 천명공주님께서 날개를 달고 하늘로 승천하셨다고..
죽방 : (춘추에게 바짝 앉으며) 그게 다 덕만공주님께서 천명공주님 사당서 날마다 정성으로 치성을 드리시니까...
산탁 : (껴들며) 천명공주님께서 덕만공주님을 보호해주신다는 뜻 아니겠습니까요!
춘추 : (조근조근하게 힘없이) 덕만공주가... 그리 정성을 들이는가?
죽방 : 예 그럼요! (안타깝게) 20여년 만에 만난 언니를 그리 잃으셨으니..
춘추, 그런 죽방을 보다, 은화 한 닢을 상위에 올려놓으면, 서로 갖겠다고 손을 뻗치는 죽방과 산탁, 주민들.
춘추는 들은 얘기들을 생각하는 듯 조용히 있다.
S#28. 침전 (낮)
진평, 마야, 용춘 있고.
진평 : (다행이다 싶어) 유신랑이 깨어났다구?
용춘 : 예, 조금씩 기력을 찾고 있다 합니다.
마야 : 정말 다행입니다. 어쨌든 이번 비재로, 화랑들 사이에 유신랑이 큰 귀감이 되었다 하지 않습니까.
진평 : (잘 됐다는 듯 고개 끄덕이는데)
이때, 들어오는 장헌.
장헌 : 폐하, 수나라에 갔던 사신단이 당도했다 하옵니다.
진평 : (기뻐) 허면.. 춘추도 온 것인가!
장헌 : (고개 푹 숙이며) 그것이..
마야 : (불안) 어찌 그러시오?
장헌 : 아무래도.. 미실 새주 측에서 먼저 손을 써, 춘추공을 모시고 간 듯 하다하옵니다..
진평 : (경악) 뭐라? 미실이.. 춘추를?
마야 : (경악) 춘추를 어찌 미실이 데려온다는 것이오?
장헌 : 사신단이 수나라에 도착했을 때, 춘추공께선 이미 계시지 않았고.. 신라에서 온 누군가와 함께 떠났다 하옵니다.
용춘 : 어쨌든 먼저 출발하였다면 벌써 도착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찌 아직도 오지 않는단 말입니까?
장헌 : 그것이.. 당항성으로 들어오신 듯은 하나.. 지금 어디에 계시는지는..
마야 : 설마.. 미실이 춘추를 연금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진평 : (불안하게) 미실 주위를 잘 살피도록 하라.
S#29. 천명의 사당 (낮)
덕만, 기쁜 얼굴로 위패를 바라보고 있다.
덕만 : 언니.. 유신랑이 해냈어. (바라보다) 곧 있으면.. 춘추도 올거구.. (눈물 살짝 맺히고)
S#30. 일각 (낮)
알천과 놀란 임종이 걸어가고 있다.
알천 : 용춘공께서, 춘추공이 서라벌에 계실지 모르니 찾아보라는 명이시네.
임종 : (놀라) 안그래도.. 비재때 대남보를 보았다는 낭도가 있길래.. 잘못 보았다 여겼는데..
하는데 양길이 급히 온다.
양길 : 수나라에 갔던 백호비도의 낭도들이 와있습니다.
임종 : (심상치 않은 듯) 대남보랑과 같이 있더냐?
양길 : 아닙니다. 장터를 수색하고 있었습니다.
알천 : (심각하게 생각하다가)......(다급히 임종에게) 빨리 움직여야 하네. 낭도들을 소집하게.
S#31. 창고 (낮)
미생, 대남보 있고.
미생 : (완전 흥분)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사라졌다니!
대남보 : (눈치 보며) 잠시 쉬었다 가자시길래.. 여각엘 들어갔는데..
미생 : (치받아, 버럭) 네 놈은 대체 제대로 하는 게 무엇이야!!
대남보 : ......
미생 : 금오산을 넘었으면 서라벌이 코앞이거늘! 쉬었다 가자해도 그냥 데리고 왔어야지!!
대남보 : 그것이.. 춘추공께서.. (불평 하려다) 하여간, 보통 분이 아니십니다.
미생 : (자르며) 잘했다는 게야 지금!!
대남보 : (움찔)
미생 : 당장 찾아서 궁으로 데려오거라!! 만약 못 찾아내면.. (살기) 누님이 문제가 아니다. 내가 네 놈을 죽이고 말 것이야.
대남보 : (겁먹고, 얼른 나가려는데)
미생 : 헌데!
대남보 : (보면)
미생 : (조금 누그러져) 시킨 대로는 한 것이냐? (궁금하다는 듯이) 춘추공에게.. 어찌 한 것이야?
대남보 : (보며 회상에 잠기고..)
S#32. 수나라 방 (회상, 낮)
무릎 꿇고 완전 엎드려 있는 대남보.
대남보 : (울며) 소신을 죽여주시옵소서! 죽음으로도 씻지 못할 큰 죄를 지었나이다!!
카메라 팬해서 보면, 앉아있는 춘추. 무슨 표정인지 모르게 멍하게 바라보고 있다.
대남보 : (차고 있던 칼을 춘추 앞에 놓으며) 공자님께서.. 제 목숨을 거두어 주시옵소서!
춘추 : (보고)
대남보 : (흐느끼며) 이 죄인을.. 죽여주시옵소서! (하는데)
춘추 : (감정 없이) 그만... 알았다..
대남보 : (놀라, 눈물범벅된 얼굴 들면)
춘추 : (표정 없이, 나약한 목소리) 서라벌로 가야겠구나.. 채비를 하거라.
대남보 : (무슨 상황인지 몰라 보면)
춘추 : 날 데리러 온 것이 아니더냐.
대남보 : (흐느끼며) 공자님.. 하오나..
춘추 : 나가 보거라.
대남보 : (놀라 보면)
춘추 : 나가 봐..
대남보, 놀라서 보다 나가면,
아무런 표정 없이 앉아있던 춘추, 탁자 아래서 함을 꺼낸다. 열면, 예쁜 한지로 된 편지봉투들이 가득 차 있고.
춘추, 표정 변화 없이 편지 하나를 꺼내서 읽는다. 다 읽은 편지를 접고, 다시 하나를 꺼내는 춘추.
다 읽고, 다시 하나를 꺼내는 춘추. 계속 편지를 읽는다.
S#33. 창고 안 (낮)
미생, 대남보 있고.
미생 : (아리송한 표정으로) 죽여 달라했는데.. 그냥 채비만 하라셨다구?
대남보 : 예. 서라벌로 오는 동안에도.. 그 얘긴 더 이상 하시지 않았습니다.
미생 : 그래..? 어미를 죽인 놈이 제 발로 찾아왔는데.. (생각하며) 더 이상 말이 없다...?
(이상하다) 그 정도로 반푼이란 말인가...?
S#34. 장터1 (낮)
오는 알천과 임종. 비천지도 낭도들과 호국선도 낭도들 따라오고.
임종 : 장터 구석구석, 면밀히 찾아야 한다.
알천 : 백호비도의 낭도들이 보이거든, 놓치지 말고 살피거라.
낭도들, ‘예!’ 하며 급히 흩어지면, 알천과 임종도 각자 흩어지고.
S#35. 장터2 (낮)
백호비도 낭도들, 춘추를 찾고 있는데, 대남보가 온다.
대남보 : (백호1에게) 어찌 됐느냐?
백호1 : 도성 안의 기방들을 모두 뒤졌는데.. 안 계셨습니다.
대남보 : (한숨 쉬며) 알았다. 장터도 샅샅이 뒤져 보거라.
S#36. 장터 일각 (낮)
*양길과 함께 가게 주인들에게 물어가며 춘추를 찾는 알천.
*백호1과 함께, 15세 정도의 공자를 따라가 얼굴을 확인하는 대남보. 춘추가 아니자, 실망하고..
*양길과 흩어져, 골목골목 샅샅이 뒤지는 알천.
S#37. 주막 앞 장터 (낮)
춘추를 찾으며 오다, 뭔가를 보고 놀라 멈춰서는 알천.
보면, 10m 넘는 거리에 대남보가 당혹스런 얼굴로 서있다.
굳은 듯이 마주보며 서있는 알천과 대남보.
알천, 뭔가 비장하게 대남보에게 천천히 다가간다.
알천 : (대남보에게 다가와 노려보며) 자네와 난.. 남은 일이 있지...?
대남보 : (긴장으로 보면)
알천 : (힘줘서) 천명공주님의 승하가 사고라고 하네. 허나, 천하가 그리 안다 해도, 자네와 나는 알지 않는가...?
대남보 : (긴장하여 보며) !!
알천 : (씹어뱉듯) 어찌 아직까지 목숨을 부지하고 있단 말인가...자결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대남보 : ..... 어찌하잔 것이야...?
알천 : 어제 대비재 차상전까지 치뤘네... 몸이 정상이 아니지... 지금 날 베어야 자네에게 유리하지 않겠나?
대남보 : (놀라) !! 화랑이...장터에서 꼭 이래야 되겠는가?
알천 : 천명공주님은 성골로 산중에서 돌아가셨네...
대남보, 어쩔 수 없음을 알고, 긴장하여, 칼손잡이 손을 가져간다.
알천도 마찬가지다. 서로 일촉즉발의 상황.
춘추 : (E) 이제 그만 궁으로 가자꾸나..
알천, 멈칫.
대남보, 경악하여 보면, 춘추, 표정 없이, 대치하고 선 알천과 대남보를 보고 있다.
대남보 : (놀라) 어디 계셨사옵니까! 한참을 찾았습니다!
알천 : (기분 상해) 뉘신지 모르나 이자와 내가 남은 일이 있소.
춘추 : 그 남은 일이란 것이.. (대남보 보며) 혹 니가 말한 그 일인 것인가?
대남보 : (고개 숙이며 대답 못하면)......
춘추 : (알천 보며 조용히) 그것이라면.. 이미 내가 용서를 했다.
알천 : (영문 몰라) 대체 뉘신데.. (하다가 설마 하는 얼굴로 보면)
대남보 : 예를 갖추게. 천명공주의 적손인 춘추공이시네.
알천 : (경악하여) !!!
S#38. 천명의 사당 (낮)
덕만, 천명의 위패를 보며 홀로 있는데, 급히 들어오는 소화.
소화 : (숨 몰아쉬며) 공주님!! (기쁨으로) 춘추공께서.. 오셨답니다!!
덕만 : (놀라고 기뻐) 정말요? 궁으로? 궁으로 들어왔어요?
덕만, 말과 함께 감정이 복받쳐 눈물이 차오른다.
그렁해진 눈으로 위패를 보는 덕만. 눈물이 터져 나오려는 걸 애써 참고는 미소를 띠며 달려 나간다.
S#39. 침전 (낮)
가슴이 벅찬 얼굴의 진평과 마야. 보면, 춘추가 예를 갖춰 인사를 올리고 있다.
춘추 : (예의바르게) 폐하와 황후님께서.. 마음이 크게 아프셨겠습니다..
진평 : (눈물 차오르며) 춘추... 춘추야...
마야 : (눈물 흘리며) 이리 컸단 말이냐...
진평과 마야, 천명 생각에 더욱 안타까워 눈물이 흐르고..
그런 진평과 마야를 바라보는 춘추.
S#40. 궁 일각 (밤)
설레는 얼굴로 달려오는 덕만.
S#41. 침전 앞 복도 (밤)
달려오는 덕만. 문 앞을 지키고 있는 장헌에게,
덕만 : (헉헉대며, 급히) 춘추가 들었는가?
장헌 : 아닙니다. 방금 막 폐하를 뵙고, 공주님 방으로 가셨습니다.
덕만 : (마음의소리 E) 날 만나러 갔구나.. 나를!
덕만, 급히 돌아 달려가고.
S#42. 궁 복도 (밤)
달려오는 덕만. 얼굴에 점점 긴장이 서리고..
덕만 : (마음의소리 E, 떨리는) 언니... 언니...
S#43. 덕만의 방 (구 천명의 방/밤)
춘추, 손에 33씬의 함을 들고 들어와, 홀로 방안을 둘러보고 있다.
천명이 쓰던 물건들을 하나하나 보는 춘추. 회상에 잠긴다.
S#44. 구 천명의 방 (회상, 밤)
45씬과 변함이 없는 방. 천명과 어린 춘추 있고. (어린 천명일 경우 6세 춘추. 성인 천명일 경우 10세 춘추)
천명, 안타까운 얼굴로 춘추를 바라보고 있다.
천명 : (슬프지만 애써 밝게) 당분간.. 떨어져 있어야 하겠구나..
춘추 : (초롱초롱) 얼마나 말이옵니까? 열밤이옵니까..? 스무밤이옵니까?
천명 : (슬프게 보며)....... 그보다는 더 긴 시간일 것이다...
춘추 : (아직 몰라, 그저 신나서) 수나라에 가는 것이옵니까?
천명 : (그런 춘추를 그저 미안하고 애틋한 눈으로 보고)......
S#45. 덕만의 방 (밤)
춘추, 회상에서 깨어나는데.. 문이 열리며 덕만이 들어 온다.
숨을 몰아쉬며 떨리는 눈으로 춘추를 바라보는 덕만. 가슴이 벅차오르고, 너무 떨려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춘추, 그런 덕만을 바라본다.
덕만 : 네가.. 춘추구나...
춘추 : (물끄러미 본다)......
덕만 : 난... 그러니까... 난... 네 이모다... 어머니이신 천명공주의 친동생이야...
춘추 : (예를 취하며 건조하게) 춘추이옵니다.
덕만 : (춘추 보는데 천명 생각이 나니 갑자기 복받친다)(마음의 소리 E) 언니... (춘추에게 다가가 춘추를 안는다)...
천명이 생각나, 복받친 감정에 결국 눈물을 흘리는 덕만. 떨리는 손으로 춘추를 보듬어 안는다.
그렇게 춘추를 안고 눈물 흘리며 덕만.
덕만 : 네가 춘추구나.. 천명 언니의 아들이구나... 네가...
덕만, 말을 잇지 못하고, 애틋하게 춘추를 안고 눈물을 흘리는데..
춘추, 표정 변화 없이 안겨 있다가,
춘추 : (포옹풀리자 건조하게) 왜 이 방을 쓰십니까. 다른 좋은 방들이 많을 텐데.
덕만 : (당황으로 보며) !!
춘추 : (보고)......
덕만 : (보다가, 어색하게 미소 지으며) 그래.. 네 어머니의 방이지.. 네가 싫다면 다른 방을 쓰마.
춘추 : (보면)
덕만 : (다정한 미소로) 몸이 약하다 들었는데, 몸은 좀 어떠하냐? 그 먼길을 오면서 힘들진 않았느냐?
춘추 : (물끄러미 보며)......
덕만 : (애틋해서) 이제 언니가... 네 어머니가 해주지 못한 것을.. 내가 다 해줄 것이다. 내가 언니를 대신해서..
하는데, 어딘가로 가는 춘추. 탁자에 놓인 함(33씬)을 열어 편지를 하나 꺼내 읽는다.
춘추 : (감정 없이) 서라벌은 며칠째 눈보라가 치는데.. 그곳은 어떤지 모르겠구나.
덕만 : (뭐지 싶어 보면)
춘추 : 궁은 넓고..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보고 싶은 얼굴 하나가 없어.. 마음도 몸도.. 더욱 춥게만 느껴지는구나..
따뜻한 봄이 오면.. 반드시 널 데리러 가마..
덕만 : (언니의 편지구나 싶고)
춘추 : (다른 편지 꺼내 읽으며) 오늘이 네가 태어난 날이구나.. 매년.. 네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생일을 보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싶은 얘기도.. 해주고 싶은 것들도 너무나 많구나.. 내년 생일엔.. 꼭 만나자꾸나..
덕만 : (가슴 아프고)
춘추 : (다른 편지 꺼내 읽으며) 사신단에게 보낸 네 옷은 잘 맞는지 모르겠다. 부끄러운 솜씨지만.. 어미를 생각하며..
곱게 입어주길 바란다.. 몸이 약하다 들었는데.. 다른 것은 신경 쓰지 말고.. 그저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구나..
내년엔 만날 수 있을 것 같구나.
덕만 : (가슴 아프고)
춘추 : (다른 편지 꺼내 읽고) 네가 정치에 뜻이 없다면.. 그림을 그리든, 음악을 하든, 나는 상관없다.
네가 하고 싶은 뜻을 이루거라.. 그리하고 있으면 내년엔 널 부를 것이다... 무척이나 보고싶구나, 춘추야.
덕만 : (설마 하고 보면)
춘추 : (편지를 접어 넣고는) 내년... 내년... 내년...처음엔 이러다 못만나는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나중에 화가 났습니다. 만나기만 하면 원망해주리라.
덕만 : (애처롭게 보며) 춘추야.. (하는데)
춘추 : 헌데.. 그 원망의 대상이 없어져버렸으니, 이 얼마나 재미있는 일입니까?
덕만 : (춘추의 시선이 당황스러운데) 저.. 춘추야.. 내 말을 들어봐...
춘추 : (무시하고) 어머니의 사당에 매일같이 정성을 드리신다 들었습니다.
덕만 : (보며)......
춘추 : 또... 어머니를 대신해서, 절 보살피겠다 하셨습니다.
덕만 : 내가 부족하지만, 언니를 대신해서.. 널 잘 보살필...
춘추 : (말끊으며 차분하게)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덕만 : (보며).......
춘추 : 어머니의 후광을 업으려 마세요. 또! 어머니이신 천명공주를 대신할 수 있는 건, 덕만공주님이 아니라,
덕만 : (놀라 보며)......
춘추 : (건조하나 결연하게) 오로지 저... 김춘추입니다.
덕만 : (얼어붙어서 보고)
춘추 : 덕만공주님께선, 천명공주의 어떤 것도 이어받지 못하실 겁니다.
덕만 : (말문이 막혀 보는데)
춘추 : 덕만공주께서도 저처럼 멀리서 서라벌로 오셨다 들었습니다.
덕만 : (보며)......
춘추 : 어떤 마음으로 오셨습니까? 또... (차가운 미소로) 전 어떤 마음으로 서라벌에 왔을까요?
덕만 : (놀랍고 당황스러워 보기만 하는데)......
춘추 : 전... 신라를 가지려는 마음으로 왔습니다.
덕만 : (경악) !!! (윗 두줄은 나중에 쓰일 부분이니 방송에는 내보내지 말아주세요)
S#46. 덕만궁 앞 마당 (밤)
나오는 춘추. 알천과 임종이 대기하고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대남보가 있다.
알천 : (다가가) 모시겠습니다.
춘추 : (잠시 보고는) 아니다. 나는 따로 약속된 일들이 있느니라.
하고, 알천과 임종을 지나쳐 가는 춘추.
알천, 임종, 당황해서 보면, 대남보에게 가는 춘추.
춘추 : (대남보에게) 가자.
대남보 : (놀라 보면)
춘추 : 서라벌에 오면, 내게 진귀하고 재미난 것들을 보여준다 하지 않았느냐.
대남보 : (얼굴 확 피며) 예! 모시겠습니다!
대남보와 미생, 신나서 춘추를 데리고 가면,
알천과 임종, 이걸 어쩌나 하는 얼굴로 보고..
S#47. 미실의 방 (밤)
미실, 설원 있고.. 깊은 생각에 잠겨있는 미실.
설원 : 무얼.. 그리 생각하십니까.
미실 : (보면서 차마 말을 못하는데)
설원 : (마음을 읽었다는 듯) 유신랑을.. 갖고 싶으신 겁니까?
미실 : (역시 설원이라는 듯 피식 웃으며) 서운하지 않으십니까..
설원 : (미소) 인재를 보셨으니, 당연하겠지요...
미실 : (미소 지으며 보면)
설원 : 보종은 유신에게 졌습니다. 비록 직접 대결하진 않았으나, 유신은 자기자신을 뛰어넘어, 비재에서 이겼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지요.
미실 : .......
설원 : 과연 덕만공주에게는 진정 인리가 있는 듯 합니다.
미실 : ...... 미실은 참으로 욕심이 많은 듯 합니다.
설원 : 어인 말씀이십니까?
미실 : 설원공께서 계신 것만으로도, 제가 어찌 인리가 없다 하겠습니까?
설원 : 과찬이십니다.
미실 : 헌데도, 끊임없이 인리를 원하니 말입니다... 풍월주 추인식이 내일이지요?
설원 : 예... 유신랑에 관해선, 준비를 해두었습니다. 궁주의 뜻대로 될 것입니다.
미실 : (미소 짓는데)......
이때, 만면에 웃음을 띠고 들어오는 미생.
미실 : 춘추가 왔다구요?
미생 : 예, 누님! 일단은 제가 계속 만나면서, 일을 꾸미겠습니다. 그런 연후에 누님께서 보시지요.
미실 : 그렇게 하세요.
미생 : (자랑하듯) 대남보가 춘추공에 어찌나 잘 보였는지 말입니다. 춘추공께서 대남보만 그리 찾으시니. (깔깔대고 웃으면)
미실 : (흡족해) 그렇습니까?
하고 설원을 보는 미실. 이제 준비하는 일만 잘 되면 된다는 느낌으로 음흉한 미소를 짓고..
S#48. 궁 내 방 (밤)
침대에 걸터앉아있는 유신. 얼굴엔 상처가 있고.. 힘겹게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는데,
덕만이 들어온다. 표정이 좋지 않다.
유신 : 어찌 그리 안색이 안 좋으십니까?
덕만 : .......
유신 : (춘추 때문이라 짐작) 춘추공이.. 오셨다들었습니다...
덕만 : 예....
유신 : 두 분이 뵙고..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겠습니까.. 천명공주의 묘엔 함께 다녀오셨습니까...?
덕만 : (침울하여) 유신랑...
유신 : 예, 공주님.
덕만 : 춘추가... 좀... (아까 춘추의 말 떠올리며 침울해져) 좀... (하다가) 아닙니다.
유신 : (짐작한 듯) 핏줄이라 하나, 사실 초면입니다. 그간의 세월이 얼마입니까?
또, 어린 나이에 타국에서 크셨으니.. 당연히 서먹할 것입니다... 시간이 좀 지나야겠지요...
덕만 : (춘추했던 말 들려주려 하다가 마음 고쳐먹고) 예... (다시 미소로) 그렇겠지요?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죠?
유신 : 진심을 다하는데, 장사 없습니다.
덕만 : 그 말은 참, 언제나 용기도 나고, 힘도 빠지는 말입니다.
유신 : 예?
덕만 : 진심을 다하면 될테니, 용기가 나고, 아니 된다면, 내가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이니, 얼마나 힘이 빠지는 일입니까?
유신 : 공주께선 언제나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시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덕만 : 예! 언제나처럼 씩씩하게 해보겠습니다. (말돌리듯) 내일... 열선각에서 풍월주 최종 재가회의가 있습니다.
유신 : 예. 다행입니다.
덕만 : 미리 감축드리겠습니다. 풍월주 유신랑! (하고 미소짓는다)
S#49. 선문 전경 (다음 날 아침)
S#50. 궁 내 방 (낮)
유신, 말끔해진 얼굴로, 옷을 갖춰 입고 있는데..
보종, 석품, 대남보를 뺀 10화랑이 들어온다.
유신, 보면, 모두 예를 취하는 화랑들.
모두 : (충성 느낌으로) 풍월주를 뵈옵니다.
유신 : (놀랍고, 감격해서 보면)
알천 : (미소) 열선각으로 가시지요. 풍월주 최종재가 회의가 열립니다.
S#51. 열선각 회의실 (낮)
덕만, 미실, 문노, 칠숙, 호재 있고.. 풍월주를 지냈던 설원, 용춘 등도 있는데..
유신, 들어온다.
유신 : (예를 취하며) 화랑 유신! 공주님과 상선화랑들을 뵈옵니다!
덕만 : (보고)
미실 : (보면)
호재 : 그럼, 제 15세 풍월주 최종 재가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유신, 긴장해서 자리에 앉고. 덕만, 역시 긴장하는데..
문노 : 이번 풍월주 선출은 화랑삼결 중 1원칙인 비재결(比才決:재주로 결정함)에 의해 3번의 대비재를 통해 이루어졌습니다.
칠숙 : 예. 화랑 유신은 풍월주를 선출하는 총 세 번의 대비재에서, 2승을 거두었습니다.
유신 : ......
덕만 : ......
미실 : ......
문노 : ......
덕만 : (미소)
용춘 : 따라서 유신랑은, 풍월주에 오를 자격이 충분합니다.
설원 : 예, 물론입니다. 유신랑이 무술비재에서 보여준 그 투지와 의기.. 가히 화랑의 기상을 드높였다 할만합니다.
덕만 : (설원랑까지 칭찬을 하자 됐구나 싶고)
설원 : 허나 그 전에.. 한 가지만 확인을 해야겠습니다.
유신 : (보고)
덕만 : (보고)
설원 : 서라벌 남쪽 가야촌의 가야유민들이 삽량주로 강제이주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유신 : (긴장하여) !
덕만 : (이건 또 뭔소리야?)......?
미실 : (여유롭게 보고)......
설원 : 삽량주로 내쳐졌던 가야유민의 상당수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유신랑.
유신 : (긴장하여 설원보고)......
덕만 : 설원공,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설원 : 예, 공주님... 풍월주에 오르는 자는 모든 의혹에 명명백백히 밝힐 의무가 있사옵니다.
가야유민의 상당수는 김유신 가문의 땅인 압량주에 있음이, 병부의 추적결과 밝혀졌습니다.
덕만 : (놀라) !
유신 : (놀라) !
미실 : (미소)......
설원 : 유신랑, 삽량주에 있던 가야유민들이 추방당한 것은, 단지 하늘의 계시뿐만 아니라,
복야회와 관련이 있다는 혐의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유신 : (긴장하여 보며)......
설원 : 어찌하여, 그들이, 유신랑의 땅에 거주하고 있는 것입니까? 또한 그 시점부터 복야회가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는
정황도 있습니다. 유신랑은 유서깊은 가야의 출신입니다. 이 모든 걸 설명하실 수 있겠습니까?
유신, 긴장하여 설원보고, 덕만본다.
덕만, 역시 당황하여, 유신을 보며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