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을 위한 별식 송편 만들기
김옥춘
팥 두 컵에 물 6컵 부어서 전기밥솥 만능찜으로 50분 조리했다. 소금 조금 설탕 적당히 넣어서 주걱으로 으깼다. 잘 뭉쳐지는 정도의 약간 진 팥소다.
마른 쌀가루 오백 그램을 소금 약간 녹인 끓는 물로 익반죽했다. 송편을 빚어 식용유 발라서 김 오른 찜솥에 15분 쪘다. 송편 만들기 참 쉽다. 송편은 미지근하게 식었을 때 더 맛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반 정도 남은 팥소는 갈아서 팥칼국수를 해 먹기로 했다.
나 어렸을 때 쌀밥을 먹는 날이 따로 있었다. 제삿날과 가족 생일날 일꾼을 모셔 일하는 모내기 날과 탈곡하는 날 명절날 손님 오는 날이었다.
그렇게 귀한 쌀로 조상님과 가족을 위해 떡을 하는 날 엄마께서 얼마나 설레고 행복했을지 나 오늘 느껴보았다. 엄마를 위해 하는 송편 만들기가 조금도 귀찮지 않았다. 설레고 행복했다.
가족을 위해 하는 일은 사랑으로 하는 일은 그 무엇을 하든 행복한 일이라는 걸 오늘 다시 몸으로 배웠다.
명절에 음식을 하는 일이 귀찮다면 사랑의 마음보다 의무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 거라는 짐작을 해보았다.
나 오늘 어렸을 때 엄마께 드렸을 행복을 돌려받았다. 엄마께서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더는 바랄 게 없을 만큼 행복했다. 엄마를 웃게 하는 것이 나의 가장 큰 행복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 어릴 때 엄마의 까꿍 놀이 같은 오늘이 귀하고 귀하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엄마를 웃게 해 드리고 싶다. 세상에 함께 할 날이 며칠이 남았을지 모르지만
20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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