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무십일홍, 열흘 붉은 꽃 없다던가.
탱탱했던 가슴은 점차 겸손해지고, 잘록하던 허리는 어느세 두툼해지는 가운데
푸르른 봄, 그 찬란했던 청춘이 종영을 고하고 있으니,
비록 못 배운 게 한이라고 하나, 서른이 훌쩍 넘어 마흔에 다가서는 나이에
뭐, 좆발 났다고, 하기 싫은 공부를 하기는 무엇하여 동가홍상이라, 이왕이면 마음에 둔 영역을 탐구하고자,
전 생애를 담보로 전 존재를 걸고 머나먼 길에 오르나니, 이른바 주색잡는 세계여행.
지구는 둥구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미녀들 다 만나고 오겠네, 라는 소박한 목표를 내세우지만,
실상은, 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 아껴서 무엇하겠냐는 작심하에 아낌없이 나누고자는 범지구적인 인류애에 기초하여,
나아가 한민족의 반만년 역사에 빛나는 주색잡기를 웅병한 요량으로, 하여 조국의 빛나는 얼을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는 자주독립의 자세를 취하고 밖으로는 세계공영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웅지를 품고 있나니, 이에 여쭙습니다.
추석을 보내고 대략 시월 초를 마음먹고 있는 바, 이제 넉 달쯤 남은 셈. 내친 김에 비행기 표도 좀 끊고,
대략적으로 대충 계획된 일정에 무리는 없는지 살피고자, 식전 댓바람부터 들이키는 소주가 더 깊어지기 전에
몇 자 적으며 의견을 구합니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다시 태국,
인도... 네팔... 중국(윈난)... 티벳... 키르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이란... 터키에 이르기까지 대략 1년.
(이후, 터키에서 그리스... 동유럽 일대, 북유럽과 서유럽 남유럽 등지를 쏘다니기로 역시 1년. 그러나 여긴 한참 남았으니 패스.
그 이후 아프리카든, 남미든, 북미든 뭐든 간에 무진장 남았으니까 역시 패스.)
상기하자면, 여행에 관해서도 초보이지만, 티켓을 끊거나 비자를 받거나 하는 일엔 문외한에 가깝습니다.
질문 1. 편도 티켓으로 필리핀 마닐라로 들어가려는데, 인터파트 훓어보니 가격이 제법 비싸고,
에어 아시아 들어가보니 티켓이 없고(도대체 프로모션이란 뭘 어떻게 한다는 건지...), 세부 퍼시픽을 참고한 바,
가격이 꽤나 만만한 듯 싶습니다. 무리 없는 선택일런지요?
질문 2. 시작 1년 간의 일정에 비자를 받는 일에 차질은 없을런지요? 인도는 여행 후 3개월 내에 입국할 예정이라,
국내에서 비자를 받으려는데, 의문점이 드는 것은
중앙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서 이란으로 입국하는 과정에 따른 비자문제인데,
여행 도중에 가능한지요?
질문 3. 태국 이후의 여정엔 경험이 있거나 아니면 대충 그렇다 치거나 해서 별로 의문하지 않으나,
필리핀 마닐라를 시작으로 말레이시아를 떠날 때까지의 루트 중에 만만한 게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가령, 마닐라... 세부... 보라카이...... 말레이시아 어디에서 태국 남부 어디 섬으로, 류의.
추신. 마음안에 방랑을 들인 것만으로도 우리는 동지이자 동족이며 동료.
그 길이 어디든, 오다 보고 가다 보면 일잔 들고 이야기 나눠도 좋을 일입니다.
내내 강녕하시길.
재밌는 일도 많은데, 굳이 뭐하러 남을 피곤하게 하겠습니까. 재밌다니 좋군요.
어차피 여행은 자기만족 입니다..
에이즈니 위험하다느니 부정적인 말은 필요없어보입니다..에이즈는 성관계보다 수혈때문에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에 안위험한곳은없습니다.. 지나가다 새똥에맞을수도 있고 자다가 외계인에게 납치당할수도 있습니다..
열심히 놀고 후회없이 돌아왔으면 합니다..홧팅..
예상과 달리 이야기의 여파가 어두운 쪽으로 기울어져 마음이 요상하더군요. 화이팅, 감사히 받습니다.
8년차 전문의입니다.
수혈때문에 에이즈라니 .. 요즘 세상에..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댓글로 달 정도는 아니지 않으신가요?
주색잡든 그건 개인 취향이고요.. 주색을 잡더라도 한국에서 하듯이 룸쌀롱 가고, 나이트 가서 술과 마약 하고 원나잇하고 좀 그런거 안했으면 합니다. 나름 인생을 즐기는 취향의 하나로 자기가 책임을 져야함
안 했으면 좋겠다, 싶으면 안 하시면 되겠지요. 전 좀 해야겠습니다. 물론 스스로 책임지는.
낭만과 시스템사이..
퇴폐와 낭만 사이?
저랑은 취향이 다르지만... 나름 멋진 여행테마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아무런 의미없이 발도장 찍는데 급급한 여행보다는 훨씬 값어치 있다고 봅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 되시길~
생에 있어 무선보다 우선시 되어야 할 명제, 즐기는 것.
제겐 그렇네요. 하하.
저하고 비슷한 시기에 떠나시군요.
저도이제 마흔이라는 나이에 모든걸 버리고 다시 시작하기위해 떠나려 합니다.
고급호텔과 맛난 음식을 먹고 돌아다닐 정도로 여유있게 가는게 아니라 지금도 무진장 머리싸메고 있네요
서로 각자의 여정에서 힘들겠지만 마음만은 행복 했으면 합니다.
즐거운 여행 되시길~~
전 싸구려 도미토리가 좋더라구요. 어린 친구들하고 어울려 같이 놀고 마시는 것이.
귀하께서도 즐거운 여행 하시길.
삭제된 댓글 입니다.
쩐이야 뭐 문제 있나~.
없으면 벌면 되지.
답변 1: 마닐라 갈거라면 세부 퍼시픽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편도입국은 만에 하나 공항에서 입국 거절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제 3국으로 출국하는 티켓 하나 끊어놓으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답변 3: 필리핀은 어차피 섬나라라서 마닐라, 세부, 보라카이 전부 비행기로 이동해야 합니다. 필리핀에서 일정 마치시고 싱가폴 or 쿠알라룸프르로 이동하신 다음에 육로를 통해 핫야이를 거쳐서 태국을 여행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쿠알라룸프르에서 핫야이까지는 밤기차 침대석을 타면 여유롭게 갈 수 있습니다. 다만, 맨 앞쪽 맨 뒷쪽은 피하세요. 소음이 너무 커서 잠을 못잡니다.
아차~ 그리고 저 또한 다동님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꿈꾸는 30중반 남입니다. 다동님의 여행 항상 응원할테니 이곳에 흔적은 꼭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대리만족이라면 좀 우습긴 하겠지만 어떤 여정을 보내고 계실지 궁금하기에 다동님의 소식을 듣기위해 종종 오불당에 들어와보려 합니다. 화이팅입니다~~!!
언제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필리핀에서는 마닐라와 보라카이만 들르기로 했습니다. 발리로 아웃하는 티켓 끊어두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slr 클럽에 여행기를 올리는 걸 제외하자면 가급적 삼가할 생각입니다.
혹여 여행에 관한 근황이 궁금하시면 블로그를 통하는 게 가장 좋을 듯합니다. 강녕하시길.
http://blog.naver.com/dadonghun
콘돔만 좀 잘 써요.
콘돔만 잘 쓰면 누가 뭐라 하나요?
귀국해서 우리나라 여성들한테 에이즈 옮기는게 문제죠.
세계일주를 준비중인 여성 전문의입니다.
수련의 시절에 대학병원에 에이즈 병실이 많은거 보고 놀란 적 있는데,
요즘은 병실이 몇갑절 늘었다죠. 격리가 안 될 정도로.
한국은 동성애보다 이성애에 의한, 특히 외국에서 전염되어 한국에 들여오는 경우가 절대다수입니다.
님이 즐기는 건 좋은데.
콘.돔.만. 쓰세요. 안찢어지게. .
그리고..
필리핀 같이 절대 빈곤층 여성 소아들이 몸을 파는 곳에 가서,
법적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해서 나라 망신시키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필리핀은 특히나 카톨릭 국가라 낙태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지금도 많은 한국 남성의 핏줄이 아빠가 누군지도 모른채 거리에서 키워진답니다.
개인의 본능을 추구하며 사는 것도 좋은 인생이지만,
적어도 짐승과 인간의 경계는 확실히 구분짓고 살아야 인(人).생.이지요.
이렇게 공개적인 게시판에서도 본능만을 위한 불특정 다수와의 섹스가 너무 떳떳한 글이 올라오고 심지어 부러워하는 댓글마저 달리는 판에,
비공개적이고 숨겨진 환경에서는 어떤 태도까지 취할 수 있을런지요.
언젠가 보들레르와 바이런, <구토>와 <변신> 등 실존서 몇을 인용하여 마약찬성에 관한 글을 올린 적 있었지요.
그에 대한 선배의 물음은, 그럼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사회문제는 어쩔 거냐?
본문의 대답을 그대로 옮기자면,
"나는 답했다. 아, 쒸벌, 내가 그런 거까지 생각하면서 찬성해야 돼?
내가 무슨 한국마약합법화추진운동본부 본부장도 아니고!"
귀하를 향한 대답 역시 그와 다르지 않군요.
더불어 저는 에이즈에 걸리기 위해서, 버려질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 떠나는 게 아닙니다.
무엇보다 인간과 짐승의 경계는 제 스르로 정합니다.
정말 무책임한 대답이네요.
특정 분야의 대가라 할 지라도 그 사람 인생 전부가 본받을 만한 것은 아닙니다.
그 답변이 그러하네요.
나를 제압하려는 모든 반항을 적이라 규정, 레지스탕스적인 기질이 자동 발작되는 인간이예요.
그저 내게 강요되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롭고자 합니다.
설혹, 그것이 정의라 할 지라도.
세계여행을 통해서 건전한 자아찾기를 권장받는 대학생들이나,
아직은 인생의 초반을 살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모범이 되는 글 같진 않으니,
주색잡기 여행에 대한 글이나 찬사 댓글들은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것이 바람직해보입니다.
제 말씀이 거슬릴 수는 있으나,
진지한 연애 감정이 없는 불특정 다수와의 성관계는 범법적인 요소와 의학적 우려사항도 충분히 있으니,
이 카페가 건전성을 추구한다면 이런 게시글은 지양하길 바랍니다.
우려하는의도는 알겠으나 이곳의 회원들대부분은 사리분별할줄아는 성인입니다...타인에게 피해끼치지않고 본인이 원하는 여행을 하겠다는데 이런식의 댓글은 좋아보이지 않는군요..보기안좋으면 안보면 됩니다 괜히봐서 본인만 피곤해지니까요..
사고의 편협함을 느끼게 만드는 리플이군요. 이 글의 어느 부분을 통해 에이즈를 연결시키시려는지 의도가 당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만, 오불당 회원들 대부분이 사리분별 가능한 성인이며 그 누구도 특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이 곳에서 어떤 스타일의 여행이 모범이라고 규정 지을 순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런 여행 많이 하고 나면 지구에서 꼭대기에 선 느낌이 들 때가 올거에요. 그 때 쯤이면 내 마음으로의 여행이 하고 픈 때도 올 거에요. 젠 매스터가 있는 곳에서 동서양인이 함께 가만히 앉아서 하는 내 마음으로의 깊은 참선 여행은 고통도 있지만 재미도 퍽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거에요. 그런 여행 경험도 언젠가 해보시기를..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조현. 한겨래 기자" 로 눈팅만으로 간접 여행을 할 수도 있겠죠. 서양의 십대 때 경험을 우리는 삼십이나 사십대에 하는 것이려나...실존의 끝자락에 서서 웅혼한 여행길을 잘 개척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