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코로나19 임상 막바지 루머에 주가 급등
회사 측 "알팜에 임상 일임…결과 나오면 공식 발표 예정"
코로나19 치료제 기대 과도…투자 주의 당부
[아시아경제 박형수 기자] 일양약품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사안에 대해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임상을 진행 중인 러시아 사이트에 출처를 알 수 없는 답변이 달린 가운데 주가가 급등하면서 과도한 기대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일양약품 이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러시아에서 임상을 진행 중인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인 ‘슈펙트’ 임상 3상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소문의 출처는 러시아어로 된 한 사이트다.
일양약품 은 지난 5월 러시아 정부로부터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이자 국산 18호 신약인 ‘슈펙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임상 3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국내 신약이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임상 승인을 받은 첫 사례다. 안전성을 입증한 국산 신약을 약물재창출 방식을 통해 코로나19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는 것이라서 다른 후보 물질보다 신속하게 치료제로 상용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러시아 제약업계 1위 기업 알팜 주관 아래 임상을 진행한다. 러시아 및 인접국 벨라루스의 11개 기관에서 145명의 경증·중증의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한다. 일양약품 은 러시아 및 벨라루스에 한해 알팜에 권리와 판매 독점권을 주기로 했다. 알팜은 임상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상용화하면 일양약품 으로부터 완제품을 전량 수입 판매한다. 일양약품 은 러시아와 벨라루스 외 국가에 대해 임상 결과 권리를 행사한다.
임상3상 승인이 빨랐던 만큼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가 큰 상황에서 임상 최종단계라는 소문은 주가 상승 트리거(방아쇠)로 작용했다. 관련 내용이 증권 투자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를 통해 확산됐고 주가는 상승 폭을 확대했다.
하지만 일양약품 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주가 변동성이 커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를 신뢰할 수 없는 데다 국내와 러시아에서 임상 관련 내용을 답변해줄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 일양약품 은 임상 관련 내용을 알팜에 일임했다"며 " 일양약품 도 임상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얘기했다.
일양약품은 "최종 결과를 확인하고 난 다음에 공식적으로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선 '사실 무근'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해당 사이트와 답변에 대한 신뢰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 사이트라는 이유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제약사 주가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으로 급등한 것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과도한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