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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거주회원 필독] CDMA의 경고 - '한국은 없다' 우리는 '한국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상용화 기술의 종주국'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습니다. 왠지 가슴이 뿌듯해 오는 그런 얘기입니다. 특히 IMF 때 그랬습니다. CDMA기술은 우리의 자랑이었지요. 그만큼 CDMA라는 기술에는 우리의 자존심이 깔려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분통터질 일이 생겼습니다. 한국 CDMA기술이 통째로 중국으로 넘어갈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입니다. CDMA관련 특허를 갖고 있는 현대시스콤이 UT스타컴이라는 업체에게 팔리게 됐다는 보도입니다. 검찰은 관련 수사기록을 발표하며 UT스타컴을 미국계 업체라고 했더군요. 틀린 이야기입니다. UT스타컴은 미국 기업이라는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기업입니다. 중국이름으로는 UT斯達康(UT스타캉). 우잉(吳鷹)이라는 중국 청년이 지난 92년 베이징에 설립했고, 95년 다른 업체와 합작하면서 현재 이름으로 바꿨고, 2000년 3월 나스닥에 등록했지요. 전체 직원의 90%가 넘는 5천명의 직원이 중국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매출액의 거의 전부가 중국에서 나옵니다. 이게 어찌 미국 기업입니까.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3년 전 베이징에서 열렸던 한 전시회를 떠올리게 됩니다. 한국 정보통신부가 주관했던 CDMA관련 기술 로드쇼였습니다. 베이징특파원이었던 저 역시 로드쇼에 참가했었습니다. 당시 중국은 CDMA이동통신 시스템을 막 시작할 때였습니다. 중국은 CDMA관련 모든 기술이 궁했지요. 중국은 어떻게 해서라도 우리 기술을 카피하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CDMA관련 상용화기술을 갖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시점에서 전시회가 열린 겁니다. 그런데 이게 어인 일 입니까. 중국 업체들은 자신들도 놀랄 정도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전시회에 참여한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기술을 보여줬습니다. 그들은 눈앞에 보이는 작은 이익 앞에 자존심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우리 회사랑 손잡자’며 기술자랑에 안달이었습니다. 핸드폰 기지국 서비스 등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없이 다 그랬습니다. CDMA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한국업체의 명단조차 갖고 있지 않았던 중국기업으로서는 ‘호박이 덩굴채 들어온 꼴’입니다. 기자는 당시 로드쇼를 두고 ‘한 상 푸짐하게 차려준 전시회’였다고 썼습니다. 한국 정보에 목말라했던 중국기업들은 포식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편식을 하면서 말이지요. 그렇게 CDMA관련 기술은 중국으로 옮아가고 있었습니다. 3년 후. 베이징로드쇼에 와서 기술을 팔았던 많은 핸드폰관련 업체들은 과연 어찌 됐을까요. 그들은 한동안 재미를 봤습니다. 중국 수출 잘 된다고 주가도 많이 띄웠지요. 그러나 그건 독약이었습니다. 그 업체들은 바로 중국 때문에 지금 문을 닫아야할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중국업체들은 아주 빠르게 핸드폰 기술 자립을 이뤄나갔습니다. 한국업체의 제품(대부분 부품을 수입해 가공, 판매하는 형태)을 더 이상 살 수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연히 한국 핸드폰업체의 중국 수출이 급격하게 줄었지요. 중국 수출의 단맛에 젖어 있던 그들은 매출이 급격히 줄었고, 많은 업체가 존폐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CDMA관련 특허가 송두리채 중국기업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사건은 핸드폰에서 시작됐던 관련 기술의 중국이동에 종지부를 찍게 되는 겁니다. 우리는 이제 CDMA종주국이라는 말을 쓸 수도 없게 될 것입니다. 이 기술을 UT스타컴에 팔아넘긴 장본인들은 기술자가 아닐 것입니다. 개발과정에서 ‘땀의 희열’을 맛봤던 사람이라면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기술을 외국에 팔아넘기지는 않을 테니까요. 최소한의 자존심도 없는 사람들이 기술을 중국에 넘겼을 겁니다. 일개 회사의 일이라면 상관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그 기술이 어떤 기술입니다.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아 개발된, 세금으로 개발된 국민의 기술입니다. 이를 개인이 팔아먹는다는 게 말이 됩니까. 막아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CDMA기술뿐만 아니라는 겁니다. 많은 분야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의 기술을 통째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중국 선다(盛達)라는 업체는 게임 ‘미르의 전설’로 떼돈을 번 업체입니다. 이 회사 사장은 나스닥 시장 등록으로 중국 최고의 부자 대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게임 미르의 전설이 없었더라면 택-도 없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이 선다가 이제는 미르의 전설 관련 회사를 인수하고자 한답니다. 엄청난 시장을 바탕으로 돈을 번 선다가 그동안 축적한 자본력을 앞세워 한국 게임업체를 송두리째 인수하려고 눈을 부아리고 있습니다. 쌍용자동차가 그랬고, LCD관련 한 업체가 그랬고, 석유화학 업체가 그랬습니다. 중국은 어려움에 처했던 업체들을 하나 둘 사들이고 있습니다. 그들이 한국업체를 사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기술이지요. 중국의 기술도입 전략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외자를 끌어들여, 그 외자와 함께 들어온 기술을 통해 자국의 기술수준으로 높이겠다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중국의 기업에 돈이 많이 쌓여있는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그동안 번 돈으로 관련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를 사버리는 전략입니다. 우리나라는 가장 좋은 먹이감입니다. 몇 개 분야에서 괜찮은 기술이 더러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때마침 한국경제도 좋지 않은 터라 돈을 조금만 줘도 쉽게 빨려들어 옵니다.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에게 남은 게 있다면 알량한 몇 조각의 기술입니다. 돈?, 이제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돈이 많습니다. 달러가 너무 많아서 이를 어찌해야하는지 고민하는 나라가 중국입니다. 중국정부는 해외로 나가서 좋은 회사 있으면 사라고 기업을 밖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그나마 아직 중국이 탐낼 기술이 있기에 우리는 아직도 중국에 큰소리 칠 수 있습니다. 외교에서도 그렇고, 기업투자할 때도 그렇습니다. 일부 몰상식한 한국인들이 중국 가라오케로 몰려다니며 행패를 부릴 수 있었던 것도 알고 보면 기술우위 때문일 겁니다. 몇 개 분야에서 그래도 중국이 넘볼 수 없는 기술이 있기에 중국은 아직도 한국이라는 나라를 국가로 인정해주고 있는지 모릅니다. 그게 없다면 ‘한국은 없다'고 말하지 말라는 보장 없습니다. 그렇게 되는 날 중국인들은 ‘너희들 우리 속국아녀? 역사가 말해주고 있잖냐’라고 협박할 지도 모릅니다. 기술개발 해야 합니다. 그것 못지않게 기술을 해외에 빼앗기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CDMA관련 특허 유출에 분통이 터지는 겁니다. 허술한 법망을 피해, 제 안위를 위해 국가기술을 중국에 팔아먹는 넘들은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기술이 없다면 중국에서 한국은 없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기술은 우리나라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자존심을 지켜나갈 수 있는 처음이자 끝입니다. 기술 비교우위가 없다면 우리는 중국에서 아무것도 할 수없습니다. 기술이 없다면 중국이 고구려를 빼앗아 가도, 서해에서 석유를 마구 파가도 우리는 안아서 그냥 가슴만 쥐어뜯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입니다. 먼 훗날 우리 손자들은 서해바다를 타고 중국 항국에 밀입국해서 어느 식당 주방에서 일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멕시코인들이 미국의 국경을 넘듯 말이지요.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기술이 없다면 중국에서 한국은 없습니다. (출처) 한경닷컴 / 한우덕 한국경제신문 중국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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