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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기독교와 축구는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에 있었다. 16세기 영국에는 현대의 축구와 비슷한 형태의 경기가 있었다. 이러한 중세의 축구는 지역마다 규칙도 달랐고, 규칙 자체도 그리 많지 않아서 현대 축구보다 훨씬 더 폭력적이었다. 이런 축구는 군중(Mob) 축구라고 불렸다.
당시 청교도 기독교인들은 축구의 폭력성을 비판했다. 특히, 안식일인 일요일에 경기를 한다는 이유로도 축구를 싫어했다. 이에 교회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거나 일요일에 축구를 한 이들은 벌금을 물기도 했다. 사실 초기 개신교는 축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자체를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스포츠는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활동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서히 기독교는 사람들의 건강과 인격 발전에 기여하는 스포츠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한다. 또한,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빅토리아 시대의 유행을 따라 감성에 치우치고, 연약하며, 여성스러워진 교회 모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19세기에 들어와서는 성찰보다는 행동과 규율을, 점잖음보다는 남성다움과 자기희생을 강조하는 강건한 기독교(Muscular Christianity) 운동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운동은 체력과 건강을 증진하는 일과 함께 기독교적 이상을 적극적으로 추구했다.
기독교인들은 스포츠를 통해 다져진 체력이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수 있고, 이러한 체력은 도덕적인 힘과 좋은 인격으로 이어진다고 믿게 된다. 그런 믿음에 기초해서 조지 윌리엄스는 1844년 6월 영국 런던에서 YMCA(Young Men’s Christian Association)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건강한 몸, 마음, 정신을 발전시킴으로써 기독교적 가치를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런 흐름 속에서 교회의 주도로 축구 클럽들이 창단되기 시작했다. 교회가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축구를 이용한 것이다. 2022/23 시즌 현재 잉글랜드의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프리미어 리그(EPL)에 속한, 에버튼, 애스턴 빌라, 맨체스터 시티와 사우샘프턴이 교회 혹은 성당의 주도로 창단된 팀이다. 스코틀랜드의 명문 클럽 셀틱도 성당의 주도로 창단됐다.
토트넘은 손흥민 선수의 소속팀이라서 국내에도 많은 팬이 있다. 토트넘은 오랫동안 유대인 공동체와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기에 유대인의 클럽이라는 인식이 지금도 남아 있다. 토트넘의 라이벌인 아스널은 1913년 노스런던으로 이전할 때 새 홈구장을 세인트존스 신학교로부터 임대해 사용한 적도 있다. 당시 임대 조건이 주일에 경기를 하지 않는 것과 경기장에서 술을 팔지 않는 것이었다고 한다.
영국(UK)을 구성하는 4개의 홈 네이션스(Home Nations) 중 하나인 북아일랜드는 기독교가 현재도 축구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2008년까지도 주일에는 축구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이정우 경영학 박사,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이 글은 기윤실 <좋은나무>의 기사를 허락을 받고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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