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평해전’을 관람하고
지난 6월24일 개막한 영화 ‘연평해전’이 연일 박스오피스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며칠 전 연평해전을 관람하면서 놀란 것은 메르스 영향으로 관객이 없을 것으로 알았는데 빈자리가 없었고 대부분이 20-30대 였다.
영화의 줄거리는 2002년 6월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일 때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서해 연평도 부근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참수리 357호 고속정의 동료, 연인 가족의 이야기이다. 참수리 357호에 새로 보직을 받은 정장(艇長) 윤영하 대위와 의무병 박동혁 상병, 조타장 한상국 하사를 중심으로 한 기간병과 얽힌 고속정 내부의 생활부터 시작하여 실전과 같은 훈련 속에 서로 의지하며 월드컵 4강의 신화와 함께 뜨거운 전우애로 뭉쳐 하나가 된다.
이 영화는 제작기획 단계부터 재벌회사와 거리를 두어 자금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온가족이 모은 저금통장을 기부한 농부로부터 가정주부, 중고생 등 세대와 계층을 초월한 6만 여명과 해군가족, 골프장 협회, 옹진군, 중소기업은행의 후원금, 특히 7천여 명이 참여한 클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되었다.
해전의 발단은 북한이 3년 전 1999년6월 15일 제 1차 연평해전에서 대패를 당하자 새로 수정한 한국의 교전규칙을 이용한 사전에 계획한 보복성 공격이었다. 3년 뒤인 2002년 6월 29일 대한민국과 터키의 월드컵 3-4위전이 시작되는 10시경 서해 연평도부근에서 북한의 등산곶 684호가 참수리357호를 기습공격해서 약 30분간 전투가 벌어졌으며, 윤영하 대위를 비롯하여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당하고 참수리 357호는 침몰 되었다.
연평해전도 대한민국의 승전으로 보고 있으나 많은 시사(示唆)점 갖고 있다. 첫째는 교전규칙이 문제였다. 1차 해전 이후 정부의 방침에 따라 교전 규칙이 ‘북방한계선은 지키되 선제공격은 하지 말라. 밀어 내기 차단기동을 하되 전쟁을 확대시키지 말라.’고 수정했다. 사건 며칠 전부터 공격징후를 포착하고 당일도 먼저 사격을 할 수 있었으나 계속적인 상부지시로 경고만 하다가 결국 기습을 당한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적의 접근을 피하여 남쪽으로 도망 쳤다면 군법회의에 회부되겠지만 아까운 생명은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다.
둘째는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이다. 야전에서 총기사고 1명만 나도 야단법석인데 배가 침몰되고 전사자 6명을 내어도 국가 안전보장회의가 4시간 30분후에 열리고 우발적인 충돌로 결론 내린 것도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교전 다음날에도 정부는 금강산 관광선을 출항시켰고 대통령은 일본으로 출국하여 월드컵 결승전에 참관했다. 셋째, 영결식에도 해군장(海軍葬)으로 거행하고 합참의장, 장관, 총리 대통령은 불참하였다. 이는 당시정부의 햇볕정책으로 가능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은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이나 이해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유족들의 보상 문제이다. 유족들은 일시금 3천100만원에서 8천100만을 받고 끝났다. 수학여행 희생자인 세월호의 1인당 배상금 7억2천만에서 10억6천만 원과는 너무나 차이가 있다. 그리고 유가족 중에 현직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직 자제분은 없어서 인지 연평해전 유가족자는 제목소리도 못 내고 (고)한상국 부인은 울분을 참지 못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고)박동혁 어머니는 ‘내 죄는 아들 낳아 해군에 보낸 것 뿐’이라 하여 국가와 민족의 존재를 알렸다. 그리고 대부분 유족들은 ‘우리는 대통령이 버린 군인의 부모였으며, 아들과 남편들을 잃은 것도 슬픈데 역대대통령이 오발이니 도발이니 패전이니 해서 더욱 힘들었다.’고 했다.
예산 부족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21세기 첫 해전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최 첨단장비와 기술을 총동원하여 숨 막히는 30분간의 치열했던 해전현장을 생생하게 3D로 재현한 김학순 감독 및 제작진과 전역 후 첫 작품으로 출연한 김무열(윤영하 대위 역)외 출연진의 연기도 돋보였다.
필자는 지난해 흥행을 기록했던 ‘명랑해전’이 500년 전 이순신 장군의 승첩(勝捷)이라면 ‘연평해전’은 13년 전에 일어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불행한 해전으로 시사점이 많다. 영화 끝 부분에서 6명의 전사자들이 ‘우리는 당신들을 잊지 않겠습니다.’ 라고 피맺힌 절규를 했는데 그 참뜻이 무엇인지 국민들은 깊이 새겨들어야한다. 아마도 모든 과오를 과감히 개선하여 건전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전을 해달라는 충심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국민들은 이 영화를 통하여 진정으로 기억할 것이 무엇인지 느껴야 한다.
지난 60여 년간 북한의 끊임없는 무력도발로 수많은 남편, 아들, 동생들이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국가가 국민에게 헌신과 희생을 요구 하려면 국가도 국민을 위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번 영화를 관람하면서 오직 조국을 지킨다는 일념으로 북한 경비정과 외롭게 싸운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희생용사들의 명복을 빌며 너무나 착한 유족들에게도 진정한 위로를 보낸다. 그리고 제작진과 출연자 여러분께도 감사를 드린다.
첫댓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젊은 그대들
보상금이 겨우.....
가슴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