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1190 --- 마음이 아프면 더 난감하다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다리가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손이 아프고,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지나친 엄살에 허풍을 떠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심지어는 지근지근 마음이 더 아프다고 한다. 몸이며 마음이며 안팎이 다 아픈 것이다. 다리가 아프면 산이고 들이고 마음대로 다닐 수 없다. 허구한 날 집에만 처박혀 있으면 그 얼마나 답답한지 생각이나 해봤느냐고 한다. 허리가 아프면 몸뚱이를 제대로 꼿꼿하게 세우지도 못한다. 손이 아프면 제대로 얼굴을 씻을 수 있나 먹을 것을 챙길 수 있나 글씨를 쓸 수 있나. 머리가 아프면 이것저것 생각은커녕 만사가 귀찮아 꼴이 말 아니라 한다. 아픈데 재간 없다. 많이 아프든 조금 아프든 아프기를 바라며 건강하기 싫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평소에는 건강에 크게 관심이 없고 챙기지 않는다. 먹는 것은 물론 생활습관도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래도 대충 넘어간다. 그러다가 아파야 정신이 벌떡 들며 뜬금없이 별별 생각이 오락가락한다. 이대로 그냥 죽는 것은 아닌지. 그동안 아이들한테 너무 심하게 하거나 서운한 것은 없었는지. 좀 더 잘할 걸 그랬지 싶기도 하고, 아내는 어떨까. 그간 미안한 것이 너무 많은데 언제 갚아주지. 내가 없으면 집안이 안 돌아갈 것 같은 데 정말 그럴까? 아니다 오히려 끽소리 없이 살 것이다. 지금 죽으면 나만 억울하잖아. 그럼 안 되지. 빨리 툭툭 털고 일어나자. 아픈 것도 팔다리 같으면 부목을 대고 약이라도 바를 수 있어서 그래도 낫다. 갈비뼈 같은 몸속은 금이 가고 부러졌어도 부목을 댈 수 없고 약도 바르지 못한다. 며칠 가만히 누워 있으라고 한다. 약간만 몸을 틀어도 뼈가 어긋나고 으스러지는 통증이다. 자체에서 생성되는 진액이 부러진 틈새로 흘러 들어가 굳어야 한다. 아이들과 달리 나이 들면 진액이 적어 오래 걸린다. 그런데 더 애매한 것은 마음이라고 한다. 마음이 아프면 어찌할지 처방이 잘 나오지 않는다. 보이는 신체보다는 보이지 않는 마음이 아프면 더 난감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