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숀 코네리가 머물고 있는 바하마 얘기를 하다가 같은 조세도피처인 이웃 케이맨제도를 잠깐 언급한 적이 있었다.
쿠바와 자메이카 중간에 위치한 영국령 케이맨제도는 면적 264㎢에 주민은 2012년 현재 약 5만 6천 명이다.
케이맨제도는 ‘카리브해의 보석’이라는 아름다운 별명에 어울리지 않게 예로부터 영국 해적의 소굴로 악명이 높았다.
작은 땅에 인구도 많지 않으면서 세계 유수의 조세도피처로 뭇 범법자들을 유혹하는 것도 이러한 전통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케이맨제도는 도박과 환락의 섬으로도 유명하여 세계의 자유분방한 졸부들이 끊임없이 몰려든다.
사철 온화한 기후와 청정해역이 알려져 있어 스쿠버 다이빙을 비롯하여 역동적인 스포츠를 선호하는 젊은이들도 많이 찾는다.

케이맨제도는 바하마와 함께 중남미에서 가장 높은 경제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큰 수입원은 조세도피처로서 엄청나게 흘러들어오는 검은 돈이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페이퍼 컴퍼니를 차려놓고 서류상 금융거래를 함으로써 엄청난 수익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관광과 중개무역 수입도 짭짤하다.
케이맨제도에 적을 둔 신원 미상의 동양인 2800명은 우리나라에 7조 7천억 원을 투자하여 주식과 채권을 사들였다.
삼성전자도 5월 20일 케이맨제도에 기반을 둔 역외펀드 형식으로 중국정부가 주도하는 베이징펀드에 100억 원을 출자했다.
OECD는 케이맨 자치정부에 해마다 자금의 정보 공개를 요구하지만 마이동풍이다.
케이맨제도가 이번에는 전혀 다른 사안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 출신 FIFA 부회장인 제프리 웹이 부패에 연루되어 미국 수사당국에 입건된 것이다.
제프리 웹은 FIFA 회장 제프 블라터(1936년생)가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을 만큼 최측근 심복이다.

스위스 출신인 블라터는 주앙 아벨란제의 뒤를 이어 1998년 제8대 FIFA 회장에 선출된 뒤
지난 5월 30일 5선에 성공하여 앞으로 4년 더 세계 축구계를 이끌게 됐다.
그러나 그는 첫 취임 때부터 온갖 구설에 휘말리고 부패 스캔들에 연루되어 FIFA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지난 5월 28일에는 부회장 2명을 포함한 FIFA 임원 9명이 미국 사법당국에 기소됨으로써 최대 위기를 맞았다.
블라터가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계속 FIFA를 손아귀에 넣고 세계 축구계에 군림하는 비결은 철저한 당근제도다.
그는 인구 5만 6천의 케이맨제도에 2008년 축구장 건립비로 180만 달러를 제공했다.
순전히 케이맨제도의 축구계를 움켜쥐고 있는 제프리 웹의 표를 노린 선심이었다.
제프리 웹은 이 돈으로 축구장을 짓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블라터는 인조잔디 조성 명목으로 최근 50만 달러를 추가 제공했다.
미국 수사당국은 이 돈이 FIFA 회장 선거용 뇌물이 아닌지 살피고 있다.
블라터는 이런 식으로 아프리카‧중남미‧아시아 등 돈의 유혹에 약한 축구협회 대표들을 공략하여 회장직을 유지해오고 있다.
FIFA 회장으로서 블라터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왔다.
1998년 처음 회장으로 취임할 때 141개국이던 회원국을 209개국으로 늘렸으며, 무엇보다 재정기반을 확고하게 다졌다.
FIFA 가입국(209개국)이 유엔 가입국(191개국)보다 많은 것은 대만‧팔레스타인 등 유엔 미가입국과 함께
홍콩‧마카오‧미국령 괌‧미국령 버진 아일랜드‧케이맨제도 등 국가가 아닌 단체도 가입이 가능한 규정 덕분이다.
FIFA(1904년)보다 먼저 설립된 영국의 잉글랜드‧웨일즈‧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등 4개 축구협회도 모두 정회원으로 등록되었다.
축구 후진국에 지속적으로 재정을 지원하여 FIFA 가입을 이끈 그의 정책은 세계 축구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블라터는 또한 공식후원사 제도를 정착시켜 세계 유수의 대기업으로부터 후원금을 지원받고 있으며,
FIFA가 주관하는 모든 경기의 TV 중계권료를 꾸준히 증액시켜 각종 경기단체 가운데 최고액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FIFA를 감독할 기관이 없다는 데 있다.
심지어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FIFA 본부에는 외부인의 출입조차 통제되고 있다.
블라터 휘하의 부회장 7명을 포함한 임기 4년의 집행위원 25명은 연간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쌈짓돈처럼 주무르고 있다.
블라터를 비롯하여 부회장단 및 집행위원들이 받는 연봉과 수당은 금액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월드컵 유치국으로부터 엄청난 뇌물을 챙긴 사실이 드러나도 이를 벌할 기관이 없다.
집행위원은 각국 원수에 준하는 대우를 받으며 초호화 생활과 향락을 누리지만 세금 한 푼 내지 않는다.
지난번 제프 블라터를 연임시킨 총회 때는 FIFA 본부가 있는 스위스 취리히의 최고급 호텔을 통째로 빌려서 사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통제받지 않는 절대권력을 누리는 자는 절대적으로 부패하게 되어 있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다.
블라터가 온갖 수단방법을 동원하여 FIFA 가입국 증대에 전력을 기울인 이유는 단순하다.
회장단 선거나 개최국 결정 등 FIFA의 중요한 현안을 결정할 때 무조건 1회원 1표라는 ‘등가(等價)의 법칙’이 적용된다.
인구 13억의 중국이나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나 인구 5만 6천의 케이맨제도나 모두 한 표씩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FIFA의 지원금에 목을 매달고 있는 후진국 대표들은 블라터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고
블라터는 천문학적인 재정을 이용하여 이들을 장악함으로써 FIFA를 지배해온 것이다.
FIFA 회원인 각국 축구협회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국축구협회도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의 감사 한 번 받은 적이 없다.
이처럼 각국 축구협회와 축구계 인사들의 막강한 지지를 업고 블라터는 무소불위를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
블라터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파워를 시험해봤다.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신청한 미국을 따돌리고 카타르를 개최국으로 선정한 것이다.

월드컵이 개최되는 6월의 평균기온이 40℃를 오르내리는 카타르는 축구를 치를 수 없는 환경이다.
그런데도 블라터는 아프리카‧중남미‧아시아 등 소위 말 잘 듣는 회원국들을 움직여 카타르의 손을 들어주도록 만들었다.
미국의 사법당국이 칼을 빼들지 않을 수 없도록 유도한 것이다.
미국의 세계 보안관역할을 고깝게 여기는 러시아의 두목 푸틴이 미국의 사법권 행사가 부당하다고 딴지를 걸고 있지만
유럽과 대양주 축구연맹의 강력한 지지를 업고 있는 미국이 선선히 물러설 것 같지는 않다.
그 위에 전통적 축구 강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미국의 수사를 지지하고 나섰다.
각국 관계자들은 물론 FIFA 내부에서도 미국 사법당국에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카리브해의 보석 케이맨제도에도 부패한 축구협회장 제프리 웹으로 인해 한바탕 허리케인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영화 「연평해전」이 연일 화제다.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터키와 3, 4위전을 벌이던 날 발생한 북한의 침략전쟁이다.

NLL을 지키던 우리 해군 장병들은 선제공격을 당하여 재기 불능의 타격을 입고도 굴하지 않고 끝내 적을 격퇴했다.
해군 장병들과 함께 적을 물리친 해군의 고속정 참수리 357호는 교전이 끝난 뒤 예인되어 오던 도중 침몰하고 말았다.
연평해전 당시 해군은 북한군과 국군통수권자의 협공을 받고 있었다.
김대중 정권은 3단계이던 교전수칙을 5단계로 세분화했는데, 마지막 단계는 ‘적이 먼저 공격하기 전에는 발포하지 마라’였다.
현대무기의 치명적인 파괴력을 감안할 때, 이 수칙은 적에게 항복할 작정이 아니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조항이었다.
연평해전에서 우리 장병 여섯 분이 조국을 사수하다 목숨을 잃었다.
윤영하 소령
서후원 중사
조천형 중사
한상국 중사
황도현 중사
박동혁 병장
대한민국은 이 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각자의 이름을 붙인 유도탄 고속정을 제작하여 조국의 바다를 지키도록 했다.

그렇게 생때같은 장병들을 살상해놓고 김대중은 다음날 일본으로 건너가 왜왕과 나란히 앉아 월드컵 결승전을 구경했다.
TV 중계 화면에 김대중이 싯누런 이빨을 드러낸 채 히히 웃으며 손을 흔드는 장면이 나왔다.

그때 바로 아래쪽 관람석에서 어느 국가 원수가 뒤를 돌아보는 표정이 화면에 잡혔다.
그의 표정은 딱 다음과 같았다.
‘뭐 이런 대통령이 다 있노?’
첫댓글 온 세계가 비리투성이구만 그래...
나도 때묻었지만, 가들은 너무 묻은 것 같네. 좀 혼내 주는 길 없을까?
무슨 속담 하나가 휙 뇌리를 스쳐가는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