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한·중·일 고대 유물 전시회에서 한국 고대사를 소개하면서 고구려와 발해를 고의로 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베이징에 자리한 중국 국가박물관은 한중 수교 30주년, 중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지난 7월 26일부터 ‘동방의 상서로운 금속(東方吉金): 한·중·일 고대 청동기전’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 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중국 국가박물관,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전시회 한국고대사 연표에는 청동기 시대를 고조선으로, 철기 시대를 신라·백제·가야·통일신라·고려·조선 등으로 표기했다. 중국 측이 한국 고대사를 소개하면서 고구려와 발해를 임의로 삭제한 것이다. 그러면서 연표 아래에는 자료 출처를 ‘한국 국립중앙박물관 제공’이라고 표기했다.
애초 우리 측이 제공한 연표에는 고구려와 발해의 건국 연도가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립중앙박물관은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특별전은 ‘제12회 한·중·일 국립박물관장회의’의 부속 행사로 7월 26일부터 10월 9일까지 회의 개최기관인 중국 국가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전시에 앞서 6월 30일 한국사 연표를 제공했으나 중국 측이 임의로 편집해 작성한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통상 전시에 사용되는 자료는 제공한 측의 자료를 성실히 반영하는 것이 국제적 관례”라며 “중국 측 태도는 신뢰 관계를 훼손하는 것으로, 심히 우려하는 바이며 즉각적인 수정과 사과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국 측은 사실상 수정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의에 “고구려 문제는 하나의 학술 문제”라며 “학술 문제는 학술 영역에서 전문적인 토론과 소통을 할 수 있으며 정치적인 조작(이슈화)을 할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사에 편입하려 했던 역사 왜곡 시도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의 이른바 ‘역사공정(歷史工程)’은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 역사로 만들기 위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국책 학술사업으로 추진한 프로젝트다. 그중 동북(東北) 지방을 대상으로 전개한 ‘동북공정’은 중국의 동북 3성 지역에서 부흥했던 고구려, 발해 등 한국 고대의 북방사를 중국사로 편입시키기 위한 작업이기도 하다. " (기사 내용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