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CS 은행 위기설'에 국제유가·유럽주가 급락
이석주 기자입력 2023. 3. 16. 08:49
WTI 가격 1년 4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 하회
CS 위기설에 이탈리아 등 유럽 주가도 급락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사. AFP연합뉴스
국제유가가 2021년 12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배럴당 7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글로벌 은행권에 위기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72달러(5.22%) 하락한 배럴당 67.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21년 12월 3일 이후 최저치다. 배럴당 7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도 1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는 SVB와 시그니처은행 등 미국 중소 은행들의 도산 사태 이후 유럽 대형 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위기설에 휩싸이자 그 여파가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WTI 가격은 최근 3일 연속 하락했다. 하락률은 11.83%에 달한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당장 모든 헤드라인이 원유 수요 전망에 다소 부정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국 소비가 약세를 보이는 점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4% 줄어든 6979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달 수정치인 3.2% 증가에서 줄어든 것이다. 소비가 한 달 만에 줄어든 데다 경제 지표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원유시장은 부진한 수요를 공급이 능가하는 교착점에 있다”며 “재고가 18개월간 보지 못했던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CS 위기설에 유럽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 MIB 지수가 4.61% 떨어진 것을 비롯해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IBEX 35 지수 4.37%↓) ▷영국 런던 증시(FTSE 지수 3.83%↓) ▷프랑스 파리 증시(CAC 40 지수 3.58%↓) 등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