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덮친 美남부 “1000년에 한번 올 폭우”… 최소 19명 숨져
300mm 집중호우에 도로-다리 끊겨
바이든, 플로리다에 비상사태 선포
사우스캐롤라이나도 홍수 위험
폐허로 변한 플로리다 주택가 관광지로 잘 알려진 미국 플로리다주 서부 포트마이어스 해안 주택가에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초강력 허리케인 이언이 상륙해 주택과 숙박시설 대부분을 휩쓸고 지나갔다. 해안가 마을 상당수 주택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지는 등 쑥대밭이 됐다. 이날까지 플로리다에서 최소 19명이 숨졌다. 포트마이어스=AP 뉴시스
미국 역사상 5번째로 강력한 허리케인 ‘이언’이 강타한 남동부 플로리다주에서 최소 19명이 숨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언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로 상륙해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NN 방송을 비롯한 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오후 플로리다반도 서부 포트마이어스 인근 카요코스타섬에 상륙한 이언이 29일 플로리다 전역에 집중호우와 강풍을 퍼부어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현재 사망자는 19명으로 파악됐지만 파괴되거나 침수된 주택, 건물 등에 고립된 주민이 많은 것으로 전해져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상당한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이날 12시간 동안 플로리다에 평균 30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CNN은 NOAA 자료를 인용해 플로리다 일부 지역에서는 ‘1000년에 한 번 있을 정도’의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플로리다 전체에) 500년 만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홍수”라며 “앞으로 72시간이 구조 작업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풍과 폭우로 플로리다 일부 섬 지역은 내륙을 잇는 다리와 도로가 끊겨 주민 다수가 대피하지 못했다. 매틀라차섬은 내륙 연결 도로가 15m가량 파괴됐고 새니벌섬 캡티바섬도 육지로 향하는 유일한 도로가 붕괴됐다.
플로리다 주민 220만 명이 정전 피해를 겪었고 일부 지역은 수도가 끊겼다. 뉴욕타임스(NYT)는 “재산 피해만 최소 400억 달러(약 57조 원)로 추산되며 전체 경제 손실은 이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에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주문했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폭풍 해일과 홍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채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