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반대 제적생들 대거 참여 이념장벽 제거 화해
보수·진보 망라한 중견 언론인 대거 포진 세력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이명박 전 시장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고 있는 박 전 대표가 도약의 분수령을 넘어 주목된다. 70년대 유신시대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피해를 당한 사람들과 화해의 악수를 나눈 것이다. 과거사 아킬레스건에서 해방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처칠은 ‘미래의 제국들은 정신의 제국들’이라는 통찰력 있는 말을 남겼다. 그만큼 지식과 창조력이 미래를 결정하는 시대가 됐다는 뜻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사람경제론’을 내세우면서 대선판도 지각변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미래는 더 이상 근육노동이 부를 창출하는 시대가 아니라 정신에 기초하여 부를 창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시대임을 알리고, 이 시점에서 대선판도를 압도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지난 8일 박 전 대표는 ‘한강포럼’ 발족식에 참가해 스스로 중도임을 자처했다. 이러한 행보는 이데올로기에 결코 함몰되지 않는 포용의 정신을 내세우고 민심잡기에 활발히 움직이겠다는 뜻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유신반대 운동을 벌이다 제적돼 고초를 겪었던 ‘운동권출신’들도 그를 지지하고 나섰다. 과거사문제, 특히 독재정권의 상징이었던 유신체제와 관련, 당시 피해자들과 화해의 악수를 한 것이다. 한번의 만남으로 모든 게 용서될 수 없을지라도, 피해자들과의 진정성 있는 만남을 통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한강포럼에 참여한 인사 중 보수 진보 계열의 중견 언론인들이 대거 포진하고, 유명 연예 문화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하고 있어 위상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밀려 지지도 1위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박 전 대표로서는 건곤일척 천군만마의 후원군을 얻은 샘이다. 과연 박 전 대표가 대선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외곽조직 ‘한강포럼(회장: 현경대 전 의원)’이 발족식을 갖고 본격 가동 채비를 갖추었다. 이 포럼은 정관계, 법조계, 재계, 문화예술계, 종교계, 언론계, 체육계 등의 인사들로 3천2백여 명의 인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여느 모임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유독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 유신반대를 외치다 제적돼 고초를 겪었던 운동권 출신들이 박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나서 의외의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것이다. 71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최회원씨는 연설자로 나서서 “호남에서 태어나 박정희 대통령 시절 3선 개헌과 유신으로 이어지는 격변기에 학생운동에 몸담아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고 강제 입영됐다”고 하면서 상당기간 감시를 받고 살았다고 회고했다.
(오피니언 리더 대다수 포진)
그의 말에는 굴곡의 삶이 베어 나오는 듯 했다. 그러나 과거에 자신을 결코 묶어 두지만 않겠다는 듯 말을 이어갔다. 그 이후에 진보개혁진영에 서왔고 지금은 후회하고 있지만 노 대통령의 탄생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던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그가 박 전 대표를 지지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참여정부 들어 민주화가 지나칠 정도로 진전되었다. 하지만 왜 이토록 참담한지 모르겠다. YS DJ 시절 운동권 출신들이 정치에 진입했지만 지역패권주의, 구정치권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의 386은 정치 전면에 서서 책임을 졌어야 하는데 무능, 아집, 독선으로 나라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민주화 세력 전체가 무능으로 매도되는 상황이 기가 찰 뿐이다”
그는 박 전 대표(서강대 70학번)와 동시대를 살았으며 정 반대편에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에서도 가장 보수성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박 전 대표와 한 배를 타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처럼 그는 이제 이데올로기는 단지 과거의 유물인데 그것에 몰입되어 현 시대정신을 읽지 못하고 실정을 거듭하는 현 정권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그동안 한 세기를 떨친 이상적 사회주의가 비록 견고하고 실체가 뚜렷해 보였지만 인간의 자유정신과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했을 때 얼마나 허망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지 통감하고 있는 듯 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사람 중심의 성장 전략을 의미하는 ‘사람 경제론’을 들고 나와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모든 것은 사람의 정신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물질도 사람의 창조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질 뿐이다. 이에 세계 석학자들은 한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정치적 생동성, 이데올로기적 유연성, 경제적 역동성, 문화적 호소력을 들고 있다. 이 때문에 지금 세계는 자국의 국력을 키울 수 있는 인재유치와 인재육성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잠잠하던 박 전대표가 이렇게 불쑥 야심찬 정책을 들고 나오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2의 ‘한강의 기적’ 슬로건)
또한 박 전대표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이라는 특강을 통해 ‘잘 살아보겠다는 각오 하나로 한강의 기적을 낳았지만 국가 지도자가 코드와 이념에 집착하며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는 믿음이 무너져 내렸다”고 하면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한편 ‘한강포럼’은 박 전대표를 지지하면서 우리 역사 위에 도도히 흐르는 한강의 기적을 다시한번 만들어 지금 위기에 처해 있는 한국호를 되살리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포럼이다.
이는 그동안 참여정부 들어서 사회적 골이 깊었던 노사의 갈등, 세대 간의 갈등, 계층 간의 갈등 등을 해소하고 대한민국의 성장동력을 활성화시키려는 시도로 보인다. 사실 이런 사회적 갈등들이 그동안 한강의 물줄기를 끊어 놓으려 하고 한국호 성장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쳐왔다. 이에 한강포럼은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고 역사를 재건하려는 움직임으로 생각된다.
모든 것은 끝없는 강과 같다고 했다. 전체는 변하지 않는 듯 보이지만 그것은 끊임없이 역동성을 지니고 흐른다고 한다. 마치 한 국가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각자 개인의 내면으로 흘러넘치는 의식의 강을 모으는 것과 같다. 따라서 국가가 위기감에 흔들리는 지금 우리나라는 이러한 의식의 강을 모으는 국민 대통합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참석한 인사들을 보면 정관계에서 이양호 전 국방부 장관, 이상열 성우회 사무차장, 이상진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 등이, 법조계에서 이범관 전 광주고검장 등이, 재계에서는 이병성 전 (주)세화 회장, 이길우 대경금속 회장 등이 합류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신우철 한국영화인협회 이사장, 사진작가 이상수씨 등이, 언론인 출신으로는 송석형 황재홍 이상현씨 등이 참여하고 있다. 가수 김수희 정수라 윤시내씨와 배우 김수미 임채무씨, 코미디언 송해 이경실 서경석씨, 아나운서 김ㅂ병찬씨 등도 회원이라고 한강포럼 측은 밝혔다. 종교계에서는 이추열 기독교장로회 총회 감사, 이수덕 전 불교TV 사장, 김관희 전 천도교 종합대학원 원장 등이 참여했다.
〈토요신문 마연옥 기자〉
첫댓글 이사람들~이제서야 제정신 들었나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