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가자미회
민문자
어제 아침 멀리 동해에서 잡힌 줄가자미가
홀딱 벗겨져 하얀 회 한 접시로 변신해서
고속버스 타고 서울로 올라와서 노총각에게 안겼다
한 달 전에 포항 친구에게 부탁해서 받아왔다는
그 횟감을 집에 가져다 놓고 저녁 준비를 하는 동안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제 아비를 모셔 왔다
미식가가 되었는지 이 양념에 저 양념에
이런 방법으로 저런 방법으로 먹어 보라는
설명을 하는 아들과 모처럼 오붓한 시간에
저렇게 자상한 면이 있는데 장가를 가면
화목한 가정을 얼마나 잘 꾸릴까 싶은데
아직도 때가 안 되었는가 눈치만 살폈지
13년째 신장투석 중인 아비의 은근한 압박을
무시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며칠 남지 않은 달력만 쳐다보고 있네
첫댓글 내년엔 며느님을 보서야 할 터인데---- 아드님의 눈이 너무 높은가?
희망을 놓지 못하는 부모 마음을 알기는 아는 모양입니다..
그저 하염없이 기다릴 수 벆에요.
자식의 결혼이
부모의 마무리 임무라고 생각하시는 건
작금의 부모세대로서는 인지상정인것 같습니다.
진인사 대천명입니다
예.
젊은이들의 마음은 자식이라 해도 모르게 된 세월이군요.
그저 바라만 볼수 밖에...
하 수상한 세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