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밭의 달빛
서문곤
하늘공원 억새밭에
외지의 사람들이 뒤섞여 걷는다.
바람이 스치면
서로의 그림자가 억새 끝에 흩어진다.
달빛은 부드럽게 내려
누군가의 어깨 위에 얹혀 오랫동안 동행하고
그 빛을 보면서
잊힌 이름 하나를 떠올린다.
강 건너 불빛은
아득한 시간의 신호처럼 깜박이고
그 사이로
젊은 목소리들이 은빛 물결에 스며든다.
밤은 천천히 깊어가고
나는 달빛의 주름 속을 걸으며
지난 세월의 숨결을
억새 잎 하나에 붙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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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커피향문학/자작
억새밭의 달빛
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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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6
25.11.14 15:56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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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세오님
시어가 아름다워요
차분한 마음으로
지난 날의 나를 바라보게 하는군요
가을엔
스치는게 너무 많아
마음 시리고 아파요
잘 보았습니다
억새잎 하나가 옷깃에 스치니 소근소근 이야기를 하던가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니 좋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억새꽃이 부릅니다.
바람이 흔들립니다.
달빛이 춤울 춥니다.
거기 나그네 동행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