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 물 그리고 벌
벌을 기르고 부산물인 꽃가루나 꿀 등을 생산하는 양봉업을 시작한 후 어제 첫 분봉을 당했다.
분봉 난 벌을 다시 모아보니 벌집 (소비) 7매 규모이다. 벌통 한 통에서 큰 문제가 생긴 것이다.
벌통에 새로운 여왕벌이 잉태되면 구 여왕벌은 자신의 무리들을 거느리고 벌 통을 떠나버린다.
왜?
항상 불은 위로 향하고 물은 아래로 스며드는 이치와 똑 같다.
벌통 하나에 여왕벌은 한 마리라는 숙명을 따라 나이 든 여왕벌은 새롭게 태어나는 젊은 여왕벌을 뒤로한 채 새로운 독립을 하는 것이다.
요즘 시기 모든 양봉가들은 바쁜 시기이다.
꿀밤 (도토리) 화분을 채집도 해야 하지만, 동시에 가장 중요한 아카시아 꿀 채집을 앞두고 벌의 분봉 방지에 신경이 곤두서 있기 때문이다.
여왕벌의 탄생이 산란 후 16일 이므로 일주일 주기로 속 살피기 (내검)를 실시하여 새로운 여왕벌이 태어나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꼼꼼히 왕대(새로운 여왕 애벌레가 성장하는 방) 여부를 눈으로 검사하지만 많은 벌통 수에다가 수많은 벌집에 또한 벌들이 두툼하게 벌집을 덮어 쌓고 있으면 간혹 왕대를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런 벌통에서 분봉이 발생된다.
사실, 분봉이란 벌 세상의 건강한 자연 이치이다.
여왕벌의 존재 목적은 오로지 종족 번식을 위한 산란이다. 그런데 여왕벌도 나이가 들어 가면서 산란 능력이 떨어진다. 일벌은 이를 금방 눈치 챈다. 그리고 젊은 새로운 여왕벌을 만들기 위하여 일벌은 왕대를 만들어 버린다. 리더를 교체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일벌은 항상 새로운 여왕, 즉 새로운 리더에 대한 갈망이 있다. 여왕벌의 산란 능력이 충분해도 새로운 여왕을 위한 왕대를 만들어 놓는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구 여왕벌이 건강하고 산란 능력이 충분한데 새로운 왕대가 벌통 속에 존재한다면 여왕벌은 산란 순찰 중 발견한 왕대에 석침을 놓아 새로운 여왕이 태어나지 못하도록 파괴를 시켜버린다.
하지만 나이가 든 여왕이거나 또한 산란이 떨어지는 여왕은 이러한 자기 방어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이런 벌통에서 새로운 여왕이 탄생하게 된다.
구 여왕은 신 여왕이 태어나기 전에 정든 집을 뒤로하고 일벌 무리와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버리는 것이다. 정든 집은 젊은 새로운 여왕에게 맡겨두고.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세대교체이다.
위의 모든 이야기는 벌통이 벌들로 와글바글 강한 세력이거나 저장된 식량이 너무 많아 집이 좁아서 포화 상태에 이르렀을 때 가능한 상황이다.
벌을 키우고 보면서 세상 이치도 같이 본다.
어찌 보면 해올도 쉰의 나이 2015년 10월 회사의 울타리라는 통으로부터 “초록 자연”을 향하여 홀로 분봉 한 것은 아닌지?
시심농심봉심
해올 김안민
첫댓글 우와 ,,,저게 분봉나간것 데려 오는건가보네요? 저렇게 데려오는군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분봉 받아서 다행 입니다~~~
주말농은 불안하네요!
주중에 분봉나면 거의 날려보내야 됩니다!ㅎ
강원도에 이동 양봉지 실사끝내고 다시 돌아가는 길입니다.
그렇습니다.
분봉이란 자연의 순리이며 건강한 개체군 유지를 위한 중요한 의식입니다.
둥지를 버리고 예측 불허의 상황을 마다하지 않는 꿀벌
과감하게 기득권을 버리는 용기를 배워야 겠습니다.
자연을 보심에 무심하지 않고 관찰하며 사유하는 해올 님
금년 많이 준비하고 노력 하셨으니 좋은 결과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풍요로운 2막 인생을 축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