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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38
S#1. 적산가옥 방 안 (밤)
뛰쳐 들어온 비담, 앞을 향해 칼을 확 겨누는데,
공 접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춘추. 들고 있던 종이로 얼굴을 확 반쯤 가리며 본다.
춘추 옆으로, 접은 공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쌓여있는 공들을 본 비담, 이를 갈며 춘추에게 칼을 겨누는데..
춘추, 얼굴 가린 채 뭐지? 싶어 보다가..
춘추 : (약간 겁먹은 느낌으로 해맑게 웃으며) 이거.. 니꺼야?
하며, 얼굴을 가린 종이를 내밀면.. 춘추의 한쪽 귀에만 걸린 귀걸이(37부 9씬) 보이고.
해맑게 웃는 춘추(37부 엔딩지점).
비담, 황당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는데, 한 쪽에 삼한지세로 접은 공들이 수북하다.
어이없는 완전 황당한 비담.
춘추 : (쫄았지만 웃으며) 너...넌.. 누구야?
비담, 칼을 바닥에 확 꽂는다. 놀라는 춘추.
그리고는 주변의 이불을 춘추에게 덮더니, 칼집으로 춘추를 패기 시작한다.
비담 : (열나 패며) 이 새끼가! 이걸로 종이를 접어!! 엉? 이거 미친 새끼아냐? (춘추의 ‘아’ 하는 비명이 이어지고 계속 팬다)
S#1-1. 적산가옥 외경 (밤)
비명소리 이어지는...
S#2. 방 안 (밤)
다림질 하듯이 종이를 정성스레 피고 있는 손.
한 장을 피고나면, 다시 접은 공을 들어 펼치고는, 다시 다림질 하듯이 종이를 펴는 손.
카메라 올라가면 춘추다.
춘추, 코피가 났는지, 솜이 막혀 있다. 삐친 표정으로, 종이를 정성스레 피면서도, 눈치를 보듯, 옆을 자꾸 곁눈질한다.
춘추 시선을 따라가면, 멀지 않은 옆에, 비담과 염종이 앉아 있다.
염종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그 앞에 무섭게 보고 있는 비담. 가운데는 긴 칼이 푹 꽂혀 서 있다.
비담 : (보며)......(턱짓하며) 쟨 누구야?
염종 : (다리가 저린지, 웃으며 무릎 피려는 자세취하며) 공자님이 누구냐면...
비담 : (자세 풀려는 거 보고 악마처럼 웃으며) 디질래...?
염종 : (다시 무릎 꿇으며) 아이.. 진짜..
춘추 : (피는 거 멈추고 비담쪽으로 곁눈질 눈치보며)......
비담 : (염종 보는 채로 춘추에게) 똑바로 안 필래?
춘추 : (재빠르게 다시 피며)......
비담 : 쟤 누구냐구?
염종 : (다리 저려서 괴로워하며) 에이...
염종 : (E) 김춘추.
S#3. 일각 (밤)
비담과 염종이 서 있다.
비담 : (갸우뚱하며) 김... 춘추..? 그게 누군데?
염종 : 천명공주 아들.
비담 : (놀라) !! (뭔가 생각하다가)......그.. 덜떨어진 왕족...?
염종 : 뭐... 덜 떨어진 줄은 모르겠는데, 왕족은 맞아. 진지제가 폐위되어 족강되지 않았다면, 틀림없는 성골이구...
비담 : ! 그래서.. 저 덜 떨어진 애새끼가 스승님 죽이고, 삼한지세를 가져오라고, 사주했다...? 그걸 믿으라고?
염종 : 아! 그건 오해야. 춘추공은 암 것도 몰라. 내가 읽으시라고 드렸을 뿐이야.
비담 : 왜?
염종 : 난 너희 스승님과는 생각이 다르거든. 저 책의 주인은... 유신이 아니라, 쟤라고 생각해.
비담 : (놀라) !
S#4. 방 안 (밤)
춘추, 종이를 펴다 말고 한쪽에 쪼그리고 새근새근 자고 있다.
어느새 들어와서, 칼집으로 툭툭 건드리고 있는 비담.
춘추, 자다가 급히 일어나서, 다시 종이를 핀다.
춘추 : (종이를 피며 곁눈질하며) 좀.. 쉬고.. 할라구.. 그랬지...
비담 : (그런 춘추를 유심히 본다)......
염종 : 공자님, 송구하옵니다.
춘추 : (묵묵히 종이피며)......
비담, 춘추가 다 펴놓은 종이 뭉치를 든다. 삼한지세의 지도와 주석들이 쓰여있다. 접은 자국이 있다.
비담 : (춘추에게) 야!
염종 : 공자님이라니까!
비담 : (염종 째려보며) 디질래?
염종 : (시선 피하며)......
비담 : (종이뭉치를 내밀며) 이거.. 뒤죽박죽... 순서는 어떡할꺼야? 너?
춘추 : (종이피며 침울하게) 순서... 맞을꺼야...
비담 : !! (하고는 종이뭉치 살피는데 순서 다 맞다) 너... 이 순서를 다 외워?
춘추 : (침울하게).......응...
비담 : (놀라운 눈으로 종이뭉치와 춘추 번갈아보며).......
S#5. 절벽 일각 (밤)
염종 앞에 걷고 있고, 걷다가 절벽 앞에 선다. 어리둥절.
비담, 손에는 책 보따리가 하나 들려 있다. 땅에 놓더니, 칼을 뽑는다.
놀라는 염종.
염종 : (놀라) 왜 이래? 왜 이러는거야?
비담 : (아무렇지 않게) 책은 회수했고, 너 죽이면 마무리지.
염종 : (억지로 비열하게 웃으며) 야... 이런 법이 어딨어?
비담 : 웃지마...
염종 : (무섭지만 역시 비열하게 웃으며) 아이... 왜 이래...
비담 : 너 웃는거, 첨부터 디게 거슬렸거든.
(칼 들고 다가서며) 잘린 목으로도 웃을 수 있는 지... 함 보자...(하고 목에 칼 들이댄다)
염종 : (목에 댄 칼을 곁눈질 하며 웃음가시고 공포에 질려) 자..잠깐... 이..이래도... 되..되는거야? 엉? 우리... 공..공범이잖아...?
비담 : 공범?
염종 : 천하의 문노가... 그따위 도..도..독침을 못 피해서 죽었을까? 응?
비담 : (보며).......
염종 : (비열하게 웃으며) 아니거든요, 아주잘난 제자분이랑 검을 겨루고 계셨거든요!
그 바람에 못 피하시고 돌아가셨거든요? (외치듯) 예?!!!
비담 : (표정 무서워지면) 이 새끼가!!
염종 : 예, 예, 예... 쑤시쎄요! 대신 나 쑤시고, 너두 자결하쎄여, 예? 너두 나랑 같이 문노 죽였잖아요?
비담 : (이를 악물고 분노로 노려보며)
염종 : 아니면 나 살려주고 같이 살던가? 응?
비담, 염종을 발로 차고, 염종, 쓰러진다. 쓰러진 염종에게 달려가 발로 몇 번 밟는다. 염종의 비명.
비담 : (다시 칼을 목에 겨누고) 내가 널 살려줄 이유, 세가지만 더 얘기해봐!
염종 : (악을 쓰듯 소리지르며) 니가 착각하고 있는 게 있어!! 삼한지세가 문노꺼야? 아니! 그건 문노와 나의 소유야!
비담 : (노려보며).......
염종 : 문노가 20년 방랑하는 동안, 돈은 어디서 났을까? 누구 돈이었을까?
또! 문노가 고구려, 백제, 왜국, 수나라를 혼자 돌아다녔을까? 나랑 내 조직이 총 동원되서, 문노한테 자료를 실어다 날랐어!
근데 이게 문노 혼자꺼야! 엉!!?? 내꺼야!!
비담 : 또!!
염종 : 근데 듣도 보도 못한 유신이란 놈한테 넘긴대! 내가 돌아, 안 돌아!! 엉!!
비담 : 또!!
염종 : .......
비담 : 또 대! 이 새끼야!!
염종 : (차분하게) 나한텐 첩보조직이 있어.. 내가 죽으면... 내가 심어놓은 각국의 첩자들은 끈 떨어진 연이 돼.
그 조직... 너한테 연결시켜줄 수 있어.
비담 : 왜?
염종 : 야... 제기랄! 나랑 같이 왕 한 번 만들어보자! 응? 너나 나같은 것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왕 만드는거 이상 있겠어?
걔! 미실도 공들이고 있는 애야! 그 놈이 틀림없다고!!
비담 : (무슨 표정인지 모르겠는 비장한 눈빛으로 보며)......
염종 : (표정 살피며 불안해서) 왜.. 왜.. 그래?
비담 : (염종을 비장한 눈빛으로 보며)......
염종 : 너..너두.. 니꺼라구 생각했던 거.. 유신이란 놈한테 넘긴다니까.. 문노랑 칼부림한 거잖아...? 그렇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넌 나 이해하잖아... 그치? 응?
비담, 괴로운 듯 갈등하다가, 으아! 소리지르며 염종에게, 휙, 칼을 휘두른다.
염종 비명을 지르며, 얼굴을 부여잡고 나뒹군다.
염종 : (고통스럽고 억울해 울며) 야, 이 새끼야! 이게 무슨 짓이야!
하고 보면, 염종의 한쪽눈 밑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비담 : 그 상처가 쑤실 때 마다! 거울을 볼 때마다! 기억하고 다짐해라. 날 배신하면 죽는다. 도망쳐도 죽는다... 또한!
염종 : (눈 부여잡고 고통으로 신음소리 내며 보며)......
비담 : (차분하고 차갑게) 우리가 만들 다음 왕은, 그 애가 아냐.
하고는, 책보따리를 들고 가는 비담.
한쪽 눈을 부여잡고 가는 비담을 보는 염종의 고통스러운 모습.
S#6. 다른 일각 (밤)
책 들고 가는 비담. 비장하고 골똘한 표정이다.
비담 : (마음의 소리 E) 미실이... 저 애를 밀꺼라구...? 저 어리고 덜 떨어진 애를...?
(하다가 비아냥거리듯 피식) 우리 어머니께서 또 뭔 생각을 하시는 건가..?
S#7. 궁 전경 (낮)
S#8. 궁 마당 (낮)
덕만, 유신, 알천 있고. 월야, 설지, 죽방, 고도, 곡사흔, 대풍, 양길이 앞에 정렬해 있다.
유신, 두루마리를 펼쳐 읽으며,
유신 : 용화향도의 낭도 죽방과 설지를 대낭두(大郎頭 : 낭두의 6번째 등급)로 임명할 것이며,
죽방,설지 : (좋고)
유신 : 비천지도의 낭도 양길은 대도(大徒 : 낭도 가장 윗 등급)로 임명할 것이다.
양길 : (좋고)
유신 : 월야랑은 소감(少監 : 무장의 8번째 등급)에 제수할 것이니, 알천랑을 도와, 성심을 다하거라.
월야 : (예를 취하며) 풍월주의 뜻을 받듭니다.
덕만 : (지켜보고)
유신 : 앞으로, 너희들은 시위부로서, 황실 근위대의 최전선에 서게 될 것이다.
모두 : (보고)
유신 : 또한 시위부를 황실의 친위부대로 확대 개편할 것이니, 그 역할을 충실히 하길 바란다!
모두 : 예!
유신 : (월야에게) 앞으로 시위부의 훈련은 자네가 맡도록 하게.
월야, ‘예!’ 하고는 낭도들에게 따라오라는 눈짓을 하고 가면, 죽방, 고도, 설지, 대풍, 곡사흔, 양길, 따라가고..
덕만, 유신, 알천만 남는다.
알천 : 이번 가배비재 때 지방화랑들을 대거 선발한다지?
유신 : (덕만 알천에게) 지방화랑의 수가 많아져야 서라벌 화랑의 세가 약해질 것이 아닌가?
알천 : 허나.. 서라벌화랑의 낭도수도 크게 늘려주기로 하지 않았나?
덕만 : (듣고 유신 보면).......
유신 : (덕만에게) 복야회무사들과 가야유민병들을 모두 낭도로 편입시키려 합니다. 서라벌 10화랑들 모두에게요.
덕만 : (고개 끄덕이며) 예에.. 그러실 생각이었군요. 그래서 두 배로 늘리는 거였군요.
알천 : 허나, 미실새주 측에서 눈치채지 않겠는가?
유신 : 수를 늘리는 것에 대해서는 지난 전쟁때 줄어든 낭도들이 있으니.. 그리 의심스러워 하지는 않았네.
덕만 : 더구나 선발을 칠숙공이 하시니.. 그리 의심은 하지 않을 겁니다.
S#9. 열선각 별실 (낮)
칠숙에게 보고하고 있는 석품과 산탁.
석품 : 월야 그 자는, 만노성 촌주의 아들입니다. 서현공이 만노군 태수시절, 눈여겨보았다가 양자로 들인 듯 합니다.
칠숙 : ..전쟁으로 죽은 낭도들이 많아 낭도들을 대거 뽑는 것에 대해서는 새주께서도 흔쾌히 허락하셨다만..
석품 : 유신랑의 다른 수가 있는 것이 아닌가 걱정스러우신 것이죠?
산탁 : 낭도들은 제가 잘 살펴보겠습니다.
칠숙 : 아무튼.. 앞으로 너희 둘은 내게 항상 화랑 내부와 낭도들 내부의 상황에 대해 늘 보고해야하느니라.
석품 : 예.
산탁 : 예.
칠숙 : 헌데 ...그 비담이란 자는..?
석품 : 아직은.. 낭도들도 없습니다. 별 다른 움직임도 없구요.
칠숙 : ..알았다.
S#10. 공주집무실 (낮)
용춘과 덕만.
덕만 : 진흥제께서 영토를 크게 넓히셨는데도 왜 아직도 백성들이 모두 먹고 살만한 곡식이 나오지 않는 것입니까?
용춘 : 영토가 있다고는 하나 황무지가 반이 넘으니 농토는 항상 모자랍니다.
덕만 : 농토가 부족하다?
용춘 : 그나마도 한해 농사를 지으면 다음해엔 토질이 나빠져 지을 수가 없는 땅이 반이구요.
덕만 : (근심스럽게) 황무지를 개간할 방법은 없습니까?
용춘 : (도리질)
S#11. 궁 내 대장간 (낮)
쇠를 녹여 무기들을 만들고 있는 대장장이들.
덕만과 유신, 알천 그 모습 보며 있는데.. 한숨을 쉬는 덕만의 모습위로 37부 33씬과 37씬 중.
월천 : (E) 우리 기술이란 결국 얼마나 강한 철을 만들어내느냐의 문젭니다.
신라는 진흥제때 획기적인 철기술의 혁신이 있었습니다. 무기는 신라가 최곱니다. 아직도 더 발전하고 있구요.
덕만 : (E) 예 무기를 만드는 철은 농기구를 만드는 철과는 많이 다릅니까?
월천 : (E) 큰 차이가 있지요. 아직 농기구를 만드는 철은 그리 단단하지 않습니다. 땅을 파는 것조차 그리 쉽지가 않아요.
유신 :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
덕만 : (골똘한 생각에서 깨나며) 유신랑한테 꾸중 들을 생각이요..
유신 : 예?
덕만 : ..저 무기를 녹여.. 농기구를 만들면 안되겠지요?
유신 : (딱 잘라) 예. 안됩니다.
덕만 : (그런 유신을 보며 픽 웃는데)
알천 : (유신 보며) 공주님께 너무 딱 잘라 거절하는구만.
유신 : 자네 같으면.. 어찌 대답하겠는가?
알천 : (자기도 역시 그랬을거라.. 당황.. 머뭇)....
유신 : 무기량을 줄이지않고 만들어낼 방법을 생각해내십시오. 저는 춘추공의 훈련이 있어 가보겠습니다.
하며 간다. 그런 유신을 보는 덕만과 알천.
알천 : 하여튼.. 유신랑은..
하면, 덕만, 그런 유신 보며 픽 웃다가는 다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걸어간다.
S#12. 장터 (낮)
뛰어오는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뒤를 살펴가며, 몰래 빠져나온 느낌인데..
곡사흔 : 우리 이렇게 나와도 되는 거야?
대풍 : 그니까.. 월야랑이 미시(자막 : 13시~15시)까지 다 모이랬잖아.
죽방 : 하여튼 이것들은 간이 콩알만해서는. 오늘이 무슨 날이냐? 어?
모두 : (보면)
죽방 : 이 죽방님께서 (장터 사람들 다 들으라는 듯) 대낭두! 대낭두가 되신 날 아니냐! (낭도들 보며) 이런 날, 훈련을 해야겠냐?
고도 : 맞어, 맞어. 월야랑도 승차했으니까, 오늘 같은 날은 봐줄거야.
죽방 : (웃으며) 오늘 이 형님이 크게 한 턱 낼 테니까! 코가 삐뚤어지게 마셔보자!
죽방이 고도, 대풍, 곡사흔을 이끌고 간다.
S#13. 장터 다른 일각 (낮)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가는데..
곡물가게 앞에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몰려있고, 베를 든 사내1(험악하고 우악스런 50대)과 주인이 싸움중이다.
사내1 : (울분과 분통으로 버럭) 그게 말이 돼?! 엉!!
주인 : (귀찮고 짜증난다는 듯 보면)
사내1 : 이레 전에는 베 열 포면! 콩 다섯되를 살 수 있었는데, 엊그제는 스무 포를 달라더니, 오늘은 아예 안 판다고?
주인 : (귀찮다는 듯이) 가뭄 때문에 곡식이 들어오는 게 없는데 어떡해?
사내1 : 저기 쌓여 있는 건 뭐야? 엉!!
주인 : 저건 이미 팔린거라고 몇 번을 얘기 해!!
사내1 : (거의 울 듯) 우리애새끼들이 죽어! 다 죽는다니까!
주인 : 당신 사정이야 내 알 거 없고, 판다 해도, 베 한 포엔 어림도 없어!
사람들에 섞여 싸움구경 하는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고도 : 또 싸움이야?
대풍 : 곡물가가 그렇게 올랐나?
곡사흔 : 우리 엄니도 걱정 많으시던데.. 몇일새에 엄청 올랐대...!
죽방 : (보다가) 쯔... 쯔.. 야야 가자, 가자... 대낭두로서.. 백성볼 면목이 없다.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사람들 사이에서 빠져나와 가는데,
갑자기 ‘으악!’ 하는 비명소리와 함께 여자들의 비명소리 들리고.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놀라서 돌아 보면,
손에 도끼를 든 채 이성을 잃은듯한 사내1. 주인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다.
놀라는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경악하며 웅성이는 백성들의 모습들.
S#14. 궁 마당 (낮)
춘추, 짚으로 싼 나무를 목검으로 힘없이 내려치고 있다.
그 옆에서 힘차게 숫자를 세어가며 목검을 내리치는 유신.
유신 : (내리치며) 서른 둘! 서른 셋!
춘추 : (조용하게 힘없이 치고)
유신 : 어찌 또 조용하십니까? 큰 소리로, 수를 세어가며 내려치십시오!
춘추 : (힘없이 건성으로 내려치며) 속으로 세고 있다..
유신 : 밖으로 소리를 내질러야! 기합이 들어가고, 정신도 모아지는 것입니다.
춘추 : (픽 웃으며) 시끄럽게 해야 정신이 집중된단 말이냐... 조용해야 정신이 집중되는 것이 아니냐?
유신 : (한숨 나오지만 꾹꾹 누르며 참는데)
죽방 : (뛰어오며) 유신랑! 큰일 났습니다!
유신 : (보며) 무슨 일이냐?
고도 : (숨 헉헉거리며) 동시(신라 서라벌의 동쪽시장)에서 사람이 죽었어요!
유신 : (놀라) 뭐라? 누가? 왜?
죽방 : 빨리 가보셔야 합니다. 빨리요!
유신 : 알았다. (하고 돌아보며) 저 잠시..
하는데, 춘추가 사라지고 없다.
유신, 또야? 한숨 푹 쉬고는 죽방 고도와 함께 급히 뛰어간다.
S#15. 궁 일각 (낮)
대남보, 한 쪽에서 기다리고 서 있는데.. 오는 춘추. 대남보, 예를 취한다.
춘추 : 얼른 가자꾸나. (뒤돌아보며) 또 금방 찾아 나설게다.
대남보 : 예. 가시지요.
하고 두 사람, 같이 가는데.. 저 쪽에서 비담이 오는 것이 보인다.
비담을 보더니 갑자기 나무 뒤로 몸을 숨기는 춘추.
대남보 : (비담을 보지만 누군지 몰라 춘추 보며) 어찌 그러십니까?
춘추 : (조용히 비담 보며 그날 밤을 생각하니 끔찍하다) 으.. 쟤... 정말 무서운 애야... 아휴.. (몸서리 처진다)
S#16. 장터 다른 일각 (낮)
급히 달려오는 유신, 죽방, 고도.
사람들 웅성거리며 모여있고. 기다리고 있던 보종, 석품, 곡사흔, 대풍, 유신에게 예를 취한다.
유신 : 어찌된 것인가!
보종 : 지금, 볼모를 붙잡고 난동을 부리고 있습니다.
유신, 보면, 사내1이 주인의 어린 딸을 인질로 잡고 있다.
사내1 : 다 죽여버릴 거야! 이래두 저래두 죽구!! 누가 같이 죽을래!!??
아이는 겁에 질려 울고 있고.. 유신, 다가가려다 안 되겠다 싶어, 보종과 석품에게 눈짓한다.
순간, 유신, 보종, 석품 셋이 둘러싸서 사내1의 주위를 흐트린 다음,
보종과 석품은 아이를 빼내고, 유신은 사내1을 제압한다.
대풍과 곡사흔, 얼른 달려가 사내1을 포박하고, 유신, 보종, 석품, 대풍, 곡사흔, 사내1을 끌고 가는데,
구경하던 백성들, 좋아하는 표정들이 아니다. 끌고 가는 유신과 보종 등을 지그시 노려보고..
S#17. 병부령 마당 (낮)
김서현, 유신, 보종, 석품, 덕충, 박의 있고. 죽방, 고도, 곡사흔, 대풍이 목격자로 와있다.
사내1, 묶인 채로 무릎 꿇고 있는데..
죽방 : 그러니까 그게.. 콩을 줘라.. 못 준다.. 실랑이를 하다가.. 여기 있는 이 자가.. 흥분을 못참고는 도끼로 그냥...
김서현 : (사내1에게) 사실이냐!
사내1 : (울분) 예, 맞습니다! 열 받아서 죽였습니다!
유신 : (보면)
사내1 : 그 죽은 놈이! 천하에 죽일 놈입니다! 처음엔, 베 열포를 가져오면 콩 다섯되를 준다던 놈이..
유신 : (보고)
사내1 : 점점 석되 두되로 줄이더니, 이제는 아예 안 판다지 않습니까!
김서현 : (보면)
사내1 : (울분으로) 밭은 바짝 말라 풀 한포기 나지를 않고.. 자식들 먹일 콩 한쪽이 없어서, 자식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유신 : (보면)
사내1 : 죽이십시오. 이렇게 죽으나, 굶어 죽으나, 매 한가집니다! 죽이십시오!!
유신 : (그런 사내1을 심상치 않게 보는데)
S#18. 공주집무실 (낮)
테이블 위에, 서책과 자료들이 어지럽게 있고,
비담, 알천, 덕만이 회의 대형으로 앉아 있는데 들어오는 유신.
유신 : (걱정스럽게) 곡물가격이 심상치 않습니다. 오늘 동시에서 있었던 살인사건은 그 때문이었습니다.
덕만 : (놀라) !
알천 : 곡물가격 때문이라니?
비담 : 그 때문에 사람이 죽어?
유신 : 최근 열흘 사이에 철정 석냥을 하던 콩 한 섬이 열 다섯냥이 됐답니다!!
덕만 : (놀라) 너무 오른 것이 아닙니까? 열 다섯 냥이요...?
유신 : 예. 좀 이상합니다.
비담 : (끼어들며 나서는 느낌으로) 제가 상단의 움직임을 좀 알아보겠습니다.
덕만 : (의아하게 보며) 네가 어찌.. 아는 상인이 있느냐?
비담 : (씩 웃으며) 없으면 만들면 되는 것이고, 한 번 해보겠습니다.
덕만 : (그런 비담 보다가) ..그리하거라.
알천 : 저도 장터에 잠행을 하여,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덕만 : 아닙니다. 다 같이 합시다. 저도 나갈겁니다.
유신 : 공주님께서요?
S#19. 장터 곡물전앞 (낮)
평복을 하고 가는 덕만, 소화, 알천, 양길, 낭도들. 곡물전 앞에 서더니.
소화 : (주인에게) 저.. 보리 좀 사러 왔습니다.
상인1 : (소화를 보지도 않고) 없습니다.
소화 : (곡물전에 있는 보리 가리키며) 저기 보리가 있지 않습니까.
상인1 : 다 팔린 겁니다.
소화 : 팔린 거요? (하고 덕만 보면)
덕만, 이상하게 보고.. cut.
S#20. 다른 곡물전앞 (낮)
다른 곡물전 앞에 있는 소화. 덕만, 알천, 양길, 낭도들 뒤에서 지켜보고..
상인2 : (자기 일 하며) 아 글쎄 이미 팔린 거라니까요.
소화 : 금 세냥을 드리겠습니다.
상인2 : (돌아보며) 금 세냥이요? (하다가) 안 됩니다. 이미 팔린 겁니다. 안 팔아요.
덕만 : (보다가 다가와) 누가 사간 겁니까?
상인2 : (덕만을 흘낏 보며) 그건 알아 뭐하시게요.
상인2, 곡물 자루를 확확 묶어 버리고.
덕만, 뭔가 느낌이 오는데..
S#21. 도박장 내 염종의 방 (낮)
염종, 얼굴에 수건을 덮고 쉬고 있는데, 비담이 슬며시 들어온다. (그날과 비슷한 분위기로)
염종 : (수건 덮은 채 낮은 목소리로) 무슨 일이야.. (대답없자) 왜...?
하는데, 수건을 싹 치우는 비담.
염종 : (비담을 보고 깜짝 놀라) 아이... 씨... 깜짝이야.. 나 그날 이후로... 이러는 거 디게 싫어해.. 이렇게 들어오지 마, 응?
비담 : (픽 웃고는) 물어볼 게 있는데.
염종 : (흘겨보며) 뭔데?
비담 : 지금, 곡물가격 말야... 누가 장난치는 거냐? 너냐?
S#22. 장터 일각 (낮)
덕만, 유신, 소화, 알천,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양길 있고..
유신 : 서시(西市 : 서라벌에 있던 서쪽 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곡물이 있는데도, 팔지를 않습니다.
덕만 : 이미 팔렸다면서요?
유신 : 예.
덕만 : (뭔가 감이 온 듯) 누가 산 것인지를 알아야겠습니다!
유신 : (보고)
알천 : (보면)
덕만 : 어디로 흘러가는 것인지... 추적할 사람이 필요해요. (낭도들 보며) 은밀히 해야 하는데 누가 좋겠습니까?
하면, 고도, 곡사흔, 대풍, 양길 모두 시선 피하는데..
죽방 : (손 번쩍 들며) 제가 하겠습니다!
낭도들 : (웬일이야 싶어 놀란 눈으로 보면)
죽방 : (덕만 안 보고 소화를 보며 결연한 눈빛으로) 시위부의 대낭두로서, 반드시! 반드시! 임무를 성사시키겠습니다!
소화 : (그런 죽방 부담스럽고)
덕만 : (소화보고, 죽방보고, 미소지며) 예, 그리하세요.
S#23. 설원의 집 전경 (낮)
곡식을 실은 수레가 들어가는 것이 보이고.. 일각에서 보는 죽방, 고도.
고도 : 저기 설원공 댁 아냐?
죽방 : 이야.. 그렇구만. 저게 도대체 몇 가마니야?
이때, 은밀히 달려오는 곡사흔과 대풍.
죽방 : (일부러 근엄한 투로) 아까 그 수레는 어디로 갔느냐?
곡사흔 : 수품공 댁으로 가던데?
죽방 : 이 자식이!!
곡사흔 : 에이...씨... 수품공댁으로 갔사옵니다. 대낭두어른... 됐수?
죽방 : 그렇지!
대풍 : (설원의 집으로 들어가는 수레 보며) 근데..다 있는 분들 집으로 가고 있네.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들어가는 수레 바라보고..
S#24. 설원의 집, 문 앞 (낮)
수레가 두엇 들어오고, 수레엔 가마니가 쌓여있다. 상인1이 앞장서 있다.
보종과 집사가 나와, 상인을 맞는다.
보종 : (수레를 살피더니 실망하여) 겨우 이거 뿐인가?
상인1 : 아이구.. 말도 마십쇼. 쌀은 말할 것도 없고, 조, 콩, 수수.. 아예 장터에 나오질 않습니다요.
보종 : 어쨌든 값은 항상 후하게 칠테니, 나오는대로 다 사게.
상인1 :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하는데, 설원(갑옷 아님)이 나온다.
보종 : (다가가며) 곡물은 나오는대로 다 사들이고 있습니다.
설원 : 네가 알아서 하거라... (하고는) 춘추공이 또 왔다구?
S#25. 설원의 집 마당 정자 (낮)
정자 위에 비단, 패물류, 그릇, 함 등 진귀한 물건들이 펼쳐져 있고..
염종(눈 밑에 깊은 흉터)이 춘추와 보량에게 구경시켜 주고 있다.
보량 : (귀걸이를 하나 골라 귀에 대 보며 춘추에게) 어떻습니까?
춘추 : (보고는 살짝 찡그리고)
보량 : (내려놓고 다른 것을 집어) 이건요?
춘추 : ..네 얼굴에는 동그란 모양이 어울리지 않는다.
보량 : (얼굴 붉어져 귀걸이 내려놓고) 예..
춘추 : (가만히 둘러보다 귀걸이를 하나 집어 대주며 웃으며) 그래.. 이거다...
보량 : (그 말에 금세 얼굴 환해지며 수줍어)......
염종 : 역시 공자님께선 안목이 대단하십니다. 파사국(波斯國 : 페르시아)에서 막 들여온 물건입니다.
춘추 : (비단을 하나 골라 보량에게 대어보며) 너는 이목구비가 뚜렷하니.. 진하고 화려한 색을 피해야 한다...
보량 : (기뻐) 서둘러 지으면, 가배(嘉俳 : 한가위)연회 때 입을 수 있을 것입니다.
춘추 : 그래.. (다른 물건 둘러보다 도자기 그릇 하나를 집어서 유심히 보면)
염종 : 수나라에서 들어온 황제 진상품입니다.
춘추 : (살펴보고는) ..가짜다.. 속았구나...
염종 : 예? 비싼 값을 치뤘는데...
춘추 : 수나라 천불산 암벽에 수많은 불상들이 새겨져 있다.
염종 : (보면)
춘추 : 조각하고 빚어내는데 좋은 토양이 있기 때문이지. 천불산의 흙으로 만든 그릇만이 수나라 황실에 들어간다.
염종 : (감탄하며) 아, 예! 명심하겠습니다.
춘추, 보량과 함께 계속 물건들을 보는데... 이때 정자 옆으로 귀족 하나가 지나간다.
춘추 : (슬쩍 보고 보량에게) 저 자가.. 누구라 했지?
보량 : (보고) 한산주의 도독입니다.
춘추 : 음.. 이름이 김익문이라 했던가..?
보량 : (답답) 아니요.. 김익문은 하슬라주(울진지역) 군주이고, 저 분은 이찬 임용지입니다.
춘추 : (전혀 기억 안 난다는 듯) 음.. 임용지.. 처음 듣는 듯한데..
보량 : (진짜 답답) 몇 번이나 말씀 드렸는데요.. 백제가 가잠성을 쳤을 때 부장군으로 나가셨던 분이고..
춘추 : (가는 귀족의 뒷모습을 보며)......
보량 : 승전으로 공을 인정받아 병부의 제감까지 지내셨다구요..
염종 : (안 듣는 척하며 열심히 듣고)
보량 : (이해 안 간다는 듯) 어찌 그리 사람을 못 알아보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춘추 : (미소) 그러게 말이다. 왜 이리 사람 얼굴하고 이름을 연결 못 하는지..
염종 : (그런 춘추 보며, 다 안다는 듯 씩 웃는데)
일각에서 춘추와 보량을 보는 설원과 보종.
S#26. 설원의 방 (낮)
설원, 보종이 있다.
설원 : 아까 그 상인은 누구냐? 인상이 좋지 않구나.
보종 : 미생 숙부가 다니는 도박장 상인인데, 무역도 하는 모양입니다. 여러 물건을 들고 몇 번 왔습니다.
설원 : 집안에는 신분이 확실한 자들만 들여야 한다.
보종 : 미생 숙부가 잘 아는 자라 하오니.. 염려 안 하셔도 될 듯합니다.
설원 : (그런가? 싶다가) 춘추공은.. 요새 매일 오는 것이냐?
보종 : 예, 보량에게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미생공께서 조만간에 혼인 이야기를 꺼내실 것 같습니다.
설원 : (은근히 미소 짓는데)
S#27. 하종의 집 마당 (밤)
역시 가마니가 쌓여있는 수레가 있고, 일꾼들이 가마니를 집 안으로 실어다 나른다.
하종이 직접 나와서, 보고 상인2와 얘기하고 있다.
하종 : 아니, 철정 스무 냥이라구? 한 가마에? 며칠전 열 네 냥에 가져오지 않았더냐?!
상인2 : 아이구, 어르신... 그런 말씀 마십쇼. 장터에 나가면, 아마 지금쯤, 스물 두냥은 될 것입니다.
하종 : 뭐, 더 오를테니, 상관은 없다만... (주머니 하나 던지듯 주며) 옛다!
상인2 : 예, 감사합니다요.
하종 : 장터에 곡물이 나오는대로, 다 사들여 가져와야 하느니라?
상인2 :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S#28. 하종의 집 밖 (밤)
죽방과 고도가 그 광경을 보고 있다가 숨는다.
고도 : 하종공도 사들이네.
죽방 : 귀족들이 다들, 아주 싹쓸이를 하는구만.
고도 : 식솔이 많다해도, 저걸 다 뭐할려구... 사들인대? 다들 밥을 많이 먹나부지? 그지?
죽방 : 으이그... 넌 좀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버려!
넌 이제 옛날의 고도가 아냐! 대낭두! 죽방 어르신의 제일 수하라는 자부심을 가져!
고도 : (웃으며) 어쨌든, 저 가마니들 보니까, 기분 좋다. 흐흐.
죽방 : (한심하게 보며) ......으이그...
S#29. 유신의 산채 숙소 유신방 (밤)
덕만, 유신, 소화가 있는데, 죽방 들어온다.
죽방 : (소화 있자 무게잡고) 대낭두, 죽방 임무수행을 하고 귀환하였사옵니다.
유신 : (너무 무게잡아 좀 어이없어)......
소화 : (이상하다는 듯 보고)
덕만 : (다급히) 알아보셨어요?
죽방 : 예! 대낭두 죽방, 곡물가격의 흐름과 곡물의 동향에 대한 특수임무에 대해 보고드리겠습니다.
유신 : (약간 짜증난다는 듯) 얼른 하거라!
소화 : (얼핏 웃는데)
죽방 : (당황하여) ..예..일단 상인들 얘긴 거짓은 아니었습니다. 모두 팔린 것들은 맞습니다.
덕만 : 어디로요? 어디로 갔습니까? 그 곡물들?
죽방 : 수을부공, 설원공, 하종공, 세종공, 등등 온갖 공!공!공!들의 집으로 실려가고 있었습니다. 모두 높은 가격에 사들였구요.
덕만 : (큰 한숨을 쉬며) 매점매석(자막)이군요!
유신 : (역시 한숨 쉬며) 가격을 그렇게 천정부지로 올리면서까지..
덕만 : (생각에 잠기며) ..하지만..
유신 : (보는데)
덕만 : (혼잣말처럼) 하지만.. 왜...? 이리 높은 가격에 계속 사들이는 걸까요?
죽방 : 에이.. 공주님.. 그거야 뻔한 거죠.
덕만 : (보면).......
죽방 : 높은 가격에 사들여도, 더 오를테니까 사들이는거죠..
유신 : 예. 이문을 남기려고, 백성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덕만 : 그걸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유신 : 허면..?
덕만 : 그래도 남는 의문이 있어 그렇습니다. (골똘히 생각하며)
유신 : (그런 덕만을 보는데)
진평 : (E) 의문이라?
S#30. 왕집무실 (낮)
덕만과 진평이 있다.
덕만 : 예. 폐하.
진평 : 무엇이냐?
덕만 : 진흥제 때도 이 정도의 흉작은 있었습니다. 허나, 이렇게 가격이 오르진 않았습니다.
진평 : (보며)......
덕만 : 조사를 해보니, 진지제 때부터 유난히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진평 : 진흥대제 시절과는 비교할 수가 없느리라. 그땐... 자고 일어나면, 땅이 새로 생기던 시절이다.
갑자기 영토가 그리 늘어났으니, 당연히 풍족했지.
덕만 : .......
진평 : 새 땅에, 백성을 이주시키고, 땅을 나눠주고, 세금을 면제해주었다. 하여, 수많은 자영농이 생겨났지.
헌데.. 지금은 그러질 못하니.. 내 탓인 듯하구나.
덕만 : ..아니옵니다 폐하. 그것이 아니오라.. 귀족들의 매점매석이 무모할 정도라.. 그 이유가 궁금하옵니다.
진평 : 허나 매점매석은 죄가 아니다. 자기 재물을 자기 마음대로 쓰는 데 누가 뭐라 하겠느냐...
덕만 : (보는데)
진평 : 그렇게 사들여도.. 결국 흉작으로 기근이 일어나면 왕실도 구휼미(무상으로 백성에 나눠주는 곡물)를 내어놓지만,
귀족들도 마찬가지다.
덕만 : (보며)........
진평 : 지난 십 수년간 왕실보다도 더 많은 구휼미를 내놓은 건, 항상......미실이었어...
덕만 : 그것이 제 의문이옵니다!!
진평 : (보는데)
덕만 : 어차피 무상으로 내놓을텐데, 굳이, 비싼 가격으로 곡물을 사재기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진평 : ......?
S#31. 풍월주 집무실 (낮)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오는 춘추.
춘추 : 유신랑... (하며 들어오는데, 아무도 없다, 조심스럽던 자세를 풀며) 사람이 시간을 지켜야지, 시간을...
풍월주가 집무실을 비우고...
하는데, 문이 열리며 유신이 들어온다.
유신 : (예를 취하며) 벌써 와 계셨사옵니까?
춘추 : 그래... 늦었구나.
유신 : 공주님의 명으로 훈육을 담당할 사람을 바꾸기로 하였사옵니다.
춘추 : (차분하게) 그래? 하긴 (대놓고) 워낙 고지식하고, 성정이 미련하여, 나랑 별로 맞지는 않았다. 새 스승은 누구인가?
유신 : 예, (열린 문에 대고) 뭐하는 가? 어서 들어오지 않고...
문으로 비담이 들어온다.
비담이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차분한 얼굴에서 경악하는 모습으로 바뀌는 춘추.
그런 춘추의 모습을 보는 유신.
비담 : (춘추에게) 새 훈육을 맞게 된 비담이옵니다.
춘추 : (너무나 경악하여)......저기.. 저.......
유신 : (그런 춘추와 비담의 관계가 묘한 느낌을 받고) 비담랑은 국선 문노의 제자로, 현재 무명지도의 화랑입니다.
춘추 : 어.. 근데.. 저기.. 난 (유신랑 보며) 너와 정도 들고, 다른 장점이 많은 것 같다.. 네게 계속 배우는...게...
춘추, 말하다가 비담 곁눈질로 보니, 비담이 무서운 표정을 살짝 짓는다.
확 쫄아드는 춘추.
유신 : (그런 춘추와 비담을 보다가는 비담에게) 부탁하겠네.
하고 유신 나간다.
문이 완전히 안 닫혀있자, 문을 쾅 닫고 춘추를 바라보는 비담, 씨익 웃는다.
무서워하는 춘추.
(시간경과)
비담이 서서 왔다 갔다하고, 춘추는 테이블 앞에 앉아 지필묵을 놓고 뭔가를 쓰고 있다.
비담 : 세번째... 책 가지고 종이접기 하지 않는다.
춘추 : (받아쓰며)......
비담 : 네번째, 절대 도망가지 않는다.
춘추 : (받아쓰며)......
비담 : 그리고... 다섯 번째...
춘추 : (붓 탁 놓으며) 근데...너! (짐짓 위엄, 무섭게) 왜 나한테 반말을 하느냐...
비담 : (껄렁하고 피식 약간 무섭게) 나, 공주님한테도 반말했어.
춘추 : (바로 한숨쉬고는 시무룩하게 다시 붓든다).......
비담 : 다섯번째... 다섯 번째... (생각이 안 난다)....... 아이.. 까먹었잖아.
춘추 : (피식)...... 근데... 공주. 아직도 곡물가격조사하구 다녀?
비담 : 이모님한테... 말버릇이 뭐냐? 응?
춘추 : 너두 반말했었다며?
비담 : (피식)...하긴... 그렇네. (그러다가 생각이 난 듯) 야, 야...
춘추 : 왜?
비담 : 최근에... 매점매석때문에 가격이 올라간 거거든.
춘추 : 근데?
비담 : 귀족들이 왜 그랬을까?
S#32. 미실집무실 (낮)
덕만과 미실이 있다.
미실 :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아뢰롭기 송구하오나......참으로... 뻔뻔하십니다.
덕만 : (미소지며) 예... 제가 생각해도.. 그런 면이 있습니다.
미실 : 제게 그런 것을 물으실 생각이 드십니까? 하필 제게요?
덕만 : 뭐... 저는 궁금하고, 서라벌에서, 이런 답을 알려주실 분이, 새주이실 것 같구... (미소지며) ...뭐... 그래서요.
미실 : (이런 덕만이 어이없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적에게 묻는 게 대견하기도 하다)......
덕만 : (미실의 그런 시선을 보고) 혹시 불쾌하십니까? 물러갈까요?
미실 : (어이없다는 듯 미소) 아...아닙니다... 질문이 무엇이었지요?
덕만 : 예. 상인들이라면, 흉작이 예상될 때, 매점매석하여, 가격을 올린 다음 팔아서, 이문을 남기는 게 맞습니다.
미실 : ......
덕만 : 허나 귀족들은 결국 흉작으로 기근이 심해지면, 어차피 무상으로 구휼미를 풀어야 하니, 이문이 있다해도, 미비하고,
어쩌면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미실 : 예, 그렇지요.
덕만 : 헌데... 어찌... 매점매석하여, 가격을 올리고, 백성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입니까?
미실 : 백성이 왜 고통스럽습니까?
S#33. 풍월주 집무실 (낮) - 앞씬 연결
비담 : 귀족들이 왜 그랬을까?
춘추 : 이문 남길라고 그랬겠지.
비담 : (실망) 에휴... 그거 아니래. 사실 별 장사도 안되고... 계산이 안 나온대.... 왜냐면
(하다가 그만두자 싶어) 니가.. 뭘 알겠냐...
춘추 : (낙서하며)..재물만 계산하니.. 답이 안 나오겠지.
비담 : 그게.. 뭔 소리야?
춘추 : 곡식, 철, 금덩어리.. 뭐... 꼭... 이런 재물로만 이문을 남기나?
비담 : (뭔가 느껴지는 듯) !!
S#34. 미실집무실 (낮) - 앞씬 연결
미실 : 백성이 왜 고통스럽습니까?
덕만 : 곡식의 가격이 올라, 필요한 곡식을 살 수 없으니, 굶주리고 헐벗는 것 아닙니까?
미실 : 허면 굶주리고 헐벗은 백성은 어찌하겠습니까?
덕만 : 예? 그야... 그야...
미실 : 백성 중엔 소작농도 있고 자영농도 있습니다. 그들이 각각 어찌 하겠습니까?
덕만 : (뭔가 깨달은 듯 놀라) !!!!
S#35. 공주집무실 (낮)
유신, 있는데.. 급히 들어오는 덕만. 덕만, 장적을 펼쳐 급하게 살펴본다.
뭔가싶어 놀라는 유신.
덕만, 펼친 장적을 유심히.. 면밀히 살핀다. 보는 유신.
덕만 : (그러다가는 뭔갈 알아낸 듯) 이겁니다...
유신 : (덕만이 본 장적을 본다)
덕만 : 이거였어요!
유신 : (역시 장적 본다)
덕만 : (페이지 가리키며) 흉년이 있던 진지제 2년 가을.. 진지제 3년 7월.. 건복 2년, 13년, 28년..
유신 : (같이 보고)
덕만 : 흉작이 있을 때마다.. 귀족들의 토지와 노비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유신 : ..자영농이 몰락한 것이군요.
덕만 : 바로 그겁니다!
유신 : 허면 귀족들이 곡물을 사들인 것은..
덕만 : 예. 고리대를 위해서였습니다.
유신 : 고리대를 놓았다 못갚으면 결국 땅을 뺏기고 그럴 때마다 소작이 늡니다.
덕만 : 소작하던 자들이라면.. 귀족들의 노비가 되구요.
유신 : 예. 진지제 이후 흉년마다 귀족들은 자영농을 몰락시켜 자신들의 영토를 계속 넓히고 세수를 늘린 겁니다.
하여, 왕실은 상대적으로 세수가 줄었구요.
덕만 : 대신, 이듬해 봄이 되면.. 사들인 곡물은 구휼미로 풀 겁니다. 민심을 다독인다는 명분으로요.
유신 : ..(이유는 알았으나 기분은 무겁고)....
덕만 : ..(역시 그런 기분인데)....
유신 : ..알고나니 어찌 해야할지 마음은 무겁습니다만.. 대단하십니다!
덕만 : (유신 보는데)
유신 : 늘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했지.. 그에 대해 의문도 품지 못했습니다.
덕만 : (픽 웃으며)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런 거라도 못하면 유신랑한테 쫒겨날 판 아니었습니까?
유신 : 헌데 어찌 알아냈습니까?
덕만 : (씩 웃으며) 실은.. 미실궁주가 가르쳐줬습니다.
유신 : 예?
S#36. 미실집무실 (낮)
미실, 미생, 세종, 하종 있고..
하종 : 예? 덕만공주가요?
미실 : ......
세종 : 해서, 가르쳐주었단 말이오?
미실 : 답을 가르쳐 준게 아니라, 그저 질문만 했을 뿐입니다.
미생 : 하여튼, 답으로 인도해주신 게 아닙니까?
미실 : 덕만공주가 알게 된다하여, 무엇을 어찌하겠습니까?
하종 : 맞어! 내 재산으로 내가 사는데.. 누가 뭐래요!
미생 : 저... 누님... 누님 혹시... 덕만이 어쩔까.. 궁금하셔서... 일부러 가르쳐주신 거.. 아닙니까?
미실 : (피식)......
S#37. 공주집무실 (낮)
덕만, 유신 있고..
유신 : 허나, 그것을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덕만 : (뭔가 생각하는)......
유신 : 자기 재물로 사들이는 걸 막을 수도 없고..
덕만 : (생각)
유신 : 고리대 역시.. 율령으로 금지시켜야 하는데, 화백회의에서 귀족들이 결코 찬성하지 않을 겁니다.
덕만 : (미소지며) 예, 율령으로 안 합니다.
유신 : 예?
덕만 : 장사에는 장사로 합니다.
유신 : (의아한 채 보는데).....?
덕만 : 타클라마칸 교역장에서 자란 접니다.
유신 : (보면)
덕만 : 각 나라, 최고 장사꾼들만 모이는 곳입니다. 신라가 무역이 발달했다하나, 그에 비할 수 없는 곳입니다.
저도 장사 한 번 해보지요. (미소)
S#37-1. 궁 전경 (낮)
S#38. 왕집무실 (낮)
진평, 덕만, 용춘, 서현, 마야, 만명 있고..
진평 : (덕만에게서 모두 들은 듯) 허나.. 귀족들의 매점매석을 막을 방법은 없다.
서현 : 예, 자신들의 재산으로 하는 일을 어찌 막겠습니까?
만명 : 더구나 너무 오래 전부터 행해져 오던 일입니다.
덕만 : 나라가 가진 재산으로 막으면 됩니다.
용춘 : 황실의 재산으로요?
마야 : 어찌 그런 방법이 있어?
덕만 : (자신에 차 진평에게) 폐하, 제게 전권을 주십시오!!
진평 : (보면)
덕만 :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해볼 만한 방법이 있습니다.
모두 : (보는데)
S#39. 공주집무실 (낮)
용춘과 서현, 덕만 있고...
서현 :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용춘 : (송구스럽게) 공주님... 실은 저 또한 매점을 했습니다.
덕만 : (보면)
용춘 : 해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귀족들의 반발은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서현 : 예. 차라리 구휼미를 풀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덕만 : 흉년마다 구휼미를 풀었지만.. 매번 농민들은 자기 땅을 버리고 소작농이 되거나 유민이 되었습니다.
용춘 : (보면)
덕만 : 구휼미로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당장 굶주린 배만 채울 수 있을 뿐입니다.
서현용춘 : (보면)
덕만 : (간곡하게) 두 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용춘 : (걱정스레) 저야 어차피 황실의 것이니 상관없지만.. 만약 일이 잘못되면.. 서현공께선 큰 위험을 감수하셔야 합니다.
덕만 : (서현을 보면)
서현 : (생각하다) 공주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덕만 : (기쁘게) 저 또한 두 분께 누가 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서현 : 헌데... 장터에 관이 나설 수 없는 노릇이고, 누군가 대리인을 내세워야 할텐데...
덕만 : 예, 맡길 만한 사람이 있습니다.
S#40. 도박장 내 염종의 방 (밤)
염종, 장부 정리하고 있는데.. 들어오는 비담.
비담 : 좀 벌었어?
염종 : (화들짝 놀라 장부 감추며) 아이 깜짝이야!! 사람이야? 귀신이야? 왜 인기척이 없어... 나 디게 힘들거든.. 그러지 좀 마...
비담 : 쥐도 새도 모르게 일 하나 해야겠다. 쓸 만한 애들 좀 모아 봐.
염종 : (무슨 일인가 싶어 보는데)
S#41. 장터곡물전1 (다음날 낮)
염종, 그 옆에서 곡물전 상인1과 은밀히 얘기한다.
염종 : 2백섬이네.
상인1 : (경악) !!! 예?? 이백섬이요?
염종 : (목소리 낮추라는 듯) 쉿!
상인1 : (작은 소리로) 아이구.. 경사났네.. 지금 열 섬 구하기도 어려운 판에, 2백섬!!
근데... 어디서 그만한 곡식이 나오는 겁니까?
염종 : 그건 알 거 없고...오늘 시세가 철정 스물 다섯냥쯤 되는가?
상인1 : 예!
염종 : 앞으로는 더 많이 가져 올 수 있어.
상인1 : 아이구.. 그렇게만 해주십쇼. 귀족들이, 계속 더 사들이라고 난린데.. 아주 잘됐습니다.
염종 : (씨익 웃으며)......
S#42. 장터곡물전2 (낮)
역시 염종의 수하들이 가지고 오는 곡물수레들. 상인2가 철정을 수하에게 건네며 씨익 웃는다.
일각. 이를 지켜보는 비담과 덕만, 알천, 유신(모두 평복차림).
다른 곳에서 지켜보는 염종.
S#43. 세종의 방 (낮)
세종, 하종 들어오는데..
하종 : (지겹다는 듯) 곡물가가 치솟네 어쩌네, 아무리 얘기해 봐야 뭐합니까?
세종 : 오히려 입소문만 퍼져, 가격이 더 오를 텐데 말이다.
하는데 들어오는 석품과 덕충, 박의. 예를 취한다.
세종 : 무슨 일이냐?
석품 : 지금 장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하종 : 또 그 얘기냐? 곡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른다 이거지?
덕충 : 그것이 아니라.. 장터에 곡물이 너무 많이 풀리고 있습니다.
석품 : 심상치 않아.. 혹.. 들으신 말씀이 없는가 싶어 왔습니다.
박의 : 예, 아버지께서 꼭 알아오라 하셨습니다. 혹시.. 황실 창고를 여신 것인지..
세종 : 황실창고를 열다니? 상대등인 나도 모르게 구휼미가 풀렸겠느냐.
하종 : 또, 백성들한테 배급하는 것이 구휼민데, 어찌 장터로 풀렸겠느냐? 아니지, 아니야.
세종 : 구휼창이 설치가 되지도 않았다.
하종 : (뭔가 이상한 듯) 근데, 듣고보니 요즘 정말 너무 많이 풀리는 것 같긴 해요. 어쨌든 부르는 값에 계속 사고 있긴 한데...
세종 : (생각에 잠기고)
하종 : 어제도 더 가져오겠다며 사겠냐고 묻던데. 한 가마니 당, 철정 삼십 냥에요!
세종 : 비싸긴 비싸구나. 바로 며칠 전보다 두 배 이상 오르지 않았느냐.
하종 : 그래도 사들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세종 : (고민하는데)
S#44. 공주 집무실 (밤)
비담, 유신, 알천, 덕만이 있다.
덕만 : 어찌 돼가고 있습니까?
비담 : 현재, 천섬 정도 시중에 풀렸습니다. 앞으로 천섬 정도를 더 풀 생각입니다.
유신 : 헌데도 아직, 가격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알천 : 귀족들이 언제까지 계속 사들일지...
덕만 : 단지 이문을 취하려는 거라면, 이쯤에서 그만둬야 겠지요. 허나...
비담 : (보며)......
덕만 : 자영농을 몰락시킬 다른 목적이 있으니 계속 사들이게 될 것입니다.
유신 : (보며)......
덕만 : 그리고 어느 순간 깨닫겠죠. 너무 많이,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 (하고 차가운 미소)
S#45. 미실집무실 (낮)
미실, 세종, 하종, 설원, 보종 있는데 모두, 심상치 않은 듯 서로 보는데.. 들어오는 유신.
유신 : 부르셨습니까..
하종 : 자네한테 물어볼 게 있는데.. 혹, 공주님께서.. 황실창고의 곡물을 내다팔고 계신 게 아닌가?
너무 많이 곡물이 쏟아져 나와서 말이야.
세종 : (유신을 보고)
설원 : (유신을 보고)
미실 : (유신을 보는데)
유신 : (완전 시치미 떼고) 예. 곡물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황실의 곡물을 장터에 팔면 재정이 좋아지실 거라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미실 : (놀라고)..!
모두 : (경악) !!
설원 : 허면.. 황실에서 이걸 기회로 장사를 한단 말인가! 말이 되는가!!
미실 : (놀라).....!
S#46. 열선각별실 (낮)
석품, 덕충, 박의, 왕윤, 선열, 필탄 등등.. 웅성웅성.
석품 : 황실창고를 열어, 내다 파신다고?
필탄 : 전량을 팔겠다 하셨다네!
덕충 : 허면 결국 곡물가가 내려갈 것이 아닌가! 당장 부친께 말씀드려, 비축곡물을 모두 파시라 해야겠네!
왕윤 : 그걸 팔면 곡물가는 더 내려갈 걸세!
선열 : 그래, 버텨야 해!
석품 : 자네들처럼 재력이 풍족한 집안은 모르나.. 우리는 자칫 잘못하여 곡물가가 떨어진다면,
그나마 남은 땅도 유지할 수가 없어.
박의 : 맞네. 영지 내 자영농들의 땅을 취하려, 무리해서 사들인 건데.. 버티다가는 손해만 더 커질 것이야!
급히 나가는 석품, 박의 등등.. 남은 선열, 필탄 고민한다.
S#47. 공주집무실 (낮)
덕만, 알천, 유신, 비담 있는데..
유신 : 귀족들이 내다 팔기 시작했습니다.
알천 : 예, 이제 곡물가가 조금씩 내려가고 있습니다.
덕만 : 좋습니다. (비담에게) 서현공과 다음 일을 진행하거라.
비담 : 예.
덕만 : (결연) 허면 저는.. 제 일을 해야겠습니다.
S#48. 왕의 집무실 (낮)
미실, 세종, 하종, 설원, 미생, 용춘, 서현 있는데.. 들어오는 덕만.
덕만 : 폐하를 대신하여 제가 요즘 곡물가에 대한 이 회의를 주관하겠습니다. 다들 의견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세종 : 공주님. 혹.. 황실창고를 여신 것입니까?
덕만 : (보며) 예.
하종 : (흥분) 공짜 구휼미가 아니라, 황실 곡물로 장사를 한다구요?
미실 : (픽 웃고 조용히) 곡물가가 오르니.. 곡물을 푼다..
덕만 : (보면)
미실 : 실망입니다!
덕만 : (보고)
미실 : 너무 단순하신 사고 아닙니까?
설원 : 어찌 황실이 백성들에게 장사를 한단 말입니까?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세종 : 기근이 오면 백성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주기 위해, 비축되어 있는 곡식입니다. 구휼미로 장사를 하다니요!
덕만 : (미소) 제 나름의 방법으로.. 구휼미를 마련하는 중입니다.
미실 : (심상치 않게 덕만보며).......
덕만 :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S#49. 장터곡물전앞 (낮)
곡물전 상인과 석품, 덕충, 박의 있고..
석품 : 곡물을 되팔겠네.
상인1 : 사가셨던 값엔 안 됩니다. 벌써 많은 양이 나와, 한참 떨어졌습니다.
덕충 : (불안한 표정으로) 얼만가?
상인1 : 얼마 전까진 철정 스물닷냥이었는데, 지금은 열닷냥도 후하게 쳐드리는 겁니다.
박의 : (경악) 며칠 전에 바로 자네한테 한 가마니 당 스무 냥에 샀네! 헌데 열 다섯냥이라니, 말이 되는가!
일각에서 이를 보는 유신, 알천.
S#50. 왕의 집무실 (낮)
세종, 하종, 용춘, 덕만, 미실, 서현 있고..
덕만 : 예, 장사라면.. 장사지요.
모두 : (보면)
덕만 : 황실은 비싼 값에 곡물을 팔았고, 이제 값이 내려가면.. 다시 사들일 겁니다. 허면 황실은 큰 이익이 남겠지요?
미실 : (보고)
덕만 : 또한 시중에 풀리는 곡식이 많아지니...
미실 : (말 자르며) 곡물가도 내려가고... 시장이 안정될 것이다...?
덕만 : (보면)
미실 : (비웃듯) 허나, 사간 자들이 단합하여, 곡식을 내다 팔지 않으면요?
덕만 : (보고)
미실 : 허면 어찌하실 겁니까?
덕만 : 못 버틸 겁니다.
미실 : (보고)
모두 : (무슨 소리야 싶어 보면)
덕만 : (씩 웃고) 비축된... 군량미까지, 모두 풀 계획입니다! 이미 서현공께서 시작하셨을 겁니다.
미실 : (경악) !!
모두 : (경악) !!
용춘서현 : ......
세종 : (경악해서) 군량미를 푼다니.. 어찌, 그런 큰일을!!
미실 : 곡물가가 오른다 하여 황실의 곡식과 군량미를 모두 푼다..? 정녕 그걸로 일이 해결 된다 보십니까?
설원 : 그 동안은 아무도 그 생각을 못해, 안한 것이겠습니까?
덕만 : (되받아 더 큰소리) 장터에 정말로! 곡물이 부족해서! 값이 오른 겁니까?
미실 : (보면)
덕만 : (꾸짖듯) 귀족들이! 자영농들을 몰락시키기 위해 한 짓이 아닙니까!!
미실 : (보면)
덕만 : (꾸짓듯) 저는 백성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 게 아니라! 귀족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 겁니다!
설원 : (역시 안지고) 허나! 군량미는 국방에 관련된 일입니다. 이 일을 책임지실 수 있습니까!!
만약, 이럴 때, 백제와 전투라도 벌어진다면!
덕만 : (말끊으며) 실제로! 풀 수도 있고, 안 풀 수도 있습니다.
미실 : 뭐라...? 안풀수도 있다?
덕만 : 예. 풀 거라고 공표만 하면 됩니다.
세종 : (놀라) !
하종 : 공표만 한다구요?
덕만 : 곡물가격이 왜 올랐습니까? 실제로 곡물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부족하게 될꺼봐 무서워서!!
다들 곡물을 미친 듯이 사들인 것이 아닙니까?
미실 : (보며)......
덕만 : 마찬가집니다. 실제로 풀지 않아도! 군량미를 푼다는 소문만으로! 가격이 떨어질까 무서워, 미친 듯이 팔게 되고,
그 때문에 가격은 떨어질 것입니다!
세종 : (놀라) !!
미실 : 그래도.. 귀족들이 팔지 않고 가격은 안 떨어진다면...?
덕만 : (미소) 그리 될까요? (모두 훑어보며) 버티실 수 있을까요?
미실 : (이 년 봐라...)......
덕만 : 그러기엔... (마치 미실처럼 차갑게 웃으며 노려보며)......
(모두들 훑어보며) 다들.. 너무... (이 악물고 노려보듯) 비싸게... 사시지 않았습니까? (냉소)
덕만, 모두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차가운 미소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