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와 KBC는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5월 31일)를 앞두고 지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변화하는 표심의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Gallup Korea)에 의뢰, 주민정치의식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해 11월(1차)과 12월(2차), 올 1월(3차)에 이어 네 번째이며, 지방선거 직전까지 매월 한 차례씩 연속 실시된다.
지난 3차 조사에 이어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전체 후보들에 대한 선호도 조사와는 별도로 유력 후보간 가상대결을 병행했다. 현 시·도지사의 직무수행에 대해 시·도민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봤다.
정치지표 조사로는 정당지지도 추이를 분석하고 광역단체장 선거 지지 후보 결정때 고려사항과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 차기 대통령 후보 선호도 추이 등을 점검했다. 조사결과를 부문별로 살펴본다.◇전체 후보 선호도=광주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9명의 예비후보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민주당 소속의 박광태 광주시장과 강운태 전 국회의원이 지난달에 이어 나란히 선두권을 형성했으나 순위 변동이 있었다. 지난 1월 조사에서 2위(21.2%)였던 박 시장이 22.1%를 기록, 1위에 올랐고 강 전 의원은 21.0%로 2위로 내려앉았다.
두 후보의 선호도 격차는 지난달(1.0%)과 비슷한 1.1%포인트로 오차범위(광주지역은 95% 신뢰수준에서 ±4.3%포인트)이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박 시장에 대한 선호도는 지난해 11월 조사 이후 21∼22%대에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고 지난해 8월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탔던 강 전 의원도 처음으로 1.2%포인트 하락했다.
‘2강(强)’에 대한 선호도는 20∼30대의 경우 박 시장이 높았으나 40대 이상에서는 강 전 의원이 우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구와 광산구에서는 박 시장이, 남구에서는 강 전 의원이 두터운 지지층을 형성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선호도도 박 시장 34.2%, 강 전 의원 32.0%로 팽팽해 당내 경선에서 ‘빅매치’가 성사될 경우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이번 조사는 광주시청 공무원들과 박 시장 부인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적발돼 검찰에 고발되기 직전에 실시돼 그에 따른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1위(22.1%)를 차지했다가 2개월 연속 하강세를 보였던 열린우리당 정동채 문화관광부 장관은 12.4%로 지난달 보다 0.9%포인트 상승해 3위를 기록했다. 정 장관은 최근 ‘지방선거 차출용’ 개각 대상으로까지 거론되고 있으나 본인과 측근들의 거듭된 불출마 의사 표명으로 지지도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 장관과 같은 열린우리당 소속인 김재균 북구청장은 6.5%로 지난달보다 소폭(2.1%포인트) 하락했다.
열린우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선호도는 정 장관이 25.9%, 김 청장이 9.0%로 나타났으나 박 시장(17.1%)과 강 전 의원(14.3%)에 대한 선호도 만만치 않았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정 장관에 2.8%, 김 청장에 3.4%의 지지를 나타내는데 그쳐 민주당 지지 유권자들의 응집력이 더욱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동당 광주시장 후보로 확정된 오병윤 광주시당위원장은 5.8%를 기록했고,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1.9%, 한나라당 후보로 거론되는 조홍규 전 국회의원과 이정현 부대변인은 1.8%와 0.5%를 각각 얻었다. 이용섭 청와대 혁신관리수석은 0.6%에 그쳤다.
◇유력 후보 가상대결=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각 당 유력후보간 가상대결을 실시했다. 지난 1월 제 3차조사에서 각 당에서 1, 2위를 차지한 후보들이 그 대상이었다.
박광태 시장은 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경우 열린우리당 후보가 누가 되든지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채 장관과 대결에서 박 시장은 37.5%를 얻어 정 장관(35.1%)을 오차범위내에서 앞섰으며, 김재균 북구청장과는 41.8% 대 26.0%로 그 격차를 크게 벌렸다.
강운태 전 의원도 정 장관과의 대결에서 37.9% 대 34.6%로 오차범위내에서 앞섰으며 김 청장과는 42.9% 대 25.5%로 격차를 벌여 열린우리당 후보와 경쟁에서 승산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강 전 의원이 정 장관과 맞설경우 33.3% 대 39.6%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열린우리당 정 장관이 가상대결에선 오차범위내에서 민주당 후보들과 접전을 벌이며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다. 박 시장과 격차는 2.4%포인트, 강 전 의원과는 3.3%포인트에 불과했다. 민주노동당 오병윤 위원장은 4차례 가상대결에서 7.1∼12.1%의 지지를 얻었고 한나라당 (단일)후보는 2.1∼4.0%를 기록했다.
◇전체 후보 선호도=7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민주당 소속 박준영 현 지사가 36.3%를 얻어 다른 후보들을 큰 격차로 앞섰다. 박 지사에 대한 선호도는 여자(30.0%) 보다 남자(42.7%)에서 높았으며 열린우리당 지지자들로부터도 24.6%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앞선 세 차례의 조사때와 순위 변동 없이 박 지사의 독주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현직’의 이점을 안고 있는데다 무난히 도정을 수행해왔고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임기가 2년여에 불과하다는 점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3차 조사 직후인 지난달 24일 출마를 공식 선언해 박 지사와 당내 ‘빅매치’가 예상되는 박주선 전 국회의원은 지난달보다 3.0%포인트 상승한 13.7%를 기록했으나 박 지사와의 격차를 크게 좁히지는 못했다. 박 전 의원에 대한 선호도는 지난해 11월 5.4%, 12월 6.4%, 올 1월 10.7%로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역별로는 박 지사가 장흥·영암(70.5%)과 해남·진도(60.2%)를 비롯 대부분 지역에서 우세를 보였고, 박 전 의원은 고흥·보성(43.9%)과 나주·화순(35.1%)에서만 박 지사에 크게 앞섰다.
열린우리당 주승용 의원은 9.2%를 얻어 3위에 머물렀다. 주 의원은 지역구인 여수(33.3%)와 순천(19.8%)에서 높은 지지를 기록했다.
이번에 처음 조사 대상에 포함된 한나라당 예비후보 김광영 전 광주대교수협의회의장은 3.1%, 박재순 전 전남도 기획관리실장(한나라당 전남도당위원장 직무대행)은 1.3%를 얻었다. 열린우리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송하성 경기대 교수는 2.6%, 조영택 국무조정실장은 1.1%를 기록했다. 선호 후보가 없다거나 응답하지 않은 유권자는 32.4%로 광주시장 후보 선호도 유보층(27.4%) 보다 많았다.
◇유력 후보 가상대결=3차 조사에서 각 당 1∼2위를 차지한 민주당 박준영 지사와 박주선 전 의원, 열린우리당 주승용 의원과 송하성 교수간 교차 가상대결에선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모두 열린우리당 후보들을 큰 격차로 앞서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가상대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에 포함됐던 조영택 국무조정실장은 전체 후보 대상 선호도 조사에서 송 교수에 밀려 3위를 차지하는 바람에 제외됐다. 선호도 격차는 민주당 후보로 박 지사가 나설 때 열린우리당 후보와 차이가 더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열린우리당 후보 가운데는 주승용 의원에 대한 지지가 더 높았다.
박 지사는 주 의원과 대결에서 58.1% 대 20.1%, 송 교수와는 63.4% 대 14.4%로 크게 앞섰고, 박 전 의원은 주 의원과 대결에서는 48.2% 대 26.9%, 송 교수와는 51.8% 대 22.4%로 그 격차를 벌렸다. 다만 4차례 가상대결에서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달에 비해 다소 낮아졌다. 이는 지난 조사때와 달리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단일 후보를 대결상대로 추가한 영향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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