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에 AFP통신은 러시아군의 무단 사용 스타링크가 차단된 뒤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나서 2년 반만에 최대로 많은 영토를 탈환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16일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1∼15일 러시아군이 작년 12월 한 달간 점령한 면적에 육박하는 201㎢ 영토를 탈환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최근 러시아군의 스타링크 접속 차단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ISW의 분석.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미국의 스페이스X는 러시아군이 스타링크를 무단으로 접속한다는 우크라이나 측의 제보에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하고, 재등록한 단말기만 접속이 가능하도록 '리셋'한 바 있다. 이후 러시아군이 최전선에서 사용하던 스타링크가 차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 보병 부대의 진격/사진출처:페북@GeneralStaff.ua 우크라 합참
러-우크라 언론은 이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극우 성향의 차르그라드 등 러시아 일부 언론은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지의 보도를 인용하는 방식으로 ISW의 정세 분석(반격)을 전했다. 하지만 ISW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땅을 얼마나 되찾았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우크라이나 매체도 반격 사실만 확인할 뿐 전과에 대해서는 거의 입을 다물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스트라나.ua는 19일 하루를 정리하는 기획 기사 중 '전황'(Ситуация на фронте) 코너에서 군사 정보 사이트 '딥 스테이트'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반격에 나선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 지역에서 진격을 계속하면서 자포로제(자포리자) 지역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 지역에서 반격이 진행 중임을 확인하며, "이는 러시아군의 진격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역을 담당하는 우크라이나 남부 방위군 대변인 블라디슬라프 볼로신은 "우리의 반격과 공격으로 적군(러시아군)은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활동을 멈추지는 않고 있다"며 "상황은 매우 어렵지만, 우리는 적군을 섬멸하고 진격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딥 스테이트'는 지도를 중심으로 러-우크라 군의 공방전을 전달하는 전문 매체다. 정기적으로 러시아군의 영토 점령 규모를 집계해 알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AFP 통신의 보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탈환 규모와 같은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오히려 우크라이나 군 사령부를 향해 공격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하고 방어에 집중할 것으로 촉구했다.
스트라나.ua에 따르면 '딥 스테이트'의 공동 설립자인 로만 포고렐리는 18일 우크라이나 매체 코메르산트와의 인터뷰에서 병력 부족을 이유로 "우리의 공격 작전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쿠르스크 전투에서 보았듯이 버틸 수 없다"며 "방어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는 조만간 군사 장비와 전력을 모을 것"이라며 "우리는 병력을 잃지 않고 모든 자원을 활용하는 방어 전술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사에 따르면 공격과 방어의 손실 비율은 3대1이다. 공격에 나서면 방어하는 측보다 병력 손실이 3배나 더 크다.
우크라이나 매체 코메르산트와 회견하는 포고렐리 딥 스테이트 공동 창업자/영상 캡처
포고렐리가 예로 든 쿠르스크 전투도, 우크라이나군이 2024년 여름 기습적으로 러시아 본토인 쿠르스크주 일대를 점령했지만, 러시아군과 파병 북한군의 합동 반격에 큰 손실만 남기고 후퇴해야만 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반격에 나선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 지역은 러시아 주력군이 점령한 곳도 아니다. 주력군은 도네츠크주(州)의 우크라이나 '요새 벨트'(우크라이나군이 2014년부터 방어 시설을 구축한 도시들/편집자) 공략에 나선 상태다. 스트라나.ua는 19일 '전황 기사'에서 "러시아군은 이틀째 도네츠크주 요충지인 콘스탄티노프카(콘스탄티니우카)에서 진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포크로프스크 인근의 미르노그라드 북쪽 수보로보와 샤호베 지역에 새로운 진지를 구축했고, 슬로뱐스크 방향으로는 바흐무트에서 니키포로프카를 향해 진격했다"고 썼다.
'요새 벨트'에 막힌 일부 러시아군이 우회로로 선택한 곳이 바로 도네츠크-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자포로제 접경 지역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9일께부터 반격을 가하고 있다는 곳이기도 하다.
정리하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요새 벨트'를 돌파하기 위해 공격을 계속하고 있으며, 러시아군 일부가 드네프로페트로프스크와 자포로제 방향으로 진격한 곳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반격 혹은 저항을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
여기서 저항이라는 용어는 우크라이나 군사 전문가 콘스탄틴 마쇼베츠가 쓴 표현이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의 최근 공세를 반격 작전이 아니고, 러시아의 진격을 늦추고, 후방으로 깊숙이 침투하거나 포위하지 않고도 유리한 전세를 만들려는 러시아의 공격 작전을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드론 운영 계약병을 모집하고 있다/사진출처:lsm.lv
더욱 주목할 것은, 러시아가 드론 부대의 확충을 위해 "대학생들을 동원하기 시작했다"는 반정부 성향의 언론 매체 '부마가'(Бумага, 뉴스 페이퍼라는 뜻)의 보도다. 이 매체는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 공과대학교, 문화대학, 경제대학 등을 포함한 최소 16개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대학교에 드론 전문가를 찾는 채용 광고가 게재됐다고 알렸다. 월 21만 루블(2,750 달러)의 급여와 작전 완료 시 최대 50만 루블(6,500 달러)의 보너스, 300만 루블(3만 9,000 달러)의 일시 지급 등의 조건으로 1년 이상의 군 복무 계약자를 구하고 있다는 것. 또 제대 후 대학 복학 보장에 석사 및 박사 과정 입학 특혜 등을 내걸었다고도 했다.
앞서 올해 초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가 드론 운영자를 거의 8만 명 더 늘려 총 16만 5천여명 규모로 드론 부대를 키울 계획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