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 항상 들으면서 살고 있지만, 신보에 대한 관심보다는 예전에 사놓은 음반들을 듣는 나이기에 음반은 물론 공연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속도가 늦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2013년 크리스마스 즈음 모 메틀 커뮤니티에서 알게된 Royal Hunt의 2014년 내한 공연!
아쉽게도 얼리버드 예매기간은 이미 끝이나 있었다.
하지만, 주최측에 문의하여 우여곡절 끝에 얼리버드 티켓을 구할수 있었다.
생각해보라 D.C.Cooper와 만날 기회를 어찌 놓칠 수가 있겠는가!... -_-;;
아무튼 이렇게 하여 Royal Hunt의 공연을 볼수 있게 되었고 3/29일을 기다렸다.
입장하기 전의 고아경을 보면서 든 생각은 2012년의 공연보다도 대기하는 사람수가 적었다는 점이었다.
또한 2012년에는 Method라는 국내메틀 밴드가 오프닝을 했지만, 이번에는 그것도 없었다.
아무튼 가장 앞 중앙에 자리를 잡고 공연이 시작하기를 기다렸고 시간에 맞춰서 공연은 시작되었다.
Double Conversion이 연주될 때 입구에서 몸에 십자가를 그리는 D.C.Cooper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가보다. 1996 DVD에서도 입장전에 십자가를 몸에 그리는 그를 볼수 있다.)
D.C.Cooper의 젊을 적에는 고음에서 목소리가 매우 독특했었다. 지금도 일반 고음 보컬리스트와 비교하면 독특한 것이 사실이지만, 고음을 잘 소화 못하는 그인 것이 사실이다.
Show Me How To Live, A Life To Die For 앨범들에 실린 최근의 곡들은 어느정도 라이브에서도 잘 소화했지만, 역시나 Moving Target같은 앨범의 곡의 곡들은 고음에서 발악(?)을 하면서 외쳤다.
이번 투어에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공연에서도 두명의 여성 코러스도 참여하지 않은 듯했다.
내가 너무 무대 앞쪽에 자리를 잡아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보컬사운드는 적당했으나 기타와 키보드 사운드는 매우 작고 베이스 사운드가 상당히 크게 들렸다.
이렇게 적은 내용을 보면 실망스런 공연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 공연은 매우 즐거웠다.
신보에 집중되지 않고 기존의 앨범들에서 골고루 뽑은 Set list.
공연에 대한 경험이 많은만큼 관중을 이끌 줄도 알고 무대에서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D.C.Cooper.
공연을 즐기면서 연주하고 뽀대도 나는 멤버들.
이번 공연의 Set list가 거의 일정하다는 정보를 구했고, 그에 맞춰 나도 공연될 곡을 좀더 들어두었다.
(사실, 대부분의 곡이 어느정도 따라부를 수 있을 수준은 되었지만...)
4번째 곡인 Tearing Down The World를 같이 부를 때에 이미 목은 한번 갔고, Clown In The Mirror, Half Past Loneliness, Last Goodbye로 연이어진 인기곡을 연주할 때는 두세번, 아니 네번 갔고... 아무튼 공연이 끝날 즈음에는 너무 목이 가서 함께 부르기 힘들정도로 기침을 계속할 수 밖에 없는 상태에 이르렀었다.
2012년 공연보다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역시나 Royal Hunt의 공연은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번 투어를 끝으로 잠정 휴식기에 들어간다는 안타까운 소식이있다.(그런데 D.C.Cooper는 공연 중에 '내년에도 올까?~'라는 거짓말 비스무리한 멘트를 날렸다)
작은 공연장에서 많지않은 팬들과 함께 진행된 공연이었지만, 나같은 Royal Hunt팬들에게 있어서는 밴드와 팬이 하나가 되었던 참 알찬 공연이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