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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 39
S#1. 왕의 집무실 (밤) - (앞부분 생략)
미실 : 그래도.. 귀족들이 팔지 않고 가격은 안 떨어진다면...?
덕만 : (미소) 그리 될까요? (모두 훑어보며) 버티실 수 있을까요?
미실 : (이것 봐라)...
덕만 : 그러기엔...(마치 미실처럼 차갑게 웃으며 노려보며)...
(모두들 훑어보며) 다들.. 너무... (이 악물고 노려보듯) 비싸게... 사시지 않았습니까? (냉소)
덕만, 모두를 내려다보는 것 같은 차가운 미소(38부 엔딩지점).
그런 덕만의 표정을 보는 세종, 하종, 설원의 표정.
서현과 용춘 마저 달라진 덕만의 모습에 살짝 놀라는데..
그런 덕만을 보던 미실.
미실 : (최대한의 냉정함을 유지하며) ..귀족들이 이렇게까지 사들인 이유는..
덕만 : (말끊으며) 예, 영지 내, 자영농의 땅들을! 모두 소유하시려는 거겠죠.
미실 : (말을 끊어 기분나빠지며) 허니 버틸것입니다. 귀족들은.
덕만 : 모두가 단결하여 하나처럼 움직일 수 있다면 그렇겠지요. 허나...각각의 귀족은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미실 : ...!
덕만 : 새주께서 그러시지 않았습니까? 그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모두가 버텨야한다 말씀하시겠지만..
지금 누구보다 먼저 파시고 싶지 않으십니까? (하며 세종, 하종, 설원 등등을 본다)
세종 : ..(들켰다)...
하종 : ..(들켰다)...
설원 : ..(역시 들켰다)...
덕만 : (그들을 보다가는 미실을 본다)
미실 : ..(졌다)...!
S#2. 궁 일각 (낮)
덕만, 알천의 호위를 받으며 나오는데 비담이 기다리고 있다.
덕만 : 군량미는?
비담 : (조금이라는 손짓하며) 약간...풀었습니다. 군량미라는 소문에, 가격은 떨어지기 시작했구요.
덕만 : (아직 미실과의 논쟁으로 흥분이 가시지 않은듯 숨을 몰아 내쉬는데)
비담 : (아랑곳 않고) 시장은 아수라장이구요. 팔아야되나.. 버텨야되나.. 난립니다.
덕만 : (다시 냉정을 되찾고는 차갑게) 현재 가격은?
비담 : 열닷냥입니다. 내일이면 더 떨어질겁니다.
덕만 : (잠시 생각하다가는 단호하게) 열냥이 되면 사들여!
비담 : 예.
덕만 : (냉정) 한꺼번에, 그리고 빠르게 사들여야 돼.
비담 : 예. 물론입니다!
하고는 덕만이 가면, 그런 덕만을 보는 비담. 덕만이 놀라울수록.. 더 갖고 싶은 마음이다.
하종 : (버럭 E) 평소 시세보다 네배 넘게 샀단 말입니다!!
S#3. 미실의 방 (낮)
미생과 세종, 하종, 미실, 설원 있는데..
미생 : 아니.. 그래서 뭐가 대체 어찌 됐다는 거예요?
하종 : (괜히 버럭) 몰라요! 몰라! 아무튼 전 지금이라도 빨리 팔아야겠습니다.
하며 씩씩 대며 나가버린다.
세종은 슬그머니 그런 하종에게 묻어 나가고, 미생은 ‘무슨 일이냐’ 물으며 묻어 나간다.
남은 설원과 미실.
미실 : (설원 보다가는) ..설원공도 나가보세요. 이미.. 귀족들을 단속시키기는 어렵습니다. 손실을 줄이셔야죠.
설원 : ..(나가지 않고 미실을 보는데)...
미실 : (부글부글 끓는다)...
S#4. 궁일각 (낮)
덕충, 필탄, 선열, 왕윤, 임종 등도 우르르 가며..
덕충 : 군량미를 풀었다는 게 사실이라네!!.
임종 : 설마 했는데.. 사실이란 말인가?
필탄 : 어떻게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선열 : 석품 박의랑만 빠르게 움직여 손해를 덜 봤군.
왕윤 : 안되겠네. 우리도 빨리 집에 알리고 처리를 해야할 거 아닌가!
하며 급히들 간다.
S#5. 장터 일각 (낮)
각 귀족의 집안에서 나온 곡물수레들이 뒤엉켜 사람들이 오도가도 못할 상태가 되어있다.
여기저기서 소리만 질러대고.. 대혼란이다.
S#6. 곡물전 안 일각 (낮)
바깥의 난리 난 상황을 보고있는 염종.. 상인1은 어수선한 상황에 어찌 할 줄을 모르며 있는데..
염종 : (상인1에게) 지금 얼마야?
상인1 : 열석냥입니다.
염종 : 열냥되면.. 그때 사들여.
상인1 : 예. 그럽죠.
S#7. 하종의 집, 마당 (낮)
세종, 하종 있고, 하종이 하인들에게 급히 곡물수레를 들려보내며.
하종 :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있다) 얼른 가라니까 뭘하는게야!! 얼른 가! 얼른!!
하는데.. 이때 급히 들어오는 귀족1,2와 호재(귀족복), 석품, 박의등 화랑들. 마당에 있는 세종에게 인사하며 다가간다.
호재 : (화나서는) 석품랑에게 듣자마자 이리로 달려오는 길입니다. 이대로 계실겁니까?
세종 : 그럴 리가 있느냐?
석품 : 예. 말이 안되는 일입니다! 귀족들 모두 세를 과시해야 합니다!
박의 : 부친께서도 상대등께서 하시는 일에 무엇이든 함께 하시겠다 전하라 하셨습니다.
미생 : (급히 들어오며) 으이구.. 속쓰려서.. 원.. 다른 얘기 다 필요없고.. 일단 공주님을 화백회의에 소환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하종 : 예. 이참에.. 공주가 정무에서 손을 떼도록 만들자구요.
세종 : (생각하다 호재에게) ..우선, 대등들에게 화백회의 통문을 보내거라.
S#8. 병부령 집무실 (낮)
설원, 김서현, 보종 있는데..
설원 : (화내며) 어찌 내게 보고 한마디 없이! 그런 일을 벌일 수가 있는게야?
김서현 : 공주님의 명이었습니다!
설원 : 뭐라..?
김서현 : 또한.. 백제 고구려의 각 국경지역을 보종에게 모두 점검하라 했고!
보종 : 허나.. 그 의도는 가르쳐주시질 않았습니다.
김서현 : (보종에게) 사실을 점검하는데.. 무슨 의도가 필요해?
(설원에게) 공주님께서는 이레 안에 전량을 모두 다시 채워놓겠다 확언하셨습니다!
설원 : 서현공은 물론이고.. 공주님까지.. 이 일에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야!
김서현 : (같이 노려보는데)...
S#9. 공주집무실 (낮)
미실과 덕만, 있는데..
미실 : 다음엔요?
덕만 : ...
미실 : 다음에도 곡물가가 오르면 매번 군량미를 푸실겁니까? (답답해서) 쉽게 생각해도 그럴 수가 없질 않습니까?
덕만 : (그냥 보는데)
미실 : 물론 충격적이긴 했습니다. 공주님의 그 무모하고 엉뚱함에 어찌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허나.. 이번 일의 파장을 생각지 않으십니까?
덕만 : 예, 매번 군량미를 풀수 없겠지요. 허나.. 그렇게 엉뚱하고 무모한 공주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귀족들은 이제 함부로 매점매석을 하시지는 못할 겁니다.
미실 : (헛웃음이 나오며) ..그 패기는 인정합니다. 허나.. 좋든 싫든.. 이 나라의 모든 체계에는.. 귀족들이 있습니다.
덕만 : ...
미실 : 조세를 걷고 나라를 지키는 지방의 관리 하나하나가 다 그들이구요.
덕만 : ...
미실 : 그들과 등을 지고.. 어찌 헤쳐나가실지.. 저도.. 궁금합니다. 걱정도 되구요.
부디, 잘... 해내시길 바랍니다. (하고 나가려 일어서는데)
덕만 : 헌데.. 새주..
미실 : (보는데)
덕만 : 그날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 의문이 듭니다.
미실 : ...?
덕만 : (진심으로 궁금) 새주께선 현명하십니다.
미실 : ...?
덕만 : (약올리는 것이 아니라 진심) 모든 것에 대한 통찰도 뛰어나시고.. 행동력.. 지도력.. 모든 것이 뛰어나십니다.
미실 : (뭔 소리를 하려는 거야?)
덕만 : 헌데.. 왜 진흥제 이후에 신라는..
미실 : ...?
덕만 : 발전을 안한 겁니까?
미실 : ...!!!
덕만 : 뛰어난 통치자가 있다면.. 당연히 발전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헌데.. 요즘 모든 기록을 보면서 느낀건.. 발전이 없었습니다. 진흥제이후로는... 아무것도...
미실 : (짜증과 심리적 분노. 충격이 있으나 참는)...
덕만 : (정말 궁금한거다) 어찌 그런걸까요? 이유를 아십니까?
미실, 그런 덕만에게 웃어보이며 나간다.
S#10. 집무실밖 복도 (낮)
나오는 미실. 기다리고 있다가는 보는 유신.
유신, 인사하는데.. 미실, 기분이 나쁜 듯 그냥 보고는 가버린다.
S#11. 집무실안 (낮)
덕만, 있는데.. 유신이 들어온다.
유신 : (덕만에게) 왜 그렇게 약을 올리십니까?
덕만 : (무슨 소린가?) 예?
유신 : 새주말입니다.
덕만 : 그랬나요? 헌데.. 진짜 궁금해서 물어본 겁니다.
유신 : (이번엔 유신이 반문) 예?
덕만 : 누구든... 뛰어난 지도자가 나라를 다스리면 나라가 발전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헌데.. 왜 아닌지.. 정말 궁금합니다.
유신 : ...
덕만 : 이유를 알아야 저도 그런 우를 범하지 않죠.
유신 : (그런 덕만 보며 웃으며) 이레 후.. 복야회 산채에서 첫 비밀회합을 하려고 합니다.
덕만 : (진지해지며) 이번 비재 때 낭도로 들어온 복야회와 가야유민병 말입니까?
유신 : 예.
덕만 : (고개를 끄덕이며) 병력에 관한 것은 모두 유신랑께 맡겼습니다.
유신 : 예.. 알겠습니다. (하고는) 나흘 후로 화백회의 날짜가 잡혔답니다.
덕만 : 그래요?
유신 : (결연하게) 그날 화백회의를 무사히 넘기셔야 합니다.
덕만 : (농담으로) 무사히 못 넘기면.. 저를 쳐낼 기세십니다.
유신 : (그런 덕만을 보며 미소 띠다가 걱정) 군량미는.. 전량 회수 되는 것입니까?
S#12. 도박장 전경 (밤)
수레에 곡물 싣고 오는 수하들의 모습. 한쪽에서 그들을 보고 있는 염종과 춘추.
춘추 : 모두 거둬들일 수는 있는 것이냐?
염종 : 원래 이런 게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법이지요. (음흉한 미소로) 귀족들이 미친 듯이 내놓고 있습니다.
춘추 : 그래..
염종 : 다른 건 모르겠는데.. 공주님이 장사는 좀 아십니다. 스무냥 안팎에 팔아 열냥으로 거둬들이고 있으니, 두배 장삽니다.
비담 : (오다가 둘이 이야기를 하자 그냥 조용히 듣는데)
춘추 : 황실이.. 재정이 약하긴 약한가 보구나.
염종 : 예?
춘추 : 귀족들을 누르는데 군량미까지 풀어야 할 정도라니..
염종 : (미소지며) 역시 공자님! 예,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너무 약해요, 황실이..
춘추 : (생각하고)
염종 : (그런 춘추의 표정을 살피고)
비담 : (역시 춘추의 다른 모습을 보는데)
춘추 : 그.. 삼한지세말이다.. (하고 살피는데 비담이 있다, 놀라며)
염종 : 예, 삼한지세.. 말씀하시옵소서.
비담 : (다가오며) 뭐? 삼한지세? 뭐? 니가 그거에 관심 왜 가져?
춘추 : (비담 보자 얼른 말 돌리며 미소) 나 암말도 안 했는데..들어가서 주령구나 던져봐야겠다. (하고는 도박장으로 들어간다)
비담 : (가는 춘추보다가 다시 바로 염종에게 인상쓰며) 너 내가 살려두고 있는거야. 스승님께서 쓰신 책.. 그리고 그 조직...
(하며 염종의 상처를 가리키고) 함부로 입놀리지마.
염종 : (짜증스럽다는 듯 비담의 손가락을 치우며) ..알았어.
비담 : (들어간 춘추를 보면서 말은 염종에게) 군량미는 모두 회수됐지?
S#13. 궁 전경 (낮)
덕만 : (E) 군량미는 모두 회수했습니다!
S#14. 열선각 회의실 (낮)
세종, 하종, 미생, 용춘, 서현 등등 대등들 있고, 미실 뒤에 앉아있는데..
덕만은 자기자리에서 일어나 발언하고 있다.
미생 : 지금 채워놓았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질 않습니까?
하종 : 그럼요.. 아무 통보도 없이 군량미를 빼냈다는 사실이 중요한거지.
세종 : 그렇습니다. 이는 절차의 문젭니다. 그래서.. 덕만공주님께 그 답을 듣고자합니다.
덕만 : ...
미실 : ...
덕만 : (미실처럼 미소지며) 그것은.. 여기 계신 분들이..
미실 : ...
덕만 : ..(미실처럼 미소지며) 범인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종 : (버럭) 범인이라니! 어디서 그런 망언을 하시는 것이옵니까?
미실 : ...
미생 : 예! 아무리 공주님이라 하나.. 대등들에게 어찌 그런 언사를!!
하종 : 당장 취소하세요!!
다른 대등들 : (취소하십시오! 하며 시끄러운데)
덕만 : (조용히 두루마리 보고서를 펼친다)
대등들 : (보는)
덕만 : (읽는다) 세종공 1800섬, 하종공 980섬,
세종 : ...?
하종 : ...?
덕만 : 미생공 1280섬, 설원공 320섬,
미생 : ...?
설원 : ...?
덕만 : 수품공 850섬, 용춘공 330섬,
용춘 : (민망)
서현 : ...
대등들 : ...?
미실 : ...(뭔지 알겠다)...!!
덕만 : 인동공,
하종 : (버럭) 뭘 하시는 겁니까?
덕만 : (계속 읽으며) 인동공 180섬. (하다가는 대등들 보며) 여기 계신 대등들께서 이번에 매점매석하신 곡물의 양입니다.
모두들 : ...!
덕만 : 이번의 곡물가 상승으로 장터에선 살인까지 벌어졌습니다. 몇 개월동안 짠 베를, 다 가져와도. 곡식을 살 수가 없어,
일어난 살인이었습니다!
미실 : ...
덕만 : 이러고도, 대등들께서 범인이 아니란 말씀이십니까?
하종 : (열받아서) 아니.. 가진 게 좀 있어서 샀는데 그게 무슨 죄라고 닦달이십니까?
덕만 : (바로 받아) 저도! 백성이 곡물가로 심한 고통을 받기에 군량미 좀 풀었습니다. 그게 죕니까?
하종 : 군량밉니다! 군량미! 그런 문제는 화백회의와 상의하는 것이.. 신국의 전통이고!
덕만 : (바로 받아 빠르게 강하게) 백성이 굶으면 우선 먹게 해주는 것이! 황실의 전통이며! 정무를 맡은 대등들의 전통이며!
그러라고 있는 것이 화백회의가 아닙니까?
미실 : (말로는 밀리겠다는 느낌이 확 오고)...
세종 : 아무리 그렇다해도.. 이 문제는!
덕만 : (바로 받아) 백성이 굶는 문제는 ‘아무리 그렇다’로 치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김서현 : 물론입니다. 이번에 민심을 수습하지 못했다면, 민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습니다!
미생 : 병부의 관리로서 군량미를 빼돌린 자가.. 무슨 할 말이 있다고 발언을 하시는 겁니까, 예?!!
하종 : 맞아요! 뭔 말을 하든간에.. 이는 절차도 원칙도 다 무시한 겁니다!
당장 공주님이 정무를 보지 못하시도록 우리 대등들이 결의를 해야합니다!
덕만 : (바로 이어) 제가 정무에서 손을 떼도록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미실 : (보고)
모두 : (보는데)
덕만 :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율령을 제안하겠습니다! 이를 통과시켜주십시오!! 허면 전 정무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미생 : 그건 안됩니다. 매점매석을 금지시키라니요?
하종 : (버럭) 내 재물을 내 마음대로 쓰지도 못한다구요!!
용춘 : 그 욕심 때문에 생겨난 백성들의 고통이라 말씀하시는 것 아니오!!
하종 : 용춘공도 샀다면서 왜 이제와 발뺌이야?
용춘 : 어허! 하종공! 어찌 느닷없이 하대를 하시오.
하종 : 그러고보니.. 용춘공도 적게 샀고.. 서현공은 아예 안 샀고.. 당신들은 미리 알고.. 그런거 아냐?
용춘 : (못 참고 버럭) 네 이 놈!!
하종 : (벌떡 일어나며 용춘에게 날아달려들며) 놈?!!
하면, 용춘과 서현도 참지못하고 소리를 지르며 싸우고 다른 대등들도 소리지르며 싸우고.. (지금의 국회를 연상시키는)
세종이 죽봉을 들어 ‘조용하라’고 하지만 다들 떠들고
이를 보는 덕만의 미소. 불쾌한 미실의 표정.
S#15. 침전 (낮)
서현이 진평과 마야, 만명에게 보고를 다 한 듯.
만명 : 그럼.. 공주님에 대해 어떤 제재도 결의하지 못하고 회의가 끝났단 말씀이십니까?
서현 : (만명에게 고개 끄덕이고는 진평과 마야에게) 화백회의에 힘을 싣겠다며 올라온 지방의 귀족들도 다 내려가 버리고..
진평 : (미소 짓는다)
서현 : 결국 흥분한 하종공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리는 바람에..
마야 : 예.. 그럴 때는 참.. 하종공이 좋아요.
진평 : 아니오. 하종이 생각이 짧은 듯 보여도.. 당장의 이는 밝은 자요.
마야 : (보면)
진평 : 덕만이 매점매석 금지 율령을 들고 나오니.. 혹여라도 그것이 수면 위로 떠오를까 우려가 되어,
그쯤에서 일을 마무리 하려 일부러 소란을 벌인 것이야...
서현 : 예. 생각을 하고 한 짓인지는 모르나.. 본능적으로 알았겠지요. 짐승 같은 자입니다.
진평, 고개를 끄덕이며 덕만에 대해 생각하는데.. 심장이 아픈 듯 살짝 얼굴을 찡그린다.
S#16. 미실의 방 (낮)
미실, 세종, 설원, 미생.. 앉아있는데..
하종이 앉지 않은 채 방안을 계속 왔다갔다 하며 ‘어우.. 열받어’ ‘어우 미치겠네’ ‘어우 죽겄네’ 등등 하다가는.
하종 : (앉으며 미실에게) 어머니!
미실 : (바로) 당장의 손실은 잊으세요. 그동안 큰 이득이 있어왔으니.. 손실을 입을 때도 있는 겁니다.
하종 : 그냥 손실이 아니라니까요?
설원 : 이제 곧 수확철입니다.
미생 : 예.. 수확철이 되면.. 조세를 거두게 되고..
설원 : 조세를 거두다 보면.. 어느 한 곳은 터지게 됩니다. 공주와의 담판은 그때로 미루시려는 것입니다.
미생 : 뭐.. 저도 이번 손실이 속은 쓰리지만.. 공주와 지금 정면으로 맞서는 건 좋은 수는 아닌 듯 합니다.
하종 : (더 열받아) 아니.. 두분은 왜그렇게 쿵짝이 잘 맞으세요?
(또 의심하며) 아니.. 그러고보니.. 설원공도 별로 사들이질 않았던데.. 알고 있었던 거 아니예요?
설원 : 하종공! 그만 하세요!
세종 : (무시하고는 미실에게) 손실이나.. 담판은 다음 기회가 있소만.. 공주를 저대로 둘 순 없지 않겠소?
미실 : 젊은 시절의 폐하나, 천명공주와는 참으로 다릅니다...
설원 : (보는데)
미실 : 그동안 황실서 하던 방식이 아니라 그런지.. 수가 깊은 것은 아니나.. 살짝 당황은 했습니다.
(하는 미실의 얼굴위로 10씬의 덕만 대사 이펙트)
덕만 : (E) 헌데.. 왜 진흥제 이후에 신라는.. 발전을 안한 겁니까?
미실의 표정이 찡그려지며 짜증이 나지만 이상하게 분노가 아니라 웬지 모를 무기력감이 든다.
그럼 미실을 보는 설원.
S#17. 왕실서고 (밤)
덕만 열심히 뭔가를 보고있는데.. 유신과 비담 들어온다.
비담 : 오늘 큰 일을 치르셨다던데.. 또 여기와 계시는 겁니까?
덕만 : (둘을 보고는) 오셨습니까?
유신 : 이런 날은 좀 회포도 푸시고.. 쉬기도 하고 그러십시오. 한밤중입니다.
덕만 : (그런 유신 보며 빙긋 웃고는) 사돈 남말한다는 말이 이래서 필요한가봅니다.
비담 : 예?
덕만 : 제가.. 유신랑의 낭도시절에 말입니다. 어찌나 쉴틈을 안주던지.. 본인은 또 어떻구요..?
유신 : 지난 얘기는 왜 꺼내십니까?
덕만 : (그런 유신 보는)
비담 : (자기는 모르는 둘의 시절에 질투심을 느끼며) 근데.. 이번에 남은 이문말입니다. 꽤 됩니다. 어찌 쓰실 겁니까?
덕만 : 아.. 안그래도.. 그거 때문에 좀 뵈려했습니다.
유신 : ...?
비담 : ...?
덕만 : 제가 그걸로 이런 일을 했으면 하는데.. 들어보고 의견을 보태주십시오.
유신 : (같이 신나) 말씀 해보십시오.
덕만 : (자신이 쓴 뭔가를 보여주며 얘기하려는 모습이 의욕적이고)
비담 : (웬지 자꾸 밀리는 느낌이 드는)
S#18. 미실의 공방 (밤)
책을 보는 미실의 모습이 덕만의 모습과는 달리 무기력하다. 그 위로.
덕만 : (E) 헌데.. 왜 진흥제 이후에 신라는.. 발전을 안한 겁니까?
책을 그냥 덮어버리는 미실. 들어오는 설원.
설원 : 춘추공 말입니다.
미실 : ..예..
설원 : 이제 자연스레.. 혼인을 추진하려합니다.
미실 : (한숨쉬며) ..그러세요.
설원 : (살피다가) ...왜 그러십니까?
미실 : 몸이 좀 안 좋습니다..
설원 : 허면.. 누우십시오.
하며 설원, 일어나 미실의 겉옷을 벗겨준다.
흰옷 차림으로 침상에 눕는 미실.
설원이 그런 미실을 보는데.. 힘이 하나도 없는 것이 좀 이상하다.
미실 : 좀 쉬면 괜찮을 것입니다. 나가보세요.
설원 : 예.. 쉬십시오. (하고는 나가려던 설원 눈을 감은 미실을 본다) (그런 미실보며) 새주..
미실 : ..(눈을 뜬다)...
설원 : 부러워하지 마십시오.
미실 : ...
설원 : 신분 따위로 누굴 부러워 하는 건, 저로 족합니다.
미실 : (그런 설원보며 웃으며) 걱정 마십시오.
S#19. 궁전경 (낮)
S#20. 왕실서고 (낮)
밤을 새고 책을 읽은 듯 엎드려 자고 있는 덕만.
이때.. 미실이 들어온다. 엎드려 자는 덕만이 보이고.. 또 밤을 샌 건가 싶어 놀라 한동안 멍하니 본다.
미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덕만이 무슨 책을 봤는지 본다.
종이, 두루마리, 지필묵 등 널려 있는 것들을 보고.. 볼까 하다가는 미실, 그냥 다른 테이블에 앉아 책을 본다.
자는 덕만. 묘한 느낌의 투샷.
이때 밖에서 ‘별로 볼것이 없다는데두’ 하는 춘추의 소리가 들리고
이내 들어오는 춘추와 비담. 보는데.. 한쪽에 미실이 있다.
미실은 비담을 한번 보고는 춘추를 본다.
춘추는 미실을 한번 보고는 덕만을 본다.
소리에 놀라 일어난, 덕만 보면 춘추 있고, 다른 쪽 보면 미실이 있다.
덕만 : ..새주께서 언제 오셨습니까?
미실 : (덕만에게 인사하며) 너무 곤해보여서 깨우질 않았습니다.
덕만 : 예.. (하고는 춘추보며 반갑게) 책을 보러 온 것이냐?
춘추 : ..예.. (하고는 미실보며 인사한다) 지난번에 보량낭자편에 보내주신 그림.. 참으로 감사했습니다.
미실 : 예. 미생의 말로는 풍류를 아시는 분이라기에요.
덕만 : (속상한 표정)
하는데.. 비담은 미실 보란 듯이 덕만에게 가서는.
비담 : 춘추공께서 괜히 저러시는 것이옵니다. 저와 무술 수련도 잘하고 있고..
미실 : (거슬린다)
비담 : 이번.. 매점매석을 물리치는 일도 함께 도와 하였습니다.
덕만 : (반가워) 그러냐?
춘추 : (비담에게) 돕다니! 내가 언제 그랬다는게야?
비담 : (공손) 귀족들이 왜 매점매석을 하는지도 알려주시고.. 황실 재정에 대해 걱정도 하시질 않았습니까?
덕만 : 그래? 그런 것을 모두 안단 말이냐?
춘추 : 아니옵니다. 비담이 괜한 말을 하는 것이옵니다.
하고는 나간다.
덕만, ‘춘추야’ 하고는 나가려는데.. 들어오는 소화.
소화 : 공주님.. 폐하께서 찾으시옵니다.
덕만 : 그래? 알았다.
하고는 미실에게 인사하고 나간다.
남은 비담과 미실. 비담도 미실에게 인사하고 나가려는데..
미실 : 네가 공주의 명으로 춘추공의 훈육을 맡았나보구나.
비담 : (보며 씩 웃는다) 아뇨. 실은 제가 춘추공께 배우고 있지요. 황실의 여러 가지에 대해.
제게는 아무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태어나서 지금까지.. (미소)
하고는 인사하고 나가는 비담.
보는 미실. 마음 다잡고, 아무렇지 않은 척, 그냥 앉아 책을 펴는데.. 폈다가 짜증스럽게 바로 덮는다.
마음이 언잖은 미실.
S#21. 왕의 집무실 (낮)
진평 있고, 덕만 있다.
진평 : (덕만이 올린 보고서가 있었던 듯) 진정 이리 해보겠느냐?
덕만 : 예. 폐하.
진평 : 이리 하면.. 자영농을 넓힐 수 있다 생각한게야?
덕만 : 예.
진평 : (보다가는) 해보거라.
덕만 : (신나서) 허면 윤허해주시는 것이옵니까?
진평 : 그래. 허나 네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게야. 허나 해봐.
덕만 : 감사하옵니다 폐하.. 감사하옵니다.
진평 : 헌데 정말로 이번에 남은 이문 모두를 쓸 생각이냐?
덕만 : 예. 그래야하옵니다. 전액을 써야하옵니다!
진평 : 알았다. 그리 하거라!
덕만 : (E) 지금부터, 당분간!
S#22. 궁 내 대장간 (낮)
철제 무기를 만들고 있는 대장간.
덕만, 있고 알천, 비담 뒤에 서있고.. 곡사흔 대풍 호위하고 있다.
덕만 : (대장간의 기술자들을 향해) 무기 생산을 멈추고! 농기구를 만들거라!
기술자1 : 허나.. 황실대장간에서는 농기구는 만들지 않는데요. 그것은.. 장터의.. 대장장이들이..
덕만 : 아니다. 거기서 만드는 것은 모두 6품철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
비담 : (놀라) 허면..?
덕만 : 여기서는 2품철 이상의 고강도 철로 만든다.
비담 : (놀라) 그것은 무기나 만드는 비싼 철이옵니다.
덕만 : 이번 일로 남은 모든 이문을 투입할 것이다. 지금부터 고강도 농기구를 생산하거라! 알겠느냐?
기술자들 : 예! 공주님!
하며 작업에 들어가는 기술자들의 모습. 이를 설레이며 보는 덕만.
그런 덕만을 보는 비담. 괜히 자기가 가슴이 설레여 대장간을 보다가는 다시 덕만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보며..
비담 : ..설렙니다. (하고는 덕만을 보면)
덕만 : 그렇지? 나도 그래.
다시 설레여 보는 덕만의 모습 위로.
덕만 : (마음의 소리 E) 유신랑.. 난 이제.. 뭔가가 잡히기 시작해요. 미실을 뛰어넘을.. 그 무엇이.. 말입니다.
S#23. 복야회산채전경 (밤)
일사불란하게 모여있는 낭도들의 모습이 보인다.
S#24. 복야회 큰방 (밤)
유신, 월야 있는데..
월야 : 필탄, 왕윤이 자네를 따르고 싶어하는 분위길세. 이번엔 뽑힌 지방화랑들 중에선 자넬 따르고 싶어하는 자가 더 많고.
유신 : 허면 둘로 나누게.
월야 : (보면)
유신 : 내가 미실가문의 사람인 이유로 나를 따르는 자들과 내가 공주의 사람임을 믿고 따를 자들.
월야 : 둘을 따로 나누어 조직하라는 겐가?
유신 : 크게 하나로 통합해서 모임을 만들고, 큰 모임 내부에 비밀조직을 만들게.
월야 : (고개 끄덕이며) 알겠네.
S#25. 복야회 산채 일각 (밤)
한쪽에 모여있는 낭도들 보며 서있는 유신, 설지.
유신 : (설지에게) 미실측 화랑에 노출시킬 우리 사람의 순서를 정하게.
설지 : 저들에게 노출을 시킨다구요?
유신 : 칠숙공과 보종, 석품, 박의, 덕충랑의 화랑도는 강고하네.
설지 : 해서요?
유신 : 완벽하게 비밀을 보장하는 것은 어차피 불가능해.
설지 : (고개 끄덕이며)
유신 : 순서를 정하여.. 어느 정도까지는 우리를 노출 시킬 것이니.. 그 일을 맡아 할 자들을 정하게.
설지 : 예. 알겠습니다.
S#26. 풍월주 집무실 (밤)
칠숙, 석품과 산탁이 있고..
칠숙 : 가배 비재 때 선발된 낭도들은 어떠하냐?
석품 : 새로 들어온 자들인데도, 예년에 비해 무예 실력이 뛰어납니다.
칠숙 :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지, 잘 주시하거라.
산탁 : 예, 알겠습니다.
S#27. 김유신 산채 숙소 (밤)
유신, 죽방 있고..
유신 : 월야, 설지 모르게 낭도로 들어간 자들의 수는 얼마나 되느냐?
죽방 : 스물 다섯명입니다.
유신 : 그들은 네가 맡아야한다.
죽방 : (자신에 차) 걱정마십쇼!
유신 : 그들은 너와 나 이외에는 그 누구도 모르는 조직이어야 한다.
죽방 : 물론입니다. 해서.. 일부러 더 헐랭이 같은 저한테 맡기시는 거 아닙니까?
유신 : 믿는다.
S#28. 궁일각 (밤)
기대와 결의로 가는 유신.
S#29. 궁일각 (밤)
기대와 설렘과 결의로 역시 가는 덕만.
S#30. 궁일각 (밤)
역시 기대와 설렘과 결의로 가는 비담.
S#31. 일각 (낮)
‘태수한테 갑시다!!’ 소리치며 낡은 농기구등을 들고 우르르 몰려가는 백성들.
S#32. 안강성 성문 앞 (낮)
작은 성 있고.. (자막 : 안강성 : 安康城) 경비병들 둘러 서 있는데..
그 앞에 우르르 몰린 백성들.
백성1 : 태수를 만나게 해 주시오!
노인1 : 우리더러 살라는 거요! 죽으라는 거요!
경비병 : 썩 물러가지 못할까! 여기가 어딘지 알고!
경비병, 거칠게 노인 백성을 밀치면.. 힘없이 쓰러지고..
그 모습을 보고 분노하는 백성들. ‘그래, 죽여라 죽여!!’ 하며 경비병들에게 우르르 몰려들고
순식간에 백성들과 경비병들간의 난투극이 벌어지고
경비병들을 밀어내고 성문 안으로 몰려 들어가는 백성들의 모습.
S#33. 길 일각 (낮)
깃발 꽂은 채 급히 말 달려오는 파발.
S#34. 침전 (낮)
진평(약간의 병색), 덕만, 용춘, 서현, 만명, 마야 있는데...
진평 : (놀라) 뭐라! 안강성에 폭동이 일어나?
서현 : 예, 폐하.. 백성들이 성에 난입하여, 태수를 볼모로 잡고 있다 하옵니다.
마야 : (걱정) 안강성이면.. 세종공의 땅이 아니오? 어찌 그런 일이 일어났단 말이오?
서현 : 극심한 병충해로 소출이 반으로 줄어, 조 500섬 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하옵니다.
만명 : 수확이 반밖에 안됐다하여 태수를 잡지는 않았을 것 아닙니까?
용춘 : 예. 문제는 하종공이.. 원래 내던 조세를 그대로 거둬들인 때문이옵니다.
서현 : 소출이 반으로 줄었는데, 조세는 원래대로 500섬을 내야 하니..
덕만 : 백성들은 수확을 하자마자.. 빈손이 된 것이군요.
용춘 : 예, 수확량 전체를 조세로 거둬갔다 합니다.
덕만 : 병충해나 가뭄으로 흉작이 되면, 보통 조정에 통보를 하고 조세를 감면하지 않사옵니까?
진평 : 하종이 일부러 상황을 악화시킨 것일게다..
덕만 : (설마)...?
S#35. 왕의 집무실 (낮)
진평과 덕만 있는데, 세종, 하종 있다.
진평 : (하종에게) 안강성의 일을, 어찌 그리 처리한 것이냐?
하종 : (시치미 떼며) 폐하.. 전 늘 해 오던 대로 했을 뿐입니다.
세종 : 조 500섬을 받아, 나라에 250섬을 바치는 것이 맞지 않습니까..
덕만 : 허나, 병충해를 입은 지역입니다. 소출이 반으로 줄었는데, 어찌 조세를 그대로 받습니까?
하종 : 허면, 황실에서 250섬을 안 받으시겠습니까?
덕만 : 황실의 조세를.. 감면하란 말씀입니까?
하종 : 예. 그렇다면 안강성 백성들에게 250섬을 내어주겠습니다. 허나, 제 몫은 양보 못합니다.
덕만 : (노려보면)
하종 : (비아냥) 지난 번 공주님께서 크게 장사를 하신 덕에, 피해가 어마어마해서요.
덕만 : (보는데)
진평 : ...
S#36. 공주집무실 (낮)
유신, 비담 있는데..
유신 : 황실에서 감세를 해 주면, 백성들이 노비가 되지는 않겠지만.. 황실 재정이 악화되지 않겠는가?
비담 : 하종공은 그대로 조세를 취할테니.. 손해 보는 거 하나도 없고.
유신 : 그리되면.. 왕실 창고를 열어, 무상으로 구휼미를 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비담 : 매년 반복돼 오던 상황과 마찬가지가 되는거지 뭐.
유신 : 그렇다고 하종공이 저렇게 나오는데 공주님이 백성을 나몰라라 할 수도 없는 것이 아닌가?
비담 : 하여튼간에 귀족들은 쥐고 있는 패가 너무 많아.
유신 : (걱정스럽게 뭔가 생각하며)...
S#37. 미실의 방 (낮)
미실, 세종, 하종 있고..
하종 : (제일 신나서) 어머니도 아까 덕만공주 얼굴을 봤어야합니다. 제가 밀어붙이니까, 덕만 공주 뭐라 반박도 못하고..
미실 : (픽 웃으며) 그 정도도 대책을 마련해 놓지 않았더냐?
하종 : 대책은요.. 얼굴이 하얘져서는.. (히히히)
세종 : 무슨 방법이 있겠소. 나라에서 감세해주지 않으면.. 먹을 게 없는 백성들은 결국 노비가 되고 말 텐데.
하종 : 그러니까요! 어디 겁도 없이 우리 재물을 빼가요?
미실 : (빙그레 웃으며) 매번 원점일텐데.. 아직도 그걸 깨닫지 못하는 우리 공주를 어찌해야할지..
S#38. 도박장 안 도박방 (낮)
춘추, 있는데.. 미생 대남보가 방안으로 들어온다.
미생 : 아이고.. 춘추공! 저희가 늦었습니다.
춘추 : (보면)
미생 : 궁에 또 재밌는 일이 벌어져서요.
춘추 : (나무 칩을 8에 걸며) 재밌는 일이라면?
미생 : 안강성에 폭동이 일어났습니다.
춘추 : 폭동이요?
미생 : (얄미운 표정으로) 흐흐.. 공주가 지난번에 우릴 물먹였잖습니까.. 이번엔.. 뭐.. 우리 차례죠.
하는데 딜러가 주령구를 탁 내려놓는데.. 8이다. 보는 춘추.
춘추 : 해서.. 어찌 하셨는데요?
미생 : (작게 신나서 춘추에게 빠르게 랩처럼) 병충해가 있어 수확량이 반으로 줄었는데, 그걸 하종이 조세로 몽땅 거두니까,
열받은 백성이 가만히 있습니까? 당연히 폭동이 나고, 하종은 자기는 감세 못한다 황실 니네가 해라.. 뭐..
춘추 : (듣는 모습)
S#39. 침전밖 궁 일각 (낮)
소화와 시녀들, 죽방 고도 덕만을 기다리고 있다.
죽방 : 그러니까 간단하게 말해서!
소화 : (유심히 듣는다)
죽방 : (그렇게 듣는 소화가 좋아서) 감세를 해주느냐! 안해주느냐! 이겁니다!
소화고도 : (열심히 듣는데)
죽방 : 감세를 해주면!! 황실재정이 안좋아질테고..
안해주면!! 백성들이 고리대를 쓸 수밖에 없어, 귀족들의 노비가 된다 이말입니다!
소화 : 그리 설명을 해주시니.. 참으로 명쾌합니다.
죽방 : (급웃으며) 그렇죠? 제가 원래 세 살때 한자를 떼고..
고도 : 난 세 살때 바위를 들었는데..
죽방 : (인상쓰며) 이걸 그냥!!
소화 : 공주님께서 고리대를 못쓰게 하려 그리 노력하셨는데 다시 이리 됐으니.. 어쩌면 좋습니까?
S#40. 침전 (낮)
진평, 덕만, 용춘, 서현 있고..
용춘 : (덕만을 설득 하려는 듯) 이번 일은.. 달리 방법이 없습니다.
서현 : 예, 안강성 지역을 포기하시고, 조세를 받으십시오.
덕만 : (안타깝고 답답해) 조세를 받으면 분명 안강성의 백성은, 땅을 버리고 하종공의 노비가 될 것입니다.
진평 : ..덕만아.. (하고 부르고는 덕만을 본다)
덕만 : (본다)
진평 : 이미 지난번 일에 대한 전권을 맡겼고 이 일 또한 네게 맡길 것이다.
덕만 : (놀라고) ...!
서현 : (놀라고)
용춘 : (놀라) ..폐하!
덕만 : ..하오나.. 제가.. 이 일을..
진평 : 지난번 네가 얻은 이문의 전액을 너는 농기구를 만드는데 썼다.
덕만 : ...?
진평 : 그때 넌 그것이 장기적으로 자영농을 늘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했어.
덕만 : (뭔가 알거 같고)
진평 : 어차피 해보아야 할 일이라면 지금이 기회가 아니냐?
덕만 : ...!!
진평 : (결연하게 믿음으로) 해봐..
덕만 : (놀랍고 설레고 겁나는 표정으로 진평을 본다)
진평 : (덕만을 보는데)
S#41. 공주집무실 (낮)
유신, 비담 있는데.. 알천이 들어온다.
알천 : 공주님께서 직접 안강성으로 행차하신다네.
비담 : (놀라) 안강성에 직접? 폭동이 일어난 곳에?
알천 : (고개 끄덕이고 유신에게) 공주께서 자네에게 먼저 가라 하시네.
유신 : (보면)
알천 : 성을 점거하고 있는 백성들의 촌장을 데리고 나오시길 원해.
유신 : 촌장을?
비담 : ..방법을 찾으신 건가?
S#42. 침전 (낮)
진평 마야, 만명 있다.
마야 : 일을 그리 처리하셔도 되는 것입니까?
만명 : 예.. 공주께서 하시기엔 벅차 보입니다.
마야 : 물론.. 그리만 된다면 황실은 귀족을 통하지 않고 조세를 받을 수 있는.. 자영농을 늘리게 될 것입니다.
만명 : 백성들 또한.. 자기땅을 가지게 됩니다만..
마야 : 잘 될까요?
진평 : 나나.. 천명이.. 모두 미실과 싸웠소. 이긴 적도 있었지.
마야 : ...
진평 : 허나 미실은 지더라도 당황한 적이 없었소. 헌데 덕만은 다른 것 같소.
만명 : ...
진평 : 귀족과 미실들이 이토록 당황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았소? (믿음과 기대로) 난 덕만을 믿소...
S#43. 미실의 방 (낮)
미실, 세종, 하종, 미생, 설원 있는데..
미실 : (놀라) 예? 공주가 직접 떠나다니요?
보종 : 유신랑을 먼저 보냈고.. 공주님께서는 막 떠나셨습니다.
세종 : 안강성의 일을, 우리를 통하지 않고.. 어찌 백성과 바로 해결을 해?
설원 : 어찌 하려는 걸까요?
미생 : 가서 백성들한테 빌려나 보지요 뭐.
하종 : (킬킬 웃으며) 빌어요? 뭐라구요? 조세의 반이라도 좀 달라구요?
미실 : (무슨 생각일까 궁금하자 보종에게) 가서 안강성의 일을 자세히 보고 오세요.
보종 : 예.
S#44. 길일각 (낮)
가는 공주일행. 알천, 월야 있고.. 양길과 곡사흔, 대풍 등 있다.
S#45. 가마안 (낮)
타고 가는 덕만의 모습. 긴장되고 설레는 모습이다.
S#46. 안강성(작은 성) 전경 (낮)
S#47. 안강성 밖 일각 (낮)
덕만 일행 오면, 이를 맞는 유신.
덕만 : 어찌 되었습니까?
유신 : 촌장일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덕만 : 태수는요?
유신 : 성 안의 백성들이 붙잡고 있습니다.
덕만 : (결연하게)...
유신 : 직접 만나시려는 것입니까?
덕만 : (결연) 예.
유신 : (막사 가리키며) 저 안에 있습니다.
S#48. 막사안 (낮)
막사안에 무릎 꿇고 앉은 촌장과 부촌장, 백성1,2.
앞엔 덕만이 혼자 앉아있고, 덕만의 뒤로 유신, 알천이 있다.
촌장과 덕만, 긴장되게 바라보는데...
부촌장 : (결연하지만 겁을 먹어 흥분한 톤) ..저희가 두시각 이후에도 들어가지 않으면
안에 있는 태수와 병사들은 죽을 것이옵니다.
유신 : (낮고 단호한 톤으로) 협박따위는 공주님께 통하지 않는다.
백성1 : (쫄아서는) 저희는 그냥 억울했을 뿐이옵니다!
백성2 : 예.. 수확한 것을 몽땅 가져갔습니다요! 몽땅이요!!
부촌장 : (울분) 맞습니다. 병충해로 한 해 농사를 망쳤는데, 어찌 조세는 예년이랑 똑같이 거둬간단 말입니까..!
덕만 : (말없는 촌장을 보며) 촌장으로서 어찌 이런 무책임한 일을 벌였느냐?
촌장 : ...
덕만 : 민란이다! 네 목숨 뿐 아니라.. 모두가 목숨을 빼앗길 지 모른다.
촌장 : ...(결연하게 천천히 입을떼며) 우리 촌민들이 일년을 키워온 곡식을 다 빼앗기면 어차피 우린 다 죽을 지 모릅니다.
덕만 : (보는데)
촌장 : 식구를 먹일 아무 것도 남지 않았으니까요.
덕만 : ...
촌장 : 더구나.. 그 곡식을 싣고 가는 병사들에게 달려들었다는 이유로 열여섯 소년을 죽였사옵니다.
유신 : ...
촌장 : 하여 태수께 청을 하러 가자, 또 한명을 죽였습니다.
덕만 : ...
촌장 : 우리에게 어떤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있는 겁니까?
덕만 : ...
촌장 : (유신보며) 이 분이.. 공주님께선 다른 선택을 주실거라기에.. 목숨을 걸고 나왔습니다.
덕만 : 다른 선택이 있다면 무조건 따를 것이냐?
촌장 : (보다가는 비장하게) 어차피 저는 이 일에 책임을 지고 죽어야 할 목숨.
우리 촌민들을 살려주시고.. 먹고 살 수 있게만 해주십시오.
덕만 : (믿음이 가는데)..
이때 부촌장과 백성1,2 벌떡 일어나서는.
부촌장 : 안됩니다. 촌장어르신을 죽이다뇨?
알천 : (바로 칼을 빼들어) 앉거라!
덕만 : (무시하고 바로 단호) 조세로 낸 250섬의 곡식은 다시 돌려줄 것이다!
촌장 : (의외인 듯 놀라고)
부촌장 : (칼 때문에 긴장했던 부촌장도 놀라고)
백성1 : (역시 놀라) 예?
백성2 : (다시 무릎 꿇으며) 왜..?
덕만 : 또한, 너희들 모두에게 황무지 각 3결과 2품철로 만든 농기구를 나누어 줄것이다!
부촌장 : (다시 무릎 꿇으며) 그게.. 그게 정말입니까?
백성1 : 곡식도 주고.. 땅도 주고.. 농기구도 준다구요?
촌장 : (역시 의아하고 놀라워 보는데)
덕만 : 단, 저리대(낮은이자)로 빌려줄 것이다.
부촌장 : 저리..대요?
백성1 : (좋다 말았다는 듯이) 그냥 주시는 것이 아니구요?
덕만 : 원래 너희가 내야 할 250섬! 황무지를 개간하여 얻은 50섬을 합하여 내년에 300섬으로 갚으면 된다.
촌장 : 300섬..
덕만 : 더구나 황무지땅에서 난 곡식은 50섬을 제외하고는 모두, 너희의 것이고!
촌장 : (놀라보고)
덕만 : 황무지를 농토로 만든다면, 그 땅 또한 너희의 것이다!
부촌장 : (놀라) 황무지와 거기서 나온 곡식이 모두 저희 것이 된다는 것입니까?
백성2 : 허면 그 땅에서 나온 건, 귀족들한테 바치지 않아도 되는 겁니까?
덕만 : 그렇다.
촌장과 부촌장, 백성1,2. 놀란 얼굴로 서로를 보다가..
백성1 : (신나서) 어쨌든.. 일단 250섬은 다시 돌려주신다는 거지요?
덕만 : 황무지를 개간만 한다면, 이듬해, 그 이듬해엔 보다 더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이다.
백성2 : (건성으로) 예, 예. 암튼 당장 먹을 곡식은 주신다는 거지요?
유신 : (그런 백성의 반응이 좀 찜찜하고)
덕만 : 그래, 농사를 지을 땅과 농기구도 같이 줄 것이다. 공주로서의 약속이다.
촌장 : (보고)
덕만 : (보면)
유신 : (촌장을 보고)
알천월야 : (촌장을 보는데)
촌장 : (드디어 결심한 듯) 공주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덕만, 기쁘게 촌장과 백성들을 보고. 알천 월야도 다행이라는 듯 보는데,
유신은 뭔가 살짝 찜찜한 얼굴이고...
S#49. 막사 밖 (낮)
유신과 알천, 덕만이 있다.
알천 : 허나... 처벌은 하셔야 합니다.
유신 : 예. 민란과 폭동을 일으킨 자들입니다. 땅과 농기구를 주어, 땅을 개간케 하는 것과,
주모자를 처단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덕만 : (심각하게 갈등을 하는 듯)...촌민을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선 자입니다.
유신 : 공주님... 허나... 민란의 주모자입니다...
덕만 : (심각하게)...
S#50. 안강성밖 막사 (낮)
덕만과 유신, 알천이 있고, 촌장과 부촌장이 무릎을 꿇고 있다.
덕만 : 다른 선택이 없었다 하나, 넌 민란을 주도하고, 국기를 문란케 했다.
촌장 : (겁먹은 채로 떨지만 각오한 듯 눈 질끈 감으며) 예, 각오하고 있사옵니다.
유신 : (보며)...
알천 : (보며)...
덕만 : 당연히 널 효수하고, 신국의 기강의 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촌장 : 촌민들을... 보살펴주시옵소서...
덕만 : 허나... 오늘, 널 살린다면,
유신 : (놀라 보며) !
덕만 : 나의 뜻을 촌민들에게 알리고, 촌민들을 올바르게 이끌어, 새 땅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겠느냐?
촌장 : (놀라 덕만 보며)... 고...공주님...
알천 : 아, 아니 됩니다.
덕만 : 개간만 해낸다면, 귀족들에게 조세를 내지않는 너희들의 땅이 생길 것이다.
촌장 : 사.. 살려주신다면... 이 놈, 목숨을 받쳐, 공주님의 뜻을..
덕만 : 민란을 주도한 죄의 처벌을 유예할 것이다. 또한,
알천 : (놀라) !! 공주님!!
유신 : (안되겠다 싶어) 공주님, 아니됩니다. 처벌을...
덕만 : (날카롭게 말 끊으며 노려보며) 지금 공주가 얘기하고 있습니다, 어찌!
유신 : (놀라 보며) 소.. 송구하옵니다. 허나...
덕만 : (말 또 끊으며 촌장에게 또박또박) 공주의 말은, 조정과 황실을 대표하며, 또한 태산처럼 무거운 것이다.
이것을 지킨다면, 너와 너의 촌민은 새 삶을 살 것이며, 지켜지지 않는다면, 오늘 거두려던 네 목숨을 언제든 거둘 것이다!
알겠느냐!
촌장 : 목숨을 바쳐, 공주의 뜻을 받들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유신 : (걱정스럽게 보며)...
S#51. 길일각 (밤)
돌아오는 공주행렬.
유신, 말을 타고 행렬을 이끈다. 이때, 말을 타고 유신 옆으로 오는 알천.
알천 : (뭔가 걱정스럽다) 공주께서 가혜성(加兮城 : 거창)도 순행을 하고 가시겠다네.
유신 : (역시 뭔가 찜찜하다) 알겠네. (하고는 공주의 가마를 본다)
S#52. 가마안 (밤)
덕만, 해냈다는 뿌듯한 얼굴로 기대에 차 있다.
S#53. 궁전경 (낮)
S#54. 미실의 방 (낮)
미실, 세종, 하종 있고..
세종 : 덕만공주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것이냐?
하종 : (심통) 아주 의기양양해서.. 가혜성이남을 순행하고 있다잖아요?
안강성 일이 소문이 나서, 가는 곳마다 공주 만세를 외친답니다.
미실 : (굳은 얼굴이고)
세종 : (못마땅) 반란을 한 자들을 처형도 않고.. 있을 수 없는 일이오.
미실 : (굳었는데)
하종 : 내 말이 그 말이예요! 저러다 큰일난다구요, 큰일!
미실 : 해서 공주는 언제 돌아온답니까?
하종 : 순행하는 곳마다 만세를 불러준다니 오기 싫은 모양이지요.
세종 : 궁을 비운 지가 열흘이니, 곧 오겠지요. 반란을 도모한 자들을 처벌치 않다니... 국가기강을 뭘로 아는 것인지..
미실 : (뭔가 생각하는 듯)...
S#55. 궁복도 (낮)
덕만이 득의만면으로 오는데, 소화가 나온다.
덕만 : 다녀왔습니다.
소화 : (안색이 좋지 않다) 예... 공주님... 소식을 못 들으셨습니까...?
덕만 : 무... 무슨...?
S#56. 왕의 집무실 (낮)
놀란 얼굴로 들어오는 덕만.
진평과 설원, 김서현, 용춘, 세종, 하종 기다리고 있는데, 진평과 용춘, 김서현의 표정이 좋지 않다.
덕만, 표정을 보니, 사실인 듯 싶다. 그 위로,
유신 : (버럭 E) 뭐라!! 안강성의 백성들이 도망을 갔다니!!
S#57. 풍월주 집무실 (낮)
분노한 얼굴의 유신. 보종과 석품, 고소한 표정으로,
보종 : 공주님께서 나눠주신 곡식과 농기구만 챙겨, 모두 도주하였답니다.
유신 : (역시... 하는 얼굴로 분노하고)
석품 : (비아냥) 공주님께서 이번 일에 거신 기대가 크실 텐데.. 실망이 크시겠습니다. (하는데)
유신 : (자르며, 버럭) 지금 당장 화랑과 낭도들을 집결시키거라!!
보종 : (유신의 모습에 놀라) 무슨.. 말씀이십니까?
유신 : 도망간 안강성 백성들을 모두 잡아들일 것이다! 모두!!
보종, 석품 : (놀라 보면)
S#58. 궁복도(낮)
역시 분노한 채 걸어나오고 있는 덕만의 모습 위로.
미생 : (비아냥 E) 공주께서 백성을 너무 믿으셨나봅니다.
하종 : (E) 당장 눈 앞에 먹을 것이 떨어졌는데, 아무리 낮은 이자라 해도, 누가 황무지까지 개간하면서 그 빚을 갚겠습니까?
설원 : (E) 공주님의 아량이 결국 일을 그르쳤습니다.
세종 : (E) 그들에게 내준 곡물은 어찌합니까. 다른 지역서 벌충이라도 하실 겁니까?
덕만, 분노와 배심감으로 이를 악문 채 가고 있는데.. 급히 오는 알천.
알천 : 풍월주가 화랑의 모든 병력을 동원하여 안강성으로 출발했습니다.
덕만 : (보고)
알천 : 도주한 안강성 주민들을 모두 잡아들이겠다 했습니다.
덕만 : (나지막이 단호하게) 저도 출발하겠습니다. 채비하세요!
하고는 공주집무실로 가려다가는 멈칫하는 덕만. 보면, 미실이 서있다.
덕만을 보고 미소 짓는 미실.
S#59. 공주집무실 (낮)
덕만, 미실 있고.
미실 : (안타깝다는 듯) 진실과.. 희망과.. 소통으로 백성을 다스린다구요?
덕만 : (안그래도 속이 말이 아닌데)...
미실 :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합니다. 희망은 버거워하구요, 소통은 귀찮아하며, 자유를 주면 망설입니다.
덕만 : ...
미실 : 백성은 즉물적이예요. 떼를 쓰는 아기와 같아요. 그래서 무섭고.. 그래서 힘든 것입니다.
덕만 : ...
미실 : 헌데 밥달라 떼 쓰는 아기에게 쌀과 땔감을 주면서.. 앞으로는 스스로 지어먹을 수 있다? (으하하하)
덕만 : ...
미실 : (웃음 뚝 그치며 야단치듯) 더구나 폭동을 일으켰는데도 처벌하지 않는 전례까지 남기셨어요!
덕만 : ...
미실 : 처벌은 폭풍처럼 가혹하고 단호하게, 포상은 조금씩 천천히... 그것이 지배의 기본입니다!
지금 나라를 망치시려 하시는 겁니까?
덕만 : (보고)
미실 : (보는데)
덕만 : (심정이 말이 아니지만 절대 여기서 포기하면 안된다는 결의와도 같은 심정으로 씹어뱉듯 입을 열며) 우선,
미실 : (보면)
덕만 : 당장 먹을 것이 없어 항의를 한 것은 폭동이라 부르지 않습니다! 생존이라 부릅니다!
미실 : (정말 비웃으며) 생존? 그래서 도망을 갔군요? 생존케 해준 자를 배신하고?
덕만 : 제 말을 믿질 못했겠지요. 새주께서 통치하시는 동안은 한번도 없었던 일이니까요!
미실 : (보면)
덕만 : 그렇게 늘 공포로만 다스려 오셨으니까요.
미실 : (보면)
덕만 : 이제 알겠습니다. 그것이 진흥대제 이후로 신라가 발전이 없는 이유였습니다.
미실 : (미간 꿈틀) 어찌.. 그렇습니까..
덕만 : (힘줘서) 새주님은..
미실 : ...
덕만 : 새주님은...
미실 : (보며)...
덕만 : (나지막이 단호하게) 나라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미실 : (경악) !!!
덕만 : 새주께서 나라의 주인이었다면.. 백성을 자기 아기처럼 여겼을테고..
그럼!! 늘 얘기하려하고.. 늘 이해시키려 하고.. 늘 더 잘 되길 바랐겠죠. 허나!!
미실 : ...
덕만 : 주인이 아니시니.. 남의 아기를 보는 것 같지 않았겠습니까? 늘 야단치고.. 늘 통제하고.. 늘 재우고만 싶겠죠.
미실 : ...
덕만 : 주인이 아닌 사람이 어찌, 나라를 위한 꿈을.. 백성을 위한 꿈을 꾸겠습니까?
미실 : (충격이지만 잘 참는)...!
덕만 : (계속 밀어 붙이는) 헌데.. 어쩌죠? 꿈이 없는 자는 절대 영웅이 되지 않습니다!
꿈이 없는 자의 시대는 한발자국도 전진하지 못합니다.
미실 : (충격으로 보는데)
덕만 : (굳은 얼굴로 보고)
미실 : (입술 미세하게 떨리고)
덕만 : (일어서다 돌아보며) 아.. 그 말씀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폭풍 같은 처벌과 조금씩 던지는 포상..
미실 : ...
덕만 : 또, 전례를 남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도 동의합니다. 해서.. (힘줘서) 절대로 전례가 되지 않도록 할 작정입니다.
덕만, 매섭게 미소 지으면.
미실, 그런 덕만을 놀란 눈으로 보고...
S#60. 미실의 방 (낮)
들어오는 미실.
앞에 놓인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는 미실. 왠지 자기가 작아보이는 느낌이 든다.
S#61. 길 (낮)
급히 가는 덕만의 행렬.
알천과 양길 등이 근위병으로 행렬을 이끌고, 덕만의 가마가 뒤따라간다.
S#62. 가마안 (낮)
가마안의 덕만. 미실에게 쏘아붙이던 표정과 달리, 복잡하고 초조한 얼굴이다.
S#63. 안강성안 (낮)
안강성의 주민들 모두 잡혀와 무릎 꿇려 있고.
촌장과 부촌장, 앞에 묶여 있다. 모두 공포에 질려 있고..
유신과 죽방, 고도, 대풍, 곡사흔, 그들을 지키고 있다.
보종, 석품, 등 화랑들 그 옆에 있고..
이때, 알천과 양길의 호위를 받으며 오는 덕만.
촌장, 덕만을 보고.
덕만, 촌장을 본다. 배신감 이는데..
일각. 춘추를 끌고 오는 비담.
춘추, 귀찮은 듯한 표정이지만 주의 깊게 덕만을 보고..
덕만 : (배신감 누르며) 어찌하여 도망을 갔느냐.
촌장 : (시선을 피하고)
부촌장 : (겁에 질려) 살려 주십시오..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백성 : (간절) 예.. 다시 기회를 주시면.. 반드시 황무지를 개간하겠습니다!
덕만 : (버럭) 어찌하여 도망을 갔는지 묻지 않느냐!!
촌장 : (똑바로 보지 못하고 겁먹어) 황무지가 개간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
땅을 일구지 못하면.. 빚은 자꾸만 늘어갈 것이 아닙니까.
덕만 : 다른 농기구와는 다르다 하질 않았느냐? 무기에 쓰는 좋은 철로 만든 것이라 하지 않았어!
부촌장 : (겁은 먹었지만) 저희야 좋은 철인지, 나쁜 철인지 모르지요.
(불만) 어차피 공주님께서도 저희를 상대로 이자놀이를 하는 거 아닙니까! 귀족들이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덕만 : (충격이고)
유신,알천 : (그런 덕만 걱정스럽게 보는데)
백성들 : (모두 불만스럽게 덕만 보고)
덕만 : (그런 시선에 절망으로) 난.. 그 귀족들로부터 너희를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다.
공짜 구휼미를 받아, 하루하루 연명하는 것이 아니라, 땀흘려 일해, 이자를 갚고, 땅을 개간하여,
너희들이 스스로 땅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촌장 : (보고)
부촌장 : (모르겠다는 듯 보면)
덕만 : (절망, 답답) 너희가.. 귀족들의 노비로 전락하지 않도록 한 것이야..
촌장 : ...
덕만 : (울분을 토하며) 그냥 노비로 살아야겠느냐? 짐승처럼, 귀족들에게 묶여.. 너희들의 자식들도 그 자식의 자식들도!
계속 노비로 살게 할 셈이냐!!
촌장 : ...
덕만 : (무너지는 심정으로) 정녕 모르겠느냐.. 난 너희에게 땅을 주려 한 것이다!
부촌장 : ...
덕만 : (울분 토하듯) 매년 곡식이 나는 너희들의 땅! 자식들에게 대대로 물릴 수 있는 너희들의 땅 말이다!!
하는데,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의 백성들.
덕만, 어떻게 이럴 수가.. 하는 얼굴로 보는데, 그 위로.
미실 : (E) 백성은 진실을 부담스러워합니다. 희망은 버거워하구요 소통은 귀찮아하며, 자유를 주면 망설입니다.
노파 하나가, ‘땅은 안 주셔도 되니 살려만 주십시오.’ 하며 빌기 시작한다.
그러자 다른 백성들도 모두 ‘죽이지만 마십시오..’ 등등 울며 빌기 시작하고..
말이 안 통하는 백성들의 모습에 완전히 무너지는 덕만. 그 위로.
미실 : (E) 백성은 즉물적이예요. 떼를 쓰는 아기와 같아요.
유신과 알천도 절망스럽고.. 보종과 석품, 그 모습 보며 비웃는다.
일각. 어느새 온 춘추와 비담이 지켜보고 있다.
비담, 입술을 깨물며 안타까워 어찌할 바를 모르고, 춘추는 덕만을 주시한다.
덕만, 백성들의 모습에 참담해 눈물이 날 것만 같은데...
덕만 : (마음의소리 E) 정말.. 미실의 말이 맞는 것인가..
S#64. 미실의 방 (낮)
홀로 있는 미실, 역시 무기력속에서 어쩔 줄을 모르는 채.. 그 위로.
덕만 : (E) 새주님은.. 나라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미실 : (마음의소리 E) 정말.. 덕만의 말이 맞는 것인가..
S#65. 안강성 내 (낮)
눈물을 흘려가며 빌고 있는 백성들.
유신, 알천, 당황해 바라보기만 하고.. 일각. 춘추와 비담이 지켜보고 있다.
덕만 빌고 있는 백성들을 절망으로 바라보는데, 점점 오기가 생긴다. 이를 악물며..
덕만 : (이를 악물며) 나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너희에게.. 땅을 갖게 해줄 것이다...
유신 : (보고)
알천 : (보면)
덕만 : 하여! 이 땅에서 단지 곡식이 아니라... 삶의 기쁨을..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보종 : (보고)
석품 : (보면)
덕만 : (유신의 칼을 뽑으며, 촌장을 보며) 네 놈은 약속을 버렸고, 나와의 신의를 버렸고, 너의 촌민들의 미래를 버렸다.
미실 : (E) 처벌은 폭풍처럼 가혹하고 단호하게 포상은, 천천히 조금씩...
덕만 : (이를 악물고 눈물 흐르며 결연하게 칼 겨누고) 미래를...희망을. 너희 스스로 깨닫게 할 것이다...!!
난...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촌장 : (공포에 질려) 고..공주님... 살려주십쇼. 이번엔 절대 도망 안가겠습니다! 예!
덕만, 촌장의 목을 벤다. 부촌장의 목을 벤다.
덕만의 얼굴에 피가 팍 튀고..
경악하는 백성들, 경악하는 보종, 석품.
경악하는 유신. 경악하는 알천.
경악하는 비담. 그러다, 역시.. 하는 느낌으로 씩 웃고..
놀라지만 흥미롭게 바라보는 춘추.
덕만, 칼을 쥔 채, 피 묻은 얼굴로 눈물을 흘리고...
덕만 : 반드시... 그리.. 할 것이다.
눈물을 흘리며 악에 바친 듯 이를 악무는 덕만에서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