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어 바깥활동은 여전히 힘든 상황.
지리산 종주대회는 다가오고 뭔가 준비는 해야겠다는 압박이 더위만큼이나 부담스럽다.
여느때처럼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했는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꼭 자전거를 타고 퇴근할 필요는 없을것도 같다.
마침 주문했던 산악달리기용 배낭도 도착하고 또 캐비닛을 열어보니 반바지도 있길래 광교산을 빙 돌아 산길달리기를 하며 퇴근하면 괜찮겠다는 생각에 이른다.
현장 바로 옆의 조광조선생묘에서 능선으로 올라 형제봉과 정상까지 이른 뒤 수지성당 방향으로 내려가면 숙소로 이어지는 정평천 자락에 닿고 그러면 어찌어찌 15Km이상 코스가 구성될 듯.
현장에서 숙소는 2Km남짓 밖에 되지 않는데 해발 600미터에 이르는 산맥을 돌아서 간다는 구상이 참으로 그럴듯하다.
문제는 일몰시간, 적어도 8시 이전까진 산에서 빠져나와야 되기 때문에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500ml물, 400ml물, 500ml파워에이드, 초콜릿음료를 챙겨 넣고 산길로 출발~
매봉약수터로 향하는 능선에 올라서자 등산로 바로 옆으로 군부대 철책선이 이어지는데 마침 그 곳을 지날때 콩볶는듯 자동소총 소리가 뒷전을 때린다.
탄창 한개를 다 비운듯 보이는 그 연사소리는 이후로 잠잠~ 이 사람들이 감시카메라로 철책을 지켜보다가 거수자가 나타났다고 위협사격을 한 것인지...
아무튼 재수없으니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겠다며 발길이 빨라진다.
한참 뒤부터 간간이 단발 사격음이 들려오는 것으로 봐선 의례적인 사격연습으로 확인이 되었지만 총소리 듣고 기분좋은 사람은 없을터라...
트랭글에서 매 0.5Km마다 알려주는 현재속도, 경과시간, 평균속도에 귀를 귀울이며 머릿속에 담아놓은 구간을 하나씩 지나쳐간다.
매봉약수터, 버들치고개, 천년약수터 갈림길을 지난 뒤 형제봉에 올라선다.
58분이 소요됐는데 현재 누적거리는 5.6Km 하지만 트랭글에선 평균속도가 5.4Km라고 알려준다.
뭐 이런 웃기는...
이후로도 계단길 급경사 바위길을 두루두루 지나며 1시간반만에 광교산 정상에 이른다.
여기서부턴 남쪽으로 이어진 지능선을 타고 수지성당 방향으로 계속 내려가기만 하면 되니까 큰 고개는 다 넘었다.
어두워지기 전까지 산길을 벗어나기만 하면 되니까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하고 속도는 한단계 더 올려서~
소말구리고개 쯤 되는 지점에서 능선 산길로 계속가지를 못하고 동네로 내려서게 되었고 다시 올라가기도 그래서 그냥 포장도로를 달리다보니 지난번 정평천 최상류를 통해 서봉사지터를 찾았을때의 그길이 나온다.
산길같은 운치는 없지만 일단 길을 잃을 위험에선 벗어났다는 안도감을 안고 계속 달리고 달려 정평천 산책로에 이르고 결국 숙소까지 도착.
2시간 36분에 걸쳐 15.63Km를 평균속도 6Km/h로 움직였다고 기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