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나는 무엇으로 예수님의 일을 도와드리고 있습니까?
2021/9/17/금/연중 제24주간 금요일
루카 복음 8장 1-3절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한길을 한결같이
예수님은 일찍부터 제자들을 불러 모으시어 공동체를 이루셨습니다. 어느 단체나 그렇듯이 예수님의 제자들 사이에서도 역할 배분이 있었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제자단의 대표였습니다. 베드로와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 형제는 예수님의 ‘최측근 그룹’이었습니다. 유다는 재정 담당이었지요. 그리고 오늘 복음에 나오는 마리아 막달레나, 요안나, 수산나 같은 여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습니다. 각자 맡은 역할이 달랐겠지만, 이 여인들이 보여준 한결같은 충실함은 성경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숨을 거두시는 순간, 다른 제자들이 아니라 ‘갈릴래아에서부터 그분을 함께 따라온 여자들’이 멀찍이 서서 그 모든 일을 지켜보았습니다(루카 23,49 참조). 그분의 시신이 무덤에 안장될 때도 “갈릴래아에서부터 예수님과 함께 온 여자들”(루카 23,55)이 따라가 지켜보았습니다. 주간 첫날 새벽 예수님 시신에 (분명 자기들의 재산으로 준비했을) 향료를 바르러 갔다가 빈 무덤을 발견하고 사도들에게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맨 처음 전한 이들도 이 여인들이었습니다(루카 24,10 참조). 그들은 자기 소명을 발견한 순간부터 외길을 걸었습니다. 예수님의 모든 인간적 필요를 채워준 그들은 복음 선포의 숨은 공로자입니다.
김경민 신부(제주교구 서귀복자성당)
생활성서 2021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