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w7NI5Umep4g?si=asiKB2Y0C85dAf_k
한가롭게 음악을 들을 때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오전의 클래식 프로에선
라흐마니노프의 곡에 가사를 붙인
(좋은 날)이 나오니
나는 볼륨을 높였다.
이 노래는 원곡을 뛰어넘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포인트만 잡아내서 편히 들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빠리바게트 사거리에서
좌회전하고 있었던 시간.
엄마랑 같이 집에 가느라
운동 도중에 차를 몰고 나왔던 시간이었다.
이노래는 제목만으로는 못찾고
가수이름까지 검색해서야
찾을 수 있다.
한밤중어 라디오 편성표를 뒤져가며 찾아낸 노래.
에릭 칼멘은
never gonna fall in love again으로 편곡해 불렀기에
내겐 중딩때부터 들었던
그 제목과 그 분위기가 더 익숙하다.
기억은 여전히 라흐마니노프와
잇닿아 있어
J를 떠올리고 있었다.
이번 생에 당신을 한 번은 볼 수 있겠나 하다가도
아마 평생을 음악과 함께 기억하라고
다시 못볼 사람인지도 모른다며
씁쓸해진다.
평생 그때의 기억으로만
살아있겠다고.
당신은 그런 마음이었을까.
어쩌면
그가 아직도 샌프란시스코를 오가고 있다면
이런 밤중에
나는 기꺼이 이 곡을 전송했을 것이다.
그러면 그는 또 감상펑을 적어 보낼 것이고
시간이 맞는다면
보이스톡으로 실컷 음악얘기를 나누었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있지도 않은 가정일 뿐이어도
우리는 기꺼이 그럴 수 있는 벗이었다는 게,
내게 당신은 정말 좋은 펜벗이었다는 게
여전히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