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한국인들에게 축구는 곧 월드컵이다. 그러니, ‘축구’라는 단어를 던졌을 때 2002년의 대한민국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일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은 국민 모두의 가슴에 축구와 관련된 추억을 하나쯤 남겨두었다. 월드컵을 이야기할 때면 가슴 한 켠이 뜨거워지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대개 2002년의 기억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의 줄기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닌 모양이다. 여기, 2002년 월드컵에 관해 조금은 다른 추억을 가진 남자가 있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에서, 그리고 지금은 MBC 드라마 <동이>에서 모두 한효주의 든든한 언덕이 되어준 ‘착한남자’ 캐릭터로 인기몰이 중인 배수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드라마 안에서 날렵한 액션 연기까지 펼치며 나날이 인기를 더해가는 그에게는 월드컵이 과연 어떤 추억으로 남아있을까.
Interview + Words : 김성진 (스포탈코리아 기자)
Photo : [Pitch Photo] 이완복
2002년 월드컵의 열기가 전국을 뒤덮던 그 때. 광화문과 시청 앞 광장이 구름처럼 몰려든 인파로 진풍경을 이룰 바로 그 무렵, 배수빈은 한국에 머물지 않았다. 연기에 대한 열정을 채우기 위해 떠난 베이징 영화학교 유학생 신분으로 중국에서 홀로 지내던 그는 타향에서 월드컵 소식을 들으며 한국의 선전을 기원했다. 베이징 번화가 한가운데에서 중국인들에게 둘러 쌓인 채 홀로 한국을 응원한 경험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기억이 아닌 것은 분명한 사실. 2002년 여름의 추억은 그렇게 배수빈에게 남다른 기억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 남자에게 축구는 단순히 2002년 월드컵에 머물지 않는다. 90분 내내 푸른 피치 위를 누비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연기자로서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이 겹쳐 보인다는 배수빈. 축구와 연기, 전혀 다른 단어처럼 공통점을 찾기 힘들 것 같은 두 분야 사이에서 배수빈은 무엇을 얻었을까.
Q. 평소 운동을 좋아한다고 들었습니다. 축구는 어떤가요?
배수빈) 어릴 적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축구를 즐겼는데 요즘은 하는 것보다 중계 방송을많이 챙겨보고 있어요. 박지성 선수를 좋아해서 특히 맨유 경기는 촬영 틈틈이 챙겨보고 있지요. 얼마 전에는 포항의 모따 선수가 해트트릭하는 모습도 봤어요. 예전부터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실력이 좋더군요. (손에 든 자블라니를 바라보며) 이게 월드컵 공인구 맞죠? 이거 보니 밖에 나가서 축구하고 싶어지네요. (웃음)
Q. 이제 월드컵도 코 앞입니다. 월드컵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배수빈) 저에게는 2002년 월드컵이 각별해요. 당시 베이징 영화학교를 다니느라 중국에 머물렀는데, 우리나라 명동 격인 왕푸징에 있는 백화점 전광판에서 한국과 이탈리아의 경기를 봤어요. 한국 사람은 저 혼자였는데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나가 응원했죠. 한국이 이겼을 때 혼자 소리지르고 날뛰고 그랬어요. 그때 주위에 있던 중국인들이 ‘쟤 이상한 애 아니냐?’고 생각했을 거에요. 좋아서 흥분하면서도 곁에서 이상한 시선을 보내는 게 느껴졌거든요.
Q. 중국의 2002년 월드컵 분위기는 어땠나요?
배수빈) 중국인들이 축구 좋아하는 건 유명하잖아요. 월드컵 열기도 엄청났죠. 하지만 중국팀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다른 나라 경기를 더 많이 보여주더라고요. CCTV에서 중계방송을 해줬는데 한국이 계속 올라가니까 한국 경기도 많이 해줬지요. 한국 성적이 좋아서 자랑스러웠습니다. 중국 친구들이 제게 ‘한국 진짜 축구 잘한다’는 말도 계속 해줬어요. 중국인들은 대륙 기질이 있어서인지 한국인들을 다소 무시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우리나라를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월드컵에서 계속 잘하니까 한국은 최고고 자기들은 창피하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자랑스러웠죠.
Q. 배수빈씨가 가장 처음 접했던 월드컵은 언제였나요?
배수빈) 황보관 선수가 엄청난 중거리슛으로 골을 넣었던 이탈리아 월드컵이죠. 어릴 때 그 골 장면을 본 게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아버지, 형과 함께 새벽에 생중계를 봤는데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 장면에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어요. 20년 전에 봤던 골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을 보면 정말 최고의 골이었던 것 같아요.
Q. 촬영으로 바쁠텐데 평소에 축구는 많이 접하는 편인가요?
배수빈) 시간이 될 때마다 TV로 축구를 보고 있어요. 제가 박지성 선수를 좋아해서 요즘은 맨유 경기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풀럼 전에서 어시스트 하는 경기를 봤고 리버풀전에서 골을 넣을 때는 촬영장에서 봤죠. 분장 지우고 있는데 TV에서 박지성 선수가 골을 넣는 거에요. 너무 멋졌죠. 그 뒤에 피 흘리는 모습도 멋지고. 아무리 바쁘더라도 제가 좋아하는 것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Q. 박지성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던가요?
배수빈) 박지성 선수의 끈기, 우직함 그리고 투지... 이런 것들을 좋아합니다. 자신의 노력으로 하나씩 만들어가는 모습이 대단해 보이는 선수에요. 사생활도 철두철미하고요. 축구선수로서가 아닌 사회인의 한 사람으로 배울 점이 참 많아요. 박지성 선수를 비롯한 여러 스타 플레이어들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는 과정이 배우의 그것과도 비슷해 보여요. 축구 선수가 자신을 단련하며 성장하는 것처럼 배우도 단역부터 오랫동안 연기를 하면서 점점 연기의 달인이 되어가죠. 축구선수가 이 포지션, 저 포지션에서 뛰고 공격도 해보고 수비도 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알게 되죠. 마찬가지로 배우도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연기력을 키워가고 점점 더 큰 역할을 맡게 되거든요.
Q. 대표팀 선수들도 박지성이 함께 뛰면 의지가 되고 더 힘이 난다고 합니다.
배수빈)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연기자도 마찬가지에요. 누구도 하지 못했던 것을 해내고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배우를 보면 대단해 보여요. 이병헌 선배부터 국제영화제에서 상 받는 배우들을 보면서 꿈을 가질 수 있죠. 축구선수들이 박지성 선수를 바라보는 것처럼요. 특히 이병헌 선배는 세계무대에서 자신의 입지를 잘 다지고 있어서 본받을 만한 분입니다. 한국배우가 외국에서 입지를 굳히는 것이 쉽지 않거든요.
Q. 배수빈 씨의 작품을 보면 주연보다 주연을 빛나게 하는 역할이 많아요. 맨유에서 박지성의 역할과 비슷한데요?
배수빈) 감독님들 눈에는 아직 제가 메시나 호날두 같은 골게터로 보이지 않나봐요. (웃음) 그리고 저는 제가 메시처럼 천부적인 능력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메시 같은 배우는 천부적으로 배우가 가져야 할 감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연기도 기술이에요. 그리고 그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평생을 갈고 닦아야죠.
Q.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는 남북한이 처음으로 함께 출전합니다. 어떤 느낌이 들어요?
배수빈) 당장 통일이 될 수는 없지만 스포츠를 통해 서로 알아가면서 하나둘씩 시작할 수 있다고 봐요. 박지성 선수가 그랬듯이 한 사람이 나라의 이미지를 바꾸잖아요. 만약 북한이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고 월드컵을 통해 북한을 좀 더 잘 알게 된다면 그만큼 더 가깝게 느끼지 않을까요? 이런 것들이 모이면 나중에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테고요.
Q. 남아공 월드컵을 관전하러 직접 갈 의향은 있나요?
배수빈) <동이> 촬영 때문에 갈 수 있을지. 만약 가게 되면 MBC에서 저 잡으러 올 텐데요. (웃음)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직접 가서 응원하고 싶어요.
+ 남아공 월드컵에서 꼭 보고 싶은 선수
당연히 제가 좋아하는 박지성 선수를 뺄 수는 없죠. 그리고 월드컵하면 역시 안정환이죠. 2002년 월드컵 때 긴 머리를 휘날리고 반지 세레모니를 하는 모습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서는 안정환 선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봐요.
요즘 엄청난 골을 넣고 있는 메시가 월드컵에서도 과연 몇 골을 넣을 지 궁금하네요. 설기현 선수가 수술했다고 들었는데 월드컵에 나갈 수 없다는 말이 있어서 아쉬워요. 우직하면서 폭주마 같은 모습이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같거든요.
베컴도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월드컵이 어렵다고 하는데 베컴을 보지 못할 수 있다는 것도 아쉽고요.
마지막으로 모따도 월드컵에서 봤으면 좋겠네요. 예전에 한국으로 귀화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귀화해서 한국 선수로 뛴다면 색다른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
첫댓글 여잔줄 알았음 이름만 보고ㅋㅋ
저도..ㅋ
하그리브스가 보인다.
동이 재밌음
덕호 삼촌이랑 비슷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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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빈 아무리봐도 데코+정이건
짜장들...한국민을 지네들 소수민족으로 생각하기도 하는군;; (역사교육의 문젠가..)
주몽에서 협보랑 연인이였던가?
여자이름인줄 알고 들어온 사람들 많겠군
세바퀴에서 전화퀴즈 했던 사람이네 ㅋ
하그리브스인가요
여자였으면 안봐도 비디오다 ㅋㅋㅋㅋ 별의별 욕이 다 달렸겠지?
박지성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나? 이게 뭐지
여자 탈랜튼줄 알고 부러움반 흐뭇함반 해서 들어왔는데 덕호삼촌같은분이
데코
하그리브스+데코
은성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