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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잘했어! 잘한거야. 이제 널 만만하게 보진 않을거야."
"후·· 오은석. 날 놓고 바람을 펴? 감히? ···하."
"내 생각도 그건 그래. 우리·· 가서 더 패고 올래? 응? 갈래?!"
"이민정. 위로를 그런식으로 밖에 못해?"
민정이 흥분해서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찰나에 룸 안으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민정을 사고친
어린애 보듯 보면서 들어 온 그녀는 지하의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최리은 저 년은 중요한
일을 시작하려고 할 때, 꼭 방해가 된단 말이지···. 이상하리만큼 정확하게 말이야.
"최리은."
"왜, 이민정··"
"그 년, 놈을 그렇게 끝내면 안됐어."
"그럼? 더 패?"
"당연하지! 다시는 그딴 불륜은 생각도 못하게 반 죽여놨어야 됐어!"
"아직도 고딩인줄 알아? 더군다나 우린 공인이야. 행동 조심해. 지하야, 일어나봐··"
민정을 살짝 흘겨 본 리은이 테이블에 엎드려 기대어있는 지하를 살짝 흔들며 일어나라고
말했다. 최리은 저 년은 맨날 태클이야. 나한테만 이러냐고!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니네 둘이
사귀는 줄 알겠다! 쳇. 오늘도 나 아니였으면 현장에서 잡지도 못했을거라고! 리은의 말에
열이 받은 민정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런 민정의 행동에 리은의 시선이 민정에게로
향했다.
"어디가?"
"키핑하러."
"있다가 해도 되잖아."
"바텐더나 꼬셔볼까······"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나가는 민정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리은이 또 다시 지하를 흔들었다.
민정과 통화하면서 은석의 일을 고스란히 들은 지금, 리은도 분노가 머리끝까지 차 올라 있는
상태였다. 오은석. 니 놈이 감히 지하를 놓고 바람을 펴? 우리나라 최고의 여자라고 불리우는
반지하를 놓고? 민정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게 화가 난 리은이였지만 앞 뒤 상황을 판단할
능력은 아직 남아 있었다. 우선 술에 취한 지하를 집에 안전하게 모셔다 놓는 것이 중요했다.
오은석에 대한 화풀이는 그 뒤에 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았다.
"지하야, 정신 좀 차려봐. 응?"
"··어? 우리 리은이네?"
"기지배. 작작 좀 먹지."
"리은아··· 하아, 결혼같은거 괜히 했다···"
지하가 한 숨을 내뱉자, 리은은 가슴 한켠을 콕콕 찔러오는 바늘같은 느낌을 받았다. 소중하고
사랑하는 친구가 결혼을 할 때부터 말렸어야 했다. 이십 대 초반의 나이에 많은 남자를 만나
보지도 못하고 결정한 결혼은 처음부터 위태로웠다. 사랑이 어떤건지, 어떤 느낌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은석씨한테 기대고 싶어. 너무 편해, 리은아··.' 하고 말하던 그녀는 기댈 곳, 쉴 곳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부모님없이 큰아버지 내외 밑에서 자랐지만 큰아버지 부부는 지하를 친
딸처럼 사랑했고, 지하도 친부모처럼 잘 따랐다. ··그렇지만 부모님의 부재가 가슴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던 지하는 외로움을 잘 탔다. 밤에 혼자 있는것도 싫어했고, 엘레베이터는 특히나 밤에
혼자 타지 못해서 전에 살던 집 11층까지 걸어올라간 적이 있을 정도로 겁도 많았다.
사랑을 듬뿍 받으며 지내도 모자를 판에, 그녀는 큰 배신을 당했다···. 이것만으로도 그 배신자를
용서할 수가 없었다. ···자연스레 리은의 입에서도 한 숨이 흘러나왔다.
"후우·· 처음부터 걘 아니라고 했잖아. 좋아하는게 뭔지도 모르면서······."
"우욱- ··리은아. 토할거같애···"
"자, 잠깐! 여기선 안되!"
황급히 쓰레기통을 가져다 앞에다 놓은 리은이였지만, 지하는 예상과는 다르게 속을 비워내지
않았다. 휴·· 이민정 저 기지배는 반지하 술-우리중에- 제일 못하는거 뻔히 알면서 이렇게 되도록
마시게 내버려 뒀단 말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민정이 얄미워졌다. 얄미운 민정을 떠올리던
리은이 테이블과 의자에 놓인 민정과 지하의 소지품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가방 두 개, 핸드폰 두 개··
그리고 지하까지···. 지하를 부축해서 자리에서 일어난 리은이 룸을 빠져 나왔다. 쿵쿵쿵쿵. 1층
스테이지에서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지하의 머리를 쿵쿵쿵 울렸다. 머리가 지끈거리며 아파왔다.
"어? 이민정 쟤 뭐하는거야!"
"··응? 민정이?"
천근, 만근이라도 되는 듯한 눈꺼플을 힘겹게 들어올린 지하의 시선도 리은의 시선을 따라 스테
이지로 옮겨졌다. 쓰고 있던 선그라스는 어디갔는지, 맨 얼굴을 내놓고 당당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더군다나 스테이지 한 가운데서 말이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알아볼까봐 두려운 판에 저렇게
튀려고 작정을 하다니·· 이민정 드디어 미친거야! 리은이 지하의 손을 잡아 끌었다. 힘없이 끌려올
것만 같았던 지하가 끌려오지않자, 리은이 지하를 쳐다봤다.
"··화장실 잠깐 들렸다 갈게."
"걸을 수 있겠어? 찾아 갈 수 있겠어?"
"··으응. 갈 수·· 있어."
"그럼 룸으로 와. 민정이 데리고 룸에 다시 가있을게."
리은의 걱정스러운 눈빛과 목소리에 고개를 대충 두어번 끄덕인 후, 화장실로 향한 지하였다.
지하는 화장실에 들어서자마자, 차가운 물로 입을 헹궈냈다. 텁텁했던 입이 개운해지고, 술이
약간은 깨는 듯한 느낌이였다. 또각또각. 구두굽 소리가 들려오자, 머리띠처럼 여전히 머리위에
있는 선그라스로 손을 뻗었다. 선그라스를 얼굴로 내리기도 전에······ 여자 두 명이 벌써 화장실
안으로 들어 온 후였다. 그녀들은 가방에서 파우치백을 꺼내 화장품을 꺼내어 세면대 앞에 서서
화장을 고치며 재잘대기 시작했다.
"오늘 여기 물 짱 좋데!"
"누가 그래?"
"찬수가 그러는데·· 오늘 하은달도 보고, 이민정도 봤데. 아, 그리고···"
"그리고··?"
궁금했는지, 화장을 고치다 말고 옆의 친구한테 시선을 고정시키는 한 여자. 고개를 약간 숙이고,
여자들의 눈치를 보며 슬금슬금 빠져나가려던 지하는 여전히 시끄러운 목소리로 재잘거리듯이
말하는 그녀의 말에 놀라,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반지하도 봤데!"
"아얏!"
큰 아픔에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소리에 여자들의 시선이 지하에게로 꽂혔다. 지하는 또 몸이
뻣뻣하게 굳어와 움직일수가 없었다. ···어떡하지? 알아보면 어떡하지? 아픔을 느끼기도 전에 지하는
선그라스를 황급히 내려 화장실을 빠져나가려 했다. 여자 둘 중, 얘기를 하는 편이였던 여자가
지하의 앞을 가로막고 선그라스와 긴 머리칼로 가려진 얼굴을 보려 고개를 숙였다.
"저·· 혹시···"
"··네?"
"반지하씨··· 맞죠? ··지, 지영아! 바, 반지하야! 반지하!!"
여자의 말에 얘기를 듣는 편이던 여자도 다가와 지하의 얼굴을 확인했다. 놀랍도록 커진 눈을
들이대면서 말하는 그녀들은 너무나도 무서웠다. ···어쩌지? 제발 그냥 보내줘라······. 젠장. 최리은,
이민정 얘네들은 다 어디간거야! 도와달란말야! ···술이 다 깨는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여전히 몸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았다.
"와, 저 정말 팬이에요! 결혼하고 TV 안 나오셔서 얼마나 보고싶었는데요!"
"저두요! 소식 너무 궁금했어요. 와·· 진짜 예쁘다."
"그치, 그치. 제 친구들도 다 반지하씨 좋아해요!"
"···아하하. 감사합니다. ··전 그럼, 이만······."
안 보내줄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여자 두 명은 악수를 한 번씩 해주자, 쉽게 나가게 해주었다.
지하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진득하게 달라붙는 팬만 있는게 아니였네?
팬들이 다 저렇게 쿨하면 얼마나 좋을까···. 가뜩이나 어두컴컴한 실내 조명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선그라스까지 끼고··· 또 술을 과하게 마신터라 바로 앞도 분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어지
럽고, 또 어두웠다. 에잇·· 짜증나. 오늘 정말 별로인 날이다. Shit. 마음 속으로 욕을 한 후, 매끈한
이마를 따라 선그라스를 머리위로 올린 그녀와 누군가가 눈이 마주쳤다. Shit·· 제발···. 이번엔 또
누굴까? 날 그냥 좀 내버려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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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우리 님들의 꼬릿말에 ..내일 올리려던 제가 벌써 올려버렸습니다.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저두 꼬릿말 원츄랍니다.. 후후 은달이 맞습니다.. 와락이님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은석이에게 더 크나큰 응징이 필요할 듯...지하가 맘의 상철 언넝 떨어 내야 할 터인뎅

우리 은달이가 있으니, 금방 털어낼겁니다^^ 2021sy님,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은달이 아닐까요?+_+ 소설 너무 재미있어요~
은달이 맞습니다! 시밤님도 알아맞추시는군요.. 후후, 넘넘 감사드리구요.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오늘 소설달려왓어요~ㅋㅋㅋ이소설넘재밋어열^^+!!!!! 다음편기대~
푸훕님, 꼬릿말 넘 감사드려요~^^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아재밋어요ㅜㅜㅜㅜㅜㅜ
츄릅츄릅님, 안녕하세요^^ 꼬릿말 감사합니다!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아잼써요
올리비아핫세님 또 뵙는군요~!!!^^ 후후, 감사합니다.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재밋어요ㅋㅋㅋ아~오은석 좀 더 혼내주지!!!
지하가 이제 사악하게 변하는 모습을 보십시오.. 하하^^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아 ㅜ 재밌어요 ㅜㅜ 눈마주친사람은 은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냐옹님소설 너무 맛갈납니다 ㅋㅋ
은달이, 맞습니다! 초아녀석님도 윗 님들과 함께 돗자리 깔으셔야될듯,,^^;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우리은석이가머리털다뽑혀봐야정신을차릴려나......ㅋㅋㅋㅋㅋㅋ 은달이왜안나와요은달이 !!!!
은달이ㅠㅠ 이제 곧 나옵니다ㅠㅠ.. 기다리셨죠. 후후^^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재밌어요~!!!!!!!!!!! 지하의 성격이 넘넘 맘에들어여
후후. 지하가 정말 양파같은 아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헉거덩님,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재밋어요ㅠㅠ아은달이빨링♥ㅋㅋㅋㅋㅋ
웅웅예뻐님, 이제 은달이 나옵니다^^ 다음편에서 뵈요~^^ 행복한 3월되시길 바랄게요♡
파파라치 당하는거 아니야. ㅠ_ㅠ 연예인은 불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