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인도네시아의 거대한 불탑 보로부두르를 처음 보았을 때 ‘처음 보리심을 낼 때 부처를 이루었다’는 이 말이 불현듯 떠올랐다.
석굴암이 북방 불교의 귀결점이라면, 보로부두르는 남방불교의 마지막 도달점에 세워진 완결점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에 불교가 처음으로 유입된 것은 서기 100∼300여년경으로 추정되지만, 인도네시아에 본격적으로 불교가 확산된 것은 약 8세기경 샤일렌드라 왕조 때였다. 이때 샤일렌드라 왕조의 한 왕은 거대한 대탑 보로부두르의 건립을 기획했다.
그게 정확히 누구인지, 어떤 의도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그리고 처음 지어질 때의 모습이 어떠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보로부두르가 지어진 지 100여년이 지난 뒤 이곳에 화산이 폭발해 대탑이 화산재에 묻혀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로부두르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힌다.
세계적인 종교 유산들을 살펴보면 그 종교가 유입된 초창기에 최고의 작품들이 탄생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석굴암, 중국의 윈강석굴, 일본의 도다이지(東大寺)가 이에 해당한다.
다른 조형물들이 수천년간 신앙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데 반해 보로부두르는 세워진 지 100년 뒤부터 역사 저편으로 사라졌다. 9세기경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발생한 엄청난 화산 폭발로 인해 보로부두르 전체가 화산재에 파묻혀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10세기 중엽 정치문화의 중심이 서부 자바로 옮겨가면서 이 유적 또한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기억에서 점차 사라져갔다.
이 유적이 역사에 재등장한 것은 1814년 영국인들에 의해서였다. 인도네시아를 식민지로 삼기 위해 몰려든 유럽인들은 이곳에서 반쯤 매몰된 탑을 발견했고, 영국 총독의 지휘 아래 대대적인 발굴조사가 진행되었다.
처음에는 작은 전탑쯤을 기대했었지만 밑으로 파볼수록 높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건축물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발굴작업은 반쯤 정도밖에 진행되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보로부두르의 절반 이상이 땅 속에 묻혀 있다.
보로부두르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미얀마 바간유적과 더불어 동남아시아 3대 불교유적의 하나로 꼽힌다.
보로부두르는 산스크리트어로 ‘언덕위의 큰 사원’이라는 뜻이라고 해석되고 있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보로부두르는 멀리서 보면 하나의 전탑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수만개의 탑들이 이루어져 만들어진 탑군(塔群)임을 알 수 있다.
땅속에 묻혀있는 부분을 제외하고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탑은 전체 9층의 피라미드형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1층에서 6층까지는 사각형이고 그 위 7층부터 9층까지는 원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서남북 사문밖으로 나선 싯달타 태자. 그는 이곳에서 사문유관을 경험한다.
2층부터 5층까지 탑 벽면에는 자타카에 기록된 부처님의 전생부터 부처님의 출가과정, 부처님의 설법과 열반까지 부처님의 일생이 상세하게 조각돼 있다.
카필라궁에서 도망나와 출가의 길을 걸어가기 해 머리를 자르는 싯달타 태자.
꼭대기로 올라가면 마치 커다란 호롱불처럼 생긴 탑들이 수백여개 나타나는데, 마름모 모양의 창을 통해 들여다보면 작은 탑마다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군데군데 뚜껑이 사라져 부처님이 그대로 드러난 탑들도 종종 보이고, 팔다리가 잘리거나 머리가 잘린 부처님들도 상당히 많다.
일부는 화산폭발 당시에 부서진 것들이겠으나, 상당수는 발굴 당시 서구인들에 의해 도난된 것이라고 한다. 상당수는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에 의한 훼손으로도 추정되는데, 한때 인도네시아인들 사이에서는 불상의 머리를 잘라 집안에 들여다 놓으면 재수가 좋아진다는 설이 돌았다고 한다.
필자가 다녀본 불교유적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처님을 꼽으라면 보로부두르가 단연 1순위이다.
윈강석굴의 위엄 있는 부처님도, 신라의 미륵반가사유상처럼 고뇌하는 부처님도 아닌 천진하고 평화로운 미소를 머금은 소년 붓다가 보로부두르 탑 속에서 미소 짓고 있다.
대탑을 둘러보면서 어쩜 저렇게 아름다운 아도니스를 부처님의 모습으로 형상화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순간, 나를 가이드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가이드의 얼굴에서 바로 그 미소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 나라 사람들은 너무도 낙천적이다. 평균 38도 쯤 되는 기온은 걸어 다니기에는 너무 더운, 나무그늘 아래서 빈둥거리기에는 딱 좋은 날씨다.
족자카르타 곳곳의 나무그늘에는 부랑자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뒹굴고 있는데, 거지인가 싶었지만 구걸을 하지 않으니 거지는 아니고, 재팬! 코리아!를 번갈아 외치지만 그 이상의 액션은 없는 걸로 봐서 여자를 꼬시려는 놈팽이도 아닌 듯 하다. 다만 자신들의 무료한 일상을 달래줄 이방인에 대한 호감의 표시일 뿐인 듯.
인도네시아를 관광하다 보면 길거리에 거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똑같이 못사는 나라인 인도에는 거리 곳곳에서 거지들이 동냥을 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인도네시아에서는 구걸을 하는 이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아마 그들에게 적선을 할 관광객이 적기 때문인 것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나, 가로수로 서있는 나무마다 바나나, 파파야 등 먹을거리가 주렁주렁 달려있고, 땅속에는 광물 자원이, 땅위에는 수백년된 고급 수목들이 산재해 있다는 사실도 그들로 하여금 궁핍함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이유일 듯 싶다.
날씨도 따뜻하고 배도 부른데다 주변을 둘러봐도 그리 호화롭게 사는 사람도 별로 없으니 가난이라든가 부족함 같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저 대탑이 만들어지던 1000여년 전에도 별반 차이는 없었으리라.
인도네시아 보로부두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부처님과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곳에는 1000여년전 인도네시아 불자들의 초발심이 살아 숨쉬고 있다.
첫댓글 자나깨나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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