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다음 날 속풀이용으로 생각나는 해장국으로 북어국, 콩나물국, 선지국 등이 떠오른다. 그 중 콩나물 국밥은 아스파라긴산이 알코올 분해를 돕기 때문에 해장국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숙취해소는 물론 몸에 필요한 영양분까지 섭취할 수 있는 콩나물과 콩나물국밥에 대해 알아본다.
고려시대 향약 구급방에도 기록 있어
콩을 빛이 차단된 상태에서 발아 시켜 키우면 콩나물이 된다. 우리나라는 콩의 원산지답게 다양한 종류의 콩이 있는데, 콩나물로 키우는 것은 소립종을 사용한다. 콩나물용 콩은 지역에 따라 구분된 제주태, 고흥태와 모양에 따라 구분된 오리알태, 푸른콩, 쥐눈이콩등이 있고 개량종인 풍산콩, 광안콩등이 있다. 콩나물이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기 시작한 시기는 삼국시대 말이나 고려시대 초기로 추정한다. 고려시대 의서 향약 구급방에는 “콩을 싹틔워 햇볕에 말린 대두황이 약으로 이용 되었다”는 콩나물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콩나물을 기르기 위해서 제일 먼저 콩을 물에 담가 불려 둔다. 시루에 천이나 망을 깔고 그 위에 불린 콩을 놓고 검은 천을 씌우고 자주 물을 주면서 기른다. 집에서 콩나물을 키우고 싶을 때는 시루 대신 소쿠리를 이용해 길러도 된다. 5~7cm 가량 자랐을 때 먹으면 되는데 줄기가 곧고 맛있는 콩나물을 키우기 위해 콩나물이 자라면서 내는 성장열을 적절히 식혀줘야 한다.
콩나물은 콩처럼 많은 영양소를 지니고 있다. 명심보감에는 “온몸이 무겁고 저리거나 근육과 뼈가 아플 때 치료 효과가 있으며 제반 염증을 억제하며 수분대사를 촉진시켜 위의 울열을 제거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콩나물에는 단백질, 칼슘, 칼륨, 탄수화물, 식물성지방, 올리고당, 섬유소, 아스파라긴산, 비타민 A, B와 콩에 없는 비타민 C도 들어 있다. 콩이 콩나물로 자라면서 영양소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콩의 단백질, 지방이 현저히 감소하고 섬유소와 비타민류는 증가한다. 특히 발아와 함께 함유량이 증가하는 아스파라긴산은 알코올의 대사산화물을 제거해 숙취에 탁월한 효능을 보여준다.
전주가 ‘원조’ 끓이는 법 따라 두 종류
콩나물이 숙취해소에 도움을 주므로 콩나물국밥은 특히 아침 해장용으로 사랑 받고 있다. 그래서 콩나물 국밥을 콩나물 해장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콩나물 국밥 하면 떠오르는 곳은 전주다. 전주는 수질과 기후가 좋고 예로부터 풍토병인 디스토마와 각기병을 예방하기 위해 콩나물을 많이 길렀다. 그래서 전주를 대표하고 있는 음식인 콩나물국밥과 비빔밥과 한정식 모두 콩나물이 빠지지 않는다. 전주 콩나물은 임실지방의 서목태로 키웠는데 요즘은 보기 힘들다고 한다. 대신 전주의 유명 콩나물 국밥집은 ‘전주 콩나물 영농조합’에서 생산한 무 농약 국산 콩나물을 사용하고 있다.
콩나물국밥엔 전통식과 남부시장식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전통식은 밥을 말은 콩나물국에 갖은 양념을 더하고, 그 위에 날계란 하나를 얹어 보글보글 끊여 내오는 방식으로 ‘삼백집’식 이라고도 부른다. 삼백집은 전통 콩나물국밥의 원조격으로 옛날에는 하루에 300그릇만 팔고 영업을 끝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 전주를 대표하고 있는 콩나물 국밥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남부시장식은 전통식과 달리 뚝배기를 끓이지 않고, 토렴한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국을 담아낸다. 밥공기에 계란 흰자만 살짝 익힌 수란을 같이 준다. 먼저 계란에 콩나물국과 김가루를 넣고 잘 섞어 먹는데 미리 위를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 또 뚝배기를 끓이지 않는 것은 뜨거운 음식이 위를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린한의원 김의근 원장은 “숙치해소와 피로회복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진 콩나물은 오래 보관할수록 비타민C가 감소하므로 신선한 것을 구입하는 게 중요하다” 며 “북어의 메티오닌 성분이 알코올 해독을 도와주고 간장의 회복을 돕기 때문에 콩나물국에 함께 넣어 끓이면 더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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