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여성 ‘경도인지장애’ 막으려면, 성생활 활발히 해야
김서희 기자
폐경기 증상이 심각할수록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폐경기 증상이 심각할수록 경도인지장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지지만,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큰 지장이 있을 정도는 아닌 상태다. 세로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긍정적 기분, 식욕, 수면과 관련이 있으며, 세로토닌의 손실은 우울증, 불안, 심리 장애와 연관이 있다.
에콰도르 센트럴대 안드레스 칼레 박사팀은 라틴아메리카 9개국에 거주하는 평균 55.5세 폐경 이후 여성 1287명을 대상으로 폐경 증상이 인지 저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봤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폐경 증상 평가 척도와 몬트리올 인지 평가를 사용해, 폐경 증상과 인지장애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참가자 중 15.3%가 경도인지장애를 겪고 있었으며, 이들 중 심각한 폐경 증상을 보고한 여성들이 특히 많았다. 연구팀은 심각한 폐경 증상을 겪는 여성들이 인지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74% 더 높다고 밝혔다.
폐경으로 인해 뇌의 다양한 신경 기능을 조절하는 에스트로겐이 감소해 인지 저하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반면, 체질량지수가 낮고, 성생활이 활발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폐경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들은 인지장애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저자 안드레스 칼레 박사는 “이 연구는 향후 폐경기 여성의 건강 관리에 있어 신체적 증상뿐 아니라 인지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며 “중년 여성의 인지 기능을 보존하기 위한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표적화된 개입방법을 알리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북미폐경학회 학술지인 ‘폐경(Menopause)’에 최근 게재됐다.
치매 vs 경도인지장애 vs 주관적인지장애… 어떤 차이점이?
이해나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무조건 치매가 아니다. 경도인지장애나 주관적인지장애일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곧 다가올 '어버이 날'을 맞이해 노년기 부모님의 건강을 떠올리다 보면 '치매'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원인에 의해 촉발된 뇌의 병적인 노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며 나타난다.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이상봉 교수는 "질환을 적절히 관리하면 경과를 늦추거나 환자와 보호자의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어, 예방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매 vs 경도인지장애 vs 주관적인지장애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어떤 후천적 원인으로 인해 기억력을 포함한 두 가지 이상의 인지기능장애가 생겨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데 상당한 지장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인지기능 중 치매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은 언어능력, 계산능력, 시공간 파악능력, 실행기능, 주의집중력이다.
기억장애 또는 다른 인지기능장애가 있지만 일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상태를 ‘경도인지장애’라고 한다. 이들 중 약 10~15%가 매년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다.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만 신경심리검사를 해보면 인지기능에 이상이 없는 상태를 ‘주관적인지장애’라고 한다. 이상봉 교수는 "정상노화, 주관적인지장애, 경도인지장애, 치매 사이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며, 개인의 유전적 소인, 환경적 요인, 노화 차이에 따라 임상양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들은 매우 다양하다.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과 혈관 치매가 80~90%를 차지한다. 혈관 치매는 뇌혈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 치매다. 치매 원인질환의 5~10%는 치료가 가능한데 정상뇌압수두증, 갑상선 저하증, 신경매독, 에이즈 감염, 비타민 B12 결핍, 약물 부작용, 알코올 중독, 독성물질, 우울증 등이 해당된다.
치매의 진단은 자세한 문진과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뇌영상검사(CT, MRI, PET), 뇌파검사, 뇌척수액검사 등을 통해 내리게 된다. 이상봉 교수는 “최근 아밀로이드나 타우-PET 영상, 뇌척수액 검사 등 생물표지자를 이용한 진단법을 통해서 알츠하이머병의 임상진단이 내려지기 15~20년 전부터 이미 뇌에 병리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이 알려지게 됐다”며 “향후 치매의 진단과 치료약물 개발에 있어 ‘증상발현전단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어서 이 분야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면 환자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망상·환각·공격성, 약물‧비약물 치료로 조절
아세틸콜린은 기억과 학습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기 때문에 이것이 부족해지면 기억력, 학습능력, 주의력 감퇴 등이 생긴다.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뇌신경 손상으로 인해 아세틸콜린이 감소하므로 아세틸콜린이 분해되는 것을 막아주는 세 가지 종류의 약제가 개발돼 흔히 사용되고 있다. 그 외에 뇌신경세포 흥분성 손상과 연관된 NMDA 수용체를 억제하는 약제도 병용해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약제들은 치매를 완치시키는 근본적인 치료제는 아니지만 일부 인지기능장애를 완화해주고 치매가 악화되는 것을 지연시켜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가족의 부담을 줄인다. 환자의 망상, 환각, 우울증, 수면장애, 배회, 초조, 공격성 등의 정신행동증상은 치매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물 또는 비약물 치료방법으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수면장애와 치매가 연관성이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치매발생을 촉진시킬 수 있는 수면무호흡증이나 심한 불면증 등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치료가 필요하다. 혈관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뇌졸중을 유발하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고지혈증, 흡연, 과음 등의 위험인자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 또한 적절한 신체활동과 인지자극활동, 규칙적이고 꾸준한 운동(걷기, 자전거타기, 수영, 댄스)이 중요하다.
이상봉 교수는 “중앙치매센터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치매 종합포털 모바일앱인 ‘치매체크’를 이용하면 치매와 관련된 여러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제한된 요즘 이 앱에 소개된 치매예방운동법, 인지자극활동 등을 집에서 적절히 활용하면 건강한 뇌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6/20200506016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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