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 충돌과 극우파의 강경 행보로 악화되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
이스라엘 EMERICs - - 2023/03/10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폭력행위 자제 합의에도 봉합되지 않아
◦ 2023년 들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고조 양상
-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2023년 1월부터 3월까지 민간인과 무장조직 대원을 포함해 팔레스타인인 6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이스라엘에서도 민간인 13명이 사망했다.
- 지난 1월에는 이스라엘 보안군이 서안지구 제닌(Jenin) 난민캠프와 나블루스(Nablus)시를 습격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총 21명이 사망해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남긴 작전으로 기록되었다. 2월에는 동예루살렘의 유대교 회당에서 팔레스타인인이 총기를 난사해 이스라엘 민간인 6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는 2008년 이후 가장 많은 이스라엘인 사망자를 남긴 사건이었다.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부의 폭력행위 중단 합의에도 유혈 충돌 지속
- 2월 26일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요르단에서 열린 회담에서 새로운 폭력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막고 갈등을 억제할 필요성에 합의했다. 양측은 평화 정착을 위해 신뢰를 구축하는 과정을 거치고 대화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 그러나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하마스(Hamas)는 이번 회담이 아무런 쓸모도 없고 아무것도 바꾸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점령자에 대한 정당한 무력 행사를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무력 사용을 중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 2월 28일에는 이스라엘-미국 이중국적자가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스라엘군은 용의자를 체포하기 위해 아카바트 자베르(Aqabat Jaber) 캠프를 공격, 용의자 3명을 체포하고 도주하던 1명을 사살했다.
☐ 이스라엘 정부, 극우파 장관의 반(反)팔레스타인 발언에 대한 반발 무마 노력
◦ 서안지구 마을에서 이스라엘 정착민과 팔레스타인인 사이 충돌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갈등 자제에 합의한 2월 26일 무장한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정착민 2명을 살해하자, 이스라엘 정착민 수백 명이 보복으로 서안지구의 하와라(Hawara) 마을을 습격해 주택과 차량을 불태웠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 1명이 사망했다.
-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점령군의 협조 아래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테러 공격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Isaac Herzog) 이스라엘 대통령도 무고한 사람에 대한 폭력 행위를 규탄했으며,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총리 또한 정착민들에게 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 반면 연정을 구성하는 극우파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Otzma Yehudit)의 즈비카 포겔(Zvika Fogel) 의원은 정착민이 일으킨 폭동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포겔 의원은 이스라엘 보안군도 막지 못했던 팔레스타인의 테러 공격을 정착민들의 습격으로 억제했다고 발언했다.
◦ 이스라엘 극우파 장관, “팔레스타인 마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발언하며 논란 촉발
- 3월 1일 강경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흐(Bezalel Smotrich)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은 “일반인들이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가 나서서 하와라(Hawara) 마을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스모트리흐 장관은 재무부 장관과 서안지구의 정착촌 문제를 관할하는 장관직을 겸임하고 있다.
- 스모트리흐 장관의 발언은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야권 지도자 야이르 라피드(Yair Lapid)는 스모트리흐 장관이 전쟁 범죄를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후세인 알쉐이크(Hussein al-Sheikh) 민정장관은 스모트리히 장관이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조장한 혐의로 기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미국도 공개적으로 비판 입장을 냈다. 네드 프라이스(Ned Price)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스모트리흐 장관의 발언이 “무책임하고 혐오스럽다“고 비판하며, 네타냐후 총리에게 장관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부인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 국무부는 스모트리흐 장관의 미국 입국 비자 발급을 거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내외적인 반발이 쏟아지자 스모트리흐 장관은 언론이 그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주장하며 마을 전체를 쓸어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테러범과 그 동조자만 색출해야 한다는 의도라고 변명했다. 3월 5일에는 네타냐후 총리도 스모트리흐 장관의 단어 선택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 극우파 정치인들, 정착촌 건설 계속할 의지 재확인
◦ 이스라엘,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
- 지난 2월 20일 이스라엘 정부는 서안지구 내 정착촌 건설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앞서 이루어진 아홉 곳의 정착촌을 최종 인가한 결정은 철회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제법에 따르면 모든 정착촌은 불법으로 간주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고 정착촌을 건설, 승인하고 있다.
- 이스라엘 정부의 결정에 앞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외무부 장관이 정착촌 인가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아랍에미리트(UAE) 또한 정착촌 건설을 규탄하는 결의문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할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 2월 26일 요르단에서 열린 회담에서도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유엔에서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는 조건으로 앞으로 4개월 동안은 새 정착촌을 건설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극우파 세력, 정착촌 건설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
- 그러나 정착촌 문제에 대한 관할권을 가진 스모트리흐 장관은 요르단 회담에 대해 자신은 요르단에서 진행된 회담 내용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며, 정착촌 건설이 하루라도 중단되는 날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지난 2월 초에 이스라엘을 방문했던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은 공개적으로 정착촌 확장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네타냐후 총리에게도 직접 정착촌 확대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스모트리흐 장관은 2월 7일 서안지구에서의 정착촌 건설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rab News, Smotrich’s remarks to erase Hawara town ‘inappropriate,’ says Netanyahu, 2023. 03. 06.
AP, Israeli army kills Palestinian in West Bank; 3 arrested, 2023. 03. 02.
Axios, U.S. says Israeli minister's call to wipe out Palestinian town is "disgusting", 2023. 03. 02.
The Times of Israel, Israel should ‘wipe out’ Palestinian town of Huwara, says senior minister Smotrich, 2023. 03. 01.
Reuters, Israelis, Palestinians pledge to curb violence at Jordan meeting, 2023. 02. 28.
Axios, Israeli settlers torch Palestinian homes, cars after deadly attack in West Bank, 2023. 02. 27.
BBC, Israel and Palestinians pledge to reduce violence, 2023. 02. 26.
The Times of Israel, After agreements in Aqaba, Smotrich vows no settlement freeze ‘for even one day’, 2023. 02. 26.
BBC, Israel declares temporary pause on new West Bank settlements, 2023. 02. 20.
Reuters, Israeli minister says no pause on settlements after US asked Israel to halt expansion, 2023. 02. 08.
[관련 정보]
1. 이스라엘, 팔레스타인과 폭력행위 자제에 합의 (2023. 2. 28)
2. UN 인권고등판무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폭력 확대 우려 (2023. 2. 27)
3.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 계획 임시 중단 (2023. 2. 22)
4. 이스라엘, 테러 행위 가담 아랍 시민권자 시민권 박탈 법안 통과 (2023.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