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T조선에서 보도된 "삼성,LG, 올해는 소니 꺾고 TV 왕좌 되찾을 수 있을까"라는 취지의 기사를 보았다.매년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달구는 'TV 슛아웃(Shootout)' 대회에서 소니가 연전연승을 거두고 있고, 올해는 한국의 두 거인이 칼을 갈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전 세계 디스플레이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유일무이한 행사이기에 흥미롭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함과 깊은 의구심이 남는다. 과연 그들이 말하는 '왕좌'의 기준은 공정한가? 암실 속 몇 명의 판단이 무한한 시청자의 눈을 대변할 수 있을까? 이 행사를 바라보는 저의 소회를 몇 가지 짚어보고자 한다.
1, '소니가 짠 판'에서 치르는 시험, 이것이 공정한가
가장 먼저 드는 소회는 평가의 잣대 자체가 애초에 특정 브랜드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할리우드 등 영상 제작 현장에서 표준으로 쓰이는 레퍼런스 마스터 모니터는 오랜 세월 소니의 BVM 시리즈가 독점해 왔다. 감독들이 소니 모니터를 보며 색을 만지고 영화를 만드는데, 그 콘텐츠를 가져와서 일반 컨슈머용 TV로 재생할 때 어떤 브랜드가 가장 유리하겠는가? 당연히 자사 모니터의 알고리즘과 톤 매핑을 그대로 이어받은 소니 TV가 완벽한 '매칭'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이것은 한국 TV의 기술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소니가 만든 룰과 소니가 제공한 소스로 시험을 치르는 구조적 모순 때문이다.시작부터 운동장이 기울어져 있는데, 이를 두고 기술의 우위를 논하는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2, 심사위원단의 '성역화된 권위'가 가진 맹점
슛아웃의 심사위원단은 주로 영상 편집 기사나 전문 캘리브레이터 들로 구성된다. 과연 이 소수의 전문가 집단이 최고의 영상 기술을 판가름하는 '절대적 성역'일까?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극단적인 수치상의 정확도와 감마 곡선, 이른바 '원작자의 의도'다 하지만 정량적 수치에만 매몰된 평가는 치명적인 확증 편향을 낳는다.대중이 TV를 보며 감탄하는 시각적 쾌감, 압도적인 피크의 휘도, 눈이 시릴 만큼 정교한 로컬 디밍 제어와 미세한 텍스처(입자감) 표현력 같은 기술적 성취가, 전문가들의 칼 같은 계측기 기준에서는 오히려 감정 요인이 되거나 과소평가받기 일쑤다. 몇 명의 눈이 전 세계 수억 명 시청자의 다양한 취향을 완벽히 대변할 수는 없다.
3, 거실을 외면하고 '암실'에 갇힌 평가 방식
실제 소비자들이 TV를 시청하는 환경을 떠올려보면 슛아웃의 한계는 더욱 명확해진다. 대회는 보통 빛이 완벽히 차단된 암실에서 매우 낮은 표준 밝기(100~200nits)로 진행된다.
그러나 현실의 대다수 사용자는 환한 대낮이나 실내 조명을 켠 거실에서 TV를 본다. 진정한 기술력은 암실이 아니라, 빛이 쏟아지는 환경에서 반사를 제어하고 극단적인 피크 휘도를 뿜어내며 주변 광량에 맞춰 화면을 최적화하는 AI 프로세싱 능력에서 갈린다.
스포츠 중계나 OTT 라이브 스트리밍 소스를 실시간으로 업스케일링 하여 잔디의 질감을 살려내고 뭉개진 윤곽선을 "가는 펜으로 정교하게 그리듯" 살려내는 나름 삼성과 LG의 뛰어난 엔진 기술은,슛아웃의 '암실, 블루레이 소스 중심' 평가 환경에서는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고 있느 것같다.
맺으며: '진정한 왕좌'의 기준을 다시 묻는다
단 하나의 이벤트가 시장 전체의 관심을 독점하다 보니,그 결과가 화질의 절대적인 척도인 양 마케팅에 소비되고 왜곡된다.하지만 디스플레이의 가치는 단순히 암실 안의 영화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역동적인 스포츠 라이브, 고해상도 게이밍, 다양한 시청 환경을 아우르는 범용성 등 무궁무진한 영역이 존재한다.
올해 삼성과 LG가 준비한다는 반격이 반가운 이유는단순히 그 우승 컵을 빼앗아 오기를 바라서가 아니다.이번 기회를 통해 "과연 몇 명의 전문가가 규정한기준이 대중의 눈을 대변할 수 있는가","진정한 화질의 기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묵직한 담론이 시장에 던져지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독점된 권위의 우승 왕관이 아니라.현실의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진짜 기술력이다. |
첫댓글 본글 관련 기사를 카페 뉴스클리핑 게시판에 올려 드렸습니다.
2026년 삼성·LG전자 TV의 기술력과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최고급·최상위 주력(대표) 상품이라 할 수 있는 플래그십(Flagship) TV는 ‘마이크로 RGB TV’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중국 TV제조사들의 플래그십 TV는 ‘RGB Mini LED TV’와 ‘SQD-Mini LED TV’이고, 소니는 RGB Mini LED TV를 ‘True RGB TV’라는 이름으로 내 놓고 있지만, 이들 모두 2004년 소니가 출시한 RGB LED TV 기술을 재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TV제조사들이 내세우는 플래그십(Flagship) TV는 그 어떤 것도 혁신의 TV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소니를 비롯하여 삼성·LG전자, 중국 TV제조사들은 각자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관이나 단체들과의 협찬(협력)을 통해 화질 비교 시연회를 하기 때문에, 그러한 비교 시연회는 그냥 참조만 하는 된다고 봅니다. 고로 그러한 화질 비교 시연회등은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