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5.17 10:59
▲ 브룸바가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더 이상 우즈와 브룸바를 기대할 수 없다. 지난해만 해도 용병들은 상위팀들의 보배였다. 기아 리오스와 두산 레스 현대 피어리 등이 투수 타이틀을 점령했고 현대 브룸바는 공격 전 부문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브룸바는 시즌 내내 공포의 타자로 군림했다. 장타율 1위(.608) 출루율 1위(.468) 최다안타 2위(163개) 홈런 2위(33개) 득점 6위(92점) 타점 3위(103개)를 차지했다. 레스와 리오스는 선발투수로 활약하면서 17승을 따냈다. 방어율부문에서도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했다. 피어리는 16승을 올렸고 방어율은 3.32(6위)를 기록했다. 이들 덕택에 소속팀들은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올해는 개인타이틀 순위를 보면 토종들이 판치고 있다. 삼성 투수 바르가스만이 다승 공동 1위를 달릴 뿐이다. 타자 중에서는 현대 서튼이 홈런 4위(8개),한화 데이비스가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의 펠릭스도 뒤늦게 뛰어들어 8홈런으로 나름대로 활약을 하고 있지만 투수들의 집중견제를 받으면서 주춤하고 있다.
▲ 얄미운 용병들
기아는 존슨을 야심차게 재영입했다. 지난 2003년 후반기부터 등판해 9승을 따낸 실력을 재현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예전의 피칭이 사라지더니 급기야 팔꿈치 통증을 호소,고작 1승만 기록한 채 1호 퇴출자가 되고 말았다. 한화 스미스도 마찬가지. 공포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지만 허벅지 통증을 일으켰다. 타율 2할2푼1리 6홈런 19타점에 그쳤다. LG의 용병타자 마테오와 클리어도 2할대 타율로 일찌감치 기대를 저버리기는 마찬가지. SK 투수 산체스(3승1패 방어율 5.23)는 근근이 버티고 있고 소방수 카브레라는 부상까지 당해 시름을 안겨주었다. 현대의 에이스 재목으로 주목받은 캘러웨이 역시 3승3패 방어율 5.19로 평범한 성적표를 냈다.
▲ 그래도 보물은 있다
삼성의 바르가스는 선동렬 감독의 애제자다. 주니치 2군연수 시절 눈여겨보던 바르가스를 영입한 선감독은 걸출한 투수로 키워냈다. 직구 스피드만 빠를 뿐이지 여러 가지 단점이 많았지만 한국에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묵직한 직구,변화구,컨트롤,타자와의 수싸움에서 녹록지 않은 실력을 과시하고 있다. 다승 1위(6승). 피안타율도 1할8푼7리로 가장 낮다. 어느덧 배영수와 함께 삼성 마운드를 이끄는 쌍두마차로 성장했다. 두산 스미스도 4승무패 방어율 3.56으로 마운드를 힘차게 이끌고 있다. 타자 가운데는 현대 서튼이 타율 3할3푼1리 8홈런 25타점으로 가장 나은 성적을 올렸다. 한화 데이비스는 최근 기세가 누그러졌지만 3할1푼4리 7홈런 24타점을 기록,합격점을 받았다.
▲ 퇴출은 없다?
현재 기아의 존슨을 제외하고는 퇴출이 거론되는 용병들은 없다. 존슨도 팔꿈치 부상이 원인이었다. 최근 LG 마테오와 클리어의 교체설이 퍼지고 있지만 이순철 감독은 여전히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다. SK 카브레라는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지만 고향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요양을 마치고 다시 입국했다. 각 팀이 용병교체를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실적으로 더 나은 용병을 데려올 자신이 없기 때문. 해외에 스카우트를 파견해 시즌을 치르고 있는 용병들을 영입해야 한다. 여기에 이적료까지 줘야 하는 부담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