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볼거리를 찾아 옛지도 보기
어린시절부터 지도 그리기를 무척 좋아했던 나는 지도 보기도 참 좋아했다. 웬지 지도를 보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보이는 것만 같고 내가 그곳에 있다는 착각까지 들정도였다.
천부적인 지리감각인지 네비게이션이 달렸는지 모르겠지만 지도를 한번 보면 금방 외우고 길도 좀처럼
안틀리게 된다.
국민학교때 시험봐서 잘보면 용돈을 조금씩 받았는데 그걸 모아서 지도를 사다가 문제집
안산다고 혼난적도 있었다. 그렇게 지도만 들여다봐서 뭐 될꺼냐고! 택시기사 할꺼냐고! 난 그럴꺼라고 대답했다.
또 그 시절에 친척들이 종종 집에 오면 용돈을 주는데 언젠가 외삼촌에게 아예 못박은적이 있었다.
용돈 주지 말고 서점 들려 최신판 지도책좀 사다달라고...
그렇게 해서 얻은 지도를 명절같이 멀리 이동할땐 한손엔 꼭 지도책, 한손엔 필기구를 들고 직접
지도와 맞나 안맞나 확인해봐서 틀린점이 있으면 이상하게 쾌감을 느꼈다.
한때 존경하는 인물이 이순신, 세종대왕이 아닌 김정호선생님이라고 이야기 했고 그의 전기를 몇
번이고 읽었다.
국민학교 시절 지리학자가 되고 싶었고 고등학교때 교장선생님과 개인적인 친분으로 면담할 기회가
있었는데 지리를 너무 좋아한다니까...
명문 K대 지리교육과를 위해 공부하란다. 지금은 명문 K대도 아닌 그냥 K대 지리교육과도 아닌
통계학과...
이 뭐니? 뒤틀려지는 나의 삶. 하지만 뜻에 있는 곳엔 길이 있다고...
예전에도 그랬듯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지도를 보며 지리를 탐구하고 머리에 집어넣을
것이다.
그럼 내가 지금도 종종 보고 있는 지도보기를 한번 공감해보자.
예전 내방 사진에 일부이다. 지도가 좋아 지도를 벽에 붙여봤다. 이사한 집엔 지저분해 보여서
안달았지만...
이 요상한 포켓수첩이 무엇이냐 아버지가 나보다 젊은시절인 20세(1976년)의 쓰신
노트
실제 제작은 이보다 먼저 했겠지만... 나는 이를 집안 유형문화재 1호로 지정했다.
내방 오디오 서랍장 구석에서 고귀한 몸을 은둔하다가 가끔 햇빛을 받는다.
재밌는 발견 고속버스 시간표와 운임!
그 당시엔 한곳에서 버스가 운행한게 아니라
회사마다 출발지가 서울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요금은... 정말싸다. 서울에서 수원이 220원 부산까지 1,950원... 전국 어디던지
2,000원을 넘는 구간이 없었다.
열차 시각표도 있었다. 부산가는 특급이 통일호... 새마을호도 있다. 웃긴건 노선마다 기차
이름이 달랐다.
즉 목포는 풍년호, 여수는 증산호, 안동은 약진호 이런식이다.
옆엔 대한항공 시간표가 있었는데 역시 빠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1시간 5분. 제주도는
1시간 20분이다.
광주에서 여수까지 초단거리 노선도 있었다. 30분!
하지만 위에 고속버스에 비해 부유층만 이용할 요금이다. 부산까지 6,700원. 제일 싼
광주에서 여수도 1,800원이다.
그래도 지금보다 엄청 싸구먼!
아버지와 나와 공통점이 보이는 부분. 다이어리 정리하시면서 열차시간이나 차비등을 적는다.
하나 불행인건... 주택복권번호는 왜 적으셨대??
그 당시 참 재밌음직한 오락인 성냥깨비 퀴즈. 답은 또 왜 적어놓고... ^^;;
뒷장엔 숫자퍼즐을 적어놓으셨다.
이걸로 심심한 아가씨에게 작업 거셨다고 생각하니 므흣한 웃음이 나온다. 참고로
아버지는 이 수첩을 내가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이 수첩의 백미는 역시 뒤쪽에 있는 작은 지도. 맙소사 내가 사는 성남도
없다니.
서울과 부산같은 대도시는 친절하게 또 지도를 그려놨다. 강남지역은 산과
도로뿐!
옛날에 없어진 경춘선 성동역도 있다.
1970년대 후반에 나온 고등학교 사회과 부도. 이 역시 내가 엄청
아낀다.
이걸 얻은 계기가 중학교때 동네 골목길에 책을 차곡차곡 버려진걸보고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
보듯 낼름 이 책만 꺼냈다.
운이 없었는지 고물상 아저씨가 정리된 책들을 가져가려다 날 보고 "그것도 돈인데 왜
가져가냐~??"라고 묻는다.
난 참 싸가지 없이 "이게 무슨 돈이에요. 쓰레기지..."하며 총총걸음으로 사라졌다. 무슨
쓰레기야~ 보물인데~ 라고 생각하며...
#. 그런 쓰레기였지만 나에겐 너무 재밌는 책이다. 이 책을 쭈욱 읽으며 그 당시 삶이 다
보이는 듯 싶었고
고 박정희 대통령의 자존심과 계획등이 술술묻어났다.
#. 이 사회과 부도에 나온 우리의 수도 서울! 강남은 저게 뭐냐? 잠실은
없었다.
지도를 자세히 보면 여의도광장은 5.16광장. 왕십리에 도살장도 있고 지하철은 1호선뿐.
'시청앞'역과 '서울역앞'역도 있었다.
축적을 이해 하기 쉽게 수원시를 모델로 했다. 수원 중심지가 저 모양이었데~
ㅋㅋ
당연히 우리학교는 서울에만 캠퍼스 있던 시절이야기
#. 뒤쪽의 부록란에 있던 전국 각 시군별 인구... 서울도 680만명뿐. 한가지 재밌는건
전라남도 인구가 400만 가까이 되었지만
현재 인구가 200만이 안된다는걸 감안하면 엄청난 인구 유출이 있었다. 물론 광주가 광역시로 분리
되었다만... 광주 인구를 합해도
저 당시 인구수에 못미친다. 저때보다 대한민국 국민수가 1500만 가까이 늘었다는걸 생각하면 정말
이촌향도가 심함을 알 수 있다.
한가지 재밌는 대비는 뒤 페이지에 있는 경상남도 인구를 보면 오히려 현재 소폭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정치적인 이야기나 영호남 지역감정으로 인한... 거시기한 결과라고 난 단언 짓고
싶다.
1980년에 나온 고등학교 사회과 부도. 표지는 어디로 갔나?? 기억상 시골에서 공부하시던
작은아버지 책인데...
고등학교 졸업 하시면서 필요 없어서 역시나 폐기 처분 하려 했던걸 전라도 여수 섬마을에서 집까지 손수 운송한
기억난다.
서울을 보면 역시나 강남쪽이 빈곤하다. ㅋㅋ
수도권 일대 모습. 열악하다는 말 그대로... 지금과는 달리 산악이 많아
보인다.
저 위의 청사진은 지금의 인천국제공항이 아닌 인천항 조감도다. 그 당시
공항은 무리였나보다.
그 당시 인구들... 직할시라는 단어가... 거참~ 내가 사는 성남인구가 이제 거의
100만인데 저 당시엔 37만! 참고로 현재 광역시를
제외한 도시중엔 그래도 전국 최고였다. 지금은 안보이는 지명도 있다.
금성시(나주시), 충무시(통영시),삼천포시(사천시)등...
1990년에 나온 지리부도
와... 이 시절 나온 지도책이 어쩌면 가장 내가 접했던 지도책이
아닐까?
나라의 틀도 조금씩 잡혀 가는가 싶다.
서울도 지금의 모습을 많이 찾은 것 같다. 하지만 수서지역 황무지
지금은 죄다 건설된 2기 지하철인 5,6,7,8호선을 계획하거나 건설중이란다. 저
당시에도 9호선을 생각 했네~
내가 고등학교때 사용한 지리부도. 음... 본인은 교과서를 깨끗이 사용하지 않는다.
ㅠㅠ
여기 나온 지도는 1995년에 만든거란다. 이건 구하기 쉬운편이므로 더 이상 사진을 올리지
않는다.
2000년에 구입한 1:120,000 도로지도. 허나... 역시 앞표지는 어디로
갔지?
지도는 크게 불편한 것도 없었고 나름대로 잘나왔다.
뒤표지는 이렇게 생겼다. 도로백과라... 영진문화사의 야심작 같은데 이보다 더 야심작은
바로...
올 초에 발간된 1:50,000만 전국지도. 군대에서 말년에 받은 선물이다. 얼마나 자세하고
얼마나 잘만들었는지...
소장 가치가 있는 지도이다. 크기도 엄청 크고 두깨도 두껍고 무겁기도 엄청 무겁다. 가격도
5만원!
시중에 유통되는 지도중 가장 고축적 지도라고 자부하고 싶다.
축적이라는 개념은 중학교 사회시간에 나온걸로 쉽게 말해 1:50,000이라 함은 지도상
1cm가 실제론 50,000cm 즉 500m라는 이야기...
이 지도를 통해 본 서울특별시
내가 나온 군부대 근처지도. 자세한 위치는 거론 안한다. 참고로 부대 옆 교회나 주유소까지
나올정도로 자세해서
수송부대 특성상 소대장님이 직접 이지도를 보고 전략을 짜기도 했다. 전역할 때 놓고 가라던데
ㅋㅋ
그외 소장하고 있는 지도들. 1988년에 금융권에서 고객에게 무료로 주는 나름대로 재밌는
지도
폐차장에서 폐차 되는 차에서 주어온 지도(뭐이리 주워오길 좋아하는
거지근성)
2000년 철도청에서 공모한 '열차 새 이름 짓기'에 참가해서 상으로 받은
지도
지도는 단순히 하늘에서 바라본 모습을 도면으로 나타낸 그림이라고 생각 하지
않는다.
그시대를 간접적으로 비쳐주고 있는 거울이라고 생각 하는다.
난 내 자녀에게도 지도라는 좋은 상품을 선물로 주고 싶다. 적어도 지도 볼줄 알면 길 잃어 버릴
염려 없잖아!!! ㅋㅋㅋ
첫댓글 저도..지도보는걸 참 좋아하는데.. 그땐 정리한답시고 오래된 지도는 마구 버렸죠.. 지금 생각하면 그것들을 왜 버렸는지..;;;; 그리고 저때만해도 국내선에도 경유편이 있었군요.. 서울-광주경유-제주..
진짜 지금와서 젤 후회되는것중에 하나가 15년전 열차 시간표 요금표 다 버렸다는거...!! 지금 그게 나름대로 재미있는 자료가 될줄은 꿈에 몰랐다는게...;; 솔직히 좀 아쉬웠씁니다...~고질라불똥...ㅋㅋ
고질라불똥 ㅋㅋ 교과서 이름 고치기는 언제봐도 재미있습니다. ㅋㅋㅋ
고질라불똥 학교다닐때 교과서 이름고치기가 생각나는군요(ex:사회->사시미회)
아... 저 초딩때 91년 보진재 지리부도가 두권이나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 갔는지 찾을수가 없네요.. 그리고 축적이 아니라 축척입니다 ^0^ 지도 잘 봤습니다.
태백역에 114.095명이었는데 지금은 5만명이라는;; 참고로 전 태백에 삽니다,
전주 36만 6천여명 일 때가 있었네요.. ㅋ 지금은 60만이 넘었습니다. ㅋ
벤즈고속은 뭐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