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년 3 월 26 일 수요일 흐리고 비
풀천지는 부자다.
남들이 다 있는 아들이 있지만
남들이 다 하고싶어도 하지 못하는
아들들과 함께 즐거운 농사를 짓는
행복한 부자 농부이기 때문이고
또한 요즘 농부들이 돈벌이 농사에 너무 바빠서
미처 직접 만들지 못하는
가장 질좋은 자가 퇴비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거름부자이기 때문이다.
3 년째 발효 숙성된 퇴비이다보니
무언의 향기가 기분좋게 전해져온다.
어제 하루종일 닭먹이 창고에서
연탄장수가 다 된 얼굴로
재홍이가 소나무 숯을 웬종일
어깨빠지게 빻아대어
얼맹이체에 걸러
숯가루는 닭먹이로 남겨두고
잘게부순 덩어리는
하우스 안에 뿌리기 위해
삼태기에 가득담아
차분하게 뿌리고 있다.
하우스 농사를 지을때면
2 ~ 3 년 주기로
이렇게 숯을 자주뿌려주어야 한다.
습을 조절하는 능력이 탁월한
숯의 효능은 참으로 무궁무진하다.
풀천지가 귀농하기 전에
생태농업에 대하여 공부를 하던 중
쑥을 비롯한 몇가지 숨은 보물에 반한적이 있었는데
그중에 숯의 효능도
가히 으뜸이라 할만 했다.
거름창고 옆에 파쇄기 창고를 만들어 놓으면
언제 어느때고
매우 편리하고 유용하게 쓸수가있다.
각자가 처해있는 밭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풀천지 처럼 문전옥답인 경우
퇴비장의 위치가 참으로 중요하다.
수시로 드나들수 있도록
집하고도 가까워야 하고
주변밭에 퇴비를 바로 옮길수 있도록
편리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
즐거이 살고 싶으면
즐거운 농사를 지으면 되는데
즐거운 마음이 들수 있도록
많은 돈벌이 욕심 버리고
자급 자족할수 있는 만큼만 만족하여
모든걸 편하게 일할수 있는
편리한 동선을 잘 짜놓아야 한다.
그래놓으면
편리하고 효율적인 기계가 없더라도
훨씬 더
즐겁고 행복할수 있는 것이다.
풀향기 아내는 감자밭 풀매기를 하고 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팔꿈치 뼈가 부서지는 위중한 부상을 당하고서도
위험한 고통을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병원치료와 수술을 과감히 거부하고
통증과 염증을 완벽히 잡아내는
침뜸의 탁월한 효능만으로
본격적인 농사 시작전에
일할수 있을만큼 팔이 완쾌되어서
그동안 아픔의 시간은 잊고
기쁜 마음만 전해온다.
공교롭게도 풀향기 아내와 며칠 사이로 비슷한 시기에
어꺠뼈를 다친 이웃집 형님의 경우엔
풀향기 아내보다 덜 위중하게 다친것 같은데
병원에서 의사가 하자는대로
수술도 하고 약도 먹고 치료도 계속 모범적으로 받았지만
6 개월이 지난 지금도
다친 오른팔이 부자연스러워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무엇보다 이제 또다시
절개 수술을 하여
붙여놓은 쇠막대기를 다시 빼내야 하는
2 차 수술 걱정을 하고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스스로 살지 못하고
바보처럼 시키는대로만 살아오면서
훨씬 더 편리한 고통에
너무 긾숙히 익숙해져 버린것이다.
이제사 알게된들
뒤늦게 느껴본들
두려움을 떨치기엔
제대로된 건강의식을 실천하고 있는
주변에 함께할 이웃들이
너무 없는 것이다.
부디 지금이라도
스스로 몸을 지키는 건강공부를
반드시 시작하기로 하자.
보시기에 답답하거나
힘들어 보이지는 않으신가 ?
풀천지 가족이 일하는 모습을
농사 많이 짓는 부지런하기 이를데 없는
이웃집 형님 부부가 볼때마다
언제나 노는것같다 하신다.
그럴수밖에 없는 일이
이웃집 형님 부부는
아침일찍부터 해지는 시간까지
달랑 두사람의 힘만으로
하루 2 천여평 거름을 깔면서
쉴새없이 빠른 속도로 힘들게 하지만
풀천지 네가족은
간밤에 늦장부린 탓에
느지막히 일어나
이런저런 준비를 하다보면
금방 점심때가 되는데
아무리 빨라도
식사시간은 한시간을 채우기 일쑤이고
각자 슬슬하다보니
하루 2~3백 평일에 만족하게 되는데
돈벌이는 훨씬 덜 되겠지만
훨씬 더 행복하고
훨씬 더 즐겁고
훨씬 더 잘 먹고
훨씬 더 건강하다.
가장 큰 결정적인 이유는
앞밭 형님네 부부는
농사일할때 기계를 많이 쓰거나
주로 약을 많이 치기 때문에
하루종일 죽어라 일을 하면서도
서로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걸 보기 힘든데
풀천지 가족의 일놀이는
나무작업 외에는
거의 기계를 쓰지 않기 때문에
하루종일 즐거운 대화속에
그나마 짧은 시간 일 조금 하면서
시간가는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할건 다하고
지을건 다 짓고
큰소리도 제일 많이 치고 산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마늘밭 양파밭도 어찌나 이쁜지
스스로 장하기만 하다.
닭들을 제대로 길러보면
우리가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더
참으로 강한 동물임을 알수가 있다.
물론 어미의 품에서
자연 부화한 토종닭이어야 한다.
요즘 돈벌이만을 위한
처참하기 이를데없는 축산의 폐해로
광우병이다 구제역이다 AI 조류독감등이 창궐하여
제약회사들의 간악한 횡포의 여파로
집단 도살이 자행되는 현실인데
말못하는 짐승들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
도살의 죄를 감당해야 될 사람들은
출세에 눈이 먼 우리들 자신인 것을...
어제 아침부터 풀향기 아내의 호들갑이
또 시작되었다.
하우스 한켠에 쌓아두었던 볏짚을 치워야 하는데
마땅한 자리를 마련하라는 것이다.
이미 며칠전부터
낌새를 눈치챈 풀천지가
마땅한 자리를 찾아보았지만 여의치 않아
고심끝에 묘수를 찾아내었다.
비를 맞아서도 안되고
쥐의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하고
오랫동안 보관해도 괜찮은곳이어야 하기에
여기저기 구석진곳은 마땅치 않아
궁리끝에 콘테이너 창고 들어가는 곳에
자그마한 2 층 다락을 만들기로 하였다.
쓰다가 남겨놓은 자재들만으로
이제는 무엇이던 가능한 자체 기술력만으로
처음부터 지금가지 쭈욱 그래왔듯이
풀천지 가족만의 자체 노동력만으로
금방 뚝딱 풀천지의 머리와
재홍이의 용접 솜씨를 발휘하여
멋들어진 2 층 다락이 완성되었고
여기저기 남은 볏짚들을 옮겨 쌓아놓고서도
무엇이든 쌓아놓을수 있는
제법 넓은 수납공간이 덤으로 생기게 되었다.
아시바로 계단까지 만들어놓으니
지나가던 풀향기 아내가
싱글벙글 제일 좋아한다.
만약 똑같은 세월을 해쳐오면서
처음부터 자기가 할수없는 일들을
자꾸 남에게만 부탁하고 의지하고 살아왔다면
이런 생각이 들어도 엄두를 내기가 쉽지않고
꼭 해야만 되는 상황이 되더라도
완공까지 제법 많은돈을 들여야 할것이다.
날마다 즐거운 일상이지만
아무런 도움도 받지않고
어찌됐든 한푼도 들이지 않고
또 하나의 편리한 공간을 기분좋게 마련한
이런날이면 훨씬 더 즐거운 법이고
이런날 저녁엔 훨씬더 맛있는 밥상을 마련하여
훨씬 더 행복한 하루를 즐길수 있는 것이다.
땅을 부드럽게 잘 살려놓으면
그 흔한 트랙터 경운기 관리기 하나 없어도
서글픈 고마움으로 함께해온 소가 없어도
사람이 끄는 인쟁기 만으로도
별로 힘들이지 않고
이 삼천평 전업농이 가능하다 .
왜 모두들
농사짓는 일이 힘들다고 두려워만 할까?
우린 이렇게
날마다 어떤 놀이보다
훨씬더 즐겁고 행복하기만 한데 ...
첫댓글 이렇게 행복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풀천지 가족의 농사 일 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도 같이 행복해집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일놀이의 일상에서 얻어지는
농산물을 먹고 사는 모든 분들이 다 행복해지고
건강해져 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따뜻한 애정으로 살펴주심에
행복한 감사를 드립니다.
풀천지와 맺은 건강한 인연들이
서로의 행운이 되어
건강하고 행복한 축복을
나누어가길 바래봅니다.
"스스로 살지 못하고 바보처럼 시키는대로만 살아오면서"
이 표현이 와 닿아요.
서울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었던
후회없이 살아가는 인생을
시골에 내려와 농사를 지으면서
드디어 찾을수 있었답니다.
비로소 스스로 살아갈수 있게 된것이지요.
이제 조금 와닿네요.
글이 재밌어 한호흡에 읽어집니다.
님이 가꾸어가는 귀농의 성취도
스스로 자부할만 할것입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
즐거이 이어져가길 소망합니다.
어제는 제천에서 친구들이랑 이홍렬 건강강좌를 들었습니다.풀향기 언니 생각이 많이 났어요. 탁월한 선택을 해 준 풀천지님두...
눈빠지게 기다리는 사람두고
먼곳에서 신나게 생각만 많이 하신 셈이군요.
탁월한 선택에 즐거운 하루를 보내셨음을 축하합니다.
풀천지님, 나는 자유인이다라는 프로그램에서 혹시라도 섭외오면 거절하지 마세요. 프로그램 수준이 더 높아질 듯!
님의 댓글을 보고
천원을 투자하여 mbn 프로그램 나는 자유인이다 1탄을
시청했는데 삶은 여행이다 라는
중년 여인의 새처럼 자유로운 방랑을
재미나게 보았습니다.
여행도 멋진 인생의 한 방편이지만
정주의 축복이야말로
가장 즐거운 삶의 여정이 될수 있어야 할것입니다.
풀천지를 아껴주시는 귀한 애정에
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