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빨리 갚을때 내는 ‘중도상환 수수료’ 5년간 3.5조
“고금리시대, 과도한 수수료 챙겨
서민들 대출상환 위해 개선 필요”
대출을 만기보다 일찍 갚을 때 내는 ‘중도 상환 수수료’로 금융회사가 벌어들인 수입이 5년 반 동안 3조5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채가 1800조 원을 넘어선 가운데 과도한 수수료가 서민들의 대출 상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7월까지 은행, 상호금융, 저축은행 업계가 벌어들인 중도 상환 수수료 수입은 3조4742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수수료를 거둬간 곳은 은행권(1조9761억7600만 원)이었다. 농협, 수협, 신협 등 상호금융은 1조56억5100만 원, 저축은행은 4924억3400만 원을 각각 벌어들였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이 받는 중도 상환 수수료는 2018년 이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중도 상환 수수료는 금융 소비자가 만기 전보다 일찍 대출금을 갚을 때 내는 것이다. 금융사가 만기까지 예정된 이자를 받지 못하는 데 따라 물리는 일종의 해약금으로, 자금 운용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 고물가 등의 여파로 가계의 빚 부담은 늘어난 반면 금융사들의 이자 수입은 높아진 상황에서 금융권이 과도한 중도 상환 수수료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020년 말 1726조 원 수준이던 가계부채는 올 6월 말 현재 1869조 원으로 급증했다. 강 의원은 “전반적인 자산 가격 하락과 급격한 금리 인상 속에 가계의 대출 부담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대출 규모를 줄일 의지가 있는 채무자들이 빚을 원활히 상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