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정치 및 사회에 관한 교육과 상식은 크게 잘못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대학에서도 너무나 진실과 다르게 알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학에 권력의 압력이 개입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많은 지성인들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덕택에 늘 상식을 바로 잡으려는 전투, 지루하며 소모적인 논의가 오가야 합니다.
정치 사기꾼과 같은 청와대 측에서 자랑한 '삼각화 전략'에는 토니 블레어가 추진한 '제 3의 길'에 관한 언급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보수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이념 논점에 따르자면 영국 노동당이 추진한 정책은 '빨갱이들의 발상'입니다. 한국 민주노동당 측에 실례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만, 대중적인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비유를 합니다. 영국에 노동당이 있다면 한국에 민노당이 있습니다.
영국 노동당과 한국 노동당에는 많은 입장의 차이가 있습니다. 영국 노동자와 한국 노동자의 이해관계에 차이가 있고,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다릅니다. 그리고 영국의 정치및 경제적 현실과 한국의 현실이 달라요. 따라서 두 노동자 정당의 이념과 정책에 많은 거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노조와 노동자를 기반으로 한 정당이라는 결정적인 공통점이 있어요. 두 정당은 모두가 원래는 서민정당 입니다.
보다 거칠고 압축적인 논의를 드립니다만, 영국 노동당은 '제 3의 길' 이후로 너무 우경화 되었다는 비판을 많이 들었습니다. 구 소비에트 연방 등의 붕괴로 중앙집권형 공산주의 진영이 몰락합니다. 시장경제 체제가 진행되는 하에서 유럽과 영국 전반에 걸쳐서 경제적인 불안이 엄습해 왔습니다. 북유럽과 서유럽의 사회주의 정책도 많은 비판과 반성에 직면합니다. 그리하여 저명한 사회학자이자 토니 블레어의 스승인 엔터니 기든스의 조언에 따라서 노동당이 전통적인 정책에 우파들의 정책을 선택적으로 조합 합니다. 그런데 노동당의 우경화는 놀랄 만한 일이 아닙니다. 좌경화이니 우경화이니 하는 문제를 넘어서, 노동당은 노동자의 실질적인 복리를 추구합니다. 그러므로 이념과 정책조차 필요한 대로 선택할 뿐입니다. 제 3의 길은 실제로 좌파와 우파를 넘어 서려는 의도에서 구상 되었습니다.
제 3의 길은 노동당의 정책답지 않게 고용의 유연화를 인정합니다. 그런데 그것에는 사회안전망의 확충 및 시민단체의 활성화 등을 비롯하여 다각도록 고용의 유연화가 가져오는 피해를 상쇄하기 위한 방법이 함께 논의되어 있습니다. 고용이 유연화 되어도 재취업과 교육이 용이하게 하자는 것입니다. 그리고 고용이 유연화된 상황에서도 노동자의 삶이 피폐 해지지 않도록 처방을 제시하려 노력합니다.
한국의 민주노동당은 비정규직에 반대합니다. 고용의 유연화 전반에 부정적입니다. 반복 하지만, 노동당은 실질적으로 노동자를 위할 뿐 획일화 된 이념이나 정책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고용의 유연화는 실로 참담한 결과를 낳습니다. 우선 문화적으로 가족적 전통을 중시 하기에 안정된 직장이 아니면 결혼 및 육아를 포함한 가족의 부양이 곤란합니다. 게다가 한국은 사회안전망이 취약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는 의료 서비스에 많은 공적 지원이 있으나 한국은 오히려 의료 서비스가 더 민영화 되는 추세입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해고 당한 노동자의 재취업이나 재교육은 거의 어림도 없습니다. 또한 유럽이나 영국 등에 비하여 한국의 노동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립니다. 특히 비정규직과 정규직에 지불하는 임금의 차이가 큽니다.
제 3의 길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영국을 넘어서 유럽과 아메리카 등 많은 나라의 실용적 정책 구상에 영감을 주었습니다. 좌파니 우파니 하는 정치적인 지형을 가리지 않고 널리 채택이 되었어요. 제3의 길은 노동당을 위한 정책으로서 고안 되었습니다. 그러나 노동당을 반대하는 당파에서도 자주종종 그와 같은 정책을 실용적으로 추진합니다. 영국 노동당과 많이 다른 미국 민주당에서도 몇 가지 기조가 맥락을 같이 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때 제 3의 길과 같은 정책을 현실에 접목 시키고자 했습니다. 참여 정부 시절에 일어난 공교육 강화 시도, 고용 유연화와 병행하여 노동부 활성화를 통한 노동자 재교육과 재취업 지원, 시민단체를 활성화 하고자 정부에서 지원하고 소통...이런 것들이 토니 블레어의 '제 3의 길'과 맥락이 같은 겁니다.
정리를 드리자면, 제3의 길이 원래는 노동자 정당의 정책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동자 정당의 정책을 넘어서 실용적인 처방으로 널리 사용 되었습니다. 제 3의 길로 인하여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드리운 그늘도 많습니다만, 이것은 너무 복잡하니 논외로 하겠습니다. 어쨌거나 그 원류가 한국 보수의 입장에 따르자면 이른바 빨갱이로 불려야 마땅한 사람들의 정책이었다는 점을 주지 드립니다. 빨갱이들의 것은 뭐든지 싫다는 사람들이, 왜 삼각화 전략을 언급하며, 제 3의 길까지 표절하려 드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레드 컴플렉스에 찌든 사람들이 제 3의 길을 운운하는 것은 한 편의 코미디 입니다.
원래 제 3의 길과 삼각화 전략은 다릅니다. 그러나 제 3의 길이 반대편 당파의 지지층을 잠식할 수 있기에, 광의에서 삼각화 전략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삼각화 전략은 경쟁 정당의 쟁점 사안을 가져와서 해결해 주어서 유권자의 지지를 빼앗는 기법입니다. 삼각화 전략이 나름대로 정당성을 확보 하려면 널리 여론을 수렴해야 합니다. 즉, 민주적 자세가 삼각화 전략의 기본을 이룹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경쟁 당파 대신에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정권은 민주주주의를 무시하고 문제의 해결에도 실질적으로 기여한 바가 없습니다. 친서민 정책을 하겠다고 홍보를 요란하게 하지만, 다른 정당에서 힘을 기울이던 사안을 방해 하면서도 공을 가로채 생색을 내려 합니다. 현정권의 삼각화 전략은 혹세무민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런 것을 두고 일종의 정치적 사기극이라고 부를만 합니다.
첫댓글 이 글은 '제 3의 길'에 관한 찬반 양론이나 검토가 아니라, '제 3의 길'을 악용하는 정권측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저런걸 악용하다니 한심해요 ㅜㅜ 아까는 잘못 이해하고 쓴 덧글이라 지웠습니다. 몇번을 읽다보니 이해가 되네요;;
아닙니다. 글을 잘못 이해하셨다고 판단해서가 아니라...(원래 쉽게 이해를 하신것 같습니다.)...너무 지루한 내용이라 압축하려고 제 스스로 댓글을 달았습니다. "현정권의 삼각화 전략은 말 뿐이며, '제 3의 길'이니 중도니 하는 선전은 더욱 기만적이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