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터넷 음악방송에서 마조리 노엘의 Dons Le Meme Wagon(사랑은 기차를 타고) 이 흘러나왔다.
기적소리가 울려나오는 이 노래를 들으면 어김없이 고교시절 통학생 친구가 떠오른다.
예전 내가 다니던 학교에는 반마다 1~2명씩 기차통학생들이 있었다.이들은 대개 안양, 수원등지에서 서
울로 통학하는 친구들이다.
학년별로 10명정도, 학교전체로는 30명정도가 됐다.아침저녁으로 매일 통학열차에서 만나 2시간안팎의
오랜 시간을 기차를 타고 같이 시간을 보낸다. 등교길에 학교정문을 같은시간에 통과한다.방과후 집에 갈
때도 따로따로 가지만 기차시간을 맞추다보면 어김없이 역전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이들 통학생 커뮤니티는 자연스럽게 동급생간에는 물론 선후배사이에도 동질의 유대감이 형성돼 강한 결
속력을 갖는다. 그때나 지금이나 학교내에는 껄렁껄렁한 친구들이 그룹을 지어 아무 이유없이 범생이들에
게 시비를 걸고 못살게 구는 경우가 종종있게 마련이다.그런데 이들이 통학생들에게는 손을 대지 못했다.
통학생들은 머릿수가 많은데다 누가 얻어맞았다하면 모두가 함께 나서기때문에 건드리지 않는게 불문율이
었다.
나는 통학생들의 이런 것도 부러웠지만 그것보다는 이 녀석들이 어린나이에 연애경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짧게는 중고 6년, 길게는 대학4년 포함해 평균 6~10년을 통학열차를 탄다. 서을에 직장을 잡아도 통
학이 통근으로 이름만 살짝 바뀔뿐 여전히 통근열자를 이용한다.
이런 기차통학을 남학생들만 하는게 아니다. 여학생들도 통학기차를 탄다.매일 아침 등교길 역전앞과 저녁
하교길 역전앞에서는 남녀학생들이 서로 만날 수 밖에 없다.거기다 2시간가까이 기차를 타고 등하교를 하게
된다.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눈이 맞는 학생들이 생기고 어린나이에 편지를 주고받는등 사랑에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같은반 통학생 친구에게 가끔 통학생 커뮤니티의 연애얘기를 듣는 것은 매우 흥미진진한 일이었다. 중학생때
잠시 사귀었던 여학생이 배신때리고 다른 놈한테 간 애기,마음에 두고 있던 여학생에게 사귀자고 했다가 거절
당한 얘기,여학생을 놓고 다른 학교학생과 3각관계였던 일로 패싸움을 벌인 얘기등 나에게는 모두가 재미있지
않은 얘기들은 없었다.
하루는 이친구가 약간 상기된 얼굴로 나를 보자고 했다. 그래서 매점으로 갔다. 그는 새학기들어 새로 나타난
여학생이 마음에 들어 그동안 애만태우며 지켜보다 드디어 오늘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고 말했다.
뭐 대단한 일이나 한 것처럼 호들갑을 떤 이 친구는 자신이 타는 칸에 늘 그녀가 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수원등지
에서 통학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안양에서 통학기차를 탄다.
통학,통근기차를 겸하는 기차는 당시 천안에서 출발해 성환, 평택, 오산, 병점, 수원, 부곡, 군포, 안양, 시흥을 거
쳐 영등포 용산 서울역까지 다녔다. 그는 눈을 마주쳤는데 그녀가 살짝 웃더라며 그 웃는 모습이 마치 천사가 같
았다며 어찌할바를 몰라했다.
그 때부터 그녀석과 나는 매일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에대한 동태분석에 들어갔다. 내가 연애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치 내가 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어떤날은 환호하고 어떤날은 힘이 죽 빠지곤 했다.
그러기를 한달여 드디어 그녀석이 그녀에게 말을 붙이겠다고 결심하고 D데이를 잡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
락인가... D-3일에 그녀 곁에 건장하고 멋진 상급생이 나타나 다정히 얘기를 나누는 것이 아닌가. 결과적으로 이
녀석이 한발 늦은 것이었다.
내가 직접 당한것은 아니지만 나 역시 망연자실했다. 그 친구의 사랑이 날라가 버린 것과 함께 그녀와 잘되면 예
쁜친구를 소개받기로 했던 내 꿈 마저 날아갔다. 참 아쉬웠던 추억이었다.
역시나 괜찬은 여자는 곳곳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경쟁자들이 넘쳐난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임을 그때 조금
이나마 알게됐다.마조리 노엘의 Dons Le Meme Wagon이 나오면 어김없이 이때의 아쉬웠던 추억이 떠오른다.
아끼면 x된다.
Dons Le Meme Wagon은 프랑스 미녀 가수 마조리 노엘(Marjorie Noël)이 1965년에 발표한 샹송곡이다. '같은 차로' 또는 '같은
기차 칸에서' 등으로 직역된다. 우리나라의 자매 듀엣 '케리 부룩'은 이곡을 1968년 '사랑은 기차를 타고'란 제목으로 번안해 불러
많은 사랑을 받았다.모르는 사람이 같은 기차를 타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면서 사랑을 기대하는 심정을 노래했다.
첫댓글 ㅎㅎㅎ
그러다 보니~저도 48년전 20살 3월이 생각납니다.
풋풋한 나이.....
그때는 인기도 참 많았었는데....ㅎㅎ
어리버리 동급생이 머뭇 거리다가 놓쳤다고~원통해 했었다는...
(잘생긴 상급생..애들 아빠에게 )
아~~옛날이여~!!!!!
괜찬은 여자는 빨리 낚아채는 게 장때입니다.
그런데 그게 쉽지는 안네요...
만고의 진리 입니다.
아끼다가...
나도 맘에든 여인에게 말전할 틈만
재다가 다른 사람에게 넘길 뻔한
아찔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ㅎㅎ
그렇습니다. 맘에 들면 먹지는 못해도 일단
침이라도 발라놔야....ㅎ
그렇지 않을 경우
금새 다른 놈이 와서 채가니.........
@비온뒤 ㅎㅎㅎㅎㅎ 웃기는데 성공했어유 선배님 짱이어유
나는 아껴 보는데 *이 되더라도 나에 대한 생각이 없으면 그 사람이 더 좋은 곳을 가도 나는 그냥 쳐다보고만 보고사는 아주 어리버리한 사람입니다.아꼤섬으로.좋은 사람 만나도.내가 더 좋은 사람이 아님으로. 늘 내팔 내가 흔들고 사는가 봅니다~^*
그바님도 그동안 양보많이 했으니 생기면
독수리가 닭을 채가듯 날쌔게 채야합니다...
아끼고 아끼다가 빼앗겨 버릴때 그 싱정이란?
에그 ㅊ 이라도 발라 놓을거~~~이말에 ㅇ ㅈ 분들은 흥,,...
우리가 뭘?
별꼴이야~~~~흥
멋진 여자주위에는 경쟁자들이 많으니 섬사랑님도
마음에 드는 멋진여자가 나타나면 과감히 ...ㅎㅎ
난 인기가 하나도 없었어요 누가 말걸어오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냥 쳐다만 보고 간다요
그것은 자신에게 있음이 아닐까요~^^ㅎ 인기는 많은데 그 인기에 대해서 자기 관리를 잘 못하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쳐다볼때 아마도 최병선님이 쌀쌀맞게 대했겠지요...
봄바람이 불듯 화사한 미소를 날려주면 그냥 지나치기 쉽지않습니다.
설사 그날은 부끄러워 그냥 지나쳤어도 또 다시 보게되면 말이라도 걸어올 겁니다.
선배님. 제가 말이라도 걸어드릴까요 ㅎㅎㅎㅎㅎ
말이라도 감사합니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앞가림은 조금 합니다.,ㅎㅎ
아이구 답답한 양반아!
아낄께 따로 있지~ ㅋㅋ
흐흐 호태님도 애들때는 그랬을 겁니다.
지금도 떠나간분 생각에 마음을 졸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