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ew Life, 11월의 일기, 아내의 작은 보은
“금순 언니 좀 초대하세요.”
아내의 그 한마디로 시작된 이야기다.
금순이라면 내 국민학교 동기동창인 강금순 친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석 달 전인 지난 8월 이후에 틈틈이 만나 정이 든 사이다.
그 사이에 정든 사람이 금순이 하나 뿐만이 아니다.
숱하게 많다.
정두도 있고 성구도 있고 순자도 있고 위교도 있다.
점숙이 같은 친구는 귀향 이전에 서울에서부터 가까이 지내서 몇 십 년 정든 사이다.
그런데 ‘금순 언니’라고 해서 딱 한 친구만 찍은 것이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가를 왜 초대하는데?”
내 그렇게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
금방 답이 나왔다.
“요 며칠 전에 제가 서울 갔을 때 그때, 당신한테 밥을 사줬다면서요. 그것도 소고기 등심으로요.”
이제 그 이유를 알았다.
그 전주에 금순이가 ‘최근에 목돈이 좀 생겼어.’라고 하면서 국민학교 동기동창 친구들 여럿을 초대해서 점촌의 맛집인 ‘그램그램’에서 소고기 등심으로 저녁을 챙겨준 적이 있는데, 그때 나도 그 중의 하나로 끼어들어, 그 저녁을 얻어먹은 사실을 아내는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내 선뜻 응하지 않았다.
이렇게 토를 달았다.
“별로 안 내키는데... 가를 초대하려면 점촌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러면 60리 길 이곳 문경으로 다시 돌아올 때가 문제가 되어서.... 운전 때문에...”
내 그 토에 아내의 답은 명쾌했다.
“문경으로 초대를 하세요. 술 안 마시는 휘덕씨가 금순 언니를 태워왔다가 가시면 되잖아요.”
아내가 말하는 ‘휘덕씨’라는 사람은, 역시 같은 국민학교에 중학교까지 동기동창인 만촌(晩村) 안휘덕 친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아내는 평소 술을 마시지 않는 만촌 내 친구와 그 부인 유미순 여사를 이미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내 입장에서는 또 하나 염려되는 점이 있었다.
그 셋만 초대를 하면, 혹 다른 친구들이 마음을 상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또 토를 달았다.
“금순이 가만 초대하면, 다른 친구들이 삐칠 수 있을 건데...”
내 그 토에, 아내의 답은 역시 이렇게 명쾌했다.
“그건 휘덕씨한테 맡기세요. 5인승 차니까 알아서 모셔 오겠지요.”
내 그래서 만촌 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아내의 그 초대 사실을 알렸다.
득달같이 달려왔다.
그런데 한 친구가 더 따라왔다.
같은 국민학교 동기동창인 이정두 친구였다.
“야는 왜 딜고 왔어?”
만촌에게 내 일부러 그렇게 쏘아붙여봤다.
만촌의 답은 아주 간단했다.
이랬다.
“니 술 친구 하라고. 도로 보내까?”
그렇게 우리는 우정의 저녁시간을 보냈다.
아내의 작은 보은 덕분이었다.
첫댓글 정답고 행복한 모습. 보기 좋아여
두루두루 행복하게 만드시는 분의 역할이 있기에 행복한 시간이 있는 것이라는 교훈!
어느 시절에 그 함 낑길 수 있을랑가 몰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