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 보면 가끔 정신이 번쩍 드는 때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는 매년 한 번씩 겪는 연말의 충격이 아닌가 합니다.
한 장 남은 달력을 쳐다보면서 또는 이제 하루 남은 한 해를 생각하면서
'벌써 세월이 이렇게 지나갔구나!
내 나이가 벌써 몇 살이지? 정말 너무 빠르다.' 하는 독백을
마음속에 주고받으며 충격을 받습니다.
한 장 남은 달력을 열면서 새 달력을 펼치면서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월, 한 해를 완성해야 할 달입니다.
분명 목표를 향해 힘껏 뛴 것 같은데, 뒤돌아보니 이룬 것 없이
시간에 허겁지겁 끌려 다닌 한 해가 아니었는지…
또다시 마음이 답답하고 회한의 가슴은 먹먹해집니다.
이해인의 시에
'12월만 남아 있는 한 장의 달력에서 나뭇잎처럼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
시간의 소리들은 쓸쓸하면서도 그립고 애틋한 여운을 남깁니다.'
연말이 되면 누구나 공감을 할 수 있는 감정이 새겨 납니다.
한 해를 마감하는 달,
수많은 감회와 격량으로 마음 추수려 보지만
70이 넘은 이 나이의 감정은 어떻다고 표현할가.
인생은 어짜피 미완성이라 하는데
논어에보면 10대 중반부터는 '지학'(志學)이라 하여 학문에 뜻을 두고 살아야 된다.
20대가 되면 '약관'(弱冠)이라고 하는데 어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시기이므로
인생의 목표를 세우는 데 집중해야 된다.
30대는 '이립'(而立)이라 하여 자기 전문영역에 기초를 열심히 닦아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는 꿈을 가져야 된다고 합니다. 40대는 '불혹'(不惑)이라해서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나이
이때는 자기 얼굴을 책임질 수가 있는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50대는 '지천명'(知天命)이라 해서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로
전체를 꿰뚫는 통찰력을 가지고 모든 상황을 통합,
조정할 수 있는 넓은 시야를 지닌 사람이 되어야 된다고 합니다. 60대는 '이순'(耳順)이라고 하여 모든 면에서 원숙한 자리에 이르니.후배를 양성하고 세우며,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70대에는 어떻게 살아야할가
스위스에 있는 한 유식한 노인이 컴퓨터를 가지고 자신의 인생 80년을 분석해 봤다그러자 80년 가운데 잠자는데 26년,
먹고 마시고 식사하는 데 6년,
사람을 기다리며 약속을 지키는 데 5년,
그리고 직장에서 일하는 데 21년을 보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소하게 들어가는 시간들을 계산하고 나자
실제로 '내 시간이다. 정말 가치 있고 보람되게 보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간은 80년 가운데
2년이나 2일도 아닌 46시간 밖에 안 남는다고 합니다.
지난 한해동안 평범하게 반복하면서 보낸 365일을 돌아봅니다.
아쉬움이나 후회가 없었는지
자는 사람처럼 한 해를 보냈는지,
혹은 깨어있는 사람처럼 한 해를 보냈는지
나이를 먹었다고 인제 편안히 놀아야지
이런 각성은 소망있는 여생을 준비하는데도 필요하지않을가.
생각해 보면 . 제일 먼저 얼마나 성실하게 살았는가.
즉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았는지.
인생이란 생각보다 짧습니다.성경에도 보면 .
여자가 낳은 사람은 사는 날이 얼마 되지 않고 고난으로 가득해 꽃처럼 피어났다 시들어 버리고 그림자처럼 덧없이 사라지는데
이와 같이 인생을 세 마디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짧다. 빠르다. 괴롭다.' 이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인생을 잠깐 살다 가면서
'세월아, 네월아' 하며 적당히 살만한 여유가 없지않을가요
세상 적으로 재미있게 사는데 마음이 자꾸 끌려갑니까?
돈을 쌓는데 신경을 곤두세웁니까?
정치가 어떻고 사회가 시끄럽다 불펴하십니까
그래서 저는
나라와 정치는 내가 참견않해도 굴러가는데 하고선
산속으로 들어가 나무를 심고 가꾸고
봄이면 취나물에 고사리꺽고
여름에는 냇가에 송사리 잡고
가을이면 도토리에 산밤줍다보니
한해가 가버리네요
내일 죽더라도 무언가 남겨놓을 자욱은 있어야겟기에
이 나이에 호두나무를 심기 시작하니 이놈들 나를 갸륵히 여겻는지
무럭 무럭 잘 자라더이다
뒤 돌아보면 보람도 있엇고 재미도 잇었으니까요
깨어있는 삶 되기란 그리 쉬운 게 아니지만
푸르른 상록수 같은 의연함으로 한 세상 좋은 사람들과 더불어
좀 더 보람 있게 가슴 설레며 동행하는 삶,
용서하며 기도하는 삶
사랑의 향기를 전할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좀 더 여유롭고 풍성한 삶을 살아 낼 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따스한 정 느끼며 살아가고픈 삶의 12월
이제 한 장 남은 달력 앞에서
다시금 시작될 시간을 생각합시다.
떠오르는 태양이 눈부시지만
지는 해가 더 아름다운 것처럼…. (일부옮김)
~~~~~~~~ 율 산
♬ 오늘도 하룻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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